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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현실 속 주민자치 꽃피우기위해 주민 곁으로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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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현실 속 주민자치 꽃피우기위해 주민 곁으로 가까이!
  • 월간 주민자치
  • 승인 2023.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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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터뷰] 김은선 시흥시 주민자치협의회장

속이 꽉 찬 사람. 김은선 시흥시 주민자치협의회장(장곡동 주민자치회장)과 대화를 하면 할수록 드는 생각이다. 시 최초의 여성 협의회장. 새 기록을 쓰고 있는 김은선 회장이 앞장 서 나간다면 장곡동 주민자치회도, 시흥시 협의회도 여러 난관을 뚫고 거칠 것 없이 전진해 나갈 것만 같다. “꽃과 함께 20년” 원예치료사로도 활발히 활동 중인 김은선 회장과 만났다.

작년에 협의회 사무총장으로 일했어요. 그때 느낀 점들을 차근차근 진행해나갔습니다. 친목단체로 되어 있는 협의회를 주민자치회와 같은 공적 단체로 인정받기위해 조례 개정을 추진했고요. 협의회 사무 공간 확보, 시 주민자치위원 500명 전원의 상해보험 가입과 전체 워크숍 개최를 준비했습니다.”

김은선 협의회장의 이러한 계획들은 곧 현실화될 예정이다. 바로 이 내용을 담은 비전 제시로 김 회장은 시흥시의 첫 여성 주민자치협의회장이 됐다. 현재 시 19개 동 주민자치(위원)회 중 5개 동 회장(위원장)이 여성이지만 협의회장은 처음이다.

 

시의 첫 여성 협의회장주민자치위원들이 자긍심자부심 갖고 일할 수 있었으면

작년에 김동연 경기도지사 취임 직후 31개 시군 협의회장과 정담회를 줌으로 개최한 적이 있어요. 그때 전 사무총장으로 대리참석을 했었는데, 정담회 지속 개최 여부와 주민자치회법 통과를 위한 노력에 대해 질문했어요. 그때 도지사께서 정담회의 정례 개최와 법안 통과를 위한 지속적 노력을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이후 정담회 소식은 없고 공무원들이 검토하겠다는 건 안하겠다는 것 아닌가요? 지금 행안부는 주민자치회 시범실시 조례안에 주민자치를 가둬놓고 뭘 할 수 없게 만들고 있어요. 지역이 다 다른데 조례 하나에 묶어놓았고요. 주민자치의 재원인 주민세는 생색내며 내려주고 그나마 제대로 쓸 수 없게 제한해 놨어요. ‘상위법이 없어서 이렇다고만 하고요. 현실적으로 주민자치 활동이 너무 어렵습니다. 계속 이렇게 참고 가야 하나 분통이 터집니다.”

김은선 회장은 그간 쌓였던 속내를 쉴 틈 없이 쏟아냈다. 그도 그럴 것이 주민자치회 활동의 어려움은 그 모양과 크기는 달라도 전국 공통의 사안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주민자치회법이 통과되면 많은 부분이 해결될 수 있는데 지역에선 계속 이렇게 고통 받고 있으니. 주민자치위원으로 자긍심자부심을 갖고 동네를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현실이 참 안타깝습니다. 주민자치가 행정 일을 대신해준다는 느낌만 들어서는 안 되거든요.”

계속해서 김 회장은 친목 단체 성격이 강한 주민자치위원회와, 의제개발을 하고 마을자치계획을 세워야 하는 시범실시 주민자치회는 차원이 다르다. 여러 사람을 아울러야 하고 일도 엄청 많다. 아무리 자발적 참여라지만 일할 여건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계속 일을 하게 하는 건 힘들다. 특히 분과장들이 시간 내서 자비를 써가며 엄청 고생하셨다고 밝혔다.

지난해 장곡동이 주민자치회 시범동이 되면서 주민총회 개최를 위해 주민들에게 주민자치회의 의미와 의제를 알리고 투표를 독려하느라 위원들이 특히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관내 아파트를 동별로 찾아다니는 등 관련 설명회를 20회 이상 했을 정도다.

이처럼 발로 뛰는 노력의 결과 장곡동 주민총회는 인구비율 6%가 투표에 참여했을 정도로 시에서 가장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은선 회장은 보람도 컸지만 힘든 기억이 더 컸던 게 현실이라고 솔직히 털어놓을 정도로 고충이 많았다.

주민대표기구로서 역할 중요단합된 주민의 힘 체험

 

주민자치회라면 주민대표기구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예컨대 나눔 행사를 하더라도 주민자치회가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되 각 동의 지역단체를 포함해 그 밑에 있는 공동체들도 다 연결해 온 동네가 다 같이 움직이고 협력해 동네잔치가 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자치회가 주도하되 지역단체, 공동체 모두 힘을 합쳐야 지역주민이 똘똘 뭉쳐 잘 하고 있구나는 얘길 들을 수 있을 거고요. 장곡동은 특히 새로 조성된 장현지구와 구도심이 나뉘어져 소통의 문제가 가장 심각하죠. 마을 축제를 준비하면서 주민자치회에서 먼저 화합과 소통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장곡동 주민자치회는 단결된 지역주민의 힘을 체험한 소중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신축된 동 행정복지센터 인근 심각한 주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근처 LH 업무시설부지를 주차부지로 변경해 주차장을 얻어낸 것이다. 이는 주민자치회가 중심이 되어 주민 서명, 민원, 공청회 등을 통해 지역주민의 단합된 힘을 보여준 사례다. 그 사이 시청, 시의회 등과 수차례 협의를 거쳤고 회의만 40번 이상 했다고 한다.

꽃과 함께 20주민센터 프로그램 기획으로 주민자치와 인연 회장 역량이 그 동 역량

 

김은선 회장의 직업은 원예치료사. 18년 전 2의 고향시흥으로 이주해 화원을 운영하며 일도 봉사도 꽃꽂이와 함께 해왔다. ‘원예치료사는 꽃을 매개체로 해서 꽃꽂이, 꽃바구니 만드는 법을 알려주면서 대화하고 소통하며 심리상태를 점검하고 심신의 재활과 안정에 도움을 주는 전문가라 할 수 있다. 꽃을 다루고 작품을 만들며 정서적 안정과 힐링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김 회장은 아동-청소년심리, 노인복지 등을 더 깊이 공부하기위해 사회복지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복지시설 등에서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오래하면서 처음엔 주민센터 프로그램 기획을 위해 주민자치위원이 되고 주민자치와 인연을 맺게 됐어요. 올해 14년이 됐는데 그 사이 위원장 2, 시범실시 주민자치회가 출범하면서 회장이 되었고 올해 협의회장을 맡게 됐습니다. 처음엔 발만 담그고 있다가 자치분권대학 1,2기를 연달아 이수하면서 주민자치에 더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학습, 공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점점 더 들어요. ‘회장 역량이 그 동의 역량이라는 생각이 강해졌고요. 시흥시가 학습모임이 활발한데 회장단모임도 학습자모임으로 만들었어요. 회장들이 강의도 하고 마을 컨설팅도 합니다. 저도 새로 주민자치회 시범실시를 하는 동에 가서 교육을 합니다. 먼저 해본 경험을 나누니까 실질적으로 와 닿는 강의가 되어 호응도 좋고 질문도 많습니다. 회장들이 강의를 하면 이게 다른 것 같습니다.”

김은선 회장의 적극적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장곡동은 주민자치회로는 드물게 자체 홈페이지를 구축했다. 그는 각 동마다 주민자치회가 있지만 실질적으로 주민들이 얼마나 알고 있나? 주민들이 모르는 주민대표기구가 되어서는 안 되는데 현실적으로 홍보가 참 어렵다. 주민자치회가 뭘 하는 곳인지 정작 주민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주민들이 다가가기 쉽게, 주민총회, 온라인투표도 훨씬 더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장곡동이 시흥시 주민자치의 대표사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사진 김윤미 기자 citizenautonom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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