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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분산시켜 주민참여 가능 구조 만드는 것...입법·인사조직·재정권 부여 선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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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분산시켜 주민참여 가능 구조 만드는 것...입법·인사조직·재정권 부여 선결돼야”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1.05.1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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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읍면동 민주화 콜로키움 8일 열려...김필두 박사, 한국 지방자치역사 속 읍면동 변화 살펴

대한민국 지방자치에서 읍면동 조직이 어떻게 구성·변화되어 왔는지 연혁을 살피며 읍면동 민주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8일 오후 2시 한국주민자치중앙회 회의실에서 제2회 읍면동 민주화 콜로키움이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풀뿌리민주주의 기초단위인 읍면동 주민자치 실질화에 기반한 민주화 실현을 위해 건국대 시민정치연구소와 읍면동민주화네트워크 준비위원회가 주최·주관해 4개월 간 격주 토요일 열리는 읍면동 민주화 콜로키움 2번 째 자리였다. 

이날 콜로키움은 이현출 건국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필두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이 ‘한국지방자치제도의 연혁과 읍면동’이라는 주제로 첫 번째 발제를 맡았다. 김용운 건국대 교수가 토론자로 나섰다.

먼저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은 인사말에서 “쉬는 날인데도 이렇게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다. 읍면동 민주화 관련해 우리나라는 대통령, 국회의원, 시도의원, 지사도 직선으로 뽑고 시군구 군수와 의원도 주민이 선출한다. 그런데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읍면동 통장들은 주민들이 선출하지 않아 가장 민주화가 절실하게 필요하고 민주화가 용이한 하부조직이 전혀 민주화되어있지 않은 기현상이 존재한다. 이에 대한 분석을 통해 어떻게 바꾸면 바람직할 것인가 하는 취지로 이 콜로키움이 기획됐다. 이현출 교수님께 감사 드리고 앞으로 의미 있는 토론이 많이 이뤄져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표되고 정책, 제도로 제안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전상직 회장
전상직 회장

김필두 연구위원은 발제에서 “지방자치의 연혁과 읍면동의 변화에 대해서는 많이들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현재와 과거에 어땠는지 한 번 더 정리하고 짚고 넘어간다는 개념으로 준비했다”라고 전제한 뒤 “지방자치의 교과서적 정의로는 지방 주민이나 자치단체가 자신의 행정사무를 자주적으로 처리하는 일종의 정치제도를 의미하며 주민자치와 단체자치 두 가지 구성 요소로 이루어 진다”고 서두를 꺼냈다.

여기서 단체자치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관계를 규율하는 법, 제도 등 ‘제도적 자치’를, 주민자치는 국가와 주민과의 관계, 주로 활동 내용에 대한 것으로 ‘정치적 자치’를 의미한다. 김필두 위원은 “우리나라가 단체자치에 치우쳤다는 느낌이다. 물론 어느 나라도 50:50은 없지만 우리나라는 상당히 많은 부분이 단체자치에 치우쳐 주민자치는 가야할 길이 멀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지방자치, 단체자치에 치우쳐...주민자치 갈 길 멀어

김필두 위원의 발제에 따르면, 조선의 지방행정은 관찰사,부사,목사,군수,현감 등 지방관이 주관했다. 엄격히 보면 지방자치로 보기 어려우나 면/동/리 단위는 중앙에서 파견한 관리가 직접 다스리지 않고 주민들이 자주적으로 결사체를 형성하고 면장과 이장도 주민들이 직접 선출해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일 처리를 하는 자치적 색채를 띠었다. 갑오개혁 이후에는 리회, 면회, 군회 등 자주적 민회를 구성해 지역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었다.

발제를 맡은 김필두 박사
발제를 맡은 김필두 박사

김필두 위원은 “일제강점기 때 이런 시스템이 다 망가졌다. 일제는 식민통치를 위해 전체 행정구조를 다 바꿨다. ‘도부읍면제’ 즉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읍면동 시스템이 일제가 만들어놓은 것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최근 좀 달라지고 있긴 하다. 도부읍은 의결-집행기관이나, 도회-부회-읍회는 민회적 성격이 아닌 식민지 행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이었다. 실제적으로 주민자치, 지방자치와 거리가 있는 시스템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군정 시대에는 기간이 워낙 짧기도 했지만 미군들이 우리나라에 대한 이해가 없어 일제 시스템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 지방자치를 위한 보통선거 실시가 규정으로 만들어지긴 했으나 결국 시행은 하지 못한 채 군정이 끝났다. 그리고 1949년 지방자치법이 제정, 특별 규정의 적용을 받는 서울특별시, 광역시도-시읍면이 구성됐다. 각 지자체별로 단체장이 선출되고 지방의회가 만들어졌으나 서울특별시장은 대통령이 직접 임명했다. 

오랜 군부통치 기간 동안 중단됐던 지방자치가 본격 재개된 것은 1991년이다. 1995년 35년 만에 광역-기초자치단체장이 선출되고 지방의회가 구성됐다.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가 열린 것이다. 읍면동의 지위는 이때부터 하부행정기관으로 자리매김 됐다. 광역시도, 시군구가 지방자치단체로 인정됐다면 읍면동은 기초단체인 시군구의 행정사무를 보조하는 자치권이 없는 하부행정기관으로서 존재하게 됐다. 

이중 ‘읍’은 도시형태로 인구 2만 정도이며 규모가 커지게 되면 시로 승격된다. ‘면’은 농촌적 규모로 개화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행정구역단위로서 오랜 역사를 지녔다. 1945년 해방 이후에는 자치단체로서의 지위를 잃고 일반 행정구역으로서의 지위를 갖게 됐다. 지방자치법 규정으로 ‘읍면’과 ‘동리’가 같은 지위를 갖게 된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원래 ‘동’은 읍면의 하부 단위였다가 최근 대규모 도시지역 행정 처리를 위해 읍면과 동일한 차원에서 다뤄지고 있다. 

읍면동의 기능 변화는 1999년 IMF 극복을 위한 정부의 행정기구 대대적 개편을 통해 이뤄졌다. 당시 읍면동 공무원이 절반 가량 줄어 공공서비스에 대한 공백, 사각지대가 발생했다. 그리고 이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에 대한 대안으로 주민자치센터가 만들어졌다. IMF 즉 정부 정책의 실패가 민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으로 이어지고 민의 행정 참여 차원에서 주민자치센터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김필두 위원은 “당시 읍면동 기능 전환이 이뤄질 때 기존 읍면동이 하던 사무가 상위기관으로 이관되고 이 기능들이 폐지되면서 공무원 인력이 줄고 주민 참여 공간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주민 문화체육활동 지원, 여가활동 조성, 공동체·주민자치단체 활동 지원, 생활 안전 및 소비자보호 등 주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능들이 대폭 읍면동으로 들어와 주민들 손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새롭게 읍면동에 부여된 것”이라고 말했다. 

 

읍면동 행정하부기관화..."읍면동장 주민 선출-민관 협치시스템 구축이 민주화 출발점"

계속해서 그는 “정부는 ‘읍면동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민관 협치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다. ‘행정으로서의 읍면동’과 ‘주민자치로서의 주민자치회’ 두 주체가 있는데, 특히 주민 대표기구로서 '주민자치회 등'이라는 문구는 주민자치회를 중심으로 여러 지역단체가 함께 모여 주민연합체, 협의기구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 한다. 이를 기본 축으로 하여 향후 읍면동 민주화 출범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필두 위원은 “정부 구상은 ‘읍면동장’이 집행기구 역할로서 1단계 주민추천제로 선택, 자격요건을 갖춘 5급 공무원이나 승진후보자 중 동장을 지원하는 후보 5명을 놓고 주민들이 투표해 선출하는 방식이다. 다음으로 법 개정을 통해 주민들에게도 문호가 열린 개방형을 채택, 읍면동장도 주민들이 직접 선택해 원하는 동장을 선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 의결기관으로서 주민자치회는 다양한 단체들이 함께 모여 대표적인 주민 협의기구, 의결기구로서 갖춰지고 완전히 정착되면 이것이 바로 ‘읍면동 민주화’의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김용운 건국대 교수는 “단편적 지식을 체계적으로 잘 정리해 주셨는데 일종의 후속연구가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일제가 구축한 시스템이 지금까지 내려왔다는 건 유감스러운 부분이다. 또 읍면동이 하부행정기구로서 자치단위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토론에 나선 김용운 교수
토론에 나선 김용운 교수

김용운 교수는 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이 주민 참여 참정권, 지방의회 자치권 확대 및 투명성 강화 수단 강구 면에서는 의미 있지만 읍면동을 자치단위로 인정하지 않고 자치기능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 수준의 개정이라 제한이 있다. 특히 주민자치를 열망하는 분들에겐 더더욱 그렇다”라며 “자치기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중앙 정부의 개입을 의미한다. 한국사회의 진정한 민주화는 풀뿌리민주 기초단위에서의 주민자치를 필요로 한다. 현 시스템을 인정한다 했을 때 읍면동 수준의 주민자치가 필요하고 공론화의 장을 형성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래로부터 국가 전체적으로 확장 구현 가능할 때 국가 전반적 지방자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럼 어떤 방향으로 가능할 것인가? 김용운 교수는 “권력을 분산시켜 주민 참여가 이뤄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입법-인사조직-재정권을 주민의 손에 부여하는 것이 구조적 의미에서의 선결요건”이라며 “제도적으로 권력을 분산시켜 주민 참여 구조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하면 주민들이 직접 참여, 운영하는 게 필요하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동기 부여가 중요하다”라며 “행정부, 정치권에서  근본적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학자들 사이에서도 지향하는 수준이 달라 학계에서도 바람직한 읍면동 민주화 수준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제도적으로 권력 분산시켜 주민 참여 구조 형성하는 게 중요

전상직 회장은 “콜로키움에서 밝혀보고자 하는 건 ‘읍면동’이 주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는가, 주민이 원하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가이다. 영국의 경우 주민자치회의 지위는 지연단체 아니면 임의단체이다. 지금 정부는 자치단체도 지연단체도 싫고 주민자치회를 임의단체로 무력화 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 주민자치회 사무에는 위임사무와 고유사무 있는데, 위임사무만 있다면 현재의 동사무소와 다를 바 없고 고유사무만 있으면 임의단체에 불과하다.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 회장은 “대표성과 대변성의 문제도 있다. 읍면동이 대표성을 가지고 직위 권리 능력이 있느냐의 문제다. 또, 대변성은 지금까지 시민운동가가 자신의 영역을 확보한 분야다. 이제는 지역사람들이 대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을 것이다. 이 분야 관련 지표가 많이 있을 것이다. 읍면동 민주화를 현실정책에서 제대로 설계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사진=이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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