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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성·사회성 부재 잔인사회 폐해, 주민자치서 해답 찾다[제1회 읍면동 민주화 콜로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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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성·사회성 부재 잔인사회 폐해, 주민자치서 해답 찾다[제1회 읍면동 민주화 콜로키움]
  • 문효근 기자
  • 승인 2021.04.2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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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 ‘주민자치 한국에서의 의미’ 주제로 발표

주민자치회가 지역과 주민, 자치를 대표해야 하고 읍면동과 통리, 이중구조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방자치 및 주민자치 실질화 토대인 읍면동 민주화의 새로운 인식과 패러다임 모색을 위한 학술적 논의의 장인 제1회 읍면동 민주화 콜로키움이 개최되었다. 24일 토요일 오후 2시 한국주민자치중앙회 회의실에서 열린 이번 콜로키움은 풀뿌리민주주의 기초단위인 읍면동 주민자치 실질화를 통한 민주화 실현을 위해 건국대 시민정치연구소와 읍면동 민주화 네트워크 준비위원회가 주최 및 주관해 4개월 동안 매월 격주 토요일마다 열리게 된다.

이현출 건국대 교수가 사회를 맡은 제1회 읍면동 민주화 콜로키움 두 번째 발제는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이 주민자치 한국에서의 의미라는 주제로 이어갔다.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

전상직 회장은 주민자치에 관련해 역대 정권은 모두 행정적, 정치적으로 걸림돌이었다. 주민자치는 정치학, 사회학, 행정학 측면에서 바라보면 각각 극명한 시각 차이가 나타난다. 읍면동은 최근까지 행정적으로만 접근했다. 오늘은 읍면동에 대해 매우 다각적 접근을 통해 발표하겠다. 그래야 읍면동 민주화를 위한 진정한 가치 탐구가 가능하다고 서두를 열었다.

전 회장은 국내 주민자치가 어려운 이유는 서구사회가 300, 일본이 100년에 걸쳐 현대국가로 성장한 반면 한국은 단 30년이 걸렸기 때문이다. 물리적으로는 고도의 압축성장을 일궈냈지만 사회적 성장과 성숙은 미흡한 상태다. 한국 사회가 군대문화라 할 수 있는 선착순과 일사분란 문화에 영향 받은 까닭이다. 벌거벗은 경쟁에 의해 영혼이 부재된 엘리트를 만들어 냈고 이러한 압축성장의 복수로 사회적인 문제와 폐단이 무수히 발생했다. 국가는 경제개발을 선택했고, 시장은 중화학공업을 택했다. 선택과 집중의 논리로 지역사회는 철저히 배제되고 소외된 것이다. 당연히 도시로 사람이 몰리는 이촌향도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농촌은 과소화, 노령화 돼 공동체가 소멸되었고, 도시는 신도시화, 밀집화 되었지만 공동체로서는 철저하게 미성숙된 것이다라며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통반 편성 실태를 살펴보자. 행정상으로는 통반이 있지만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다. 통장이 누군지 반장이 누군지 모르고, 이웃 간 소통도 부재돼 있다. 심각하게 해체된 사회의 표상이다. 행정적 기준에 만족한 채 방치한 정부의 잘못이다. 이런 아파트, 연립, 다세다가 우리나라 주거 공간의 63.1%. 공적으로는 냉소가 팽배하고, 아파트 값 올리기 같은 사적 정열만 지배하고 있다. 공공성과 사회성이 빈약한 공간이란 말이다. 이웃을 타자화하고 주거를 은신처화 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런 현상에 책임지지 않고 수수방관하고 있다. 압축성장의 처절한 복수로, 한국은 위험사회를 지나 잔인사회로 진입했다. 탈출구를 어디서 찾아야 하나그 해답은 주민자치에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 회장은 주민자치의 역사를 되짚어 갔다. “조선 초기 사림파의 향약은 양반만 가입할 수 있고 주민을 행정적으로 지배하며, 도덕적으로 교화시키는 이중지배를 위해 양반이 만든 것이다. 주민은 수령과 양반의 이중지배를 받아 토탄에 빠진다. 지금 행정안전부가 실시하는 주민자치회나 서울형 주민자치가 다 이런 식이다. 읍면동장이 주민자치위원의 위촉 및 해촉 권한을 가지며, 주민이 주민자치회 회원도 될 수 없는 게 판박이다. 주민자치는 단순히 봉사활동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게 아니다. 행정서비스의 하청업체가 되는 게 주민자치가 아니라는 말이다라고 성토하며 역사적 고찰을 이어갔다.

임진왜란 이후에는 상하합계에 의해 양반이 상계를 맡고 하계는 상민이 된다. 수령이 주도하고 주민이 외면하는 수령향약은 국가가 행정권으로 간섭하는 주민자치회가 성공하지 못함을 보여주는 본보기다. 따라서 주민자치회에는 단체장도 시민운동가도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며 조선의 촌계로 주민자치가 완성된다. 촌계에서는 양반이 국정 외에 간섭하지 않고 향교에 전념한다. 이를 통해 촌계는 주민회가 되고 자치회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1895년에 대한제국이 법으로 주민자치법을 민주적으로 만들어 낸다. 향회다. 향회의 소회는 읍면동, 통리 역할을 담당하되 주민들이 선거로 소회의 회장을 선출하도록 제도화시켰다. 면과 군회장만 간선하고 사무를 구체적으로 위임하며 사무비용을 지원했다. 대한제국의 향회는 조선 향약 328년의 경험과 주민자치의 지혜가 녹아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향회는 폐지되고 조선총독부가 통치 체계를 도군면리까지 수직적으로 완성시켰다. 현재 시도지사와 시군구장만 선출하고 읍면동, 통리장을 임명하는 것은 일제의 잔재다. 아직도 일제강점기 체제와 같아 식민지와 다를 바 없다. 이런 읍면동을 민주화시켜야 하는 것이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전상직 회장은 이어 주민자치는 읍면동의 문제다. 주민의 생활세계인 통리, 읍면동은 관료행정 보다 주민의 자치가 훨씬 더 바람직하다. 읍면동에 행정복지센터와 주민자치회를 별도로 놓기를 제안한다. 그러나 주민자치회를 읍면동에 설치하면 기관중복, 기관대립이 발생한다. 읍면동의 넓은 면적과 인구 규모 탓에 무보수 명예직인 주민자치회가 이를 감당하지도 못한다. 따라서 주민자치회를 읍면동회와 통리회로 이중 구조화시켜 읍면동 주민자치회는 협치중심, 통리 주민자치회는 자치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이를 법제도로 규정하는 것이 필요한데, 자치법은 포괄적, 분권법은 세부적이어야 한다. 주민에게 직접 분권하지 않고 지자체에 분권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주민자치회는 지역사회로 넘겨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자본이 형성되고, 사회 서비스가 공급되며, 주민 목소리를 대변하는 주민자치회가 필수다. 주민자치의 주체가 자치단체에서 지역사회로 변경되면 기능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기능에 대한 연구와 논의는 지속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회장은 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사회와의 교집합을 독점해 버리면 지역사회는 지역주민생활에서 공공을 형성하고 경영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한다. 이렇게 되면 지역도 사회도 주민생활도 공공을 상실하게 된다. 해결책은 주민생활과 밀접한 마을공, 주민공, 생활공의 경영을 주민자치회에 분권해 주민자치회가 지역 주민생활에 맞도록 자치하는 공동체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대기업 주도시장이 지역사회 시장을 강점하고 독점하면 지역시장은 주민생활 공공에 기여하는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고 지역시장을 잃게 돼 지역을 마을공동체로, 주민을 이웃공동체로 만드는 중심축을 상실하게 된다고 꼬집으며 따라서 지역시장을 공공생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자치하면 대기업 주도시장을 벗어나 지역을 공동체화하는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주민자치회가 지역과 주민을 대표하고 자치를 대표하는 것을 국가나 지자체가 조직한 단체를 통해 침식하거나 훼손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정리하면 국가가 지역사회공(지역공, 주민공, 생활공)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체계가 민주제고, 이러한 민주제는 자치의 속성인 다양성, 다원성, 다층성을 적극 수용해 발전적 차원으로 발돋움하는 것을 지향해야 한다. 국가나 지자체 차원의 국가시장사회가 지역사회를 강점하고 독점하는 게 아니라 지역사회가 국가시장사회의 가치를 소화해 공공화하고, 주민의 생활공을 존중하는 시스템이 주민자치 체계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전상직 회장은 더불어 주민자치는 개인차원의 주민이 집합차원의 마을로 눈 뜨는 것이 조건이다. 주민이 지역을 나의 마을로 승인하고 주민을 이웃으로 승인하며 생활관계를 나의 일로 승인해야 비로소 주민자치가 성립된다. 현재 시민단체들은 이러한 주민자치의 충분조건을 훼손하고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주민의 의견을 모으고 이에 대한 결정을 민주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드는 일련의 과정, 그리고 주민의 결정을 실천할 수 있는 권리 및 행위능력이 주민자치회에 장착돼야 한다. 주민자치분권이 확실하게 이뤄져 주민자치회에 입법, 인사, 재정권을 부여해 주민과 지역의 대표성을 확보하고 주민이 자치할 수 있도록 이끄는 진정한 주민자치법 제정이 필수사안인 까닭이다. 현재 행정안전부에서 시범실시하는 주민자치위원회, 서울시의 서울형 주민자치, 행정안전부 표준조례, 국회 발의된 일부 주민자치법안은 주민이 주민자치회 회원도 되지 못하며, 회원으로서의 권리마저 상실돼 있다고 지적하고 얼마 전 한국주민자치중앙회가 설계해 46명 여야 국회의원의 동의 후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대표발의한 주민자치회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다양한 필요조건을 충족시키는 주민자치회법안이다. 법안을 통해 주민의 의견을 결집하고 민주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과 주민의 결정을 실천할 수 있는 권리능력과 행위능력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전 회장은 주민자치회가 주민에게 자치의 동기를 부여하고 숙성시켜야 한다. 건전한 의미에서의 이익, 권력, 명예동기 등 주민에게 자치를 위한 동기와 계기를 부여하고 지속적으로 성숙시켜야 할 것이라며 주민자치의 기본은 주민의 마을화, 마을의 주민화다. 주민을 인격자로 만들고 마을을 공동체로 만드는 것이다. 주민은 개인차원 역량으로 자치를, 주민자치회는 집단차원 역량으로 민주화를, 국가는 제도차원 역량으로 분권해야 하는데 지금의 행안부는 이런 역량이 부재돼 해당 기능을 전혀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한편, 방청석에서 나온 시민과 주민의 구분을 묻는 질문에 전상직 회장은 시민은 개인으로 출발하지만 국가차원과 세계차원에 눈을 뜨는 것이다. 국가시민, 세계시민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역 문제에 눈 뜨는 것도 시민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주민이라고 하면 주민등록상 그 곳에 있는 사람을 위미한다. 시민단체는 뜻 맞는 사람끼리 그 뜻에 맞는 일을 하는 것이지만 주민단체는 좋든 싫든 그 지역에서 살며 지역사회와 함께 어우러져 생활해야 한다. 시민단체는 특수단체, 주민단체는 보편단체다. 특수단체가 보편단체를 지배는 현 상황에 시민단체들 반성해야 한다. 시민단체의 자치를 주민자치로 오해하는 정책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현출 건국대 시민정치연구소장
이현출 건국대 교수

이현출 교수는 읍면동 민주화를 위해서는 읍면동 단위의 주민자치 역시 지역에 따라 구현되는 방법이 다를 것으로 보인다. 전 회장의 협치와 자치를 이중 구조한 읍면동과 통리 개념은 눈여겨 볼만하다. 그러나 주민이 살아가는 공동체가 복원되지 않는다면 주민자치 역시 의미가 없을 것이다. 주민생활에서 합리적 소통의 공간을 복원하는 게 주민자치의 매우 중요한 화두가 되리라 본다. 읍면동 민주화 콜로키움이 앞으로 다뤄야 할 많은 주제가 오늘 개진된 것 같다. 앞으로의 주제 선정에 참고하겠다. 첫 출발부터 많은 점이 논의된 것이 고무적이다. 끝까지 자리해 주신 온오프라인 참석자들께 감사드린다라며 첫 번째 읍면동 민주화 콜로키움을 마무리 지었다.

사진 = 이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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