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17:18 (수)
"합천군 주민자치, 농촌형 모범사례 만들자"-"차별화된 사업 필요"
상태바
"합천군 주민자치, 농촌형 모범사례 만들자"-"차별화된 사업 필요"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0.07.22 1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말씀도 재밌게 하시고 현장에 맞는 얘기를 해주셔서 귀에 쏙쏙 들어온다 아입니꺼."
"주민자치 활동을 하면서도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는데 반성하게 되네요."

지난 21일 오후 경남 합천군 합천읍사무소 3층 다목적회의실. 마스크를 쓰고 속속 교육 장소로 입장한 약 40여분의 이 지역 주민자치위원들이 배포된 교육자료를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오늘 교육은 합천군의 합천읍, 묘산면, 쌍백면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소속 위원들을 위해 마련한 특강이다. 

교육 강사는 전국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초청한 강연이라면 어디든 한걸음에 달려간다는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이다. 전 회장은 '한국 주민자치 실질화 전략'을 주제로 한 강의에서 주민자치의 의미와 본질, 한국의 현실과 필요충분조건, 주민자치위원의 역할과 사업방향, 반드시 바뀌어야 할 점 등을 실제 사례와 함께 알기쉽게 전했다. 

전상직 대표회장은 "OECD 국가 중 읍-면-동장을 주민들이 뽑지 않고 공무원이 맡고 있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일제강점기에 식민지배를 위해 주민자치를 못하게 일제가 임명제로 바꿔놓은 것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라며 "읍-면-동장을 주민들이 직접 뽑으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최근 행안부의 지방자치 전부법률안개정안에 들어있는 주민자치 관련 내용은 20년 전 법안과 거의 달라진 내용이 없는데 이대로 하면 주민자치는 제대로 될 수가 없다"라며 "별도의 법률안으로 만들어져야 하고 중앙회에서 국회에 제출할 발의안을 보완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교육에 앞서 전상직 대표회장은 문준희 합천군수와 대담을 갖고 합천군 주민자치협의회의 설립 등 군 차원의 적극적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군수님이 합천군 주민자치협의회 설립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합천군이 농촌형 주민자치의 모범사례가 충분히 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위해 군청에서도 많은 관심과 예산 지원 등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문준희 합천군수와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이 군수실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이문재 기자
문준희 합천군수와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이 군수실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이문재 기자

이에 대해 문준희 합천군수는 "대외적 시선으로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주민자치회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과 관심이 많이 부족한 상태다. 이를 개선하려면 주민자치회 만의 차별점이 확실히 있어야 할 것 같다. 예컨대 불우이웃돕기, 봉사 등은 다른 많은 지역단체에서 할 수 있는 것인데 주민자치회에서 이런 활동을 해서는 차별화가 될 수 없고 주민들의 관심도 떨어질 것이다. 힘든 여건이지만 주민자치회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사업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전상직 회장도 이날 강의에서 "독거노인돕기 같은 사업은 다른 단체나 조직들이 다 할 수 있고 실제 여러 곳에서 하고 있다. 이걸 주민자치회에서 하는 건 남의 밥그릇을 뺏는 것과 같다. 주민자치회만의 독특한 고유의 사업을 찾아야한다. 주민들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사업을 찾으면 할 일이 무지하게 많다"라며 "지금부터 주민자치는 진정한 마을의 존경받는 어른이 되는 일 찾아 멋있게 하는 것이고, 여러분들 모두 멋있는 어른이 되어 주십사 부탁드린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강연 후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가운데)이 장진영 합천군 의원(왼쪽에서 두번째), 노상도 합천읍 주민자치위원장(오른쪽에서 두번째), 이덕조 묘산면 주민자치위원장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연 후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가운데)이 장진영 합천군 의원(왼쪽에서 두번째), 노상도 합천읍 주민자치위원장(오른쪽에서 두번째), 이덕조 묘산면 주민자치위원장(맨 왼쪽)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교육에 참석한 장진영 합천군 의원은 "주민자치에 대해 이론적으로만 알고 있던 부분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리였다"면서 "각 읍면에 배정되는 예산 중 일정부분이라도 주민자치회에 할당이 되면 보다 주민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위해 더욱 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날 강의를 주최한 노상도 합천읍 주민자치위원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주민자치위원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 당장 협의회 출범이 시급하고 군 차원의 협조와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글/사진=김윤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공공성(公共性)’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연구세미나95]
  • 문산면 주민자치회, 주민 지혜와 협의로 마을 발전 이끈다
  • 제주 금악마을 향약 개정을 통해 보는 주민자치와 성평등의 가치
  • 격동기 지식인은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연구세미나94]
  • 사동 주민자치회, '행복한 끼'로 복지사각지대 해소 나서
  • 남해군 주민자치협의회, 여수 세계 섬 박람회 홍보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