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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 좋은 전통 이어받아 여수시 주민자치 잘 가꿔 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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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 좋은 전통 이어받아 여수시 주민자치 잘 가꿔 나갈 것”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3.07.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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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터뷰] 박건문 여수시 주민자치협의회장

순박한 인상만큼이나 박건문 여수시 주민자치협의회장(쌍봉동 주민자치회장)의 말투는 구수하고 정겹다. 그리고 그 속에서 단단한 심지와 힘이 느껴진다. 주민자치에 대해 “보람보다 부담이 더 크다”는 박 회장은 “그간 선배님들이 잘 해 오신 것에 제가 숟가락만 얹는 게 아닌가 할 정도로 감사와 함께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을 느낀다”고 거듭 각오를 다졌다.

주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모아 문제를 해결하고 개선해서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진정한 주민자치다. 주민주도 자치활동을 통해 지역에 필요한 정책을 찾아 토론하고 결정해 해결방법을 찾아나갈 것이다.”

올해 2월 여수시 제17대 주민자치협의회장에 오른 박건문 회장의 취임일성이다. 여수시는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주민자치 선진지이다. 특히 박건문 회장의 지역인 쌍문동은 각지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수시로 견학을 올 정도로 주민자치의 모범이 되는 곳이다. 마침 인터뷰를 하던 시점에도 평택시에서 180명 넘는 주민자치위원들이 쌍봉동을 찾아 방문한 직후였다. 이렇듯 전국 각지에서의 견학은 주민자치회장으로서는 매우 영광스러우면서도 분주한 일정이 된다.

한국주민자치중앙회에서도 쌍봉동을 주민자치 선진지로 추천해주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손님을 맞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지만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저희도 중앙회에서 도움을 받고 있고 또 지난 5월 방문 때 너무도 환대를 해주셔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힘도 많이 되고 그런 만큼 더 잘해야 되겠다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박건문 회장은 지난 5, 여수시 각 면/동 주민자치위원장 및 위원들 60여명과 함께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한국주민자치중앙회를 찾아 주민자치 연구세미나에 참석한 바 있다(본지 지난 호 72P 기사 여수시 주민자치협의회와 함께 한 제68회 주민자치 연구세미나참조).

주민자치, 하면 할수록 어려워기대만큼 부담도 커

 

주민자치,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 같습니다. 특히 여수는 이전 협의회장님들이 많이 애써주신 덕분에 많이 활성화 되었고, 여러 곳에서 관심도 주시고 기대도 해주셔서 솔직히 걱정과 우려, 압박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이루지 못한 일들도 해야 하고 주민자치의 주춧돌이 되어 뭔가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부담을 갖고 있습니다.”

협의회 차원에서도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박 회장은 아직 협의회가 주민자치회 조례에 공식 기구로 포함되어 있지 않다. 관에서는 지원을 할 때 법적 근거를 찾다보니 제한이 생기는 것 같다. 역대 회장님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음에도 아직 협의회를 위한 공간이 없다. 주민자치회가 되면서 고문 제도도 없어졌다. 풀어야할 과제들이다. 어떻게든 노력을 기울여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난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항상 원칙을 내세우고 원론을 고수하는 공무원들을 상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협의회장도 또 지자체장도 임기가 정해져있고 연속성이 보장돼 있지 않은 특성 때문에 협상의 지속성을 담보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건문 협의회장은 각오를 다지고 또 다진다.

어렵게 자라 이웃 고충 살피게 돼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도울 것

 

박 회장은 여수에서 나고 자라 지금껏 고향을 떠나지 않고 살고 있다. 그런 만큼 지역도 이웃들도 각별할 수밖에 없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어른들 밑에서 배우며 컸기 때문에 이웃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습니다. 독거어르신들이나 힘들게 사는 이웃들에게 관심이 많아 나름대로 도움을 드리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그런 과정들 속에서 저도 느끼는 바가 커서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도울 생각입니다.”

젊은 시절부터 청년회, 체육회 등 지역 활동을 꾸준히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민자치로까지 이어졌다. 주민자치와 인연을 맺은 지 14년 차, 주민자치위원장으로 4년을 일했고 주민자치회 시범실시 후 초대 회장이 되고 올해 시 협의회장까지 맡게 된 것이다. 외부 평가가 척도는 아니겠지만 이왕 시작했다면 제대로 잘 해보자는 마음을 쉽사리 떨치기 어려운 그다.

시 평가에서 그 동안 좋은 결과를 많이 얻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자꾸 더 잘 하자하는 마음으로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천성이 그런가 봅니다. 고치려고 해도 안 되는 걸 보니(웃음). 그렇다고 자리에 연연하는 건 아닙니다. 능력이 없으면 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거든요. 제 이런 성격 때문에 가족들도 그렇고 주변 분들이 힘들기도 할 겁니다. 워낙 사람을 좋아하다 보니까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아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주민자치위원들 적극 활동새로 개관한 생활문화센터 운영에도 참여

 

쌍봉동 주민자치회가 활발히 움직이는 것은 주민자치위원들의 높은 참여율에서부터 잘 드러난다. 매월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한 도시락봉사, 연안가꾸기 등의 정례활동과 사업을 펼칠 때 위원들의 참여율이 보통 90% 정도 될 정도로 활발하다고 한다.

박건문 회장은 특히 작년 말에 개최한 한마음축제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팬데믹 기간에 하지 못하다가 오랜 만에 개최하게 되었는데 새삼 지역민들을 즐겁게 해드리는 게 주민자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단다.

쌍봉동에 자리한 여수시 생활문화센터의 개관으로 박건문 회장과 동 주민자치회의 행보는 더 바빠질 전망이다. ‘문화플랫폼으로서 지역문화의 거점공간이자 주민 커뮤니티공간이 될 생활문화센터의 공간 운영에 참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박 회장의 부담이 더 가중되는 만큼 주민들의 기쁨이 더 커질 수 있길 기대해본다.

 

김윤미 기자 citizenautonomy@gmail.com

사진 문효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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