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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이해로 자치력·시민성 높이는 주민자치교육 필요[한국지방자치학회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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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이해로 자치력·시민성 높이는 주민자치교육 필요[한국지방자치학회④]
  • 문효근 기자
  • 승인 2021.02.22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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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섹션] 전은경 교수, 역량과 성과 중심의 주민자치교육 제안

주민자치에 대한 보다 세분화-전문화-특성화된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19일 오후 김일재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한국지방자치학회 동계학술대회 한국주민자치중앙회 4섹션에서 전은경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교수는 ‘우리나라 주민자치교육의 현황과 과제’라는 제목으로 주제 발표를 진행했다. 이번 발표는, 현재까지의 주민자치교육이 교육생의 참여 의지가 저하된 일방적, 형식적 교육에 그쳤다는 점에서 향후 주민자치교육의 목표를 역량과 성과 중심으로 전환해 지역사회 이해를 바탕으로 주민자치력과 민주시민성을 고취시킬 수 있는 정기적 커리큘럼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날 토론자로는 석호원 고양시정연구원, 임정빈 성결대 교수, 김찬우 금강대 교수, 이섬숙 서울시 주민자치여성회장이 참여했다.

김일재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
김일재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

전은경 교수는 “결국 주민자치는 주민에게 달렸고, 이것이 주민자치력이다. 문제는 이러한 역량이 단기간에 쌓이는 것이 아니고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실 주민자치 역량의 중요성은 매번 강조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 고민과 대안은 부족하고 막연한 현실이다”라며 “주민자치교육의 부실함은 주민자치력의 결손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주민자치교육의 역사에 대해 “대부분 조례 등 정책적인 설명에 치중한 면이 많았고 최근 들어 변화하는 사업과 정책에 대한 교육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교육의 대상은 주민자치위원이 중심이 되고 일반주민이나 담당 공무원 등은 제외되고 있어 주민자치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와 공감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며 교육 운영에 있어서도 “공무원이 기획하고 운영하는 탓에 전문성이 결여되고 교육 횟수도 부족한 상황이고 지원되는 예산도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그러나 최근 들어 기초 교육의 필수화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주민자치위원 선정의 필수요건으로 6시간의 주민자치교육 이수제도를 도입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아직까지 교육의 양과 질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보다 강화된 교육을 주문했다. 또한, 주민자치를 위한 지방자치단체 중간지원조직이 교육을 운영하고 중앙정부는 우수사례를 발굴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전은경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교수
전은경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교수

그는 “결국 지금까지 주민자치교육의 특성을 살펴보면 강사초청 특강의 떼우기식 교육이 주가 되는 탓에 호응도가 낮고 효과도 저조했다. 다만 최근 들어 미션형 프로그램을 통해 마을 현안에 기초한 문제해결형 프로그램 운영, 주민조직화, 동기부여형 프로그램 등으로 주민으로서 의무와 참여를 제고시키기 위한 노력이 엿보이는 다행스러운 상황”이라며 “보다 많은 주민자치위원의 참여와 함께 강화된 교육운영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주민자치교육의 실질적 발전 방향은 어떻게 잡아야 할까? 전은경 교수는 우선 주민자치교육의 목표를 역량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 교수는 “특정한 상황이나 직무에서 고성과자들이 두각을 보이는 내적 특성이 역량”이라고 정의하며 “잡다한 지식을 추구하는 교육보다는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수행능력을 강조하되 역량의 구성요소는 직업, 직무, 직급 등에 따라 다르게 책정해 기초역량, 전문역량, 핵심역량으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내용적 측면에서도 주민자치력을 함양시키고 민주시민성을 배가시키며 무엇보다 지역사회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방향성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육의 대상에 대해서는 “주민자치위원, 일반주민, 공무원을 포함한 관계자까지 포괄적으로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며 강사에 대해서는 “주민자치 교육강사는 전문성, 수업기술, 소명의식, 열정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민자치 강사는 숫자와 역량에서 모두 부족한 편이다. 따라서 질 높은 주민자치교육을 할 수 있는 강사 양성 및 풀 구축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주민자치교육의 체계화 및 활성화 과제에 대해서는 “자치분권 논의에 주민자치교육 주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데 향후 주민자치 발전 논의에서 ‘주민자치교육’ 주제 상정이 요구된다. 주민자치교육 목적 및 내용, 운영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도 필요하고 이를 위해 국가 차원의 주민자치교육위원회 등 전문가위위원회 운영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문강사 양성과 역량 개발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주민자치교육에 필요한 교육과정 및 교재개발, 보급도 필요하다”라며 “특히 주민자치(교육)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해 정보 교류 및 학습에 활용하면 시간과 공간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다. 더불어 (가칭)주민자치진흥기구 설립 및 운영으로 주민자치 분야의 연구개발, 교육 등을 담당하게 되기를 바란다. 주민자치교육을 법령화시켜 지방자치법에 주민자치교육진흥 조항을 포함하고 주민자치회 시범사업 표준조례안에도 주민자치교육을 지자체에 책무화시키는 조문이 포함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에 나선 김찬우 금강대 교수는 “주민자치교육의 방향은 주민이 직접 만드는 민주주의에 있다. 따라서 주민 스스로 교육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고, 실수를 통해서라도 지속적으로 배워 나갈 수 있는 창조적이며 애자일(agile) 개념의 기민한 교육시스템이 필요하다. 교육의 내용과 주제에 대해서도 주민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도록 아래에서 위로 지향되는 것이 중요하다. 사례 위주의 경진대회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지속적인 피드백을 시행해 아젠다가 주민 사회 내부에서 발의될 수 있도록 유도해 이를 지방정부에 제안하는 방향성도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김찬우 금강대 교수
김찬우 금강대 교수

이어서 석호원 고양시정연구원은 “주민자치교육은 현장의 목소리가 우선적으로 반영되어야 하고 이론적 내용과 결합된 실질적인 교육 커리큘럼이 만들어져야 한다. 현재 주민자치교육의 문제점은 현장에서 필요한 실질적 내용을 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에 주민자치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현장, 행정, 교육, 연구 등 각각의 분야에서 바라보는 주민자치교육의 시각이 다르니 교육의 내용과 범위 등을 정하는데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주민자치교육이 상시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중간지원조직의 교육을 강화하고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전담기관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육의 성과지표를 작성해 꾸준히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석호원 고양시정연구원
석호원 고양시정연구원

임정빈 성결대 교수는 “실제적 주민자치교육의 방향성과 내용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다. 주민자치교육이 역량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기존 주민자치교육의 역사와 실태 그리고 현황분석을 통해 제시된 내용을 발전 방향과 연계해 체계적으로 구조화한다면 보다 강화된 발전과제를 도출할 수 있으리라 본다. 다만 발제문에서 아쉬운 점은 이러한 과제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한 점에 있다. 사실 주민자치교육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 고민하는 학자나 실무자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주민자치교육의 변천 과정이나 교육실태 분석을 통해 발전방안을 제시한 연구가 많지 않은 안타까운 상황이다, 향후 주민자치교육에 대한 발전적 논의를 이어가는데 있어 전은경 교수의 연구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임정빈 성결대 교수
임정빈 성결대 교수

이섬숙 서울시 주민자치여성회장은 “현장에서 체감하는 주민자치교육은 매우 실망스러운 현실이다. 우선 강사의 수준과 강의의 내용 등이 질적으로 저하되어 있고,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도 부재된 상황이다. 주민들의 공감과 호응, 주민자치의 발전과 연구를 위한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공무원 조직에서도 행정관료 담당자가 교체될 때마다 새로운 담당자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실제 담당자는 큰 관심도 보이지 않는 게 현장의 실정이다. 진정한 주민자치를 위해 주민자치교육의 대대적 개선이 시급하다”라고 의견을 토로했다.

이섬숙 서울시 주민자치여성회장
이섬숙 서울시 주민자치여성회장

 

사진=이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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