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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크레디트(Ending Cr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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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크레디트(Ending Credit)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0.09.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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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회의 ID 확인하고 다시 시도해 주십시오

포스트 OOO’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합니다. 싫습니다 싫어요(는 귓속말 아니 마음의 소리일 뿐입니다). 싫어도 해야죠, 해야합니다. 아니 좋고 싫고가 어디 있나요(우리에게 선택권이 있긴 한가요?) 무조건 해야죠. 실제 C, 으로 시작되는 그것으로 인해 계획했던 행사가 모조리 연기됐습니다. ‘연기라고는 하는데 실은 언제 할 수 있게 될 지 기약이 없습니다. 그래서. 비대면 온라인 화상 대화 프로그램 실행 바람이 본사에도 불어 닥쳤습니다. “이 링크로 접속하세요. , 해당 앱을 먼저 깔아야 합니다. 앱 깔았다고요? 회원가입, 로그인은 안하셔도 되고요. ‘회의 참가를 클릭하세요.” ‘대기 중’ ‘잘못된 회의 ID 확인하고 다시 시도해 주십시오.’. 어쩌면 우리 인생도 이렇지 않을까요? ‘대기 중’ ‘잘못된 접속’... 한 번에 그냥 되는 건 없는 거 같습니다. 인생은 배움의 연속. 또 하나 배웁니다.

*****

만나자는 인사가 민폐가 됐습니다. 어느 광고처럼 여행이, 일상이 우리를 떠난 지도 오래입니다. 계획됐던 주민자치 사업들도 다음을 기약하게 됐습니다. 달력에서 행사 일정을 하나씩 지우며 전화로나마 현장을 만나봅니다. 애써 준비한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을 취소하고, 간사님들 월급을 고민하고, 하반기를 꾸려갈 회의조차 열지 못하는 답답함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코로나 이후를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오히려 내 가족과 이웃과 동네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는 때가 아닐까, 애써 위로해봅니다. 지금/여기를 살피고 돌보며 일상의 가을을 기다리겠습니다.

여수령 기자

 

편집후기여야 하는데 채 마감 못한 기사를 남겨놓고 이것부터 씁니다. 할말하않 혹은 할많하않. 볼드모트도 아니지만 그 C으로 시작되는 단어는 이 지면에서만이라도 자음 하나조차 박제하고 싶지 않은 마음입니다(ㅠㅠ). 모두의 건강과 무사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마스크는 썼지만 그래서 정상적인 대화나 소통은 더 어려워졌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서로 잘 주고받을 수 있기를, 어려운 바람을 키워봅니다. 이번 마감이 끝나자마자 텔레포트로 금릉해변 앞에 딱 앉아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김윤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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