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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내회 지역·주민대표성에서 한국 주민자치 시사점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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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내회 지역·주민대표성에서 한국 주민자치 시사점 찾다
  • 문효근 기자
  • 승인 2021.05.25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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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제3회 읍면동 민주화 콜로키움 개최... 김찬동 교수, 일본의 주민자치 사례 분석

일본 주민자치조직 정내회 분석을 통해 한국 주민자치의 시사점을 찾는 토론의 장이 마련됐다.

22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한국주민자치중앙회 회의실에서 제3회 읍면동 민주화 콜로키움이 개최됐다. 읍면동 민주화 콜로키움은 풀뿌리민주주의 기초단위인 읍면동 주민자치 실질화에 기반한 민주화 실현을 위해 건국대 시민정치연구소와 읍면동 민주화 네트워크 준비위원회가 주최 및 주관해 격주 토요일 마다 열리고 있다.

이날 개최된 제3회 읍면동 민주화 콜로키움의 좌장은 이현출 건국대 교수가 맡았고, 김찬동 충남대 교수가 외국의 읍면동 자치 : 일본의 사례를 주제로 발제를, 채원호 가톨릭대 교수, 임성근 한국행정연구원 정부혁신연구실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그리고 김필두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이 특별 좌장을 맡아 이현출 교수와 함께 콜로키움을 진행했다.

김필두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
김필두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

 

이현출 건국대 교수
이현출 건국대 교수

이현출 교수는 1회 대한민국 읍면동 민주화 현주소 진단, 2회 지방자치 연혁 및 변화 분석, 그리고 향약 속에서 읍면동 주민자치 찾기에 이어 오늘 제3회에서는 해외 주민자치 사례 중 일본의 사례를 집중적으로 탐구하겠다. 해외의 주민자치 사례를 타산지석 삼아 읍면동 민주화의 지향점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서두를 열었다.

김찬동 교수는 발제의 전반적 내용에 대해 읍면동은 근린생활계층으로 행정계층으로서의 자치는 도입되지 않은 상태다. 다시 말해 읍면동 계층은 행정적으로 접근해 자치를 어떻게 할 것인가, 민주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최근 이슈가 되는 주민자치 관련 법안 발의도 읍면동에 자치다운 자치를 적용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의의가 있다. 자치분권의 화두 역시 관치의 개입을 배제한 읍면동의 완전자치에 두고 있는 현실이라며 읍면은 일본에 있어 정촌 개념과 비슷하다. 일본의 정촌은 이미 자치단체화 되어 있다. 대신 동은 시로 규모가 확대된 점이 한국과 다르다. 따라서 일본의 경우 읍면은 자치계층화, 동은 도시 자치적 관점에서 봤을 때 지역 주민의 자치조직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행정계층에 놓인 읍면동을 어떻게 자치계층으로 변모시킬 것인가의 이론적 검토가 필요하다. 오늘은 일본의 시정촌 자치와 정내회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결론적으로 말해 정내회는 자치조직이 아니라 지연에 기반한 주민조직이지만 민주적으로 운영되며, 행정이 감당 못하는 공공서비스를 보완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정내회는 자치계층은 아니지만 지역에서 주민 참여를 이끄는 주민자주조직이라 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찬동 충남대 교수
김찬동 충남대 교수

본격적인 발제가 시작되었다. 김찬동 교수는 한국의 읍면동은 지방자치 조직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쉽게 말해 자치단체의 하부행정기관이다. 읍면동을 자치계층으로 전환한다면 지방자치법에 의해 의회를 두어야 한다. 선거를 통해 읍면동 의원을 선출하고 조례 제정 등의 권한도 주어야 한다. 물론, 지금도 읍면동이 상당한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지만 의회가 가진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결국 자치와 유사한 형태이지만 자치라고 규정지을 수는 없는 것이다. 제도의 왜곡이라 볼 수 있다. 한계점을 노출하는 것으로, 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중앙집권적이라는 점이다라고 지적하며 독일과 일본 사례를 살펴보자. 독일의 게마인데는 주민이 실제 체감하는 공동체 조직으로 11,084개가 있고 평균인구는 1,711명이다. 대표적인 선진국의 주민자치기구다. 우리나라 읍면동 보다 더 작은 단위로 지방자치가 운영되는 것이다. 일본 경우는 도시화로 인해 정촌의 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통합을 거쳐 시로 확장되어 갔다. 이 과정에서 자치계층인이 정촌이 통합되면서 행정조직인 자치단체로 남은 곳도 있지만 주민차원의 지원조직인 정내회로 변모하는 현상도 일어났다. 이는 일본 지방자치가 선택한 결과물이다. 시정촌을 지방자치단체라고는 하지만 인구, 규모, 능력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이러한 주민 조직을 단체자치로 인정할 것인가는 지방자치정책의 선택적 문제다. , 정내회는 단체자치로서의 지위는 부여되지 않고 지연조직으로서의 주민자치, 즉 지연공동체자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시정촌 자치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이어졌다. 김 교수는 일본의 시정촌은 1,718개다. 일본 지방자치법에서 시정촌은 기초적 지방공공단체라고 불리고, 주민의 지역생활에 가장 가까운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최초의 정부라 부르기도 한다. 여기서 최초는 가장 가까운 자치를 실천하는 장이라는 의미를 갖는 것이고, 최초의 정부로서 시정촌은 4가지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첫째는 근접성이다. 지리적, 시간적, 심리적으로 주민과 가장 가까운 주민의 정부여야 한다. 둘째는 현장성이다. 생활이나 지역에 바로 영향을 미치면서 시책의 유효성을 즉각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투명성이다. 주민에게 노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투명성 높은 행정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행정에서 공개와 참여가 중요한 이유다. 넷째, 첨단성이다. 중요한 의사결정에서는 가장 멀리 떨어진 곳이라 말단기관일 수 있으나 기존 제도나 시책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창의적 노력이 요구되는 첨단기관인 것이다. 요컨대, 시정촌은 최초의 정부로서 지역주민이나 기업, 여러 단체의 힘을 합쳐 종합적 시책이 추진되도 하는 책무가 있는 곳이다라고 밝혔다.

자치체가 지역 주민을 위한 일을 할 때 필요비용은 그 지역 주민이 부담하는 것이 자치의 원칙이며, 지자체 수입의 중심을 이루는 것은 주민이 내는 세금이어야 한다고 전제한 김 교수는 시정촌의 재정과 예산에 대해 시정촌의 수입은 지방세와 국고지출금이 있고 국가가 국세로 징수한 세금 중 일부를 분배하는 지방교부세와 지방양여세가 있다. 이중 지방세는 지방세법에 의해 조례로 과세하는 것이다. 지방세는 도도부현세와 시정촌세로 나뉘며, 그 성질에 의해 일반경비에 충당하는 보통세와 특정경비에 충당하는 목적세로 나눠진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단일 주권을 가진 일본에서 주권은 국민에게 있는데, 여기서 주민이 주인공임을 강조하기 위해 지방자치에서는 주민주권(government of the people)’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주민이 직접 발언하고 실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주민참가(povernment by the people) 원칙이라고 한다. 즉 주민참가는 관청의 정책 과정에 대해 주민이 실제로 효과 있는 영향력을 미치도록 하는 활동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관청이 주민의 자치기관인 이상 주민자치의 기회를 보장한다면 정책은 주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이것이 주민본위혹은 주민복리(government for the people)’ 원칙이다고 지적하며 주민주권, 주민참여, 주민본위 원칙은 삼위일체로서 분리할 수 없는 민주적 자치원칙을 구성하는 것이다. 일본 주민참여의 이론적 기초에는 이러한 삼위일체적 결합이 확고히 되어 있다. 또한, 주민자치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관청과 주민이 함께 지향해야 할 행동이념이기도 하다고 분석하며 주민참가로서의 정내회 자치에 대해 자치체 운영 방식에 대한 반성에 따라 자치체가 변화해 온 것이라고 규정지었다.

일본 전국에 정내회가 298,700개 존재(201341일 총무성조사)한다고 밝힌 김 교수는 정내회 주요 활동으로 경조, 지역행사, 방재방화, 문화, 사회복지, 행정기관에 요청 사항 전달 등을 거론하며 주민상호 간 연락이나 환경정비, 집회시설 유지관리 등 양호한 지역사회 유지 및 형성에 관한 공동활동이 주를 이룬다고 밝혔다. 덧붙여 현재 일본의 정내회 같은 커뮤니티 관련 시책을 보면 갈수록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지역에서의 커뮤니티 기능과 가입률이 저하되고 있고, 구성원의 고령화, 담당자 부족으로 인해 주민 연대감도 희박해지는 실정이다. 공동작업이나 전통문화 계승이 곤란해질 수밖에 없다. 동일본 대지진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지역 커뮤니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현실에서 적극적 커뮤니티 시책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서 주민자치 관점에서 정내회 특성에 대해 일정한 지역구획을 가지고 있고, 그 구획이 상호 중복되지 않음 세대를 단위로 하여 구성 전 세대(가구) 가입 원칙 지역 문제에 포괄적 관여하되 공(), 공유(共有), 사적(私的) 문제 등 전체적 사업을 담당 행정이나 외부 제3자에 대해 지역을 대표하는 조직 등 5가지를 밝힌 김 교수는 주민자치가 구획을 가진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한국의 주민자치회가 실제로는 지역자치의 조직으로서의 구획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그렇지 않은 점과 대비된다. 그리고 주민자치를 설계할 때 구획을 어디까지로 하고, 상호 중복되지 않으면서도 틈 없이 구분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고 할 것이라고 밝히며 정내회가 세대단위라고 해서 개인이 정내회 활동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정내회에는 운동회나 축제행사 시 개인단위로 참여토록 하기에 세대에 속하는 개인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 한편, 정내회 전 세대 가입을 원칙으로 하는 점은 현실적 문제다. 정내회 가입률은 지역별 다르나 20%에서 70%까지 편차가 있고 그 마저도 낮아지고 있어, 실제 전 세대가 가입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내회가 다루는 문제에 대해서는 구획에 관련된 모든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룬다. 그런데 근대적 조직으로서 부적합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특히 정내회가 행정의 하청 조직으로서 공적 사무를 담당함으로써 사적 조직인 정내회가 공사 혼동을 불러일으킨다는 비판도 있다. 가장 비판 받는 것은 정치 및 종교 활동을 다루는 점인데,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기 때문이라며 정내회가 단체로서의 자치권능을 가지고 있는가와 관련되는 문제가 대표성의 여부다. 전원 가입의 총회제를 채택하고 있어 민주적으로 운영된다면 단체자치로서의 정통성을 가지는 것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임원회의 결정을 주민의사를 대표하는 것으로 보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정내회의 5가지 특징 중 가장 본질적 부문에 대해 김찬동 교수는 전 세대 가입을 꼽으며 전 세대 가입성이 있기 때문에 정내회가 지역대표성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지역에 거주하는 이유만으로 회비를 납부하고 의무를 부담한다는 측면에서 볼 것이 아니라 지역분권시대에 정내회를 일정한 지역에서의 자치권을 가지게 하고, 그 지역 주민에게 주권자로서의 권리를 인정해주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라며 정내회에서 민주적 운영방식이 채택되고 있지 않다면 지역대표성도 가치를 잃게 된다. 주민이 정내회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주민에 의한 자치기능도 정당성을 잃기 때문이다. 즉 지역대표성 권한이 부여되지 않은 임원이 아무리 결정해도 지역의 의사로 간주하기 어려운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정내회의 역할로서 공공성을 제시한 김 교수는 지역의 공동생활에 관한 문제를 스스로 의사 결정할 수 있는 권능이 부여되어야 하고, 민주적 절차에 따라 조직운영이 이루어져야 한다. 만일 정내회가 지역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해 행정에 의존한다면, 주민자치는 성립하지 못하는 것이다. 지역 내 주민의 의사가 달라 합의 및 주민 참여를 이끌어 내지 못하거나 그러한 노력을 포기한다면 정내회는 주민자치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라며 정내회가 지역의 공공성 있는 문제를 다루는데, 지역대표성을 가지고 상위계층의 지방정부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는 정당성을 가지고 있을 때 비로소 정내회는 행정과의 관계에서 거버넌스 파트너로서 민주정체(democratic politeia) 속 정당성을 띈 새로운 참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발제를 마무리 지었다.

채원호 가톨릭대 교수
채원호 가톨릭대 교수

토론이 시작되었다. 채원호 교수는 일본의 근대사회에서의 주민자치는 정내회라는 형태로 발전해 왔다. 정내회 이전에도 일본 주민자치 조직은 있었다. 지역마다 명칭은 다르지만 회의를 절이나 신사에서 지역 말단관리와 실행했다. 근대화와 산업화 과정에서 정내회가 등장했고 발생한 맥락을 살펴보면 일과 주거의 공간이 분리되면서부터다. 이에 따라 효율성 문제로 정촌이 통합 및 합병돼 시의 규모가 지금처럼 커진 것이라고 설명한 뒤 우리나라 시군구는 굉장히 큰 지자체 규모다. 우리 시대에 주민자치가 의미를 갖는 이유는 마을이 내재한 심리적 거리 때문이다. 동에서 다루는 문제가 역사적으로 이미 변환되었다. 경조사를 마을 사람들이 상부상조해 치르던 것을 현재는 자본 논리로 해결되고 있다. 영화 <7인의 사무라이>를 보면 치안 문제를 마을 사람들 스스로 해결하는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정책과 복지도 국가와 지자체가 해결한다. 중앙과 지방정부에 의한 문제 해결이 앞으로도 지속가능할까? 선진국의 경제성장률 답보 및 퇴보 과정에서 이미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본다. 고독사, 은둔형 외톨이 같은 사회문제를 국가 차원에서 세금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성장이 정체되는 과정에서 단순한 자본의 논리로 다양한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민자치회가 지역사회, 지역공동체 등과 함께 당면한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를 위해 주민자치 관련 법안은 물론 정부의 행정 및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라고 전했다.

임성근 한국행정연구원 정부혁신연구실장
임성근 한국행정연구원 정부혁신연구실장

이어서 두 번째 토론자인 임성근 실장은 한국행정연구원은 최근 자치분권, 지방자치 등에 관심이 많지만 중앙정부의 행정을 주로 연구하는 기관이니 이 부분에 입각해 말씀 드리겠다. 자치를 논하면서 공공성과 민주성을 언급하는 이유는 주민자치와 지역문제 해결에 밀접해 있기 때문이다. 읍면동 계층자치가 자치냐 관치냐는 관점, 지방자치 및 주민자치가 정당자치로 왜곡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발제를 인상 깊게 들었다. 관치와 자치에 대해 김찬동 교수의 생각은 어떠하신지 궁금하다. 주민자치를 하더라도 지자체의 지원과 재원은 당연히 필요하다. 김 교수는 이런 사안을 최소화시켜 주민의 자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바라보시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행정의 지원이 있다고 해 주민자치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치와 자치의 경계를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하다. 다음으로 읍면동 주민자치와 관련해 기능적 부분의 고민을 말씀해 주셨는데, 주민자치 관련 법안 7개가 국회에 상정된 상황에서 현재 기초자치단체가 담당하는 기능을 주민자치회에서는 할 수 없으니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기능을 맡는 고민이 있다고 본다. 일본의 사례에서 시정촌 보다 아래 단계인 정내회 운영 및 기능을 살펴 우리나라 읍면동 자치의 지향점을 고민해야 한다. 일본의 시정촌 통폐합의 계기는 재정 문제, 인구 감소, 도시화 등이지만 독일 사례를 보면 작은 규모로도 자치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도 기초자치단체를 통합해야 하는지 아니면 독일처럼 작은 단위로 운영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연구적 시사점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정내회를 주민자치 조직으로 보기 어렵다고 하셨는데 일본의 주민자치 흐름에 따라 정내회 기능과 역할은 어떻게 가야하는지 궁금하다. 덧붙이자면 주민자치회 운영을 위한 재원 마련에 있어 지방 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여러 가지 질문을 김찬동 교수에게 건넸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결국 행정과 정부가 지역 및 주민 문제를 다 해결하지 못한다. 도시화되고 거대화되지만 개인적으로는 원자화되는 현실에서 그 해결책이 쉽지 않다. 참여형 도시계획, 주민참여예산 등이 제시되지만 이 역시 행정에서 지원되는 것이다. 복지공동체 형성이 필요하다. 정부가 하지 않아도 복지공동체 생태계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는 공동체가 부재되어 있다. 행정은 예산과 조직이 있어 복지와 연결시키지만 이를 지역사회와 연결시키는 일은 쉽지 않다.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주민자치회다. 일본 정내회는 행정에서는 손을 털면서도 커뮤니티라는 단어를 붙여 지역 정책을 제시해 왔다. 서울형 주민자치가 이런 방식이다. 결국 대도시 지역문제를 주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아파트 단지를 보면 주차장, 쓰레기 문제를 관리비로 처리하고 있다. 이런 경우 행정이 손 떼도 된다. 하지만 아파트 이외 지역은 쓰레기 수거 차량 앞에 공무수행이라 붙어 운영되고 있다. 쓰레기 청소가 국가가 해야 할 일인가? 생활 속에서 주민이 해결해야 한다. 행정은 대도시 생활에 있어 주민자치가 해결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만들어 주는 정도에서 그쳐야 한다. 행정에 참여하는 조직과 자치하는 조직을 구분해야 하는 것이다라며 이어서 행정과 자치의 분리는 한국적 현실에서 불편한 동거다. 그러나 자치와 행정은 창을 달리해 들고 나는 것도 달라야 한다. 선진국의 경우 기초자치단체 아래 읍면동을 두는 경우는 없다. 하위 행정을 관리하는 조직이 없다는 것이다. 일제가 우리나라 지역사회를 통제하던 잔재다. 정부 영역이 시민 영역에 여전히 많이 침투해 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법정동이 모여 행정동이 되는데, 법정동 단위로 자치할 구조를 남겨뒀다면 주민자치가 지금처럼 황폐화 되지 않았을 것이다. 행정이 주민의 권한을 삭제해 버린 것이다. 일본은 통합하되 주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민자치 조직은 아니지만 정내회를 남겨뒀다. 우리나라 규모를 봤을 때 읍면은 자치단체로, 통리는 통합해 지역 주민의 자주조직 형태로 가되 여기에 필요한 공유서비스가 논의되어야 한다. 이런 고민이 없다면 결국 이념적이고 형식적인 명분에 치우치게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

토론자 발표가 끝나고 질문이 이어졌다.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은 일본의 시는 우리나라 동 보다 작은 곳도 있다. 그런데 읍면동장 직선하고 자치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많다. 통리 경우도 읍면동장이 장악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주민자치회에 돌려줬을 때 과연 국가가 무너질 정도로 심각한 문제인가? 주민자치회를 발전시켜 지역을 공동체로 만드는 게 중요한데 이 점에 대해 김찬동 교수의 답변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얼마 전 발행된 <주민자치 기본법 공산화의 길목>을 봤고, 조선일보에 게재된 주민자치회는 인민위원회로 가는 길이다라는 요지의 전면광고도 접한 적이 있다.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한국의 통리장은 행정이 임명한 보수가 있는 소위 준행정 조직이다. 이 부분에서의 민주화는 통리장을 2, 3인으로 복수화하고, 주민총회를 통해 민주적 운영과 절차를 거쳐 통리를 견제하는 게 필요하다. 이것은 공공성 확보의 문제다. 통리 역시 어떤 공유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냐, 이를 위해 어떤 권한을 요청하느냐를 숙의해야지 무조건 민주화로 갈 수는 없을 것이다. 행정에서는 통리의 단체자치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정내회가 행정과의 파트너십을 가진 것은 이런 면모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통리에 대한 설계를 하되 공공서비스를 강구하고 행정이 하는 서비스와 역할 분담이 명확히 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콜로키움은 온라인 생중계로도 진행돼 채팅창을 통한 질문도 들어왔다.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른 주민자치의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 채원호 교수는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민자치회가 되는 것은 권리와 능력이 강화된다는 의미다. 정치학적으로 볼 때 효능감이 강화되는 것이다. 동기부여가 바로 효능감이다. 주민자치회에 참여해 마을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민자치회 역량도 신장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코로나19에서 알 수 있듯 시민의식 높아진 것이 확인되었다.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러한 선순환이 계속 되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플로어에서도 질문이 이어졌다. “읍면동은 직접 민주화 문제다. 인구, 지역 규모가 거대한 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행정 및 구조적으로 주민자치를 위한 설계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전상직 회장은 읍면동을 민주화, 자치화 했을 때 김찬동 교수의 발제처럼 근접성, 현장성, 투명성, 첨단성이 가장 중요하다. 시군구는 지나치게 행정적이고 정책적인 면에 치우쳐 있다. 통리를 자치했을 때 사회적 자치가 먼저고 그 다음이 행정적 자치다. 사회적 자치에는 예산이 수반되지 않는다.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행정적 자치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사회적 자치마저 배제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사회적 자치는 읍면동, 통리에서 바로 주민자치가 가능하다. 행정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자치의 가치를 행정이 아니라 공동체 중심에 둔다면 접근 방법이 달라지지 않을까? 읍면동 민주화를 통한 사회성, 수행성, 공공성을 살펴봐야 할 것이다. 한국의 주민자치에서 행정이 정치, 사회, 지역을 지배해 온 역사가 너무 길다. 결국 이런 것들을 극복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같은 질문에 임성근 실장은 행정이 그만큼 권한이 강력한지의 의문이 들지만 지방의 경우는 다를 수 있다고 본다. 최근 한국행정연구원에서 정권 교체마다 정부조직 개편을 연구하는데 큰 틀에서 중앙과 지방을 어떻게 관계시킬 것인가, 행정안전부의 기능 중 지방분권을 어찌할 것인지 살펴보고 있다. 행정적 차원에서 지방자치, 주민자치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연구하고 고민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여 대답했다.

행정이 주민자치에 간섭하는 부분이 많다. 또 마을의제를 올려도 의회에서 거부하면 방법이 없다. 주민자치 시스템이 하나로 합쳐지는 법적 장치가 없다면 주민자치는 요원하다. 내년 지방선거에 진보가 보수로 바뀐다면 제도도 바뀔 것이라는 게 행정의 생각 아닌가? 이런 부분은 어찌해야 하나?”라는 또 다른 플로어 질문에 대해 김찬동 교수는 행정과 정치는 지역과의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 초정당적으로 운영되는 틀도 만들어야 한다. 주민자치가 쉽지 않은 게 시군구의 경우 정당 공천을 폐지하라는 요구가 많았다. 선거 전에는 공약하지만 선거 후 뒤집어 버렸다. 결국 시민사회가 이러한 말 바꾸기 번복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해야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현실적으로 당장 안 된다면 중장기적으로 변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채원호 교수는 공감 가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자치회에 대한 오해가 많다. 지방의회 의원들마저 주민자치회를 불편한 눈으로 본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민자치회 관련 법안에 세부 조항을 넣어 두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답했다.

여러 가지 다양한 질문과 답변이 이어진 뒤 특별좌장을 맡은 김필두 연구위원은 일본의 주민자치 사례에서 읍면동 민주호를 위한 여러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와 연관된 다양한 이슈의 질문과 답변을 통해 토론을 이어간 생산적인 시간이었다. 결국 행정이 아니라 주민이 주도해야 한다. 단순한 참여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책임지는 것이 자치의 기본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하며 이날 콜로키움을 마무리 지었다.

사진 = 이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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