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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는 '유쾌한 반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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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는 '유쾌한 반란'이다
  • 문효근 기자
  • 승인 2021.06.21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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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민자치중앙회 2021년 2/4분기 정기회의 18~20일 성황리 개최

대한민국 주민자치, 유쾌한 반란이 시작됐다.

한국주민자치중앙회 2/4분기 정기회의 및 주민자치회 법률안 입법촉구 결의대회가 주민자치, 유쾌한 반란을 하자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18일부터 20일까지 제주특별자치도 펄리플러스호텔 및 제주 일대에서 개최되었다.

주민자치 실질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방안 모색과 함께 주민자치 활동에 대한 동기부여 및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펼쳐진 이번 행사는 중앙회 임직원을 포함해 광역시도 주민자치회 회장단, 주민자치 원로회의 회장단, 주민자치 여성회의 회장단, 중앙회 회장단 등 90여 명이 참석해 성황리에 펼쳐졌다.

기조강연에 나선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
기조강연에 나선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

행사 첫날 한국의 주민자치 문제점, 그리고 중앙회의 역할에 대해서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선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은 내년 예정된 대선과 지방선거가 주민자치 실질화의 중요한 기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자치단체장과 시민운동단체가 한 편이 된 현재의 주민자치는 위기다. 주민자치는 스스로 하는 것이지만 주민자치 정책은 주민자치가 저절로 되도록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주민자치의 역사에서 조선의 향약은 양반이 상민을 지배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금 상황과 너무 똑같다. 조선시대 양반의 하려던 지배를 시민단체가 하려는 것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가장 큰 문제는 주민자치회가 대표성도 없고 대표력도 없는 것이다. 하루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지금까지 중앙회는 주민자치를 잘하기 위한 연구에 집중했는데 이제는 주민자치를 방해하는 세력에 맞서는 연구에 전력투구하려 한다.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 시도 자치회, 원로회의, 여성회의 간의 협력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협력이 곧 자치다라며 기조강연을 마무리했다.

다음으로 광역시도별 회장단 친사 및 각 지역의 주민자치 현황보고, 2021년 상반기 중앙회 진행업무 및 하반기 계획업무 보고가 이어졌다. 하반기에는 광역시도 의회 주관의 주민자치회 관련 주요 법안 비교분석 토론회 유력 대선 후보 특강 유력 지방선거 후보 특강 주민자치대학 1~2기 개강이 예정되어 있고, 내년 상반기에는 주민자치 전국대회 개최 대선 후보 주민자치 정책 협약식 유력 지방선거 후보 대담 및 토론회, 정책협약식 주민자치대학 3~4기 개강 등이 중앙회 주요 예정업무로 계획되어 있어 눈길을 모았다.

박경하 향촌사회연구소장(중앙대 역사학과 교수)
박경하 향촌사회연구소장(중앙대 역사학과 교수)

둘째 날은 박경하 향촌사회사연구소장(중앙대 역사학과 교수)이 '조선 후기 주민자치 조직 촌계와 제주도의 향회'를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 박 교수는 향약은 자치조직이나 주민자치는 아니다. 중앙에서 지방을 통치하는 도구로 양반들이 지역 상천민들을 지배하기 위한 조직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주민 간 상호부조 전통의 향약은 촌계다"라며 "전통시대에 있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이웃끼리 서로 의지하고 돕는 마을공동체적 생활방식은 수많은 자연재해와 지배층의 수탈 속에서 민족적 생명력을 지탱해 주었던 삶의 지혜였다"고 우리나라 주민자치 역사에서 촌계가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더불어 다양한 사진 자료를 통해 향회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제주도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이주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총재
이주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총재

이어서 중앙회 임원 소개가 있었다. 이사회를 통해 한국주민자치중앙회 제2대 총재로 위촉된 이주영 전 국회 부의장은 많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의 부름에 답해 이렇게 총재의 소임을 맡게 되었다. 주민자치는 풀뿌리민주주의는 물론 궁극적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우리가 헌신적으로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임하지 않는다면 주민자치 정말 쉽지 않다. 주민자치야 말로 민주주의의 혁신이다. 관치와 관료적 습성을 다 날려 버리고 주민이 중심이 되는 주민자치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주민자치를 말한다면 모두 따르고 이끌어 나아갈 수 있는 중앙회를 만들어야겠다. 총재의 소임을 제대로 해보이겠다. 많은 도움과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계속해서 박경하 중앙대 역사학과 교수를 향촌사회사연구소장으로, 김소연 변호사를 주민자치법률상담소장으로 선임하며 종교계 자문위원인 성원스님과 함께 중앙회의 전문성을 제고하는데 박차를 가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

다음으로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의 특강이 열렸다. 원희룡 지사는 "도지사 취임 후 부동산 투자 위주인 중국 기업의 대규모 난개발을 취소시켰고 현재도 막아내고 있다. 제주도민들도 주민자치를 통해 난개발과 몰지각한 관광객으로 인한 무질서 에 대해 논의하고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하며 "유네스코가 인정한 청정 제주의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해 탄소 없는 섬 2030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더불어 제주더큰내일센터를 만들어 미래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젊은 인재육성을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 지사는 또 "봄이 남쪽부터 오듯이 대한민국 미래를 가장 남쪽 섬의 제주에서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다음 세대인 청년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제주의 주민자치를 만드는 한편 이를 전국으로 확산해 제주의 특별자치가 대한민국의 미래형 특별자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특별자치 제주에서 주민자치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 낼 것을 약속했다.

오후에는 제주도 주민자치 견학의 일환으로 표선면 성읍리회(里)를 방문해 제주도에 녹아 있는 전통적 주민자치 현장을 눈으로 확인하는 값진 시간을 가졌다.

김택환 경기대 교수
김택환 경기대 교수

행사 마지막 날은 김택환 경기대 교수의 '대선과 주민자치'라는 강연으로 시작했다. 국가 비전 전략가이자 4차 산업혁명 분야 전문가인 김택환 교수는 국가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는 <뉴코리아 비전과 도전>이라는 저서를 기반으로 글로벌 리더들을 연구해 국가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대통령의 과제를 강연에 담았다. 김 교수는 수명을 다한 제왕적 대통령제를 개혁하기 위한 권력 구조 구축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이 퇴행으로 역류하지 않고 미래로 전진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과업이라며 이낙연, 이재명, 홍준표 등 12명의 대선 예비후보들을 빅데이터와 해석학적 기법으로 분석했다. 대선후보 평가를 위한 새 프레임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예비 주자들을 전망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유권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더 나은 선택에 기여해야 한다. 주민자치 역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지도자가 반드시 정착시켜야할 우리 시대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전상직 회장의 광역시도 주민자치회, 어떻게 자치할 것인가강연이 이어졌다. 전 회장은 주민자치회의 기본적 역할과 책임, 이를 성공시키기 위한 내외부 협력 및 협조체계 구축, 행정 당국에 대한 견제, 시도 의회와의 유기적인 관계 형성 등을 강조했다. 전 회장은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토론회 개최도 필요하다. 유력 지방선거 후보를 섭외하고 이들과 토론회를 같이 할 영민한 주민자치 패널을 선정해야 한다. 후보와의 주민자치 정책협약식도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주민자치회법안 입법촉구 결의문을 낭독 중인 한국주민자치중앙회 회장단의 모습. 왼쪽부터 전은경 한국주민자치강사회의 상임회장, 송종훈 한국주민자치원로회의 상임회장, 조경숙 한국주민자치여성회의 상임회장, 김용민 부산광역시 주민자치회 대표회장.

이번 2/4분기 정기회의의 대미는 주민자치 실질화를 바라는 하나된 목소리로 주민자치회법안 입법촉구 결의대회를 진행하며 마무리되었다. 진정한 지방자치와 풀뿌리민주주의 실현의 기반이 될 주민자치회법안의 입법을 촉구하는 결의대회에서 참석자 일동은 주민이 회원이 되어 주민자치회 구역을 직접 결정하는 주민자치회 설립 지역 및 주민대표성 확보와 입법·예산·인사권이 보장된 주민자치회 설립 행정 당국의 주민자치회에 대한 간섭과 개입 거부 독소조항이 담긴 주민자치 관련 법안 폐기 및 진정한 주민자치회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안 즉각 통과 등을 촉구했다.

주민자치, 유쾌한 반란을 하자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주민자치의 이론적 제고는 물론 현장에서 밀알 같은 도움이 될 실제적 프로그램을 운영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남기며 23일간의 2021년 한국주민자치중앙회 2/4분기 정기회의는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사진 = 이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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