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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 사람에게 달렸다[기획특집-주민자치회법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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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 사람에게 달렸다[기획특집-주민자치회법 의미]
  • 전은경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교수
  • 승인 2021.02.1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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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교육, 주민자치회법에 포함되어야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32년 만에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가 제출한 원안에 포함됐던 주민자치회 관련 조항이 삭제돼 별도 법률안 제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한국주민자치중앙회를 중심으로 지난 20대 국회에 발의되었다가 회기만료로 자동폐기된 ‘주민자치회법(안)’이 성안되어 국회 발의를 앞두고 있다. 이에 정치학 행정학 철학 사회학 교육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와 전문가들이 ‘주민자치회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의 의미와 기대효과를 분석해 기획특집으로 싣는다.
논산시 주민자치 교육 모습. 사진=논산시 제공
논산시 주민자치 교육 모습. 사진=논산시 제공

1. 반가운 주민자치회법 제정 움직임

주민자치를 진흥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제도개선과 정책들이 펼쳐지고 있다. 2013년부터 주민자치위원회제도를 주민자치회로 바꾸면서 기능과 권한이 강화되고 위원선출방식도 개선되어 더 주민자치스러워지는방향으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주민자치의 혁신과 진흥이라는 중대성에 비해 법적 근거는 매우 취약하다. 기존의 주민자치위원회는 지방자치법의 일부조항에 의해 운영되었고, 주민자치회 시법사업은 지방분권 및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27)’에 의거 정부가 제시한 원칙(주민자치회 시범실시 표준조례안)으로 수년간 진행해오고 있다.

주민자치를 진흥하기 위해 독자 입법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활기를 띄면서 한국주민자치중앙회(대표회장 전상직)와의 협업으로 이학재 국회의원이 대표로 주민자치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이하 주민자치회법)’2019년 발의되었지만 20대 국회 회기만료로 자동폐기 되었다. 21대 국회에서 통과된 지방자치법(2020.12.9.)에 주민자치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심의과정에서 여야 간의 이견으로 관련 조항이 모두 삭제되고 차후에 법제화하기로 하였다. 현재 주민자치에 대한 법령이 없어지면서 주민자치는 국가법의 근거 없이 운영되고 있는 셈이어서 빠른 법령화가 필요하다. 주민자치를 제대로 하려면 지방자치법의 일부조항만으로 해결되지 못하기 때문에 별도 입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진정한 주민자치의 모습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우리의 현 실정에 부합하면서 풀뿌리민주주의가 추구하는 가치가 실현되는 주민자치를 구현하고 이를 법제화하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다시 주민자치회법이 한국주민자치중앙회를 중심으로 2021년 국회 제출을 준비되고 있음은 주민자치 역사에 중요한 족적이 아닐 수 없다.

주민자치는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의 종착점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제도인 데 주민 개개인은 나라의 일이나 큰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는 주인노릇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자기가 살고 있는 읍면동단위나 마을일에는 주인노릇을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민자치는 주민의 의사와 통제에 의해 운영되어야 하는 진정한 풀뿌리민주주의의 장이 되어야 한다.

 

2. 주민자치회법()에서 빠져있는 것주민자치역량 개발

국회에 제출된 주민자치 관련 법안을 보면 진정한 주민자치를 실현할 수 있을까라는 회의감이 드는 것을 숨길 수 없다. 대부분은 주민자치가 어떤 기능을 하고 주민자치회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를 다루는 제도개선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동네에 주민자치를 할 극장은 만들어졌지만 그 안에 활동할 스태프와 연기자들은 준비되어 있지 않다. 덩그러니 극장만 만들어 놓는다고 우리가 진짜 기대했던 연극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주민자치를 고민하고 처방해 온 방향이 주민자치제도 측면에서만 이해하고 해결책을 제기해 온 경향 때문일 것이다. 주민자치는 제도이기도 하지만 주민의 활동이 중심이 된다. 동네주민들은 극장이 지어졌는지도 알아야 하고 극장이 왜 지어졌는지 어떻게 운영되는지도 알아야 한다. 극장이 주민들의 합심과 노력으로 운영되려면 스태프도 찾고 양성해야 하며 배우도 발굴하고 길러야 한다. 동네사람들의 결정으로 운영되고 책임도 감수해야 함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대다수의 주민자치 경험자들은 현재의 주민자치회 시범사업을 검토하면서 일선에서 주민자치가 잘 작동될 것인가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주민들의 주민자치의지와 역량의 부족을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고 있다. 주민자치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우선은 주민자치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주민자치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참여할 의지가 발현되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주민자치를 실행해나갈 철학과 역량을 갖춘 주민들을 키워야 한다. 가장 시급한 대상은 당장 주민자치회에 위원으로 참여할 사람들이지만 일반주민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공무원과 지방의원들도 주민자치에 대해 학습해야 한다.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인지도가 높아지고 주민역량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갖추어질 때 주민자치라는 제도는 제대로 작동될 수 있을 것이다.

주민자치에서 강조하는 주민의 모습은 자신의 자유와 권리만을 소중히 여기고 행사하는 개인이 아니라 지역공동체 구성원의 상호의존성을 의식하고 사회적 책임의식 속에서 공동의 목적을 발전시키고 협력하며 참여하고 실천하는 개인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주민은 다른 동료주민들과 합리적으로 토론하고 합의에 도달하려는 마음의 습관을 키우고 내면화하며 마을에 필요한 일을 찾아내고 해결해 갈 수 있어야 한다. 또 자원과 합법적 강제력을 가진 정부가 우리 지역에서 어떤 역할과 노력을 기울여야할 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3. 주민자치법령에 주민자치교육 조항 포함해야

주민자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측면의 조건이 형성되어야 한다. 하나는 주민자치제도 개선이다. 기존의 주민자치제도의 한계와 문제점을 개선방안으로 담아내는 것은 물론이고,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사회변화를 반영하여 이에 걸 맞는 제도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다른 하나는 이 제도를 운영할 주민들의 역량개발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그간 이 부분이 미흡했던 이유는 앞에서도 지적했듯 우리가 주민자치를 생각하고 처방해 온 방향과 관점이 제도 측면만으로 이해하고 해결책을 제기해 온 경향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 법제화가 추진되고 있는 주민자치회법령은 주민자치 역량에 대한 조항이 꼭 포함되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주민자치역량 함양에 대한 논의는 중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강조하면서도 막연한 원론적 수준에 그쳤다.

 

<1> 주민자치법 주민자치교육 조항(예시)

 

 

00(주민자치교육진흥기본계획 등)

행정안전부 장관은 5년마다 주민자치교육진흥을 위한 주민자치교육기본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기본계획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이 포함되어야 한다.

1. 주민자치교육의 중장기 정책목표 및 기본방향에 관한 사항

2. 주민자치교육의 기반구축 및 활성화에 관한 사항

3. 주민자치교육을 위한 투자확대 및 소요재원에 관한 사항

4. 주민자치교육진흥정책에 대한 분석 및 평가에 관한 사항

5. 그 밖에 주민자치교육진흥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

행정안전부 장관은 기본계획을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특별자치도지사 및 시장군수자치구의 구청장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00(지방자치단체의 임무)

지방자치단체는 모든 국민에게 주민자치교육 기회가 부여될 수 있도록 주민자치교육진흥정책을 수립·추진하여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자치교육에 필요한 교육프로그램 개발, 교재개발 등 주민자치발전 연구와 교육지원을 위한 정책 수립을 하여야 한다.

 

00(지역주민자치교육지원협의회)

주민자치교육지원에 관한 지역별 계획의 수립 및 집행에 관한 협의와 관계 행정기관, 관계전문가 및 주민자치협의회 등간의 협력 증진을 위하여 시군구에 지역주민자치교육지원협의회를 둔다.

지역주민자치교육지원협의회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협의조정한다.

1. 지역별 계획의 수립에 관한 사항

2. 관계 중앙행정기관, 해당 지방자치단체 시책 또는 사업의 협력역할분담 및 조정에 관한 사항

3. 지역별 주민자치교육의 지원을 위하여 필요한 지역 내 주민자치교육자원의 연계 및 활용에 관한 사항

4. 그 밖에 지역별 주민자치교육의 지원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지역협의회의 위원장이 부의하는 사항

지역협의회는 위원장부위원장 각 1인을 포함한 20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이번에 추진되고 있는 주민자치회법에는 주민자치교육에 대한 조항이 구체적으로 수용되어야 한다. <1>에서와 같이 주민자치교육진흥기본계획 등의 조항을 포함하여 국가차원에서 주민자치교육에 대한 계획 수립과 이에 따른 정책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또 주민자치회법에 지방자치단체의 임무도 명시하여 주민자치교육이 활성화되고 체계화 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러한 법이 제정되어야만 국가의 정책에도 반영되고, 시도, 시군구의 조례로도 채택되고 나아가 정책으로 구현되어 주민자치 성공이 가능할 것이다.

 

4. 맺는 말

지금까지 주민자치는 주민들 스스로 하는 것이다라는 신화에 사로잡혀 정부의 적극적 정책이나 지원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아무런 도움이나 지원 없이 주민들이 알아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주민자치 발전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 되었다. 우리가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민주시민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처럼 주민자치도 주민자치 의식과 역량을 높이기 위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여야 한다. 주민자치역량이 낮은 상태에서는 주민자치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 새로 제정될 주민자치회법령에서는 제도개선은 물론 주민자치를 수행할 수 있는 주민들의 역량함양 교육을 법제화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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