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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_마을 보건의료자치 시대] 주민 간 건강격차 해소와 정보공유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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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_마을 보건의료자치 시대] 주민 간 건강격차 해소와 정보공유 활발
  • 김상욱 객원기자
  • 승인 2014.02.06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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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의료체계와 브라이튼 앤 호브 시의 보건의료 정책
영국 의료체계, 의무적 시행으로 지역마다 편차 심하지 않아
브라이튼 앤 호브 시, 성공적 지역맞춤형 보건의료정책 시행

한 마디로 영국의 의료체계는 모든 국민에게 포괄적인 의료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체계다. 이런 개념과 기본 철학이 영국의 모든 지역(District)에 스며들어 있으며, 거의 차별 없이 높은 수준으로 각 지역에서 잘 운용되고 있다. 지역 간 격차가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영국의 국민의료제도인 NHS(National Health Services)는 특히, 투명성을 제 1의 덕목으로 삼고 있으며, 환자들을 위한 서비스 향상에 그 목표를 두고 있다. 또 NHS는 국민(환자)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보다 나은 공공의료 서비스를 창출하고 제공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자 필수적인 것이며, 언제든지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우선이며, 국민 모두에게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이자 미래세대를 위한 행위라고 표방하고 있다. 따라서 NHS는 서비스의 사명을 고취시키고 국민에게 무엇을 먼저,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각양각색의 요구사항을 경청하는 것을 모토로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영국은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보건 행정으로 각 지역마다 편차가 심하지 않다는 것이 두르러진 현상이다. NHS는 특별히 어느 지역이 아주 잘 맞고, 어느 지역은 형편없게 맞지 않는 제도가 아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창의적인 발상’을 가지고 기존의 것들을 지역맞춤형으로 조정, 수정을 하면서 성공적인 보건의료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영국 잉글랜드 이스트서식스에 있는 도시 ‘브라이튼 앤 호브 시’의 사례를 살펴본다. 이에 앞서 영국의 일반의료 체계 및 마을 주치의라 불리는 일반의(GP=General Practitioner)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자.

영국의 의료체계

● 주치의, 포괄적인 돌봄을 하는 의사

주치의(Family doctor or Family physician)란 의사가 한 사람 혹은, 가족 구성원 전체를 돌보는 의사를 지칭하는 말로 신체의 각 장기, 모든 질병,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 개인적인 즉 일대일의 환자-의사 관계를 맺어가며 포괄적인 돌봄을 하는 의사를 말한다.

통상적으로 주치의가 되려면 의과대학에서 공부한 후 최소한 3년 이상을 해당 지역에 거주하면서 아래와 같은 돌봄업무를 담당해야 한다. 주치의는 ‘가정의’라는 좁은 의미의 의료행위가 아니라 보다 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주치의제도는 국민의 건강문제를 개인의 책임영역을 벗어나 ‘사회의 연대의식’속에서 해결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제도로 사회적 기능이 엄청나다.

● 새로운 커뮤니티 케어 개념 도입

영국은 ‘커뮤니티 케어’라는 새로운 개념을 사회복지정책의 하나로 삼고 있다. 이는 어르신들은 가급적 시설에 입소시키지 않고 지역사회에 그대로 머물러 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개발된 개념이다.

영국정부는 ‘커뮤니티 케어’ 정책의 실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역 주민이 필요로 하는 각종 대인서비스를 가정으로 전달하는 지원망 구축에 전력을 투구하고 있다. 커뮤니티 케어의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마을마다 의사와 가정간호사 파견, 가사지원서비스, 교통편의 제공, 식사 배달 서비스, 신체수발서비스, 주간휴식처 제공서비스, 신체보조기구 대여서비스 등이 있다. 이른바 데이 센터(Day center) 등과 함께 의사와 간호사 파견서비스 프로그램 즉 ‘홈 헬프’ 제도가 운용되고 있다.

영국 정부가 커뮤니티 케어 정책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복지 재정, 즉 의료비용의 절감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주민 환자들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새로운 병원시설 등을 통해 수용을 하는 것보다 예산을 훨씬 많이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한 예를 들어 영국에서는 어느 마을에도 ‘쉘터드 하우징(shelterd housing : 보호의 집)’이라고 불리는 노인보호주택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또 영국의 건강의료서비스가 이 같은 커뮤니티 케어의 개념이기 때문에 어느 특정 지역 자체만으로 독특한 마을 일반의 1차 의료(GP Primary Care)가 존재하기 어렵다. 국자 차원에서 영국 전역에 걸쳐 일률적으로 같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의무화돼 있기 때문이다.

● 1차 의료 진료소 ‘마을의원’

우선 어느 마을로 이사를 갔다고 하자. 이사를 마친 다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사를 간 마을의 일반의를 찾아가서 ‘등록’을 한다. 등록이란 ‘앞으로 내가 당신을 주치의로 삼고 찾겠다’는 의미다. 원칙적으로는 자기가 사는 마을의 의사를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

마을의원은 1차 의료는 ‘문지기(gate-Keeping)’ 역할을 한다. 병에 대한 초기 진료를 담당한다. 진단이 더 필요하거나 전문의 진찰이 필요한 환자는 더 큰 병원의 전문의에게 보낸다. 그 사람이 산부인과 의사나 심장 전문의 또는 다른 어떤 전문의들을 봐야 할지에 관한 모든 것은 1차 의료 담당자, 곧 GP가 결정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1차 의료영역에서 건강문제의 80~90%를 해결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도로 전문화돼 값비싼 병원의 의료서비스를 구태여 받지 않아도 1차 의료영역에서 웬만한 건강은 충분히 관리되는 것이다. 1차 의료의 수준이 높은 국가의 국민은 그렇지 않은 국가의 국민보다 의료체계에 대한 만족도가 높으며, 합리적이고 형평성이 높은 건강관리가 가능해 건강 수준도 우수하다. 마을의원에서 담당하는 이 역할은 체계의 중추다.

●마을의원에서 일하는 사람들

일반적으로 의사, 간호사, 재활치료사, 상담사는 물론이고 행정요원도 근무한다. 지난 2009년도 통계에 따르면 잉글랜드에만 8228개소의 주치의가 일하는 ‘마을의원(GP Surgery)’이 있으며, 일반의(GP)는 약 4만 명에 이른다. 이들 마을의원은 거의 대부분이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모여 함께 진료를 하는 ‘공동개원(Group Practice)’형태를 갖추고 있다. 주치의 한 명당 대략 1500명 정도의 주민을 등록해서 관리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일반의 마을의원만 있는 게 아니다. 치과의원, 안경점, 약국도 NHS와 계약을 체결해 주민에게 기본적인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 예로 안경점의 경우 광학기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이 안경점을 차리고 ‘파란색의 NHS’라는 표시를 안경점 입구 창문 등에 붙여놓는다. 이곳에서는 안경을 맞추고 시력을 측정한다든가 하는 아주 기초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국 보건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건강불평등’ 감소이다.

● 일반의 역할

지역 주민은 지역별로 설치된 1차 진료소(PCT)에서 ‘가정주치의’인 ‘일반의’로부터 ▲건강상담 ▲질환의 처방 ▲상급병원 안내 등의 의료서비스를 제공 받는다. 물론, 지역사회를 기본 단위로 하고, 주치의를 자주 바꾸지 않는 이상, 가정주치의들은 자신에게 등록된 지역민의 질병과 건강에 관한 모든 것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환자 입장에서 보면 가정주치의는 ‘내 몸을 잘 아는 의사’다. 대개 수십 년간 한 가정을 담당하고 있다. 30년 넘어 한 가정의 주치의가 되는 일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당연히 의사는 자신의 환자를 훤히 꿰뚫고 있는 것이 크나큰 장점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NHS 의료제도의 기본적인 철학이 깃들여진 의료행위가 이뤄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 마을의원 일반의들의 의식

마을의원 의사들은 대부분 개인 진료소를 차리지만 공무원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알려졌다. 의사들이 돈을 벌려는 것보다는 정부의 파트너로서 시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한 축이라는 생각을 한다는 것으로, 영국의 의료체계가 중시하는 건강에 대해 국가가 책임진다는 철학을 일반의(주치의)들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는 오랜 전통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 마을의원과 환자의 관계

마을에 있는 의사는 친절하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처럼 얼마 동안 기다렸다가 의사 얼굴 잠깐 보고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고, 찾아간 사람이 필요한 얘기는 어느 정도 하고,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얘기도 많이 나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그러나 정작 구체적인 내용에 들어가면 상담은 많은 것에 비해 그 처리하는 속도는 한없이 느리다는 평이 많다.

다시 말해 기본적인 것은 잘 보장이 돼 있는데, 좀 더 검사 받거나 치료를 하려면 마냥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이 부분에서는 우리나라가 비록 비용은 좀 들지만 빠른 시간 내 진료 및 치료가 이뤄진다는 점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을의원 진료과목의 한 사례 중 임신 및 출산의 경우 해당 마을의 일반의를 만나 우선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임산부는 무료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지정된 양식(F.W.8Form)을 작성해 제출하면 치과치료나 약값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고, 임신 중의 병원비는 무료다. 물론 출산과 관련된 비용도 무료다. 아이를 출산한 후 10일 동안은 산파(midwife)가 방문해 아기와 산모를 돌봐준다. 그리고 퇴원 후 6주간은 출산한 병원에서 산후 검진을 해준다. 베이비 클리닉에서는 신생아 접종 및 예방접종을 하라고 연락도 해준다.

브라이튼 앤 호브 시의 보건의료 정책

● 지역특성

이곳은 대학이 2개 생겨나면서 근로자 계층인 나이 20~40대 인구가 의미 있게 늘어난 곳으로 노인들의 수도 점차 증가하고 있어 보건정책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져 있는 지역이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로부터 연간 200만 파운드를 받게 됐다. 당초 이곳은 영국에서도 가장 적은 예산을 받은 적도 있으나, 현재는 영국 전체 상위 25% 안에 들만큼 예산을 확대할 수 있었다.

따라서 예산은 PCT(Primary Care Trust : 1차 의료서비스)를 통해 받아 거의 대부분 병원 부문(일반의 포함)에 사용되고 있으며, 중앙정부에 지속적으로 예산 증액을 요구하면서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 건강정책 우선순위 설정

우선순위를 매기는 것은 매년 하게 돼 있는 ‘연례 운용계획’과 3년마다 작성하게 돼 있는 ’전략적 커미셔닝 플랜’에서 다루게 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첫 번째 조사에서는 지역 주민의 욕구조사와 자문이 포함되며, 사업대상의 구별은 동쪽, 서쪽, 중앙으로 지역구별을 하고 연령계층 등의 기준을 정해 시행한다. 두 번째 조사에서는 보다 장기적 계획으로 이의 실행과 평가를 위한 실행계획을 매년 수립하는 과정을 거친다.

특히, 우선순위의 궁극적인 목표는 ‘건강불평등’ 감소를 기본 원칙으로 삼고, 모든 마을에 대한 정책에 있어 건강과 ‘건강형평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 가운데서도 3대 우선 순위를 매겼는데, 세계보건기구 유럽 건강도시 협의체에서 제안한 것을 브라이튼 앤 호브 시에 걸맞게 맞춤형으로 조절하고 수정했다. 3대 우선 순위란 건강한 근로계층 및 건강한 작업장 확보를 위한 ‘돌보고 지원하는 환경 조성’, 비만을 줄여 활기찬 삶과 정신건강과 안녕을 위한 건강한 삶, 건강한 도시계획 및 건강영향평가를 위한 건강한 도시 환경 및 디자인 조성 등을 추구하는 것이다.

브라이튼 앤 호브 시에 있는 병원.

● 건강도시 사업 배경

지난 2000년 시(市)로 승격되면서 시의회 정치인들 사이에 ‘건강한 도시’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그 의지 또한 강한 면모를 보였고, 2004년 세계보건기구(WHO) 유럽 건강도시 네트워크 제 4기에 가입을 했고, 건강한 도시계획 및 건강영향평가서에서 특히, WHO로부터 성공적이라고 인정을 받았다. 2008년도에는 WHO로부터 공식 평가를 받아 2009년 1월부터 유럽 건강도시 네트워크 제 5기가 시작된 가운데 2010년 3월 WHO로부터 공식적으로 건강도시로 인정을 받았고, 2013년까지 운영돼 왔다. 물론, 앞으로도 이 일은 계속된다.

이 같이 브라이튼 시는 WHO의 건강도시 성공적으로 인증을 받았다는 점이 주목되는 대목이다. 특히브라이튼 시는 해당 PCT, 시의회 및 기타 다른 조직들과 협력체를 결성해 지역별 주민집단의 건강과 안녕문제를 다루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나아가 건강도시협력체가 지역 내 건강은 물론 안녕협력체에서 공식적으로 그 역할을 맡아 일을 추진했다는 점 또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브라이튼 앤 호브 시는 또 ‘지속가능한 건강도시’라는 목표를 지역사회 전략의 하나로 삼고 20년 동안의 장기적인 지역사회 발전에 관한 전략으로 3년마다 수정되며 법적 근거를 갖도록 했다. 나아가 모든 파트너들과의 공유된 비전을 바탕으로 전략이 수립되며 지역의 경제, 사회, 환경적 안녕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지역전략협력체는 10년 전 토니 블레어 총리에 의해 도입돼 법적 근거를 가지게 됐으며, 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한 지역을 분석한 결과 건강, 주택, 교육, 범죄, 고용 등 5개의 공통적인 문제가 존재함을 발견했다. 이들은 개별적으로 다루기보다는 함께 다루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라는 것이 그 배경이다.

● 조직과 운영

브라이튼 앤 호브 시에서는 우선 건강도시 사업부서의 보고기관으로 PCT와 시의회가 있으며, 추진기관으로는 PCT, 시의회, 제 3섹터가 공동으로 추진한다. 또 건강도시 협력체에서 건강도시 사업을 진행 검토, 다른 지역과 기관과의 지역전력협의체 역할을 수행하는 데 1년에 3~4회씩 회의를 개최한다. 여기에다 건강도시운영위원회에서는 전반적인 건강도시전략을 수립하고, ‘하위팀’들의 사업 진행에 대한 검토를 하며 지역전략협의체, WHO, NHS 이사회 및 시의회에 진행보고서를 제출하는 역할을 하며 1년에 6번 회의를 개최한다.

건강도시 담당부서는 이상의 조직들(건강도시 협력체, 건강도시 운영위원회, 하위팀)의 회의 개최 등 소규모의 운영 예산을 갖고 있으나, 사업제공을 위한 예산은 갖고 있지 않다. 다만, 이미 제공되고 있는 건강관련 사업의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 건강영향평가

건강영향평가를 하는 이유는 주민의 건강불평등이 경제적 취약 지역과 우수 지역 간의 차이가 남자 11세, 여자 6세로 벌어져 있어 이를 줄이기 위할 목적으로 의사결정자들에게 사업 및 정책이 건강에 미치는 결과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고 건강을 향상시키고 불평등을 감소시키게 하며, 보다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추구해나아가기 위함이다.

이 시의 도시개발전략(2010~2030)에서 신규 및 주요 도시 개발 및 정책에 대해서는 건강영향평가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보건 부문과 시의 공동노력을 통해 건강한 도시개발 훈련과정, 건강영향평가 훈련과정, 건강한 도시개발 운영위원회를 2년 동안 여러 번 반복적으로 시행한다. 그 예로써 정책에 대한 건강영향평가에는 금연정책, 직원 출장에 관한 계획, 주거전략, 음주면허, 지역개발프레임의 핵심전략(LDF Core Strategy) 등이 있었고, 사업에 대한 건강영향평가에는 브라이튼 마리나(Brighton Marina : 해변 개발), 시장, 카운티 병원 등이 있었다.

● 포괄적 구역평가와 성과

이 시는 포괄적 구역평가의 목표로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 얼마나 잘 하는지를, 어떻게 알 것인지 얼마나 잘 하는지를, 주민이 어떻게 알게 할 것인지를 아는 것으로 삼았다. 주목할 것은 이런 포괄적인 평가를 통해 주민 밀착, 주민의견 반영, 주민의 환경 등을 빠짐없이 파악하고, 또 그 정보를 공유한다는 점이다. 이런 것들을 통해 신뢰를 조성하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지역 주민 간에는 물론 지역 일반의(가정의 : GP)와도 마치 형제자매처럼 서로 친절하게 자상하게 대하고 소통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지역사회 협력사업의 성과로 지역사회 모든 부문의 동의를 통해 공통된 비전을 얻게 됐고, ‘기회의 시’라는 지역사회 전략을 개발하고 실행하고 있으며, 협력체들이 책임감을 갖도록 수행관리의 틀을 개발해냈다.

● 시사점

첫째, 기본 목표 설정이다. 브라이튼 앤 호브시의 보건의료정책, 다시 말해 건강한 도시 만들기라는 기본 프레임에서부터 출발한 가장 기초적이면서 가장 중요한 정책을 수립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건강불평등’과 ‘건강형평성’이라는 두 개의 개념을 축으로 삼고, 이른바 주민과 마을 간의 ‘건강격차’를 줄여 나가겠다는 기본적인 목표가 돋보인다.

둘째, 일반의들의 공익의식이다. 우리나라의 개인병원 의사들과는 그 의식이 판이하게 다르다. 공무원의 신분으로, 아니면 준공무원 신분의식이 내재돼 있다는 점이다. 국가시책을 일반 국민에게 원래의 목적에 맞게 전달하려는 일반의들의 의식과 노력들이 돋보인다. 이 또한 국가(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제도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 또한 눈에 띈다.

셋째, 민주적 수평적 의사결정이다. 그리고 중앙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NHS의 다양한 지원제도를 지역에 알맞게 조정하고, 수정하는 노력을 통해 지역 주민, 일반의, 시의회, 지역개발협의체, 제 3섹터 등과 함께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특히 수평적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의사결정을 한다는 점이 민주주의의 발상국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넷째,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이다. 이해 당사자들 간의 이견 조정 능력 역시 이런 조정능력을 바탕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새로운 도전, 즉 세계보건기구에서 시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십분 활용해 자기 지역 맞춤형 정책으로 받아들여, 정착시키면서 이를 바탕으로 중앙정부로부터 대폭 확대된 예산을 수령해올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냈다는 점 또한 참신한 아이디어의 산물로 돋보이는 노력들 가운데 하나다.

다섯째, 평가의 적합성과 우수성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포괄적 구역평가에서 얼마나 잘 했는지를 자문한다. 반대로 얼마나 잘못됐는지도 함께 평가하는 양면평가 방식이 뛰어나며, 결과만을 두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까지도 평가대상으로 삼았다. 절차적 민주주의, 수평적 의사결정, 탁월한 적합성 판단능력을 근간으로 한다는 점 또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여섯째, 정보 함께 나눠 갖기다. 마을의사(마을 주치의) 결합체, 시의회, 주민, 지역개발협력체 및 제 3섹터 간의 논의를 잘 거치며 좋은 결말을 얻었다 할지라도 최종적으로 이를 이용하는 주민의 이해 정도를 높이기 위한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주민에게 알리는 작업들이 있었다는 점이 두드러져 보인다. 제아무리 좋은 정책이라 할지라도 이용자인 주민이 이를 알지 못할 경우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역시 가장 상식적인 것을 가장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적절하게 실행에 옮겼다는 것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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