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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위한 연계·연속사업으로 영주 주민자치 1번지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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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위한 연계·연속사업으로 영주 주민자치 1번지 꿈꾼다!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3.10.10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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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터뷰] 우경배 영주시 하망동 주민자치위원장

순박한 인상과 시원한 미소, 배려가 묻어나는 친근한 말투 속에서도 주민자치에 대한 당찬 포부와 열정이 한 가득이다. 지난 9월 선진지 견학차 한국주민자치중앙회를 찾았을 때 서울에서, 그리고 며칠 후 주민자치 아카데미가 열린 영주에서 잇따라 만난 우경배 영주시 주민자치연합회 사무국장 겸 하망동 주민자치위원장 얘기다. 주민자치 입문 12년차, 위원장 취임 2년차를 맞은 우 위원장에게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선진지 견학으로 중앙회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위원들로부터 너무 좋았다는 얘기를 너무 많이 들었습니다. 그날 전상직 회장님께서 주민자치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진솔하게 말씀해주셔서 더 좋았다고 하시면서 , 이게 주민자치구나. 우리 마을 동장님도 우리가 뽑아야 되겠구나라고들 하셨어요. 동장님도 동행하셨는데 귀가 버스 안에서 농담 삼아 위원들이 ‘1기 직선 동장은 우리가 직접 뽑아야지요. 박 동장님 나오시면 우리가 뽑아드릴게요라고 하시더라고요. 하하.”

하망동 주민자치위원회의 9월 선진지 견학은 위원들에게 적지않은 자극과 자각을 주었다고 한다. 우경배 위원장은 주민자치위원들이 국회의원, 시장, 시의원까지도 모두 직접 투표로 선출하면서도 동장을 직선해야 하는 걸 인식하지 못했다가 이번에 깨닫게 됐다고 한다. 이제까지는 으레 공무원들이 하는 것으로 여긴 것이다. 중앙회 방문 후에 위원들이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자랑을 많이 하셔서 옆 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중앙회 방문을 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을 정도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 이게 주민자치구나. 동장님도 우리가 뽑아야지요

우경배 위원장과 주민자치의 인연은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7년부터 하망동에서 사업을 하게 됐고 몇 년 후 지인들의 추천으로 자연스럽게 주민자치위원회와 연을 맺게 됐다. 주민자치위원장이 된 건 작년 초, 이제 2년 임기를 채워가고 있다.

하망동은 영주시 19개 읍면동 중에서도 존재감이 크지 않은 동이었어요. 주민자치 활동에 있어서도 뭔가 소외되어 있고 활성화가 잘 안되었다고 할까요. 위원을 하면서부터 아 이런 것을 해야 겠다, 이런 건 좀 바꿨으면 좋겠다는 생각들을 해왔는데 작년에 위원장이 되면서 더 관심 있게 보다보니까 어르신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인구소멸, 지방소멸의 문제가 영주시도 심각한데 특히 젊은 층들은 다 떠나고 마을을 지키고 있는 분들이 어르신들이시잖아요. ‘, 이 분들을 먼저 케어 하자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하망동에도 85세 이상 고령자분들이 300분이 넘거든요. 근데 이 분들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면 적어도 인구 변동은 없는 거니까, 건강한 하망동을 만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이 아이디어를 더욱 확고하게 만든 것이 지난해 주민자치 사업으로 추진한 옛사진 전시회였다. 추억이 담긴 어르신들의 젊은 시절 모습, 지역의 예전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모아 보름동안 전시회를 개최했고 특히 어르신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옛사진전시회-건강하망!THE한방체험+-하망대학교졸업식으로 이어지는 특화사업 눈길

작년엔 추억을 만들었으니 올해는 어르신들 건강을 챙겨보자, 이런 아이디어로 도와 시에 지원금을 요청했는데 실은 예산이 너무 적게 배분됐어요. 그럼에도 적게라도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한의사 분들도 섭외하고 보건소의 지원도 받았어요. 준비하면서 행사 당일 참가자가 너무 적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했는데 웬걸요, 무려 600분이 넘게 오셔서 저희도 정말 깜짝 놀랐어요. , 도 공무원들도 모두 놀랐죠. 봄에 행사를 했는데 오신 분들이 가을에도 하나요?’라고 자연스럽게 문의하셔서 보람도 크고 아 내년에도 더 잘 준비해서 더 잘해야 겠구나싶었습니다.”

하망동 주민들의 화합과 건강을 위한 '건강하망! THE 한방체험+' 행사는 한방진료 물리치료 약초전시 한방차약초주머니 체험 보건소 금연클리닉 건강마을 만들기 홍보 손 마사지 타투 티퓨저 만들기 지역 음악동아리 공연 주민자치 동아리 공연 먹거리 부스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성공리에 개최됐다.

첫 행사가 이렇게 성황을 이루니 시와 도, 보건소 등에서도 관심을 보이며 나서서 내년도 행사를 얘기했을 정도다. 다음 행사 역시 작년(사진전), 올해(건강체험)의 연속선상에서 추진될 예정이다.

올해 건강하망! 행사는 여러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한데 모아서 개최했는데 내년엔 건강쪽에 좀 더 포커스를 두면서 하망대학교 졸업식이라는 프로그램을 더하려고 합니다. 어르신들 중에는 제대로 교육기회를 얻지 못하신 것에 대해 아쉬움을 가진 분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이 분들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이를 수료하신 분들께 제대로 졸업식을 개최해드리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서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주인공인 어르신들 뿐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의미 있는 행사, 각별한 추억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민자치위원회의 계속 사업으로 해나갈 수도 있겠고요. 이를 통해 주민자치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도 자연스럽게 높아지지 않을까 기대도 됩니다.”

올해 건강하망!’ 사업으로 연결된 경북전문대와는 MOU도 체결, 향후 사업에 있어 협력과 시너지를 낼 예정이다.

주민자치위원장, 중심 단단히 잡고 외부 입김에 흔들리지 않아야

주민자치위원회를 이끌며 항상 신바람만 나는 건 물론 아니다. 어쩌면 힘들 때가 더 많을 수도 있다. 우경배 위원장이라고 왜 그럴 일이 없겠냐마는 그의 목소리는 거칠지 않고 차분하다. 허나 그 속에 흘려들을 수 없는 주민자치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많지도 않은 사업 예산인데 쓰려고 하면 참 힘들고 까다롭습니다. 항목 제한이 많아 사업 추진에 애로사항이 너무 많습니다.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것이고요. 주민자치위원회 내부적으로도 바뀌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위원장의 역할이 중요한데 위원장이 딱 중심을 잡고 있지 않으면 외부 입김에 흔들리기 쉽습니다. 외부에 좌지우지 되면 주민자치는 퇴색되고 아예 사라질 수 있습니다. 생각이 깨인 사람이 위원장이 되어서 역할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 ‘하망동 주민자치 잘 된다는 얘기 들을 수 있게 저도 더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면서 하망동 주민자치위원들 칭찬도 잊지 않는 그다.

“60대 이상 위원님들이 많으신데요. 18명 위원으로도 위원회가 잘 돌아갑니다(웃음). 매번 회의 때도 한두 명 빠지고 거의 전원 참석하시고요. ‘우리도 이런 거 합시다라며 아이디어도 많이 내시고 해보니 재밌다, 마을에 뭔가 기여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들 말씀하십니다.”

취재사진 김윤미 기자 citizenautonom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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