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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자치 없는 ‘주민자치회’ 입법 재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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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자치 없는 ‘주민자치회’ 입법 재추진
  • 여수령 기자
  • 승인 2020.07.0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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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미비 지적에도 ‘지방자치법 개정안’ 국회 제출 강행
“고유사무ㆍ재원ㆍ자치권 없는 주민단체” 비판…사회적 논의 필요
주민자치회를 규정할 법률 형식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에도 행정안전부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한국주민자치중앙회가 지난해 5월 개최한 '주민자치회법 입법 대토론회' 모습.
주민자치회를 규정할 법률 형식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에도 행정안전부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한국주민자치중앙회가 지난해 5월 개최한 '주민자치회법 입법 대토론회' 모습.

행정안전부가 ‘주민’도 ‘자치’도 없는 제도라는 비판을 받아온 ‘주민자치회’를 입법화하기 위한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간 시범실시 과정에서 적잖은 문제가 노정되었음에도 보완 과정 없이 법 개정을 강행해 주민자치 현장에 혼란을 가중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행정안전부(장관 진영)는 7월 3일 국회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 및 관련 5개 법률의 제ㆍ개정안을 제출했다. 이번 법안은 지난 20대 국회에 제출됐다 국회 임기만료로 자동폐기 된 법안을 일부 수정ㆍ보완한 것이다. 행안부는 “법안 개정으로 풀뿌리 주민자치기구로 시범실시 중인 주민자치회를 정식운영하게 할 계획”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행안부 수정안 ‘법률 미비・자율성 침해” 지적

하지만 행안부가 앞서 20대 국회에 제출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은 진정한 주민자치를 구현하기에 역부족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한국주민자치중앙회(대표회장 전상직)는 2018년 12월 의견서를 내고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서 규정하는 주민자치회는 2013년 시범실시 주민자치회의 오류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며 개정안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먼저 중앙회는 개정안이 △주민자치회는 구역・규모를 고려할 때 읍・면・동이 아닌 통・리에 설치되어야 실질적 구성 및 운영을 담보할 수 있고 △주민자치회가 선정한 위원을 자치단체장이 위촉하도록 규정한 것은 주민 자치를 제한할 수 있으며 △주민자치회 사무를 법령으로 열거해 사무를 제한하고 강제할 수 있으며 △주민자치회의 구성・운영을 자치단체의 조례로 규정하도록 해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민자치회 설치를 강제의무가 아닌 주민들이 총회에서 결정하도록 하고, 주민들이 자율적인 규약으로 위원을 선정해 이를 자치단체장이 신고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또 주민자치회의 사무는 주민들의 자율적 의사결정과 의결을 통해 수행해야 하며, 자치단체가 행・재정적 지원을 하되 주민자치회를 간섭하거나 통제할 수 없다는 원칙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후 중앙회는 정부 개정안의 문제점을 보완한 법률안을 성안했고, 올해 1월 이학재 의원의 대표발의로 ‘주민자치회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된 바 있다. 해당 법안은 행안부 개정안과 마찬가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20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사무ㆍ재원ㆍ자치권 없는 개정안 전면 폐기해야”

행안부가 이번에 재 입법을 추진하는 개정안 역시 한계가 뚜렷하다. 지난달 18일까지 진행된 입법예고 기간에 주민자치회 관련 개정안의 전면 폐기를 주장하는 의견이 제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달 17일 국민참여 입법센터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한 이 모 씨는 “고유한 사무도 없고, 고유한 재원도 없고, 자치권도 없는 주민의 단체를 풀뿌리자치라고 부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실현과정에서 적지 않은 혼란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개정안의 문제점으로 △주민과 주민자치회의 규정이 명확하지 않은 점 △위원 선임 절차가 결여된 점 △주민자치회 규약에 대한 규정이 없는 점 △읍ㆍ면ㆍ동장과 주민자치회의 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점 △주민자치회의 자치권을 인정하는 내용이 없는 점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정안에서 제안된 주민자치회는 지역사단으로서 주민이 결여되어 있고, 고유사무와 고유세원을 갖지 못하여 자기결정과 자기책임성이 없어 명칭과는 달리 자치가 없다. 왜곡되고 변질된 자치 아닌 자치를 법제화해서 강행하려는 것은 국민의 자치능력을 무시한 발상”이라며 “선진국에서 보편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주민자치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입법조사처 “법률 형식 등 사회적 합의 필요”

앞서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달 16일 펴낸 ‘주민자치회 설치・운영 현황 및 향후 개선과제’ 현안분석 보고서에서 “주민자치회 시범실시 운영실태를 바탕으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법률 형식에 대해서는 입법・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입법조사처는 시범실시 중인 주민자치회가 “조직 구성이 획일적이고 기능과 역할이 모호하며 사업범위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주민 대표성도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주민자치회의 입법화를 위해서는 주민자치회에 어떠한 기능을 부여할 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행안부의 ‘지방자치법’ 개정안 국회 제출에 이어 한국주민자치중앙회를 주축으로 한 ‘주민자치회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안’ 제출도 추진되고 있는 만큼, 주민자치 실질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다각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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