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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장 ‘돌아와요 부산항에’ ‘부산갈매기’ ‘이별의 부산정거장’ 말고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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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장 ‘돌아와요 부산항에’ ‘부산갈매기’ ‘이별의 부산정거장’ 말고도 많다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0.11.10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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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항구도시 부산의 노래와 가수들

동네노래 한바퀴 Music in Town
가요와 팝을 막론하고 ‘지역’을 소재로 한 노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만큼 삶의 터전인 지역, 도시, 마을, 동네, 고향 등은 우리네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요소일 것이다. ‘동네노래 한바퀴’는 각 지역의 정서를 담은 노래와 출신 가수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이번 호에서는 대한민국 제2의 도시, 가장 먼저 ‘직할시’로 승격됐던 곳, 한반도 남부의 관문이자 대표 항구도시 ‘부산’의 노래와 가수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사진=부산시청

부산은 매력이 넘치다 못해 ‘터지는’ 도시다. 전국 구석구석 어느 동네가 매력이 없을까마는 부산은 좀 특별하다. 서울에 이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여서만은 아니다. 보기만 해도 속이 시원한 바다가 있고 산이 있고 넓은 지역 안에 잘 발달된 도시와 농촌이 있고 물론 어촌도 있다. 또 현해탄 너머 일본과 맞닿아 있는 항구도시라 그 어느 지역보다 외부의 문물을 빠르게 흡수한다. 바깥 문화와 기존 토착 문화의 충돌과 시너지로 독특한 ‘혼종’이 탄생하기도 한다. 
부산의 노래들 역시 소위 ‘한방’이 있다. 그 중 ‘3대장’이라고 할 만한 곡들이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문성재의 ‘부산갈매기’, 그리고 훨씬 더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남인수의 ‘이별의 부산정거장’이다. 여기에 이 세 곡에 버금갈 만한 현인의 ‘굳세어라 금순아’가 있다. 또 이 정도의 국민적 히트곡까지는 아니더라도 부산 지명 노래들은 매우 많다.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원곡은?

부산 노래하면 첫손에 꼽히는 곡이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다. 세대-취향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순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이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흔히 1970년대 중후반에 인기를 끈 노래로 알려져 있지만 의외로 오랜 시간 히트하지 못한 ‘무명’의 세월을 가진 곡이다. 이 곡의 원곡은 1970년 통영 출신 가수 김해일이 발표한 ‘돌아와요 충무항에’(황선우 작사/작곡)다. 원곡을 부른 가수 김해일이 1971년 세상을 떠나고 이듬해인 1972년 조용필이 ‘돌아와요 부산항에’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첫 독집 음반 <조용필 스테레오 힛트앨범/조용필 작편곡집> B면 두 번째 곡으로 수록해 발표한다. 
조용필의 첫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우리가 기억하는 그 곡이 아닌 어쿠스틱 기타 반주로 만들어졌고 발표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다 1976년,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분위기의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다시 발표되면서 폭발적 인기를 누리게 된다. 마침 그 시절 재일교포의 모국방문이 활발해지면서 방문단 사이에서 특히 사랑 받으며 히트를 기록했다.
부산항과 관련된 노래 중에는, 메가히트곡 ‘이별의 부산정거장’을 보유한 남인수의 또 다른 부산노래 ‘울며 헤진 부산항’(1939)도 있다. 또 ‘마도로스’ 관련 노래를 많이 부른 독특한 창법의 가수 백야성의 1961년 곡 ‘잘있거라 부산항’도 크게 히트했다. 

영도다리 담긴 숱한 사연들

사진=부산시청
사진=부산시청

부산항과 함께 부산을 상징하는 장소 하면 ‘영도다리’를 빼놓을 수 없다. 영도다리를 유명하게 한 대표적 노래하면 현인의 ‘굳세어라 금순아’를 손꼽을 수 있다. 노래 도입부의 첫 가사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 부두에’가 워낙 유명하지만 ‘이 내 몸은 국제시장 장사치기다’ ‘영도다리 난간 위에 초생달만 외로이 떴다’ 하는 가사로 국제시장과 함께 영도다리가 유명세를 탔다. 이 곡은 1.4후퇴 때 북에 사랑하는 이를 남겨두고 홀로 남하해 부산 영도다리에서 애타게 그리워하는 한 남성의 애절한 심정을 생생하게 그려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다리 상판이 들어 올려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도개교(跳開橋)’ 영도다리는 한국 근현대사의 영욕을 품은 부산 명물 중의 명물이다. ‘굳세어라 금순아’ 외에도 ‘블루스의 여왕’ 안정애가 부른 1963년 곡 ‘눈물의 영도다리’도 유명하다. 이 곡은 동명의 영화 주제가이기도 하다.
부산 출신 김종욱 대중음악연구가에 따르면 1950~60년대에 특히 영도다리를 소재로 한 곡이 30여곡이 넘을 정도로 많았고 제목에 영도다리가 들어있는 곡만 해도 10여곡이나 된다고. 대표적으로 윤일로의 ‘추억의 영도다리’, 박재홍의 ‘영도다리 비가’‘끊어진 영도다리’, 이성남의 ‘잠들은 영도다리’, 여운의 ‘들지 않는 영도다리’, 시민철의 ‘울고 넘는 영도다리’, 김희수 이상열의 ‘이별의 영도다리’, 명국환의 ‘영도다리’ 등이 있다. 가히 그 존재감이 부산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유명했던 셈이다.

사직구장을 뒤흔든 국민응원가 ‘부산갈매기’

이 곡만큼 많은 사람의 입으로 불린 노래가 또 있을까. 문성재의 ‘부산갈매기’. 야구 응원가의 시조새 같은 곡으로 부산, 그리고 이 지역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팀 롯데자이언츠를 저절로 떠올리게 만드는 곳이다. 아마 야구를 모르는, 또 롯데자이언츠를 잘 모르는 스포츠 문외한이라 할 지라도 이곡이 응원가라는 것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대다수의 부산 노래들이 주로 이별을 다뤄 애조 띤 분위기라면 이 곡 역시 이별을 소재로 하지만 소위 ‘뽕끼’라 불리는 애절한 멜로디이면서도 비트가 강하고 경쾌한 록 스타일이라 분위기를 띄우기에 제격이다. 
현재는 저작권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이전처럼 야구장에서 울려 퍼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코로나19 장기화로 무관중 경기에 응원가가 흘러나올 수 있는 상태도 아니지만, 이 곡이 ‘오 필승 코리아’와 함께 가장 유명한 스포츠 응원가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나훈아 문주란 정훈희 현철 설운도 최백호 BTS지민 강다니엘 ‘전설부터 특급아이돌까지’

한국 대중음악에서 부산이 차지하는 지분은 상당하다. 유명한 부산 노래도 노래지만 이 지역 출신 가수들의 면면만 봐도 절로 ‘헉’ 소리가 나온다. 
나훈아 문주란 정훈희 현철 설운도 최백호. 여기까지만 해도 ‘전설이 아닌 레전드’ 수준이고, 이영화 바니걸스 숙자매 김상진 김태곤 김상국 박일남 윤승희 진송남... 전설의 이름들은 계속된다. 여기에 ‘부산 출신’이라는 이미지가 언뜻 잘 떠오르진 않지만 ‘라이브의 황제’ 이승환도 부산 출신이다. MC로도 유명했던 이택림, 유학파 박사로 유명한 ‘루시드 폴’ 조윤석, ‘장미여관’ 육중완도 ‘부산 사나이’다.
‘죄송하지만 MZ세대라 모르는 이름이 더 많습니다만’이라는 얘기가 나온다면, 다음 이름들이 눈에 번쩍 뜨일 것이다. 부산은 유명 아이돌을 다수 배출한 도시로도 유명하다. 2AM의 이창민, 씨엔블루의 정용화를 필두로 ‘에프엑스’ 멤버였던 설리, ‘부산예고 수석입학’으로도 화제가 됐던 우주 아이돌 BTS의 지민, 아이돌에 관심 없던 이들까지 대거 ‘입덕’ 시켰던 강다니엘, 같은 ‘워너원’ 멤버였던 황민현과 박우진, 이들과 ‘프로듀스101 시즌2’ 동기였던 싱어송라이터 정세운까지 수많은 대세 아이돌들의 고향이 부산이다. 

사진=Mania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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