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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들 지혜 모아 주민자치 제도화 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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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들 지혜 모아 주민자치 제도화 진력”
  • 여수령 기자
  • 승인 2020.12.15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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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터뷰] 대전광역시 주민자치 실질화를 위해 뛰는 주역들
김명진 대전 주민자치원로회의 상임회장

주민자치 실질화, 진정한 주민자치의 실현은 아직 요원하다. 꼭 이뤄야 하는 만큼 그 과정이 쉽지 않고, 많은 이들의 꾸준한 노력과 땀, 지치지 않는 열정을 필요로 한다. 전국 곳곳, 보이지 않는 구석구석에서 주민자치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많다. ‘사람人터뷰’에서는 각 지역에서 주민자치를 일구는 리더들을 만나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전한다.

대전광역시는 대한민국의 심장부에 위치해 중도라고도 불리며, 경부·호남·대진고속도로, 국도 및 철도가 경부선과 호남선으로 갈라지는 교통의 요충지다. 아울러 정부제3청사와 주요 공기업이 위치한 행정도시이자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조성된 과학도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 광역시에 비해 산업기반이 약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고 인구도 줄고 있어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많다.
주민자치회는 지난 2018년 창립돼 타 광역시도에 비해 늦게 출범했으나 탄탄한 조직구성으로 기초를 단단히 다져왔고 지난해 주민자치원로회의와 여성회의가 결성되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대전광역시 주민자치 실질화에 매진하고 있는 주역들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김명진(67) 대전광역시 주민자치원로회의 상임회장은 바른 말을 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3년 전, 대전시가 식장산에 대전 상징타워를 건립하겠다며 의견수렴을 위한 토론회를 연 자리에서 김명진 회장은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기존의 랜드마크부터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물이라면 예산과 시간이 들더라도 시민들의 염원과 바람을 담아 건립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일갈했다. 마을과 지역의 일이라면 마땅히 주민들의 생각과 의견이 밑바탕 되어야 한다는 그의 신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방자치단체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곳이 지방의회 아닙니까. 그런데 시의원, 구의원들이 행정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다면 결국 그 피해는 주민들에게 고스란히 떠넘겨집니다. 이제 주민자치위원회가 이웃과 마을을 보살피는 것을 넘어 지역사회로 시야를 넓히고 역할을 모색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민자치위원으로서의 경험과 경륜을 갖춘 원로들이 힘을 모아야 합니다.”

 

주민자치위원으로서의 경험·경륜 갖춘 원로들 힘 모아야

충북 옥천에서 태어나 14살에 대전으로 이사 온 김명진 회장은 동구 판암동에서 사업체를 시작해 20여 년 전 효동으로 보금자리를 자리를 옮겼다. 농기계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업체 특성에 맞게 건물 설계까지 직접 할 정도로 추진력이 강한 그였기에 주변에서 마을 일도 한 번 관심을 가져보라는 제안이 끊이지 않았다.

마침 사업체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봉사활동을 해보겠다는 마음은 먹은 터라 지인들의 추천으로 2008년 효동 주민자치위원에 위촉됐다. 이후 효동 주민자치위원장, 동구 주민자치협의회장, 대전시 주민자치협의회 수석부회장을 연이어 맡았고 2018년에는 주민자치 및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대전시장 표창까지 받았다.

불과 십여 년 전만해도 주민자치위원회라고 하면 지역 유지들의 친목모임정도로 인식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주민자치가 무엇인지 알리는데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마을에서 이런 일을 해보자고 하면 통장도 있고 동장도 있는데 왜 우리가 직접 해야 하느냐고 되묻기 일쑤였으니까요.”

주민들이 마을에 관심을 갖게 할 방안은 고민하던 김명진 회장은 ‘100인 원탁회의를 구상했다.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우리 마을에 필요한 일을 주제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눠보자는 뜻에서다. 20179, 천동초등학교에서 열린 100인 원탁회의에는 초등학생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주민 등 130여 명이 참석해 평소 터놓고 얘기할 기회가 없었던 마을현안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김 회장은 이날 제기된 안건들을 구청과 구의회에 전달하고 지원과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이후 3년간 계속된 100인 원탁회의는 주민들의 생생한 현장 목소리를 전하는 창구 역할을 톡톡히 했다.

 

‘100인 원탁회의만들어 주민들 생생한 현장 목소리 전해

처음에는 다들 회의가 제대로 진행이나 될까, 반신반의했지요. 하지만 주민들의 목소리를 엄중하게 듣고 행정기관에 전달하겠다고 하니 참석자들 모두 진지하게 임하더군요. 특히 체면상 이런저런 눈치를 봐야 하는 어른들 대신 학생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모습에서 주민자치의 희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다른 지역에서 벤치마킹 하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큽니다.”

김명진 회장의 추진력이 낳은 또 다른 성과는 비학산 알바위 축제. 동구에 위치한 비학산은 학이 날아가는 모습이라는 아름다운 본래 이름에도 불구하고, 일제강점기 당시 세워진 인단(仁丹) 광고판 때문에 인단산으로 불려왔다. 지명 유래를 알게 된 김 회장은 지역 어르신들과 단체들의 자문을 받아 비학산의 원래 이름을 되찾는 한편 이를 주민들에게 널리 알리고자 비학산 알바위축제를 기획했다. 그가 단장을 맡은 비학산알바위축제기획단은 2016년 제1회 축제를 시작으로 효동, 가오동, 천동 주민 2000여 명이 참석하는 화합의 장을 펼쳐 주민 스스로 만든 축제로 진정한 주민자치의 모범사례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로도 김명진 회장은 효동 안전마을만들기 추진위원장, 효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공동위원장 등의 소임을 맡아 다양한 마을사업을 펼쳐왔다.

효동에는 13개 지역단체가 있는데 그 중 주민자치위원회는 맏형으로서 단체들을 아우르는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그간 마을 단체는 많고 사람은 부족하다보니 한 명이 3~4개 단체를 겸임하는 사례도 많았는데, 제가 위원장을 맡고서는 11개 단체만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그래야 소속 단체에 애정과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습니다. 최근 주민자치위원회를 주민자치회로 전환하면서 위원 수가 많게는 50명까지 늘어나는데 서울 같은 대도시와 달리 지역에선 운영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현재 대전시는 대덕구(12), 서구(4), 유성구(3), 동구(2) 21개 동에서 주민자치회 시범운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시범운영을 둘러싼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대전 중구는 주민자치회 전면 시행을 두고 구청과 시의회가 갈등을 벌이다 관련 조례를 폐기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김 회장은 주민자치회로 전환 후 지원금을 두고 이전투구하거나 다른 지역 사람이 위원장을 맡아 불만이 제기된 곳이 있다한 지역에서는 회장이 2개월 만에 그만뒀다고 하더라. 추첨으로 위원을 선발하다보니 마을과 주민자치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없는 분들은 금방 관심이 떨어지는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주민자치위원 제 역할 하기 위해 초심’ ‘교육필수...입법화 위해 노력도

때문에 주민자치위원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선 초심교육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주민자치위원장이 무슨 벼슬이나 완장이 아니잖아요. 위원장이 됐다고 다른 단체장을 아래로 보거나 명령하듯 해서는 안 됩니다.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부지런히 공부해 역량을 키워나간다면 주민자치가 조금씩 더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구성된 원로회의가 올 한해 코로나19로 활동을 펼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대전시 주민자치원로회의가 창립한 이후 감염병 사태로 조직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가능한 연말쯤에는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직 주민자치위원들을 도와 지역과 주민자치 발전의 밑거름이자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원로들이 경험과 지혜를 모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활동이 제약을 받는 상황이지만 지역구 국회의원을 만나 주민자치회 법안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관심과 지원을 당부하는 등 주민자치회 관련 입법을 위해 적극 나서기도 했다. 그는 주민자치는 시대의 요구다. 팬더믹 사태를 겪으며 이웃과 마을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된 만큼 앞으로 주민자치는 대세가 될 것이라며 주민자치 원로들이 힘을 모아 관련 입법과 주민자치 실질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주민자치 활동을 하며 기쁜 순간이 많지만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 뜻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보람됩니다.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면서 이웃과 마을에 대한 크나큰 애정과 관심으로 활동하고 계신 전국의 주민자치위원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비록 현직에서는 물러났지만 원로회의를 활성화함으로써 주민자치 실질화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사진=한국주민자치중앙회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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