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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위원회→주민자치회 전환 필요충분조건은? '명칭변경 먼저, 내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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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위원회→주민자치회 전환 필요충분조건은? '명칭변경 먼저, 내실은...'
  • 정기호·김윤미 기자
  • 승인 2020.08.1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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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시 중앙동 주민자치위원회, 자치회로의 전환 위해 총 5차에 걸친 교육-컨설팅 실시...18일 2회차 교육
18일 오후 4시 경남 통영시 중앙동 주민센터에서 행정안전부 자치단체에 찾아가는 주민자치 컨설팅이 열렸다. 사진=정기호 기자
18일 오후 4시 경남 통영시 중앙동 주민센터에서 '행정안전부 자치단체에 찾아가는 주민자치 컨설팅'이 열렸다. 사진=정기호 기자

"중앙동이 통영시에서 가장 먼저 시범실시를 하는 만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멋진 주민자치회 모델을 만들겠습니다"

경남 통영시 중앙동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김순효)가 18일 오후 4시 경남 통영시 중앙동 주민센터에서 총 5회에 걸쳐 진행되는 컨설팅 중 2회차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앞서 통영시 주민자치협의회(회장 김재본)는 지난 1월 29일 통영시청 강당에서 전 읍·면·동 주민자치위원장 및 간사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중앙동을 주민자치회 시범실시 지역으로 선정하는 데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이후 지난 5월 21일 통영시장 집무실에서 1회차 주민자치 컨설팅을 개최해 주민자치 현황을 분석하고 추진 방향에 관해 논의했다.

2회차 교육은 행정안전부 주민복지서비스개편추진단(단장 정보연)이 자치단체에 찾아가는 컨설팅과 연계한 주민설명회를 통해 주민자치회 시범실시에 대한 주민의 이해를 돕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영숙 대구광역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센터장이 발표자로 나서 주민자치회 우수사례를 소개했다.

안길이 중앙동장은 "민간 의사 결정기구인 주민자치회의 성패는 지역 주민이 주민의식을 가지고 얼마만큼 참여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며 "주민이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주민자치회에 많은 관심과 적극적 참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윤규 중앙동 주민자치위원회 간사는 "주민자치회 위원 공개 추첨과 동 자치지원관 배치 등 많은 부분이 바뀌는데, 선진지 견학 등으로 주민자치 역량을 강화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18일 오후 4시 경남 통영시 중앙동 주민센터에서 '행정안전부 자치단체에 찾아가는 주민자치 컨설팅'이 열렸다. 사진=정기호 기자
18일 오후 4시 경남 통영시 중앙동 주민센터에서 '행정안전부 자치단체에 찾아가는 주민자치 컨설팅'이 열렸다. 사진=정기호 기자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주민자치회로의 전환이 전국적으로 속속 진행되고 있다. 분명 '업그레이드'되는 변화이나 주민자치회에 입법권-재정(예산)권-조직인사권 등 실질적 권한이 부여되지 않은 채 '위로부터의 전환'이 된다면 이는 명칭 변경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 더군다나 주민자치회 위원의 '추첨제' 선정이나 외부 자치지원관의 '배치' 등 '아래로부터의 자발적 조직과 운영'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주민자치회로의 전환 시범 실시'가 과연 진정한 주민자치의 실현, 주민자치 실질화에 부합하는 것인지 의문이 생긴다.

통영시 주민자치위원회의 주민자치회 전환 시범실시(첫 지역이 중앙동) 또한 '위로부터의 주도'의 모양새다. 총 5차에 걸친 컨설팅-교육이 진행되는 동안, 모집-추첨을 통한 주민자치회 위원 구성 후 주민자치회를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동에 배치된 자치지원관과 마을 공동체 만들기 지원센터 등의 역할이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주민들이 그럴 역량이 안되서''위에서 이끌어주는 게 효율적이어서' 등 여러 이유들이 거론될 수 있으나 만약 그렇다면 주민들의 역량과 열정이 더 꽉 채워지고 여물 때까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아래로부터의 움직임'을 더 지켜보며 지원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혹은 주민자치(위원)회가 더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적절한 권한과 의무를 부여한다면, 주민들의 참여와 역량을 더 빨리 끌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주민자치, 뭔가 순서가 바뀐 듯한 모습이 이날 행사에서도 여실히 보이는 듯해 씁쓸했다.

이와 관련해 종로구에서 주민자치회로 시범전환(17개 행정동 중 평창-창신3-혜화 3개동)된 경험을 갖고 있는 평창동 주민자치회 최원녕 회장은 "예전 학도호국단에서 학생회로의 전환에 비유할 수 있는데 이는 형식적 구분이고 내용적으로 주민자치회가 완전한 학생회 격인가?라고 한다면, 아직은 예전과 섞여 있는 불완전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조직이나 지원관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고 여러 생각들이 있다"라며 "종로구 시범 3개동에도 두 분의 지원관이 오셨는데 초창기엔 무엇을 지원하러 오셨는지 목적이 애매한 경우가 있었다. 또, 동네에 따라서는 이미 전문성을 가진 어마어마한 인력풀이 형성된 경우, 어중간한 전문성으로는 도움이 안 된다. 우리 평창동의 경우는 서툴더라도 우리 스스로 이뤄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지원관에 기대지않고 주민 스스로 이끌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유인석 경상남도 주민자치회 대표회장은 "솔직히 지금은 초창기이고 과도기라 두서가 없고, 명칭만 바뀌는 거 아니냐는 시선도 있고 또 그걸 완전히 부인하기도 어렵다. 다만, 주민자치회가 위원회에 비해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된 형태이고 권한이나 역할 면에서 할 수 있는 게 많기 때문에 앞으로 그저 명칭만 바뀐 게 아니라 그에 걸맞게 내실을 채워갈 수 있게 교육, 워크숍 등도 계획하고 있다"라며 "한꺼번에 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차근차근 내실을 쌓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통영시는 다음달 중앙동 주민자치회 위원을 모집해 오는 12월 중 주민자치회 발대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정기호·김윤미 기자 citizenautonom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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