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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글] 두터비 ᄑᆞ리를 물고 두험 우희 치ᄃᆞ라 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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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글] 두터비 ᄑᆞ리를 물고 두험 우희 치ᄃᆞ라 안자
  • 전상직 발행인
  • 승인 2020.09.04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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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는 씨과일이다

조선후기의 사설시조는 백성들이 병자호란, 임진왜란, 세도정치를 겪으면서 느낀 세태를 비판-풍자-해학-직설로 표현한 것이다. 영-정조 이후 점진적으로 계몽을 거치는 백성들의 안목에 비친 부조리를 사설시조로 새겨보기로 하자.

1.
[원문]

두터비 ᄑᆞ리를 물고 두험 우희 치ᄃᆞ라 안자건넛山 ᄇᆞ라보니 白松鶻이 ᄯᅥ잇거ᄂᆞᆯ 가슴이 금즉ᄒᆞ여 풀덕 ᄯᅱ여 내ᄃᆞᆺ다가 두험 아래 쟛바지거고모쳐라 ᄂᆞᆯ랜 낼싀만졍 에헐질 번ᄒᆞ괘라
[풀이]
두꺼비가 파리를 물고 두엄 위에 뛰어 올라가 앉아
건너편 산을 바라보니 희 송골매가 떠있기에 가슴이 섬뜩하여 펄쩍뛰어 내닫다가 두엄아래 자빠졌구나
그러고는 하는 말이 마침 날랜 나였기에 망정지지 하마터면 다쳐서 멍들 뻔했구나
[함의]
탐관오리의 생존 형식은 약육강식弱肉强食이다. 백성을 향해서는 허장성세虛張聲勢를 하고 무리들끼리 자화자찬自畵自讚을 한다.

중中은 오욕칠정이 발하기 이전의 경지에서 성립한다. 중간조직은 역사적으로 구조적으로 인간적으로 결코 비굴 그리고 위선을 피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2-1
[원문]

개야미불개야미등부러진불개야미
압발에疔腫나고뒷발에죵귀난불개야미廣陵재너머드러가람의허리를르무러추혀들고北海를건너닷말이이셔이다
님아님아온놈이온말을여도님이짐쟉쇼셔
[풀이]
개미, 불개미, 허리가 부러진 불개미. 
앞발에 피부병이 나고 뒷발에 종기가 난 불개미가, 광릉 샘 고개를 넘어 들어가서 호랑이의 허리를 가로 물어 추켜들고, 북해를 건너갔다는 말이 있습니다. 백 사람이 백 가지 말을 한다 해도 님께서 짐작해 주십시오.
[함의]
삼인언이성호三人言而成虎
세 사람이 연이어 똑같은 말을 하면 정말이 아니더라도 ‘호랑이가 나타난 것’이 된다고 한다. 도시의 가운데에 있고 사람이 많은 시장에는 호랑이가 절대로 나타날 수 없다. 
주민자치 현장에서는 진실한 한마디에 모두 동의하지만 주민자치 현장 밖에는 말재간꾼들의 말만이 난무하게 된다. 주민들이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해야 주민자치가 된다. 

2-2
[원문]

大川바다한가온대中針細針빠지거다
열나믄沙工놈이긋므된사엇대를긋긋치두러메여一時에소릐치고귀꺼여내닷말이이셔이다
님아님아온놈이온말을여도님이짐쟉하소셔
[풀이]
대천바다 한가운데 중침 세침 빠지거다여남은 사공놈이 끝 무딘 상앗대를 끝끝이 둘러메어 일시에 소리치고 귀 꿰어 냈단 말이 있소이다 님아 님아 온 놈이 온 말을 하여도 님이 짐작하소서
[함의]
학생운동이 진보정치와 시민운동으로 분화되었다. 관변단체 넘어서자는 시민운동에는 박수/기대를 보냈다. 그런데 약간 다른 관변단체가 되어가고 있다. 패거리로 길목을 지키고 있으며 배타성으로 걸림돌이 되어가고 있다. 아무리 모양 좋고 색깔 고와도 걸림돌은 걸림돌일 뿐이다. 

3.
[원문]

개를여라믄이나기릐되요개ᄀᆞᆺ치얄믜오랴뮈온님오며ᄂᆞᆫᄭᅩ릴홰홰치며ᄯᅱ락ᄂᆞ리ᄯᅱ락반겨서내ᄃᆞᆺ고고온님오며ᄂᆞᆫ뒷발을버동버동므르락나으락캉캉즈져서도라가게ᄒᆞᆫ다쉰밥이그릇그릇난들너머길줄이이시랴
[풀이]
개를 열마리나 길러도 이 개같이 얄미우랴미운 임 오면은 꼬리를 홱홱 치며 뛰락 내리락 뛰락 빈기며 맞이하고 고운 임 오면은 뒷발을 바둥바둥 물러서락 나아가락 컹컹 짖어 돌아가게 한다쉰 밥이 그릇그릇 남아있어도 너 먹일 리 있으랴
[함의]
쉰밥 조차도 안멕이겠다는 것은 개가 미운 것이 아니라 님이 그리운 것이다. 주민자치에서 허언이 창궐猖獗하는 것은 진실을 모른 자들만의 합창 때문이다. 허언 너머에서 비로소 주민자치와 만날 수 있다.

신영복은 석과불식碩果不食을 자주 말했다. 
씨 과실은 절대로 먹지 않아야 하고 절대로 먹히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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