UPDATED. 2024-04-17 18:05 (수)
[현장 목소리]⑦ 박재영 양평군 청운면 주민자치위원장 "입법·인사·재정권 부여하지 않는다면 시범실시 하지 말아야"
상태바
[현장 목소리]⑦ 박재영 양평군 청운면 주민자치위원장 "입법·인사·재정권 부여하지 않는다면 시범실시 하지 말아야"
  • 정기호 기자
  • 승인 2020.05.22 14: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맑은 행복, 경기도 양평군

양평군은 지난 3월, 코로나19의 지역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마스크 제작 봉사 모임 ‘천군마마’를 조직했다. 당초 100여 명의 봉사자를 모집하려던 양평군은 300여 명이 넘는 주민들이 자원하자 이들 모두를 ‘천군마마’로 위촉해 마스크 제작에 나섰다. 양평군이 코로나19 대응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이유는 이처럼 지역 방역을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주민들의 높은 참여의식과 주민들의 역량을 결집해 낸 양평군 주민자치협의회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양평군 주민자치협의회(회장 박상규)는 1개 읍ㆍ11개 면으로 구성돼 회장, 부회장, 감사 및 3명의 운영위원, 사무국장 등을 두고 있다. 매년 주민자치위원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하고 위원들의 참여와 소통을 위한 ‘참⋅소⋅화’ 축제를 여는 한편 우수동아리 경연대회, 주민자치 선진지 벤치마킹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본지는 지역과 주민자치 발전을 위해 밤낮없이 노력하는 양평군 주민자치협의회장과 각 읍·면 주민자치위원장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편집자주>

박재영 양평군 청운면 주민자치위원장. 사진=이문재 기자
박재영 양평군 청운면 주민자치위원장. 사진=이문재 기자

주민자치센터를 방문하는 주민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할 때 보람을 느낀다는 박재영 양평군 청운면 주민자치위원장. 올해 1월 제8대 청운면 주민자치위원장으로 취임한 그는 낮은 자세로 주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화합해 주민이 주인이 되는 진정한 주민자치 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 위원장이 걸어온 길

지역 내 자율방범대와 의용소방대 등에서 활동하다 지인의 추천으로 주민자치 활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해왔던 활동과 비교해보면 주민자치는 마을의 발전과 주민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는 부분에서 조금 다른 면이 있는 것 같다.

- 주민자치 활동을 하면서 기뻤던 일

청운면 주민자치위원회는 지역 내 취약 계층을 돕기 위해 장판 교체와 연탄 배달 등 나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주민자치위원들이 힘을 합쳐 주민을 돕는다는 것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큰 행복이다.

- 주민자치 활동을 하면서 안타까웠던 일

지역 내 다문화 가정이 많다. 결혼이주여성의 적응을 돕기 위해 주민자치센터 내 한글 교실을 개강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참여율이 떨어지더라. 소통전문가 보다 우리가 지역 실정을 잘 알기에 가정을 방문해 프로그램을 홍보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해 아쉬웠다.

- 주민자치 활동을 하면서 보람됐던 일

주민자치센터를 방문하는 주민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할 때 보람을 우리가 흘린 땀과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느낀다.

- 자신이 생각하는 주민자치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주민이 마을을 내 마을로 생각하고, 주민을 내 이웃으로 생각하는 것이 주민자치다. 최근 자기중심적인 사고 탓에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한 면이 있는데 이웃과 소통하고 더불어 잘 살기 위해선 제대로 된 주민자치가 필요하다.

- 청운면 주민자치위원회 소개 및 주요 활동은?

매년 여름 리 단위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찾아가는 영화 상영회’를 개최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시기와 장소를 정하지 못했다. 자율방범대 같은 지역 봉사 단체와 협력해 주민자치센터에서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주민자치위원들과 마을 어르신들의 장수 사진 촬영도 계획하고 있다.

- 양평군의 주민자치 주요 현안은?

주민자치회로의 전환 여부에 관심이 많다. 행안부가 추진하는 주민자치회 시범실시를 시·군·구에서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 무조건 따르기보다 지역 실정을 고려해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주민자치회로 전환되면 활동 범위가 넓어질 텐데 각자 생업이 있고 여러 직책을 가진 분도 계셔서 온전히 주민자치회 활동에 집중하기 어려울 듯하다. 또 주민자치회에 입법권·인사권·재정권을 부여하지 않는다면 시범실시를 하지 말아야 한다.

- 향후 활동 계획은?

아이들을 위한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개설하려고 한다. 주민자치란 마을 주민 모두가 잘 먹고, 잘 살고, 잘 노는 것인 만큼 소외되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 주민 화합을 위한 활동도 적극적 추진하려 한다. 원주민과 이주민의 갈등을 줄이고 서로 소통, 협력한다면 마을의 발전과 주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 자유 발언

지난 1월 17일 제8대 청운면 주민자치위원장으로 취임한 후 코로나19로 제대로 활동을 못 했다. 취임사에서 말한 것처럼 항상 낮은 자세로 배우려고 한다. 지역에는 저보다 훌륭하고 주민자치 경험이 풍부한 원로들이 계신다. 열린 마음으로 주민과 적극 소통하고 화합한다면 주민이 주인이 되는 진정한 주민자치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본말이 전도된 ‘주민자치센터 평생학습센터화’를 보며
  • ‘공공성(公共性)’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연구세미나95]
  • 제주 금악마을 향약 개정을 통해 보는 주민자치와 성평등의 가치
  • 문산면 주민자치회, 주민 지혜와 협의로 마을 발전 이끈다
  • 격동기 지식인은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연구세미나94]
  • 남해군 주민자치협의회, 여수 세계 섬 박람회 홍보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