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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는 지금] 청소하기, 생일날 함께 하기, 영화관·병원 함께 가주기 등 노인들 스스로 갑을관계 복지시스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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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는 지금] 청소하기, 생일날 함께 하기, 영화관·병원 함께 가주기 등 노인들 스스로 갑을관계 복지시스템 구축
  • 김상욱 객원기자
  • 승인 2016.12.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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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사우스워크 써클 '스스로 돌봄 복지공동체'

‘스스로’라는 말과 ‘복지’라는 말을 합쳐 ‘스스로복지’라는 말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복지공동체’는 없을까? 복지(Welfare)는 사전적인 의미로 ‘행복한 삶’을 뜻하며, 일반적으로 국가가 국민들의 ‘행복증진’을 위해 직접적인 정책을 실시하는 것을 뜻하며, 이런 제도가 잘 마련돼 있는 국가를 ‘복지국가’라고 일컫는다.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것은 반드시 국가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 기업이 임직원들을 위해 베푸는 각종 혜택과 서비스 등도 복지라고 할 수 있듯이 지역공동체도 스스로 공동체 복지를 창출해낼 수 있다.

행정기관의 일방적인 베품이나 혜택을 통한 복지가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 스스로 서로 간의 베품이나 혜택 기저를 만들어 시행하면 그게 바로 ‘스스로 돌봄 복지 공동체’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영국의 ‘사우스워크 써클’(Southwark Circle)이 바로 복지공동체의 모범사례다.

우리는 단순히 베품이나 혜택이라는 관점에서만 복지를 바라볼 수 없다. 제대로 된 복지서비스 시스템은 소득과 일자리까지 창출하는 지역 복지공동체로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물론 그 중심은 사람 중심이며 ‘서로 돕고 살자’는 너무나 기본적인 인식에서 부터 출발한다. 사우스워크 써클 사업은 특히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또 서비스비용 또한 저렴한 점이 특징이다.


사우스워크 써클 탄생배경

194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영국에서는 복지국가 모델이 빠르게 변화를 일으키면서 사회는 보다 복합적이 되고, 이에 따라 국민들의 복지서비스 요구 또한 다양하면서도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국민들을 충족시킬만한 복지서비스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반성에 새로운 복지모델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러나 국가차원이나 큰 규모의 지방행정 차원이 아니라 주민들 스스로를 돌보면서 스스로의 복지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사회공동체로서의 끈끈한 유대감 혹은 연대감을 가지면서 지속가능한 조직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부터 사우스워크 써클 사업이 구상됐다고 한다.

이 사업은 지난 2007년과 2008년 런던 남쪽 지역에 살고 있던 노인 250여 명이 우선 생활 속의 사소한, 즉 ▲크고 작은 일들을 스스로 해결해 보자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 ▲그러려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싶으며 ▲또 배우고 자기계발을 통해 목적성을 지닌 삶을 살고 싶어 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노인들이지만 과거와 같이 타성에 젖은 사회서비스를 받는 수혜자로서만이 아니라, 스스로 돕고 서로 돕는 주체적인 존재임을 내세우며, 자신들이 가진 역량과 다양한 자원을 서로 나눠갖자는 인식에서 이 사업은 출발했다.

따라서 사우스워크 써클은 독창적이고 노인들 스스로 얼개를 짠 독특한 일종의 복지독립(Welfare Independence)을 한 셈이다. 따라서 이 써클은 사소한 생활속의 편의서비스는 물론, 정서적인 서비스까지 제공하게 되는 가장 광범위하고 다양한 서비스가 쌍방향으로 이뤄지게 됐으며, 또 그 과정에서 비용도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혜택 제공자임과 동시에 수혜자라는 ‘스스로 갑을관계’에 놓임으로써 그 존재감과 만족감이 높아지고, 서비스 제공자의 이윤도 창출되는 이점을 지니게 됐다.

사우스워크 써클은 회원들과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도우미를 연결해주는 중간 매개체역할을 하며, 이런 사업을 하기위한 초기 비용의 일부를 지방행정기관으로부터 지원받는 역할을 한다.

사우스워크 써클 서비스의 구체적 내용

거창한 일들이 아닌 사소한 생활속의 일들을 통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예를 들어 페인트칠하기, 잔디깎기, 청소하기, 컴퓨터교육, 싱크대고쳐주기, 컴퓨터 수리해주기, 소식지 전달해주기 등 아주 사소한 일반생활 관련서비스에서 부터 생일날 함께하기, 영화관 같이 가주기, 병원 함께 가주기 등 심리적 정서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제공받는 서비스다. 물론 서비스제공자는 그에 따른 약간의 비용을 받게됨으로써 일정한 소득이 생기고 일자리까지 생겨나는 일석이조(一石二鳥)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써클은 회원들과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도우미를 연결해주는 중간 매개체역할을 하며, 이런 사업을 하기위한 초기 비용의 일부를 지방행정기관으로부터 지원받는 역할을 한다. 능동적, 자발적 복지공동체의 틀을 갖고 있다.


운영은 이렇게

지난 2007년 파티시플(Participle)이라는 이름의 사회적 기업이 주도하고 노동연금부와 사우스워크 지방정부와 케이블 회사인 스카이(SKY)와 파트너십을 통해서 운영하고 있으며, 이 써클 참여자는 나이 50세를 넘은 성인으로 구성된다. 아무리 사소한 일들이지만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의 비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일단 자기 지역의 써클에 전화 혹은 전자우편 등을 통해 회원으로 가입하고 최소한의 비용을 월회비로 납부한다.

회원이되고 월회비를 납부한 후 자신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필요하게 되면 써클에 연락을 취하고 서비스를 요청하면 이른바 도우미 즉 회원, 자원봉사자, 외부전문가 또는 전문기관이 와서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문제를 해결해 준다. 그런데 이 때 제공되는 서비스비용은 현금도 되지만 화폐 대용으로 쓰는 토큰(Token)으로 납부가 가능하며 회원도 유급, 즉 돈을 받을 수 있는 도우미로 활동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그래서 일자리가 창출되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써클의 서비스내용에서 볼 수 있듯이 자기지역의 사람중심의 가치를 회복하고, 신뢰의 관계망을 구축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관계가 있는 복지, 즉 상호복지 실현을 통해 행복한 삶의 가치(Value of happy Life)를 구현해 낼 수 있는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공동체 활동이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특히 노인들이라서 사회로부터 뒤로 물러 나야만 하는 현실적 서러움도 이런 써클활동을 통해 잊을 수 있음과 동시에 오히려 젊은층들에게 모범적인 활동을 보여줌으로써 젊은층의 노인들을 위한 비용까지 줄여줄 수 있는 효과까지 볼 수 있다.

사우스워크 써클 각종 안내소책자

복지와 공동체의 만남

공동체(Community)가 구축되면 해당 지역의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공동체 내 구성원은 물론 공동체 간의 연대를 통해서 사회적관계 또한 확대가 가능해진다. 따라서 공동체에 속하지 않은 개인은 생활주변의 문제를 공적인 관계 속에서 해결해야 한다. 따라서 그에 따른 거래비용(transaction cost)도 만만치 않게 지불해야 하지만, 공동체속의 구성원은 구성원 사이에 형성된 친밀감, 사회적연대(유대)감 등 이른바 사회적자본의 형성을 통해 생활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문제해결 비용이 적을 뿐만이 아니라, 문제해결을 위한 고민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정서적, 심리적 이점도 있다.

이런 공동체의 이점을 ‘행복한 삶’의 뜻을가진 복지와 접목이 되면, 그 삶의 질을 훨씬 더 높일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특히 나이든 노인들 스스로의 복지공동체가 구성되기 때문에 사회적 경험과 지혜 등이 녹아 든 노인 스스로 돌봄 복지공동체야 말로 널리 확대돼야 할 조직체임에 틀림없다.

또 요즘처럼 경제적 사회여건이 좋지 않을 경우에 더더욱 지역 복지공동체의 역할과 위력이 필요해진다.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도 비용, 즉 지출을 줄이는 이런 스스로 돌봄 복지공동체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역공동체는 산업, 역사와 문화, 생활여건개선, 지역복지, 보육, 교육, 환경,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공동체들이 탄생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공동체에 복지라는 개념이 포함된 사우스워크 써클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공받는 시스템이 도입될 경우 보다 활성화된 공동체로, 지속가능한 공동체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역공동체 가치는 일반 시장에서 거래되는 재화와 서비스로 나타내 질 수 있는 경제적 가치는 물론, 비(非)시장 방식으로 표현되는 유·무형의 다양한 가치까지 포함돼 있다. 구성원들 상호간에 이타적인 행동들을 공유함으로써 나타나는 사회적 가치는 사회자본의 하나로 공동체 존재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사우스워크 지역에 내걸린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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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와 공동체는 보완제다) 지역공동체의 이점과 ‘인간의 근본적인 행복추구권’은 상호보완제다. 사회적 자본으로 표현되는 그 가치에 지역공동체의 특성이 함께 어울리게 되면 일자리, 소득, 지역경제활성, 심리적 정서적 안정, 사회적 비용지출 절감, 소외감 극복 등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서비스 제공자와 수혜자는 동일인 공동체) 어느 일방이 다른 상대로부터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받기만 한다면 공동체적인 상호 의존성과 신뢰가 형성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내가 제공자가 되면서 동시에 제공을 받는 경우가 되면 공동체구성원 사이의 신뢰감은 극대화될 것이며, 존재이유의 하나가 돋보이는 행위가 될 것이다. 특히 정신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와 소득은 생활주변 활동에서) 무한 경쟁속의 일자리 창출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욕심을 조금만 버리면 우리생활 주변에서 상당한 수준의 일자리를 창출해낼 수 있다. 특히 나이든 노인들의 경우 많은 소득 창출에 매달리지 않는다. 일을 함으로써 건강을 유지하면서 일정한 소득을 올리고, 그 소득이 그 지역에 다시 소비되면서 지역경제에 다소라도 기여를 하게 된다. 노인들의 경륜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복지공동체 형성으로 통한 도우미(일자리)창출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스스로 돌봄 복지공동체는 자아실현 바탕) 지역 공동체로서의 복지공동체는 주민 스스로 형성한 조직체로 자발적, 능동적, 솔선수범적인 활동을 근거로 하기 때문에 스스로의 성취감은 물론, 자아실현이라는 가치를 맛 볼 수 있는 기저로서 작용할 수 있어, 더 많은 복지공동체의 활성화와 확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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