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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실시, 지역에 필요한지 잘 따져 반드시 성공할 수 있는 멋진 주민자치 설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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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실시, 지역에 필요한지 잘 따져 반드시 성공할 수 있는 멋진 주민자치 설계해야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1.07.08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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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주민자치협의회 하계 역량강화 워크숍 6일 개최

전주시 주민자치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토론과 역량강화의 자리가 마련됐다. 6일 상관리조트에서 열린 2021 전주시 주민자치협의회 하계 역량강화 워크숍은 특강과 토론, 발전적 논의의 장으로 마련돼 관심을 모았다. 이날 행사에는 전주시 35개 동 주민자치(위원)회 회장단,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 류희성 전라북도 주민자치회 대표회장 등 70여명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오늘 비도 오고 코로나 때문에 전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전주 주민자치협의회 하계 역량강화 워크숍을 하게 되었습니다. 먼 걸음 해주신 전상직 회장님. 류희성 회장님과 사무국장님 감사합니다. 희망과 꿈이 있는 주민자치를 만들기 위해 애쓰시는 임현기 전 협의회장님과 위원장님들, 위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주민자치로 우리 지역의 복지를 향상시키고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만 현실적으로는 부딪히는 게 많습니다. 도와 부딪치고 시와 부딪치고 구청하고도 부딪칩니다. 우리 맘대로 되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앞으로 우리 주민 복지를 위해 주민자치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오늘 다시 한 번 더 되새기며 방향을 제시하고 그 길을 향해 열심히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게 우리의 임무이고 사명인 것 같습니다.“

백현규 전주시 주민자치협의회장

백현규 협의회장의 인사말로 특강이 시작됐다. 전상직 회장도 언제 와도 전주는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이다. 특강 요청 받았을 때 정말 기뻤다. 왜냐하면 제 소원이 주민자치위원님들이 이 동네의 주인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무원, 시군구의원이 아닌 주민자치위원님들이 주인이 되어 마을 어른으로서 동네 대소사를 멋있게 챙기게 되길 바란다. 오늘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을 어떻게 멋있게 만들 수 있는가, 동네 이웃을 어떻게 멋있게 만드는가에 대한 방향을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류희성 회장도 이렇게 뵙게 되어 너무 반갑다. 주민자치위원은 모든 일을 스스로 한다고 알고 있고 배우고 있다. 주민이 주인 되는 대한민국이 여러분들에게 달려있다. 주민자치회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어서 주민이 주인 되는 대한민국 왔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류희성 전라북도 주민자치회 대표회장
류희성 전라북도 주민자치회 대표회장

전상직 회장은 특강을 시작하면서 주민자치에 관해 여러분들이 궁금해 하거나 가려워하는 부분을 정리해드려야 하는데 20년 동안 해왔지만 쉽지 않다. 오늘은 여러분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 여쭤보고 그에 대한 설명을 하는 식으로 진행해보겠다라며 내년에 대통령선거가 있다. 주민자치가 제대로 되려면 대통령 결심 없인 안 된다. 그렇기에 대통령이 주민자치를 잘해줄 수 있도록 교육을 잘하는 게 중요하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주민자치가 잘 되도록 만들면 되고 그게 지금부터 중앙회가 할 일이다고 서두를 꺼내며 관심을 당부했다.

전상직 회장은 첫 화두로 이제까지 주민자치 하면서 가장 방해가 된 사람은 누구인가? 동장은 도움이 되었나, 그렇지 않은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조선시대 향약이 있다. 중국 여씨 집성촌의 마을규약이던 여씨 향약이 유래인데, 한국에 와서 행정구역의 향약이 됐다. 동네에는 향반과 상천민이 함께 있다. 수평적 향약이던 여씨 향약이 한국에 들어와 양반이 교화하는 방식으로 변질됐다. 서로 좋은 일 하자면서 상천민에 대한 양반의 지배가 됐다. 현대 주민자치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민들끼리 하는 게 주민자치이지 양반과 하는 게 아니다. 관료가 끼어들면 잘 안 된다. 행정 방식으로 일을 하기 때문이다. 관료들에게 윗선의 뜻이나 보고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 참석자가 주민자치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재정적인 부분을 꼽았다. 그는 주민참여예산제가 있는데 주민자치위원회에서 관여를 못한다. 시의원들이 다 결정하고 집행까지 하는 폐단이 있다.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무엇을 하고 싶다고 해서 다 이뤄지지 않는다. 재정적인 면에서 상당히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에 대해 전상직 회장은 위원장님이 주민자치를 하고 싶어도 일할 사람, 일손이 없다. 일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는데 돈도 없다. 일손과 돈, 둘 다 없다. 여기에 일을 시킬 수 있는 권한도 없다. 그럼 뭐 하라는 거지? 아무것도 못하게 해놓고 위원들 일 안하고 권한만 행사한다고 하면 기분이 굉장히 상하게 된다. 한번이라도 일손과 돈, 힘을 준 적 없으면서. 주민참여예산이라도 주면 뭔가 도움이 될 텐데, 이건 위원회 따로 만들어서 시와 의회에서 직접 관리한다.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직접 하기 전에는 그닥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 회장은 또 일손 확보에 대해서는 우리가 일손을 머슴이 일하듯 하지 말고 동네사람들의 재능을 빌리거나 써먹는다고 생각하면 세상 못할 일이 없다. 재주, 능력 있는 주민들이 많아서 가지고 있는 재능을 발휘해보시라하면 동네에 할 사람 엄청 많다. 차량이나 물품 문제도 동네에서 빌리거나 기부 받을 수 있다. 기꺼이 해줄 인력들이 줄을 서 있다. 일손은 이렇게 구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다만 그는 현 주민자치조례에서 이걸 자유롭게 할 수 없게 만들었고 동장도 이런 방식을 별로 찬성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또 하나. 주민자치회 시범실시를 하면 지원 예산이 시에서 시민단체로 갔다가 주민자치회로 온다. 직접 주민자치회로 오지 않는다. 이 내용을 아는 시의원들이 시범실시에 대해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현재 전국에서 800곳에서 실시하고 있는데 별로 유쾌하게 진행되지 않고 도움도 되지 않아 의원들 반대가 심하다. 시민단체가 주민자치회의 상급 단체로 올라앉으니 주민자치회장도 의원도 다 맘에 안들어 한다고 말했다.

전상직 회장은 한 기초단체의 사례를 들어 예전에 단체장 한 분이 동 당 1억을 지원해 드리겠다 했는데 주민자치위원장님들이 다들 받겠다 할 줄 알았는데 8분 중 3분이 안 쓰겠다고 했다. ‘1억 예산을 맞춰서 쓰고 정부 회계기준에 맞게 정산하려면 석 달 동안 아무 일도 못한다. 그렇게 할 자신이 없다. 차라리 안 쓰는 게 낫다는 이유에서였다. 1억 중에 2천만 원 정도라도 간사 인건비로 쓰게 하면 되는데 1억을 오직 사업비로만 쓰라고 하니, 일손 안주고 돈만 주면 쓰기 어렵다. 시범실시를 하면 예산이 시민단체에 가는데 시민단체는 인건비 충분히 받고 일을 하니까 군소리 없이 하는데 주민자치회에 예산을 줄 때는 인건비를 쓰지 말라고 하니 답답하다. 예산의 30% 정도는 인건비로 쓰게 하면 사업예산을 얼마든지 잘 활용할 수 있다고 현실을 짚었다.

예산을 인건비로 사용하지 못하는데 따른 고충은 계속 지적됐다. 전 회장은 정부 예산 구조 때문이고 조례가 개정되면 되는데 의회에서 개정을 안 하고 있다. 주민들이 잘 몰라서 요구를 못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위원장으로 힘을 발휘하기도 어렵고 조직 결속에 어려움도 많다.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그렇다면 현재 상황에서 방법은? 정부 주민세 대신 주민자치회에서 자체적으로 회비를 받으면 활용에 문제가 없게 된다. 정부가 걷는 주민세를 주민자치회가 예산으로 받게 되면 또 똑같이 인건비로 쓸 수 없다. 근데 회비는 자체감사를 통해 필요한 곳에 쓸 수 있다. 회비가 얼마든 매월 회비를 내게 되면 반드시 관심과 애착이 생긴다. 또 회비를 받는 주민자치회에는 회원의 뜻을 살펴야 하는 임무가 생긴다. 즉 회원들간에 결속이 생긴다고 제시했다.

이 부분에서 전상직 회장은 중요한 포인트를 짚었다. 그는 우리 주민자치회는 위원만 있지 회원이 없다. 주민들은 참여할 수가 없다. 전체 주민이 회장을 직선한다면 그만큼 회장에게 힘이 실릴 것이다. 근데 행안부에서 주민을 회원으로 만드는 조항을 없애고, 힘 있는 직선 회장을 원치 않는 것 같다. 회원이 없으니 주민자치회는 대표성도 없고 힘도 없다. 회원을 못 두게 하면 관리를 안 해도 되니까 우선은 편해 보이지만 근본적으로 힘이 없어진다. 국회에 발의된 주민자치회법안 중 주민이 회원인 법안은 김두관 의원과 이명수 의원 발의안 뿐이다. 나머지는 지금처럼 다 회원이 없다고 지적했다.

전 회장은 또 주민자치회의 기본운영비는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위원 개인주머니를 털어 할 수 없다. 이건 일본, 영국 다 그렇다. 그리고 사무실 비용, 상근간사 인건비, 회의진행시 필요한 식대, 홍보비 등도 필요하다. 예전엔 회비 전통이 다 있었는데 이걸 다 없앴다. 회비를 못 걷게 하면 주민자치회 운영이 거의 안 된다고 덧붙였다.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잘 활용해야...주민자치회칙도 주민이 직접 정해야

주민자치센터 활용도 강조됐다. 전상직 회장은 주민자치센터가 무척 중요한데 위원장님들이 활용을 못하는 것 같다. 동장이 맡으니 노래, , 요가, 서예, 기타교실 등 취미강좌로 주로 채워진다. 만일 위원장이 일손과 지식이 있다면 예컨대 매달 이사 오는 분들 환영회를 아예 센터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것이다. 센터 만들 때 사회 진흥을 목적으로 넣은 게 다 이유가 있다. 이런 것들을 위원장님이 충분히 하실 수 있는데 일손도 없고 강사 자체도 잘 모르고 관심도 적은 것 같다. 사업에도 수십가지가 있다. 동네 풍물단을 조직하는 프로그램도 있을 수 있다. 근데 일손이 없으니 좋은 프로그램이 있어도 강력하게 추천을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23각 경기만 해도 서로 합심이 되어야 하는데, 주민자치회는 2526각이다. 구령을 새로 만들기 전엔 한발 짝도 못간다. 25명이 합의해야 한다. 이게 주민자치회 회칙이다. 이걸 주민들이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은 조례로 시와 시의원들이 만드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주민자치회 시범실에 대해서는 국회 발의 주민자치회법이 언제 통과될진 알 수 없지만 여당에서는 연내 목표로 추진하는 것 같다. 본법이 통과되면 시범실시 할 필요 없이 그 법에 따라 하면 된다. , 이미 800군데에서 하고 있는데 다른 데 들여다보고 우리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좀 더 연구해서 반드시 성공할 수 있는 멋진 주민자치를 설계해 밀고 나가면 될 것 같다. 그 사이 도움드릴 게 있으면 언제든 지원해 드리겠다고 말하며 특강을 마무리 지었다.

한편 특강 후에는 임현기 전임 협회의장이 좌장을 맡고 전상직 회장이 발제자, 이염재곽민종지은숙 위원장이 패널로 참여한 토론회가 이어져 열띤 발언들이 오갔다. 전주시의회 김은영 행정위원장이 참여해 격려를 보내기도 했다.

 

사진=이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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