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 대호지면 주민자치회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당시 지역 주민들의 삶을 기록한 증언 채록서 <그 다음 이야기>를 발간했다.
마을의제로 시 공모사업 당선
이번 사업은 주민총회에서 채택된 마을의제가 시 공모사업에 당선되어 충청남도와 당진시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아 추진되었다. 우리나라 독립운동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대호지·천의장터 4·4 독립만세운동의 근원지인 대호지면에서 주민자치회 주도로 당시 상황을 재조명하고 기념하고자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대호지·천의장터 4.4 독립만세운동은 1919년 4월 4일, 대호지면사무소에서 천의장터까지 약 7km의 거리를 만세 시위행진을 한 후 일제와 무력 격전을 벌인 사건이다. 민관이 같이 한 합동 항일운동이라는 점과 이동 원정시위로 이루어졌다는 점, 시위 규모에 비해 피해자 및 수형자 비율이 전국적으로도 매우 높았다는 점 등에서 여타의 독립만세운동과 차별성을 인정받고 있는 당진 지역 최대 규모의 독립운동이다.
주민자치회가 중심돼 주민의 삶과 역사 생생히 기록
이렇듯 국난의 시기를 온 몸으로 버텨낸 주민의 치열한 일상을 담은 증언록 <그 다음 이야기>를 발행하기 위해 대호지면 주민자치회에서는 지역의 80~90대 어르신을 방문해 인터뷰와 사진 자료 등을 수집했다. <그 다음 이야기>는 대호지면 주민자치회 위원 중 작가 이력이 있는 김한하 위원이 인터뷰와 집필을 직접 진행, 6개월 동안의 공을 들여 1,000부를 제작해 작년 12월 발행했다.
증언록 제작 당시 대호지면 주민자치회장이었던 남기찬 전 회장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라고 전제하며 “우리가 누리는 안정과 평화가 선조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것임을 기억할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 자료로서 <그 다음 이야기>가 활용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남 전 회장은 또 “우리 마을의 살아 있는 희생의 역사를 되새기는 한편 지역 어르신의 이야기를 주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역할을 주민자치회가 중심이 되어 만들었다는 점에서 보람과 뿌듯함을 느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 다음 이야기>는 당진시 시립도서관, 시 내 초중고도서관, 각 기관 등에 고루 배포되어 주민의 삶을 주민이 기록한 모범 사례로 또 한번 기록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