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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눈물·애수·이별...한 많은 ‘호남’의 노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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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눈물·애수·이별...한 많은 ‘호남’의 노래들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0.11.11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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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노래 한바퀴 Music in Town

가요와 팝을 막론하고 ‘지역’을 소재로 한 노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만큼 삶의 터전인 지역, 도시, 마을, 동네, 고향 등은 우리네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요소일 것이다. ‘동네노래 한바퀴’는 각 지역의 정서를 담은 노래와 출신 가수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이번 호에서는 ‘목포의 눈물’로 대표되는 전라도의 노래와 가수들의 이야기를 살펴본다.
사진=유달산의 가을. 목포시청

‘목포의 눈물’ ‘비내리는 호남선’ ‘남원의 애수’... 눈물, 비, 애수, 제목에서부터 벌써 애절한 기운이 느껴진다. 음악 스타일은 다 다르지만, 그 속에 묘하게 비장한 기운이 스며있다. 그리고 이 세 곡은 모두 제목에서부터 전라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대중가요다. 

한민족의 한과 저항을 담은 ‘목포의 눈물’

1935년 발매된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은 당시 오케레코드에서 주최한 제1회 향토노래 현상 공모 당선작이다. 그러나 이 곡은 ‘향토의 노래’를 넘어 우리 민족의 한과 저항을 담은 ‘민족의 노래’다. 작사자 문일석, 가수 이난영 모두 목포 출신이다. ‘목포의 눈물’은 ‘타향살이’와 함께 작곡가 손목인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이 노래는 발표되자마자 가사가 문제 되어 관련자들이 모두 일본 경찰에 소환되었다 풀려나기도 했다. 문제의 대목은 ‘삼백년 원한 품은 노적봉 밑에 임 자취 완연하다’로 시작되는 2절 가사다. 사랑하는 이에 대한 그리움과 절개를 담은 가사는 한반도를 강탈한 일제에 대한 원한과 조국에 대한 절개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되어 민족의 노래로 큰 사랑을 받았다. ‘목포의 눈물’의 상징성은 1969년 국내 최초의 대중가요 노래비 건립으로도 이어졌다. 유달산 중턱에 세워진 노래비는 목포시 문화유산으로 지정됐으며, 삼학사 근처에는 이난영 공원도 조성돼 있다.
이난영은 목포의 딸답게 ‘목포의 눈물’ 이외에도 ‘목포의 추억’ ‘목포는 항구다’ 등 지역 노래를 잇달아 발표하기도 했다. ‘목포의 눈물’은 이후 많은 가수들의 의해 리메이크 되었는데 흥미로운 것은 1961년 이난영의 오빠인 작곡가 이봉룡도 이 곡을 취입한 바 있다.
유명 가수 겸 작곡가였던 남편 김해송이 납북돼 인고의 세월을 보낸 이난영은 그 자신의 활동만으로도 가요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지만, 아시아 가수로는 거의 최초로 미국 진출에 성공한 한류의 시작 ‘김시스터즈’의 산파 역할도 했다. 김시스터즈는 김해송·이난영의 딸 숙자와 애자, 이들의 사촌인 민자(이봉룡의 딸)로 구성된 3인조 걸그룹으로 미8군 무대에서 선풍적 인기를 모은 후 미국에서 정식으로 앨범을 발표하고 20년 가까이 라스베이거스 무대에서 활약했다.

사진=ManiaDB
사진=이난영공원의 노래비. 목포시청
사진=이난영공원의 노래비. 목포시청

‘비내리는 호남선’·‘남원의 애수’·‘군산항 엘레지’ 그리고 ‘여수밤바다’

손인호의 ‘비내리는 호남선’ 하면, 이 구절로 시작되는 김수희의 국민가요급 히트곡 ‘남행열차’가 저절로 떠오른다. 실제 ‘비내리는 호남선’을 ‘남행열차’로 착각하는 경우도 꽤 있을 것이다. 그만큼 이 ‘비내리는 호남선’이라는 구절 자체, 그리고 ‘남행열차’ 첫 대목이 워낙 인상적이라 뇌리에 강렬히 새겨져있기 때문일 것이다. 두 곡의 분위기가 180도 다름에도 불구하고.
1956년 발표된 ‘비내리는 호남선’은 그 유명한 박춘석 작곡가의 작품으로 가사는 ‘봄날은 간다’의 손로원 작사가가 썼다. 이곡은 당시 제3대 대통령 선거에서 현직 이승만 대통령과 맞붙은 유력한 야당 후보 신익희가 투표일 열흘 전 호남 유세를 위해 열차 이동 중 돌연 심장마비로 사망하자 추모 열기와 함께 전국을 강타했다. 갑작스런 유명세로 이 곡을 만든 작사, 작곡가 손로원과 박시춘은 경찰 조사를 받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1953년작 ‘남원의 애수’는 가수, 작곡가, 영화배우 등 다방면에서 활약했던 김용만의 데뷔곡이다 이 곡도 지난 2005년 남원관광단지에 노래비가 세워질 정도로 ‘춘향의 고을’ 남원, 더 나아가 전라도의 유명한 지명 노래다. 이후 김용만은 ‘왕대포인생’ ‘월급날맘보’ ‘실업자인생’ 등 서민의 애환을 해학적으로 담은 곡들을 다수 발표했다.
만남과 이별의 장소인 항구도시답게 군산도 지명 노래가 적지 않은 도시다. 황국성의 ‘군산항 엘레지’가 대표적이며, ‘나의 사랑 군산이여’ ‘헤어진 군산항’ 등이 있다. 
전라도 지명 노래 중 최근 그 지분을 급격히 넓혀가고 있는 곳은 전남 해안 동쪽 끝 여수다. 이전에도 여수를 배경으로 한 곡은 많았지만 이 도시를 단박에 전국구로 만든 곡, 꼭 가보고 싶은 매력적인 관광지로 만든 곡은 뭐니뭐니해도 2012년 발표된 버스커버스커의 ‘여수밤바다’다. 실제 여수에서 만난 상인들이 이 곡을 만든 장범준에게 감사를 표할 정도로 ‘여수밤바다’는 도시 활성화에 일익을 담당했다. 물론 이 곡이 나온 해에 열린 ‘여수세계박람회(여수엑스포)’도 많은 이의 발길을 여수로 향하게 했지만, 노래의 힘은 정말 커서 ‘여수밤바다’는 그곳엔 뭔가 다른 매력이 있을 것만 같은 궁금증을 한껏 증폭시킨다. 결국 이를 직접 ‘쌩눈’으로 확인하기위해 여수로 향한 이들이 필자를 포함해 부지기수일 것이다.

사진=여수밤바다에서 열리는 불꽃축제. 여수시청
사진=여수밤바다에서 열리는 불꽃축제. 여수시청

‘전설의 이난영’부터 ‘트로트신’ 남진 송대관 하춘화 현숙까지...또 ‘의외의 아이돌 메카’

전라도를 대표하는 가수로 아직까지도 첫손에 꼽히는 이는 앞서 여러 차례 언급된 ‘목포의 눈물’ 이난영이다. 그가 ‘목포의 딸’이라면 ‘목포의 아들’은 남진일 것이다. 1960-70년대 ‘나훈아’와 쌍벽을 이루던 남진은 영남vs호남 출신으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다. 긴머리를 휘날리는 록커 김경호, 슈퍼주니어의 멤버 동해의 고향이 목포인 것도 이색적이다.
남진에 이은 트로트의 전설 송대관 역시 정읍 출신 전라도 사나이다. 이난영을 잇는 여성파워도 상당하다.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하춘화와 현숙도 각각 전남 영암, 전북 김제 출신이다. 특히 하춘화의 고향 영암에는 국내 최초의 트로트가요센터가 건립돼 지난해 문을 열었다. 트로트 역사전시관, 교육·공연장까지 갖춰 눈길을 끈다. 하춘화가 영암군에 60년 가요 활동을 모은 자료를 기증해 설립 토대가 마련됐다는 후문이다. 트로트 여성파워 김연자와 주현미, 홍진영도 광주 출신이라 전라도의 트로트 여가수 계보가 자못 화려하다.
이제 글로벌 트렌드로 받아들여지는 K팝에서도 전라도의 지분은 적지 않다. 광주의 경우는 뜻밖의 ‘아이돌 메카’라 할 만하다. 동방신기 유노윤호, 미쓰에이 출신의 수지, 불미스러운 일로 퇴진한 전 빅뱅 멤버 승리,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난 카라의 구하라, 원더걸스 유빈, 투에니원 공민지, 인피니트 성종, B1A4 바로 등 광주 출신 아이돌들이 정말 많다. 여기에 현재 세계를 호령하는 우주대스타 방탄소년단의 메인댄서이자 래퍼 제이홉도 광주 출신이다. 
광주 외에 전라도 출신 아이돌로는 남원이 고향인 신화의 이민우, 신안군 섬 임자도 출신으로 화제가 된 위너 김진우 등이 있다. 또 SS501의 김규종과 소녀시대 태연의 고향은 전주다. 특히 태연은 전주에서 대대로 이어져온 유명한 안경집 딸로 부모님이 여전히 가게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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