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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운동에도 명암 있어…향약-주민자치와 잘 연계시켜야”[연구세미나58-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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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운동에도 명암 있어…향약-주민자치와 잘 연계시켜야”[연구세미나58-②]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3.03.16 1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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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회 전해황 교수 ‘주민자치에 있어서의 새마을운동 적용방안 연구’

향약-새마을운동-주민자치를 지금 시대에 맞게 잘 연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논의는 한국주민자치학회가 지난 14일 진행한 제58회 주민자치 연구세미나 주민자치에 있어서의 새마을운동 적용방안 연구발제와 토론에서 펼쳐졌다. 전영평 대구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은 이날 세미나의 발제는 전해황 전 대원대 교수가, 지정토론에는 정갑진 국제새마을운동연구원장이 참여했다.

발제 후 전영평 교수의 진행으로 본격적인 토론이 이어졌다.

지정토론을 맡은 정갑진 원장은 분권과 자치는 이제 더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로 대두되었다. 진정한 민주주의의 뿌리 내림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지방소멸의 경고음이 날로 심각하게 들려오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한국 주민자치학회가 이번 세미나의 주제로 주민자치와 새마을운동을 다루게 된 것은 시의적절하면서, 의미 있는 선정으로 생각한다. 새마을운동은 한국근대화의 여정 속에 뛰어난 성취로 기록되었고, 그 주된 성공 요인의 하나로 주민자치의 원리가 작동하였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라며 오늘 발제에서는 새마을운동의 특성과 원리를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지방자치와의 관련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지방자치에 대한 역사적, 제도적 검토와 함께 미시적, 주민참여 방법론에 이르기까지 매우 폭넓은 논의를 통해 새마을운동과의 접점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와 새마을운동의 구성 요소를 비교하면서 이념, 주체, 원리와 방법에서의 공통성을 규명하고 주민자치를 위한 새마을운동의 경험과 교훈의 접목을 강조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정갑진 원장은 발제의 주요 내용과 의의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첫째 새마을운동의 전략적 추진 단위인 마을주민생활공동체로 규정한다. 이것은 새마을운동이 새(reform) + 마을(community) + 운동(movement)의 합성어라는 사실에서도 그 의미가 드러나고 있다. 자신의 삶터를 생활공동체로 인식해온 한국인의 전통적 가치관은 새마을운동을 통해 최고조로 발휘되었으나 산업화 도시화 과정에서 크게 위축되었다. 발표자는 이의 복원을 위한 기제로써 새마을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기구로 활용한 주민총회의 현대화를 제안한다.

둘째 새마을운동의 원리와 성공 요인으로 새마을교육을 설명하면서 인적 개발과 주민자치의 이해관계자에 대한 체계적인 역량 강화훈련을 강조한다. 셋째 사업의 단계별 추진과 평가·보상시스템 등 새마을운동의 전략적 추진방법에 관한 내용을 망라하고 있다. 전국 자치회에 대한 비교평가를 통해 맞춤형 지원과 육성시책을 개발하는 것이 긴요한 일임을 시사한다.

계속해서 정 원장은 이처럼 새마을운동은 새마을정신(이념실천), 새마을지도자(리더육성), 새마을교육(역량개발)이라는 핵심요소를 기둥으로 하고, 인센티브와 홍보라는 정책 수단과 민관거버넌스(협치)를 통해 세계적인 주민운동 성공사례를 만들었다. 이와 함께 발제에서는 홍보와 사회적 분위기 조성 등 새마을운동에 대한 노하우와 교훈이 잘 정리되어 있다. 주민자치와 관련한 새마을운동의 가치 재발견이라는 점에서 향후 주민자치 발전연구에 상당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경하 중앙대 명예교수는 “40년간 조선후기 향약을 연구해왔는데 이중 촌계는 상천민간의 수평적 조직으로 이를 연구하다 재작년에 새마을운동(과의 관계)을 알게 됐다. 전주 입암마을 향약자료 이름에 새마을회라고 되어 있어 이게 바로 살아있는 주민자치, 우리가 지향하는 주민자치라고 생각했다. 공유지 임대 수익을 배당하고 장학금도 주고 있다. 공유재산이 있고 자립적으로 살고 있다. 향약문서를 들여다봤더니 1725년부터 향약 시행되었는데 1944년까지는 향약이라는 이름으로 이후 이동협동조합, 그리고 1972년부터는 새마을회라고 불리고 있다. 이걸 보면서 새마을운동과 주민자치가 연결되겠구나 생각했다. 향약 4대 강목 포스터를 보면서 새마을운동의 정신적 기조가 향약에서 따왔구나싶었다. 향약-새마을운동-주민자치가 상생이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발제자가 지적한 마을단위는 되는데 읍면동은 실패라는 대목도 지금 주민자치의 고민이기도 하다. 주민자치도 통리 자치로 해야 가능할 것이다. 정확한 지적을 해주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박경하 교수는 여기서 궁금증이 새마을운동도 농촌은 가능할 것 같은데 도시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는지 하는 점이다. 또 하나 리더들의 문제인데 주민자치 리더들은 제도 상 연속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주민총회를 강조하셨는데 조선시대에는 그 마을에 촌계가 하나여서 총회가 가능했는데 주민총회, 새마을총회도 주민 전부가 참여했는지, 몇 퍼센트 정도 참여했는지 궁금하다. 세대주 참여 의무는 주민자치에서도 생각해볼 여지가 있는 것 같다고 피력했다.

송화섭 전 중앙대 교수는 발제에서 새마을운동=잘살기운동이라고 하셨는데 근데 이게 성공했다면 지역소별, 이농현상 등이 발생하지 않고 농촌 정주여건이 마련됐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드는데 현재 결과는 빈 농촌이다. 새마을운동은 농촌개발은 성공했지만 공동체정신은 해체시킨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정신과 물질이 같이 가야 하는데 물질만 앞서간 느낌이랄까. 정신은 퇴락라고 농촌공동화 현상이 일어나 농민으로서 자긍심도 없고 살 여건도 안 되어 있는 것 같다. 공동체정신이 강조된 제2차 새마을운동이 펼쳐진다면 좋을 것 같다. 새마을운동은 이런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류희동 전 일산서구 주민자치협의회장은 예전 생각이 다시 소환되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역사적문화적 배경이 지금과 그 당시는 다르다는 걸 전제로 말씀드리자면 새마을운동으로 물질적으로 변화가 컸다고 본다. 미지의 세계에서 잘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보여주는 힘은 있었다고 할까. 그래서 그 세계에서 시야를 더 넓혀주었고 이것이 발전인 것 같다. 밥은 먹게 되었으니까. 그럼에도 농촌에서 농사를 짓는 것보다는 도시에 가서 공장에서 일하는 게 소득 면에서 나을 거 같다고 많이들 생각한 것 같고 그렇게 이농현상이 일어나고 그러다보니 농촌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 같다. 단편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측면에서 농촌이 피폐화 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류 전 회장은 새마을운동의 구호 중에 농촌 고유문화에 속하는 것들, 즉 미신타파가 있었다. 이건 당시 학자들이 개념을 좀 잘못 잡았던 것 같다. 역사적으로 고유한 문화로 해석해서 잘 보존 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또 새마을운동도 엘리트들이 미개한(?) 민중을 이끌어가는 우월주의적 측면도 있었던 것 같아서 결과적으로 다양성이 인정되지 못했고 이 점은 성공하지 못한 측면이었던 것 같다. 주민자치는 이런 점들을 반성하면서 다양성, 규모도 대중소 등으로 연구해가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또 하나 우리는 역사성, 교육수준 등의 영향이 있어서인지 새마을운동의 효과가 컸는데 타 개발도상국에 보급되어 과연 우리의 효과만큼 결과가 나오는지, 그 지속성은 어떤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김보람 서경대 교수는 새마을운동의 성공, 실패 보다는 진화과정을 주목해야 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시대에 필요한 새마을운동 무엇인가, 앞으로의 과제는? 이런 점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최근 새마을운동중앙회는 기후위기, 불평등의 문제 등 공동체가 붕괴되는 관계 단절, 양극화 문제 등 생활 밀착형 커뮤니티로 풀어보고 주민들이 실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기후위기, 쓰레기문제, 신재생에너지 등 지금 시대에 맞는 운동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는 것 같아 예전과 다르다고 느꼈다. 보다 젊게 접근하려고 대학과 협약을 맺기도 하고 가치, 이념을 대학생들과 공유하면서 힙하게 가려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이어 김보람 교수는 주민자치와 새마을운동은 밀접한 관련이 있음에도 그 동안 서로가 서로에게 사각지대였던 것 같은데 그런 점에서 오늘 자리 뜻 깊다고 본다. 새마을운동은 관치로부터 시작했지만 뜻 깊은 업적, 성취로 생각한다는 국민들 대상 설문조사 결과도 있었다. 기초생활단위에서의 총회를 거쳐서 운동의 사업을 주민들 스스로 결정한다는 점에서 주민자치적 요소의 도입 여지가 있다고 본다. 이런 차원에서 주민자치와 새마을운동을 함께 연결해 지역사회개발 부문으로 관이 유도하는 참여형이 좋은지 아니면 완전한 자생형의 이상적 자치 실현이 좋은지에 대한 이견이 있을 것 같다. 가장 이상적인 건 하이브리드 혼합형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주민 스스로 결정하고 여기에 관의 지원이 더해지는. 이 두 측면이 밀접하고 서로 교감해야 한다고 본다. 지역개발, 잘살기운동이 이제는 작은 마을을 가치롭게 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인 것 같다고 제안했다.

전영평 교수는 새마을운동을 하면 나라가 잘산다? 이건 아닌 거 같다. 시민사회, 공동체가 없어 망가진 측면도 있는 것 같다. 농촌 피폐의 원인은 신작로를 잘 깔아봤자 잘 살 수 없어 도시로 나가 일해야 하는, 물질적 이해관계에 따라 간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새마을운동이 끊어지고 이후 시민운동, NGO운동이 나오고 민주주의가 완성되면서 한국에서의 새마을운동은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평가도 나온 것 같다. 주민자치는 농촌에 조차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떤 현장으로 갈 것인가? 새마을운동 방식으로 가야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전은경 주민자치교육원장은 근면, 자조, 협동과 같은 새마을정신이 주민자치에 있는가? 지향점이 약한 게 아닌가, 혹은 학자들만 지향점을 공유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 된다고 지적했다.

채원호 가톨릭대 교수는 새마을운동이 과거에는 성과가 있었으나 왜, 언제부터 존재감이 약해진 것인지 궁금하다. 시대에 맞게끔 발전적으로 과제가 바뀌었다면 그렇지 않았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그 당시에 성과가 있었다면, 지금 엷어졌다 해도 긍정적 성과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또 운동 차원으로 했다면 운동주체가 농민, 노동자, 여성? 그렇다면 이 시대 주민자치운동 추동세력의 동력이 있다면 무엇인지도 궁금하다고 언급했다.

이현출 건국대 교수는 역동적 발표를 들으면서 새마을운동이 저래서 성공했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 식지 않은 에너지에 존경을 표한다. 사회운동 성공하려면 공유된 인식이 중요하고 여기에 조직력과 정치적 기회구조 창이 열려야 할 것 같다.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 성공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게 공유된 인식이다. 새마을운동은 생존욕구가 가장 중요한 그 시대에 일어나 잘살아보세가 공감 이끌어낸 게 성공 배경이라고 본다. 그런데 지금은 전국적 차원에 있어서의 공통운동화 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적 조건이고 지역 주민자치운동을 전국적 운동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승화시키긴 어려워진 것 같다. 지역 단위로 지역 에토스 개발이 중요할 것 같다. 그리고 두 번째 지도자 요인, 리더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리더십이 매우 중요해서 어떻게 리더를 양성해낼 것인가가 관건이다. 아울러 네트워크가 잘 된 지역에서 주민자치도 잘 되는데 지역 단위에서의 공통된 인식, 리더십, 정치적 기회의 창이 열려 주민자치가 지역단위에서 꽃피우고 모범사례 축적될 때 다른 지역에서도 기대를 갖게 될 것 같다고 짚었다.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은 오늘 새마을운동의 성공 요인일 잘 짚어주셔서 잘 배웠다. 사회적 자본이 예전 새마을운동 때는 살아 있어 이걸 불쏘시개로 사용해 성공했다고 보는데, 이것의 재생산은 고려에 들어있지 않았던 것 같다. 취락개선에만 바짝 집중해 성공하고, 선택에서 제외된 부분이 어떻게 희생되는가에 대한 반성 안 된 건 짚을 필요가 있다. 주민자치라는 다음단계 활동으로 전이될 수 있겠다는 점에서 오늘이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발제자인 전해왕 교수는 다중지능이론 측면에서 모든 경우 즉 문제, 사람, 사건은 다 각각 다르다. 원인, 결과, 응용방향도 다 다르다. , 모든 일에는 장단고저가 있는데 이걸 무시한 채 그 동안 우리는 이분법적 토론을 주로 해왔다. 새마을운동도 마찬가지다. 새마을운동을 통해 망했다? 끝났다? 이건 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부분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면 안 될 것 같다. 앞으로 우리들은 고령사회, 인구감소에 직면해 사회구조를 바꿔야 한다 주민자치 쪽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갑진 원장은 오늘 여기 와서 많이 배웠다. 새마을운동, 주민자치의 진로를 모색하는데 큰 공부가 됐다. 향약의 교훈이 새마을 정신으로 이어져 성공할 수 있었다고 본다. 향약정신이 새마을운동에 스며들었고 그걸 잘 활용했다고 생각한다. 자치운동도 이상적으로 반드시 해야하지만 목표가 새마을운동처럼 뚜렷하진 않은 것 같다. 근본적 변화가 되지 않고는 자치가 안 된다. 자치의 운동화, 주민 참여 촉구는 소박한 사회개선 운동으로 그러나 분명한 의식개혁을 위한 이념, 슬로건은 필요할 것 같다. 새마을운동에도 빛과 그림자가 있고 시대가 바뀔수록 비판 받아야할 부분이 커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중요한 경험이다. 전국민이 전국적으로 실시한 운동이라 비록 실패가 있다 하더라도 그 속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사진=문효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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