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곪은 상처 도려내 주민자치에 새 생명 불어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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곪은 상처 도려내 주민자치에 새 생명 불어 넣는다
  • 문효근 기자
  • 승인 2021.06.14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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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 주민자치연합회 정례회의 및 대책 토론회에서 날선 비판 이어져

춘천 주민자치의 새로운 변화를 위한 서막이 올랐다.

최근 춘천은 중간지원조직을 통한 주민관치, 주민자치회장 선거 동장 개입 의혹, 주민자치회 시범실시 실효성 문제 등이 불거진 바 있다. 주민과 주민자치회의 근간을 흔드는 춘천시의 독선적이고 일방적 행태에 대해 2일 강원도 주민자치회, 춘천시 주민자치연합회, 한국주민자치중앙회 회장단으로 구성된 춘천시 주민자치사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결성되었고, 일련의 사태에 대한 강력한 비판과 시정 촉구를 담은 청원서를 이재수 춘천시장에게 전달했다. 따라서 10일 강원디자인진흥원에서 열린 춘천시 주민자치연합회 20212분기 정례회의 및 대책 토론회는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효분 춘천시 주민자치연합회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회의는 국민의례에 이어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 백영춘 부회장, 이정운 강원도 주민자치연합회 대표회장, 이강모 부회장, 황명흠 사무총장, 강원도 주민자치여성회의 조경숙 회장, 강석길 춘천시 시민주권담당관 등 내빈 소개가 있었다.

김종학 춘천시 주민자치연합회장
김종학 춘천시 주민자치연합회장

김종학 춘천시 주민자치연합회장은 개회사에서 참석해 주신 전상직 회장님, 이정운 회장님 등 내빈 여러분 감사드린다. 강석길 과장님도 참석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노고가 많은 각 읍면동 주민자치위원장님들 환영한다. 춘천시 주민자치를 위해 행정에서 어떤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아야 하고, 시범실시 주민자치회가 올바르게 가고 있는지 알고자 한다. 아시다시피 마을자치지원센터와 자치지원관의 지시와 통제로 지금까지 일궈온 주민자치가 무색하게 되었다. 바로 잡기 위해 힘썼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오늘 이 자리가 춘천의 주민자치를 바로 세울 수 있기 바라며, 이를 위해 정례회의 외에 전상직 회장님의 강연, 그리고 위원장님들과의 대책 토론회를 준비했다. 모든 분의 의견을 수렴해 춘천시 주민자치를 이끌어 나갈 것을 약속하며 많은 도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정운 강원도 주민자치회 대표회장
이정운 강원도 주민자치회 대표회장

이정운 강원도 주민자치회 대표회장은 춘천시 회장님과 각 위원장님을 너무 반갑다. 오늘 춘천의 주민자치 실질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기를 바란다. 특히 전상직 회장님이 오셨으니 평소 궁금했던 주민자치 사안을 여쭤봐 확실히 인식했으면 좋겠다. 춘천은 물론 강원도 주민자치의 발전을 위해 힘써 주시길 바란다라고 격려사를 전했다.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은 인사말에서 주민자치는 주민들끼리 멋지게 하는 동행이다. 조선시대는 양반이, 일제 강점기 때는 일본이 주민자치를 저해하는 세력이었다. 명목상 주민자치를 도와준다는 것이었지만 실제 주민자치 못하게 하는 것이다. 오늘 이 자리가 주민자치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공유하고 이야기 나눈 후 그 인식을 확실히 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20년 넘게 주민자치를 해오며 겪은 경험을 토대로 춘천시 주민자치 발전을 위해 말씀드리겠다. 의미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신 김종학 회장님의 결단과 용기에 감사드리며, 저 역시 맡은 바 소임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밝혔다.

정례회의에서는 강원도 주민자치위원 자치력 함양교육과 관련 강원도 16개 시군 및 읍면동 45회 순회교육에 3300여 명이 참가해 진행하되 교육인원 배분을 위해 권역별 교육 실시(예. 춘천시 25개 주민자치위원회를 3개로 통합해 1권역으로 설정해 총 8개 권역으로 분리 교육실시) 9월부터 11월까지 춘천에서 제14회 강원도 주민자치센터 우수동아리 경연대회를 개최해 강원도 주민자치 활성화 및 상호 정보 교류 제고 2021년 춘천시 주민자치연합회 보조사업 및 행사실비 지원사업 계획 등을 다루며 간단한 보고로 종료되었다.

이어 전상직 회장의 강연과 대책 토론회가 시작되었다. 이날 강의는 참석한 각 읍면동 위원장들이 주민자치 현장에서 느낀 고충과 궁금한 점에 대해 전상직 회장이 답하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행정과의 원활한 소통과 협조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의견이 대두되었다. 더불어 주민자치 활성화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만 현장에서 필요한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호소가 나왔다. 모든 조직은 인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경비가 발생하지만 실질적으로 주민자치회 운영을 위한 비용은 지원되지 않는다는 게 대다수 위원장들의 주장이었다. 주민총회에서 의제를 발표하고 숙의하며 총회에 붙이는 과정 역시 행정과의 협의가 필요한데 사실상 검수, 소위 컨펌을 받는 것이라는 불만을 비치는 위원장도 있었다. 결국 춘천시 결정 유무에 따라 좌우되는 주민관치라는 요지였다.

더불어 공무원들이 주민자치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지시하려는 것도 문제고 주민자치에 대한 공무원의 역량 부재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특히 토론회에 참석한 대대수 위원장들은 춘천시에서 2년 넘게 주민자치회 시범실시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자치(위원)회와의 협의도 없이 마을자치지원센터가 설립된 점에 큰 의구심을 가졌다. 주민자치를 지원하는 센터가 아니라 주민자치를 지배하는 것이 마을자치지원센터라는 성토였다.

이에 대해 전상직 회장은 시와의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공무원 조직이 갖는 특성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본인 업무에만 치중하지 주민자치회와의 소통을 소홀히 하는 것이다. 주민자치 위원도 주민자치를 오래하면 마치 주민자치 공무원처럼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다. 행정의 일방적 지시와 경직된 문화에 순응하는 것이다. 주민자치 위원들이 주민자치를 주민자치답게 할 수 있는 교육이 부실하고 관련 제도의 인지가 부족한 탓이다. 주민자치는 봉사하는 일이 아니다. 주민자치회가 주민자치 현장에서 꼭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도록 행정에서 권한과 지원을 해줘야 하는데 이것이 너무 부족하다. 주민자치회가 주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자치활동의 계기를 만들어주는 최소한의 지원이 필요한 것이라며 현재 마을자치지원센터와 자치지원관에 소요되는 비용을 주민자치회에 지원해야 한다. 마을자치지원센터는 폐지하고 자치지원관도 폐기하는 것이 옳다. 설사 중간지원조직이 있다 해도 지원은 충분히 하되 주민자치를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 춘천의 마을자치지원센터는 시장의 자문기구이자 주민자치회 지배기구라고 볼 수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마을자치라는 이름으로 시민단체를 모아 주민자치회 위에 올리는 것은 옳지 않다. 가급적 주민자치와는 연계되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연계한다면 주민자치의 권한을 빼앗지 말고 간섭도 하지 말며 주민자치를 도와줄 수 있는 지원안을 만들어 주민자치 위원장과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 일방적 지시와 지배는 주민자치를 방해하는 것이다. 마을자치지원센터 이사장을 춘천시 주민자치연합회장이 맡고 이사는 각 읍면동 주민자치 위원장이 맡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 않는가?”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주민자치위원장의 유명부실한 권한과 위원 추첨 등 주민자치회 구성에 대한 불만도 제기되었다. 모 위원장은 이장은 선출직 공무원이라 여러 권한과 대우를 해준다. 그러나 주민자치위원장은 선출직이 아니고 봉사직이라 권한이 없다. 이장이나 동장에게 지원을 요청하면 불협화음이 생기고 서로 대립한다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전 회장은 현재 통장은 임명직이고 이장은 선출직이다. 그들이 주로 하는 일은 읍면동장 보조 역할이지 주민을 대변하지 않는다. 영국과 일본은 읍면동장, 통리장 제도가 없다. 일본은 통장 대신 통회장이 있다. 통회장은 주민이 직접 선출한다. 주민자치회에 포함된 통리가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현재 읍면동 시스템은 식민 지배를 위해 일제가 저지른 일제강점기 시대의 잔재다. 이런 잔재를 없애고 통을 통회, 자치통으로 만들자는 주장이 힘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읍면동장의 잦은 교체도 문제다. 주민자치와 협의할 장기적 파트너가 없다. 무엇보다 읍면동장도 주민자치위원들과 함께 주민자치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현재 주민자치 위원은 연임이 가능하지만 추첨을 통해야 한다. 어이없는 구조다. 결국 주민자치의 연속성과 지속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공정성을 위해 주민자치 위원을 추첨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주민의 뜻에 따라 주민자치 위원을 선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주장한 전상직 회장은 현재 6시간의 주민자치 위원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행정에서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정치나 시민운동가 위주로 교육을 진행한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주민자치 교육권을 공무원이 가져갈 때 발생하는 문제점이다. 과감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주민자치회가 특별법으로 만들어졌을 때 경비지원 유무에 대한 질문에 현재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법률에 의해 주민자치회를 둘 수 있지만 주민자치회 관련 법안을 제정해 시행하라고 명기되어 있다. 그러나 아직 주민자치회법()이 없다. 행정안전부에서 시범실시하는 것뿐이다. 따라서 현재 시범실시는 행안부의 사업이지 본격적인 주민자치 사업은 아니다. 문제는 시범실시한다면서 2013년부터 8년째 시범만 한다는 점이다. 긍정적 시범실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라고 꼬집어 말했다.

주민총회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었다. 현재 주민총회가 권한이 없어 주민자치회가 열거나, 마을자치지원센터가 열거나 아니면 자치지원관이 소위를 만들어 소집하는 사안에 대해 전상직 회장은 주민총회는 의결권이 명확해야 한다. 출석수, 정족수, 의결정족수가 있어야 하며 의장 선거권과 피선거권 있어야 하는데, 이게 없다면 총회가 될 수 없다. 팔다리 다 떼어 버리고 주민총회 열라는 말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하며 회는 회원 조직, 위원회는 위원 조직인데 정작 회원이 없으니 주민자치회원이 아니라 위원이라고 칭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전상직 회장은 얼마 전 나온 주민자치가 앞서서 해야 할 일에 대한 리서치 결과가 흥미롭다. 주민들 간의 친목, 주민들의 민원 해결, 다양한 주민자치 사업이 바로 그것이라며 마을자치지원센터가 제시하는 주민자치 사업은 대부분 봉사활동 위주다. 진정한 주민자치 사업이 아니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마을자치지원센터, 자치지원관 논쟁은 비단 춘천시뿐 아니라 전국의 문제다. 이번 기회를 통해 춘천의 주민자치 위원장님들이 소상하게 검토해 보시고 마을자치지원센터가 없다는 가정 아래 어떻게 주민자치를 기획하고 실행할 것인지 깊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강석길 춘천시 시민주권담당 과장
강석길 춘천시 시민주권담당관

한편, 토론회를 끝까지 참석한 강석길 춘천시 시민주권담당관은 좋은 말씀 많이 들었다. 춘천시에서 받아 들여야 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첨언하자면 주민자치는 법과 제도 측면에서 중앙정부가 해결할 문제가 많다고 본다. 한국주민자치중앙회에서 중앙정부와 함께 좋은 제도와 정책을 만들어 지방정부를 도와주셨으면 한다. 지역에서 헌신하고 노력하는 주민자치 위원장님들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재원과 조직을 지원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기 위해 전상직 회장님이 큰 역할 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춘천시를 대표해 참석한 강석길 과장에게 날카로운 질문도 이어졌다. 우선 얼마 전 본지에서도 의혹을 제기한 바 있는 현직 동장의 주민자치회장 선거개입 의혹 해명과 마을자치지원센터 개선을 바라는 요청에 강 과장은 행정의 선거개입 의혹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사실 관계를 확인할 필요는 있다. 만약 사실이라 해도 개인의 일탈이지 춘천시가 조직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았다. 시장님에게도 보고했지만 사실 관계를 확인해 맞는다면 엄중한 문책을 해야 한다. 다만 그러한 과정에 있어서 위원장님들과 사전 논의하고 춘천시 주민자치연합회 차원에서 청원하는 게 맞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마을자치지원센터에 관해서는 중앙정부에서 좋은 제도를 만들어 직접 지원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재 법 제도로서는 불가능해 주민자치를 도울 중간지원조직으로 마을자치지원센터를 만든 것이다. 주민자치를 지원하려는 것이지 군림하거나 통제하려는 의도는 없다. 만약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상호 간 적극적 소통을 통해 개선하면 되지 않을까. 단지 마을자치지원센터 설립 시 읍면동 주민자치 위원장님들과의 협의와 논의가 부족했음은 인정한다. 앞으로 꼭 협의하고 논의하도록 하겠다. 어려운 춘천시 재정에서도 중간지원조직을 만든 이유는 주민자치를 돕기 위한 목적에 있다. 앞으로 시 차원에서 주민과 주민자치회와 논의하는 자리를 더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이날 토론회는 시종일관 날선 비판과 불합리한 주민자치 관련 사안에 대한 거침없는 지적이 이어지는 등 뜨거운 분위기로 채워졌다. 곪은 곳이 있다면 과감히 도려내고 상처를 치유해 새 살을 돋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 설사 그 과정에서 굳은살이 생긴다 해도 더 큰 상처로 번지는 것을 방치하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수치상의 성과로 호도하기 보다는 주민이 우선되고 주민을 위해 존립하는 춘천시의 진정한 주민자치를 기대해 본다.

 

사진 = 이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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