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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주민관치’ 어떻게 풀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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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주민관치’ 어떻게 풀어야할까?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1.05.27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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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 관련 법과 제도가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주민자치를 주민이 하지 않고 관에서 하고 있습니다. 주체가 민이 아닌 관이고, 관의 역량도 부족합니다.”

주민자치위원에게 의무만 있고 권리는 없습니다. 의무가 부여되면 수행여건이 갖춰져야 하는데 이게 없습니다.”

위원 선정이 정말 중요한데 선정위원회가 불공정합니다.”

위원 역량도 부족하지만 다들 생업이 있어 주민자치에 몰두할 수 없는 상황, 즉 여건이 부족합니다.”

공무원(동장) 임기가 너무 짧아 담당자가 자주 바뀝니다. 알만하면 가고 아니면 소위 말년동장이 와서 제발 제 임기에는 아무 일도 하지 말라고도 합니다.”

 

지난 24일 오후 2시 천안시 쌍용2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열린 천안시 주민자치 활성화 TF’ 3번 째 회의. TF의 고문이자 특별 강사로 초빙된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이 주민자치를 망치는 저해요인을 물었더니 봇물이 터졌다.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TF위원들의 맞아 맞아하는 공감을 이끌어내던 전상직 회장은 대통령, 국회의원, 시군구 단체장, 지방의원 모두 직선제로 선출하는데 주민들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읍면동장, 통장 등은 임명제다. 읍면동장 직선제만 해도 주민자치의 반은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로 한 관선-직선시장을 모두 경험한 관료의 얘기를 들려줬다.

관선시장은 관사에 혼자 와서 살면서 퇴근시간 후 검사, 판사 등 역시나 서울에서 홀로 내려와 있는 고정멤버들과 정해진 식당에서 늘 함께 식사를 합니다. 이곳이 만약 OO시라면 이들은 ‘OO총각이라고 불린답니다(웃음). 그런데 직선시장은 어디 식당엘 가도 여기 둘째 딸 뭐하시나?’하며 지역 사정을 다 꿰고 있어 공무원 왈, 그런 민선시장 밑에서 일하기 정말 어렵고 또 다르다고 합니다. 만약 동장 직선을 한다면? 대한민국이 확 달라질 겁니다. 그런데 법, 제도를 쥐고 있는 행안부부터 절대 불가하다 합니다.”

읍면동장 직선제 하면 주민자치의 반은 된다

전상직 회장의 특강은 중간중간 자유롭게 질문과 답변이 이뤄지는 등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평소 주민자치에 대해 주민들이 잘 먹고 잘 살고 잘 노는 것이라는 전 회장의 지론은 여전히 강조됐다. 국가-시장-개인 속에서 주민자치회는 비정부조직(NGO)이자 비영리조직(NPO), 비사적조직(NFO)이 되어야 한다는 원칙도 힘주어 말했다.

읍면동 민주화관점에서 당장 현실화되기 어려운 풀뿌리민주주의(주민자치) 관련해서는 이중구조의 시스템을 제안하기도 했다. 시군구 자치사무는 센터장을 중심으로 한 공무원조직인 행정복지센터에서 행정으로 집행하고, 주민자치사무는 주민자치회에서 민주적으로 결정해 수행하는 방식이다. 주민자치회 역시 이중구조로 구성된다. 행정기관 등과의 협치 중심의 읍면동 주민자치회와 자치 중심의 통리 주민자치회가 그것이다. ‘읍면동 주민자치회는 규모 상 주민자치가 어렵기 때문에 적정한 규모인 통리에서 실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민자치는 주체가 자치단체에서 지역사회로 변경되고 기능도 사회적 자본 형성’ ‘사회서비스 공급’ ‘주민목소리 대변등으로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계속해서 전 회장은 주민자치의 충분조건으로 주민이 자치회구역을 나의 마을로 지역주민을 나의 이웃으로 마을의 일을 우리의 일로 승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주민자치법을 통해 주민자치회를 설립할 수 있는 권리를 주민에게 부여하고, 주민자치회에는 자치할 수 있는 자치권리와 자치능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최고 의결기구인 주민자치회원총회를 통해 회칙을 제정하고 대표를 선출하며, 사업을 결정하고 자원을 조달할 수 있어야 한다.

이어 전상직 회장은 1895년 제정된 앞서간 주민자치제도였던 향회조규와 주민자치센터조례, 지방행정체제개편에관한법률, 행안부 조례, 서울형 주민자치조례, 천안시 주민자치회조례 등 다양한 주민자치 관련 법안을 비교 분석했다.

천안·서울·행안부 조례 모두 주민자치제대로 못하게 해...‘향회조규전통 살려야

제대로 된 법안인가를 검증하는 방법으로는 주민자치회를 지역의 주민을 회원으로 하여 구성하는가 주민자치회 회원으로 구성되는 최고의결기구인 총회가 있는가 주민자치회 규약을 주민자치회 총회에서 제정·개정할 수 있는가 주민자치회가 마을 주민을 대표하고 대변하며 자치회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주민자치회의 대표와 감사와 임원을 주민들이 직접 선출할 수 있는가 주민자치회의 조직·임무·인력을 주민들이 총회에서 설치·변경할 수 있는가 주민자치회의 활동 사업을 주민들이 결정·참여·시행할 수 있는가 주민자치회를 위하여 주민자치회원의 회비를 결정·수취·집행할 수 있는가 등의 질문을 던졌다.

전 회장에 따르면 이 질문에 부합하는 법은 단연 향회조규가 으뜸이고 지방행정체제개편에관한법률이 그나마 주민자치를 보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시군구와 마찬가지로 천안시 조례 역시 행안부 표준조례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기에 미비한 부분이 많다. 특히 주민이 주민자치회의 회원이 되지 못하고 주민총회 관련 조항도 애매하다. 주민이 회원이 아니므로 이들이 주민자치회 대표와 임원을 직접 선출하지 못해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자유롭게 회비를 걷어 활용하기도 어렵다.

전상직 회장은 무너진 주민자치를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주민자치가 시작될 수 있는 재정과 운영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나 관의 간섭이 문제라면서 지원은 하되 간섭/통제/지도/계몽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주민들의 의견을 결집하고 민주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과 주민들의 결정을 실천할 수 있는 권리능력과 행위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TF 회의는 평소 보다 훨씬 더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전상직 회장의 특강 중간 중간 질문도 많았고 결국 정해진 시간을 훌쩍 넘기고도 이야기가 많이 남아 언제 한번 끝장토론을 해야 제대로 다 얘기할 수 있다는 말로 마무리 됐다.

 

글/사진=김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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