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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운동, 과거 유산 넘어 ‘현재진행형’ 자산 되려면?[연구세미나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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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운동, 과거 유산 넘어 ‘현재진행형’ 자산 되려면?[연구세미나66]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3.05.0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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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회 이승종 교수 ‘새마을운동과 주민자치’

공공행복 실현을 위한 유효한 정책도구로서 새마을운동과 주민자치를 재조명 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주민자치학회는 54새마을운동과 주민자치를 주제로 제66회 주민자치 연구세미나를 서울 인사동 태화빌딩에서 개최했다. 전영평 대구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은 이번 세미나에서 이승종 서울대 명예교수가 발제자로, 정갑진 국제새마을운동연구원장이 지정 토론자로 나섰다.

이승종 교수는 새마을운동에 대한 오해로부터 발제를 시작했다. 첫째 커뮤니티개발운동 vs 국가개조운동’, 둘째 위로부터 동원’ vs ‘아래로부터의 운동’(결론적으로 그는 창의적 거버넌스로 봤다), 끝으로 농촌빈곤퇴치운동 only’의 관점이다.

발제에 따르면, 새마을운동은 국민설문조사결과 건국 60년간 우리 민족 최고의 업적으로 꼽혔으며, UN이 개발도상국 발전모델로 추천했을 정도로 국제사회의 수요가 특히 크다. 2013년엔 새마을운동기록물이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새마을운동의 배경에는 빈곤, 도농격차 등이 존재하는데 이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명암이기도 하다. 경제성장이 가속화되면서 도농 불균형이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새마을운동의 전개에 대해 이승종 교수는 이날 지정토론자로 나선 정갑진 원장의 시기 구분을 인용해 초기(1970년대, 정부시책기) 중기(1980년대, 민관공조기) 후기(1990년대 이후, 민간주도기) 등으로 설명했다. 그는 이 중 1단계를 가장 성공적 성과를 낸 기간으로 꼽으며 이 시기에 집중해 논의할 것임을 밝혔다.

이어 새마을운동의 성과와 관련해 이 교수는 부정-긍정론의 관점에서 살폈다. 부정론의 관점에서 새마을운동은 권위주의정부의 지배통치도구: 강압적 총동원체제’ ‘도시의 정치적 저항에 대한 농촌의 정치적 기반화’ ‘제한적 성과: 마을시설과 환경개선의 효과, 그러나 소득개선 및 농촌질적 개선 효과 미흡등으로 평가된다. 반면 긍정론의 차원에선 소득증대, 경제발전에 기여‘ ’농촌 지역사회 개발에 기여(농촌빈곤/도농격차 해소)‘ ’정신개조: 근면, 자조협동 정신의 고취(can do spirit)‘ ’양성평등‘ ’참여거버넌스(civic empowerment)‘ 등이 성과로 꼽힌다.

종합적으로 이승종 교수는 가장 가난한 나라가 가장 부강한 나라 중 하나가 되었다는 것이 성과의 가장 강력한 증거다. 국민적 평가로도 해방 후 최고의 정책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유엔도 추천하는 개도국 발전정책이다. 단 국제적 수요는 높으나 한국에서는 관심이 취약하다는 것이 한계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역사적 유산을 넘어 새로운 시대에 적용가능한 글로벌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새마을운동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세계 여러 나라에 비슷한 개발모형이 있었음에도 유독 한국만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해 발제자는 기본적으로 전국, 중앙과 지방, 농촌과 도시를 아우르는 국가적 개조 프로젝트라 규정하며 리더십(정치, 민간) 행정지원 주민참여 거버넌스(창의적 협치) 마을간 경쟁 명확하고 모두가 공감하는 현실적 목표(소득증대) 확산적 교육 민간자원 투입 우위(한정된 정부자원 상황) 등을 대표적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다음으로 잘 살아 보세로 대표되는 새마을운동의 이념이 소개 됐다. 새마을운동은 살기 좋고 잘 사는 마을을 주민 스스로의 힘으로 만드는 운동으로 정의된다. 잘 살기에는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풍요가 합쳐져 있으며 잘살기 위한 생활신조 즉 행동강령은 그 유명한 근면’ ‘자조’ ‘협동이다.

계속해서 발제자는 질문을 던진다. ‘잘 살기란 무엇인가? 발표에 따르면 잘 살기는 물질과 정신이 합쳐진 총체적 삶의 수준이다. 이승종 교수는 압축성장으로 빈곤문제가 해결된 지금 한국국민은 부유하지만 불행하다는 역설적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새마을운동은 절반의 성공인 셈이다. 시대적 변화에 따라 소득위주 새마을운동에는 새마을New(행복새마을)’가 필요해졌다. 잘 살기는 물질을 넘어선 총체적 삶의 질을 의미하는 것임을 되살려야 한다. 경제발전/물질성장을 넘어서 사회발전/행복국가를 추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이승종 교수는 행복은 모두가 추구하는 중요한 목표이자 질문이 필요 없는 자명한 이치이며 특정정부의 목표가 아니라 인류의 보편적 목표이자 국가가 추구할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런 트렌드에 따라 세계적으로 각 국가의 행복지수가 조사돼 발표되기도 한다.

이 교수는 이 같은 국가발전목표 변화추세의 배경요인은,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양극화, 사회불안, 성장전망 불투명으로 국민불행, 질적발전에 대한 관심이 증대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시민사회의 성장으로 사회의 다양한 구성, 작은 집단, 개인에 대한 관심이 증대(관심의 미시화)된 것도 요인이다. 행복연구에 대한 학문적 관심이 높아진 것도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은 과거에 눈부신 국가발전을 성취했으나 현재는 고령화와 저출산의 가속화, 부의 편중으로 인한 사회 양극화 심화, 청년실업 문제 등 어두운 현실로 행복지수가 매우 낮은 편이다. 이에 이승종 교수는 향후 경제발전을 넘어서 사회발전, 물질성장을 넘어 공공행복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공공행복’ ‘행복의 공공성이라는 개념이 나오는데 이는 행복이 개인이 느끼지만 개인만의 책임이 아니며 공동체 안에서 구성원과의 관계 속에서 누리는 것으로 그만큼 행복을 위해 국가가 노력해야 한다는 차원이다.

이 대목에서 다시 새마을운동이 등장한다. ‘공공행복과 새마을운동’. 이 교수는 공공행복 증진을 위해서는 행복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행복은 주관적 정서이므로 주민과 가까이 있는 지방정부가 절대적 비교우위를 갖는 정책이며, 정주권 기반 커뮤니티 거버넌스, 주민과의 협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행복정책으로서의 새마을운동에 대해 이승종 교수는 새마을운동은 공공행복 실현을 위한 유효한 정책도구이나 공공행복을 목적으로 하는 ‘New 새마을운동으로 진화해야 하고 경제발전 과정에서 생겨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운동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래야 발전된 오늘날 한국에서 추진해야할 이유가 된다. 오늘의 상황에 맞게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새마을운동과 주민자치의 관계, 연계성은 무엇일까? 이 교수는 주민자치가 공공행복 실현을 위한 중요요인이자 새마을운동의 성공요인으로 새마을거버넌스의 한 축이었다. 그는 주민자치의 성공요인을 아래 표로 정리했다.

 

결론적으로 이승종 교수는 새마을운동은 민족의 유산이 아니라 민족의 현재진행형자산이다. 새마을운동은 공공행복 증진을 위한 효과적 정책수단으로 경제발전, 사회발전에 동시 기여가 가능하다. 새마을운동의 성공적 실천경험을 해외에 전파할 필요가 있다라며 주민자치는 과거 새마을거버넌스의 핵심동력이었으며 앞으로 공공행복, New새마을 실현의 핵심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발제가 끝난 후 좌장인 전영평 교수의 진행으로 토론이 진행됐다. 지정토론에 나선 정갑진 원장은 1970년대의 범국민적 새마을운동 추진 경험은 주민자치의 착근을 위해서 소중한 교훈을 제시할 것이다. 전통적인 향약이나 촌계 활동 이후 가장 광범위하게 전국적 규모로 일제히 추진된 역사적인 주민자치운동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오늘 발제는 매우 유익했다. 주민자치 활성화를 위한 새마을운동의 정책 경험을 체계적으로 소개하면서 그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반면 모든 사람이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상당한 오해가 있음도 지적했다. 새마을운동의 본질과 성과를 분석하면서 새마을운동이 과거의 유산으로 그쳐서는 안 되며 범용성을 지닌 국가적 자산으로써 재활용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정갑진 원장은 주민자치의 발전을 위해 특히 주목한 내용은 첫째 새마을운동은 단순한 지역개발사업이나 주민운동의 차원을 뛰어넘는 전국적 규모의 국가변혁프로젝트로 추진되었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다른 나라의 유사한 사회운동이 큰 성과를 내지 못하는 근본적 이유로 설명된다. 이것은 주민자치라는 아젠다가 역시 국가적인 개혁프로젝트 수준으로 설정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즉 중앙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주민들의 의식 전환이 맞물려야 한다. 새마을운동은 정부의 조국근대화에 대한 집념과 국민들의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는 염원의 합작품이다라고 소개했다.

다음으로 그는 거버넌스를 새마을운동의 핵심적 기제로 파악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새마을운동을 커뮤니티 기반 참여 거버넌스 모델로 본 것이다. 새마을운동 추진과정의 상품과 서비스의 공급과 생산에 있어 정부와 대중의 역할이 전략적으로 조화롭게 분담된 것을 핵심적 성공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새마을운동은 정부정책주민운동이라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새마을운동은 마을을 전략적 추진 단위로 설정하고, “사업은 주민들의 총의에 의해서 결정하고 주민들이 협업으로 추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주민자치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능동적 정책지원역할과 주민들의 주도적 참여와 협치가 전제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새마을운동의 이념(잘살기)은 물질적, 정신적 풍요를 동시에 추구함으로 현재와 선진국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대목에 유의했다. 새마을운동은 한국 사회의 당면과제인 공공행복 증진을 위한 효과적인 정책 수단이라는 점에서 공공행복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자치가 새마을거버넌스의 핵심동력으로 작동한 것처럼, 공공행복 실현을 위해 주민자치는 효율적인 미래의 핵심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스위스의 사례를 통해 밝혀주고 있다. 이제 과거의 새마을운동의 순기능이 주민자치운동으로 승화되어야 함을 엿볼 수 있다. 이외에도 새마을운동의 개념과 전략, 성과와 성공요인, 새마을운동ODA에 대한 소개 내용은 주민자치의 정착을 위한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했다.

사진=문효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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