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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거리 조직원(?)의 비애_ 에디터K의 주민자치회 입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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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거리 조직원(?)의 비애_ 에디터K의 주민자치회 입성기
  • 에디터K
  • 승인 2023.05.30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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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주민생활

경험할수록 겸허해집니다.

순전히 제 얘깁니다. 제대로 된 활동 없이 몇 달 간 몇 번의 회의 참석이 전부인 상황이지만 그간 접해본 수많은 주민자치위원님들, 위원장회장님들에 대한 존경심이 절로 솟아납니다(절절한 진심입니다).

이 분들은 어떻게 대단한 보상도 없는 일에 이렇게 자신들의 노력과 시간, 심지어 비용까지 써가며 헌신할 수 있었을까요? 새삼 성선설에 대한 믿음이 커지는 순간입니다.

 

2회 회의 참석부터 쉽지 않다면

막연히 예상했던 것에 비해 주민자치회 활동은 더 더 쉽지 않았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활동은 시작도 안한 쌩초보가 이런 말씀 드리는 게 민망합니다만, 여전히 조직의 쓴 맛을 경험하고 있는 직장인, 봉급생활자 입장에선 매월 정기회의와 분과회의 각 1회씩 도합 2회를 꼬박꼬박 참석하는 기본 중 기본을 지키는 것부터가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주민자치회의 회의 시간은 직장인을 배려한 저녁 7시 반, 8시로 꽤 늦은 편이지만 적지 않은 지역에서 직장인이 참석하기 힘든 오후 이른 시간이거나 늦어도 6, 6시 반 정도에 회의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한 달에 두 번인데?’ 이런 질문이 나올 법도 합니다. 게다 워라밸이 중요해진 요즘은 예전에 비해 야근문화가 많이 사라지고 소위 칼퇴근을 권하는 사회가 됐지요.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직장인들이 고된 일상을 보내고 있고 무엇보다 원거리 출퇴근에 고통 받고 있어 한 달에 두 번씩 꼬박꼬박 회의에 참석하는 것 자체가 그리 녹록해보이진 않습니다. 여기에 임원이라도 하게 되면 회의가 하나 더 추가 되고, 회장이 된다면 단순히 회의 참석의 차원이 아닌 게 되지요.

근데! 주민자치회 활동 중 이 회의 참석은 기본 중 기본이고 여기에 행사나 사업 추진, 참여를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죠(위원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전제로요). 물론 행사나 사업이 항상 있는 것은 아니니 ‘(마음만 있다면) 시간은 내면 된다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동네 자영업자주부들의 참여가 눈에 띄는 당연한 이유?

그렇다 해도 막상 참여해본 주민자치회 분과회의에서 동네 자영업자분들의 비율이 눈에 띄게 많은 것은(분과 특성일 수도 있습니다)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전체 위원들의 정확한 비율은 알 수 없지만 분과위원 구성과 이제껏 대화를 나눈 위원들의 면면을 보면 확실히 자영업자 분들과 프리랜서, 은퇴하신 분들의 참여가 눈에 띕니다. 갓 조성된 신도시 주민자치회의 특성 상 40대 이하 비중이 월등히 높은 것은(40%?) 매우 이례적인 특징입니다. 여기에 최근 회의 참석률은 무려 90%가 넘었습니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죠.

자영업자 분들, 주부, 은퇴하신 분들의 참여가 높은 것은 아마 전국 주민자치(위원)회의 공통적인 특징이 아닐까 합니다. 자연스러운 귀결로도 보이고요. 그 동네에 가장 오래 머물며 주거와 생업까지 영위해 나간다면 지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일 수밖에 없겠죠. 그런 상황에서 (시간을 따로 내어야 하는 일이지만) 주민자치회는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요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내내 동네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고 특히 생업까지 영위한다면 네트워크 차원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테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유익만을 위해 그 쉽지 않은, 시간도 노력도 많이 드는 주민자치 활동을 하는 분은 없으리라고 봅니다. 소위 가성비(?) 차원으로 따질 활동이 아닌 것만은 분명해 보이거든요.

 

조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하려면?

문제는(!) 타 지역으로 매일 출퇴근하는, 조직에 매어있는 직장인들이죠. 주민자치위원 구성의 균형을 위해서라도 지금처럼 직장인의 참여 비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은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막연히 예상하던 것이, 막상 참여해보니, 왜 그런지 절실히 실감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인들의 참여를 독려할 좋은 방법은 없을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꽤 많은 직장인들에게 집은 잠자는 곳일 뿐,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낸다는 현실을 직시하면서도요.

강제할 수도 없고 억지로 해서 되는 것도 없으며 동기가 충만해야 결과도 따라오겠지요?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동기가 채워질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이래서 주민자치회 활동과 사업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주민 한사람이라도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그래서 참여를 이끌 수 있는 활동(사업)이어야 그 여유 없는 직장인 한 분이라도 주민자치회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고 호기심이나마 자극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나저나 이번 달 정기회의가 언제였지? 제발 야근이 없어야 할 텐데.

 

 

에디터K

계란 흰자수도권의 한 신도시에 서식하고 있는 글로소득자’. 삶의 8, 아니 9할 이상의 시간 동안 주민자치(위원)회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가 뒤늦게 사전 의무교육 6시간수강을 득하고 추첨에 의해 주민자치위원에 위촉됐다.

 

계묘년 신년호부터 연재된 새로운 고정칼럼 슬기로운 주민생활은 불과 얼마 전까지 주민자치에 대해 일도 모르던 지나가던 주민1’ 에디터K의 주민자치회 입성부터 활약(과연?)까지를 담아내는 맨바닥체험기입니다. 과연 시민K는 주민자치회 참여를 통해 슬기로운 주민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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