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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대담_최명희 강원도 강릉시장,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 “모두 함께 살기 좋은 마을만들기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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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대담_최명희 강원도 강릉시장,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 “모두 함께 살기 좋은 마을만들기에 총력”
  • 박 철
  • 승인 2017.01.11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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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남정길 강릉시 주민자치협의회 사무총장, 김광래 강릉시 주민자치협의회장, 최명희 강원도 강릉시장, 안재헌 주민자치법 입법 연구포럼 공동대표,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
(좌측부터) 남정길 강릉시 주민자치협의회 사무총장, 김광래 강릉시 주민자치협의회장, 최명희 강원도 강릉시장, 안재헌 주민자치법 입법 연구포럼 공동대표,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

Q 주민자치의 중요성 및 필요성은?

지방자치가 실시된 지 20년이 넘은 지금, 지방의회 구성, 단체장 선출 등 형식은 갖췄지만 실질적인 분권이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이 실생활에서 체감하지 못하는 비정상적, 무늬만 자치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 핵심이 주민의 참여와 더불어 지방분권임은 분명한데, 현실은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하에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집행하고 수행하는 제도적 모순이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최순실 사태를 보면서 중앙집권의 폐해로 인해 사회 전체가 오히려 퇴보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는 한편, 촛불집회로 대표되는 시민 집단지성의 놀라운 저력을 경험했습니다. 질서 정연하게 의사를 전달하고 관철시킨 성숙한 시민의식은 ‘건강한 지방자치가 국가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했습니다. 주민의 직접참여로 이뤄지는 주민자치가 지방분권의 초석이 되고, 지역의 경쟁력과 더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이끄는 진정한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민자치위원 역량강화 워크숍.
주민자치위원 역량강화 워크숍.

생활자치 실천에 적극 앞장설 터

Q 강릉시 주민자치 실태와 주민자치정책, 그리고 향후 추진계획 및 발전방향은?

강릉은 우리나라 마을공동체 문화이자 전통 근린자치의 일종인 계(契)문화가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고, 산업화·정보화 시대인 오늘날에도 매우 활성화돼 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강릉사람 3명이 모이면 계를 만든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강릉 금란반월계는 약 500년, 위촌리마을 합동도배식은 약 440년이나 됐습니다. 그런 역사적 전통을 계승해 강릉시의 주민자치는 ‘생활자치, 근린자치’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경제, 교육, 문화, 복지, 안전, 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시민이 필요로 하는 ‘생활밀착형’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일례로 몇 년 전 우리 지역에서 할머니와 10개월 된 손자가 함께 숨진 채 발견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었습니다. 강릉의 한 아파트에서 미혼모 딸이 낳은 손자와 함께 살던 할머니가 지병으로 숨지자, 홀로 남겨진 젖먹이 손자는 굶어 죽은 사건을 계기로 우리 지역의 주민들이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후 지역의 주민자치위원회를 주축으로 주민들과 단체들이 자발적으로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근린자치를 실현하기 위해 사랑의 도시락 전달, 소외계층 돌보기 사업,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 등 다양한 자치활동을 실시해 ‘복지사각지대 해소’와 ‘주민중심의 근린자치 실현’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강릉시 살기 좋은 마을만들기 사업.
강릉시 살기 좋은 마을만들기 사업.

또 생활자치 일환으로 ‘살기 좋은 마을만들기’ 사업을 10년째 꾸준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민스스로’ ‘순환과 공생’을 통해 ‘모두 함께 살기 좋은 마을 조성’을 비전과 목표로 마을의 가치나 유·무형의 자원을 발굴해 가꾸는 과정을 통해 나눔과 소통의 따뜻한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자연 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마을가꾸기로 ‘매력 있는 동네, 잘사는 우리 동네’를 만들고자 시행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마을단위 지원 사업이 관청에서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하향식으로 이뤄졌던 것을 탈피해 마을 주민이 사업의 주체가 돼 마을가꾸기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상향식 사업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능동적 참여와 사업역량이 많이 배양됐습니다.

언급한 두 사례에서 보듯이 주민들이 지역의 일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등 주민자치, 생활자치 실현을 위한 주민들의 충분한 역량과 시민의식, 민주의식 등이 많이 성숙해졌다고 평가합니다. 작은 파도가 큰 파도가 되듯, 우리 마을, 동네에서 시작된 변화가 강릉을 획기적으로 변모시키고, 더 나아가 지방자치의 발전과 국가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자 사회적 자본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시에서는 앞으로 생활자치 관련 사업을 정책에 반영하고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는 등 생활자치 실천에 적극 앞장설 예정입니다.

성덕동 입암1주공아파트 자전거 거치대 사업.
성덕동 입암1주공아파트 자전거 거치대 사업.

지역맞춤형 주민자치회 도입 필요

Q 주민자치센터의 운영을 주민들이 직접 경영하는 주민자치회에 대한 견해는?

1999년부터 읍·면·동 기능 전환으로 주민자치센터를 설치하기 시작했으며, 우리 시는 2005년 교1동을 시작으로 현재 19개 읍·면·동에 주민자치센터가 설치돼 있고 문화여가 136개, 시민교육 19개, 지역복지 6개, 주민자치 4개, 기타 2개 등 총 167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자치센터가 자치기능 구현보다는 문화·여가 기능의 측면이 크며, 행정기관 주도로 운영돼 주민에게 자치주체로서의 권한과 책임이 부여돼 있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주민자치센터를 주민들이 경영하는 주민자치회는 우리 사회를 지배해왔던 단체자치 관점을 벗어나 주민자치를 뿌리내리기 위한 중요한 제도적 실험과정이며, 지방자치의 정상화를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앞으로 더 강화해 나가야 할 분야입니다.

현재 주민자치회가 전국적으로 시범운영이 되고 있는데, 운영상의 문제점을 개선·보완해 확대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특히 현장중심으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뤄지고, 지역가치를 활용한 지역맞춤형 주민자치회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15 강릉시 살기좋은 마을만들기 우수마을평가회.
2015 강릉시 살기좋은 마을만들기 우수마을평가회.

체계적·전문적·장기적 주민자치 교육 필요

Q 주민자치센터 경영 등 주민자치위원의 자질과 역량을 키우는 것에 대한 견해는?

지난 10여 년 동안 주민자치센터를 운영하면서 주민자치 활동의 기반이 되는 법적·제도적 뒷받침, 그리고 충분한 예산지원이 필요함을 느꼈지만, 무엇보다 주민자치위원의 자치역량과 적극적 활동의지가 가장 중요함을 느꼈습니다. 일례로 초창기에는 회의진행, 프로그램 및 사업 추진 등에 익숙하지 못해 공무원들에게 많은 부분을 의존해 주민자치센터 운영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주민자치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주민들에게 주민자치에 대한 체계적·전문적·장기적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 시는 자체적으로 2012년부터 매년 주민자치위원들을 대상으로 주민자치위원 역량 강화 워크숍을 실시해 주민자치위원의 역할, 주민자치 활동의 의지와 충분한 동기 등을 부여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 ‘강릉시 마을만들기 지원센터’ 운영을 통해 지역민들이 마을사업, 주민자치사업을 실시하는데 컨설팅, 교육, 자문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중점 지원하는 등 주민자치 활성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제5회 교1동 사랑의 목도리 나누기.
제5회 교1동 사랑의 목도리 나누기.
복 두레 밥 두레.
복 두레 밥 두레.

주민자치위원들은 지역발전의 주체

Q 주민자치위원에게 드리는 당부의 말씀.

다사다난했던 병신년(丙申年) 한 해를 뒤로하고, 희망찬 정유년(丁酉年) 태양이 떠올랐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지역발전과 주민들을 위한 진정한 봉사자로서 주민자치 활성화를 위한 주민자치위원님들의 노력과 열정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주민자치는 말 그대로 여러분이 주인이고, 여러분 스스로가 지역발전의 주체입니다. 지역의 안녕과 화합은 물론이고, 지역의 현안이나 여러 가지 과제들, 또 발전방안들을 찾아서 해결해 나가는 생활자치, 동네자치의 중심체로서 앞으로도 큰 역할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우리 강릉은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세계 속의 제일 강릉’으로 도약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앞으로 1년여 남은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친절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하는 ‘선진 시민의식과 더불어 주민자치 역량’입니다.

지난 12월 첫 번째 동계올림픽 테스트이벤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던 것도 주민자치위원님들이 중심이 돼 마을환경 정비, 기초질서 지키기, 친절한 손님맞이 등 모두가 공감대를 갖고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실천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모두의 역량과 열정을 하나로 모아 나간다면, 동계올림픽 성공개최를 넘어 강릉의 새로운 역사를 이룰 것이라 확신하며, 그 중심역할을 주민자치위원들께서 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다시 한 번 정유년 새해 뜻하시는 일 모두 소원성취하시고, 여러분들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다문화가족 결혼이민자와 대화의 시간.
다문화가족 결혼이민자와 대화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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