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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는 지금] 오스트리아 무레크 그린 에너지 독립 마을, 주민들의 의기투합이 지역경제를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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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는 지금] 오스트리아 무레크 그린 에너지 독립 마을, 주민들의 의기투합이 지역경제를 살리다
  • 김상욱 기자
  • 승인 2016.06.17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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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600여 명의 작은 마을이 세계적인 모델로 우뚝
오스트리아 ‘무레크(Mureck, Austria)’는 전 세계의 에너지 독립선언 현장의 모델로 우뚝 솟아나자 성공비결을 배우기 위해 매년 6000명 이상의 세계인들이 찾는 곳이 됐다.
오스트리아 ‘무레크(Mureck, Austria)’는 전 세계의 에너지 독립선언 현장의 모델로 우뚝 솟아나자 성공비결을 배우기 위해 매년 6000명 이상의 세계인들이 찾는 곳이 됐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말이 있다. 아주 작은 마을이 전 세계의 에너지 독립선언 현장의 모델로 우뚝 솟아나자 성공비결을 배우기 위해 매년 6000명 이상의 세계인들이 찾는 곳이 됐다. 바로 오스트리아 ‘무레크(Mureck, Austria)’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주민자치, 주민참여민주주의, 마을공동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사람이 우선이며, 사람의 아이디어가 자산이다’라는 아주 평범한 사실들을 우리는 자주 놓치곤 한다. 발굴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들춰내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얼핏 보면 하찮은 것 같은 것에서도 빛나는 아이디어가 있음을 인지하고, 평소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 자세가 공무원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필요하다. 특히 무레크는 작은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몇 사람의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되, 삶에 있어 그 질을 높이면서도 경제적인 자립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는 식으로 아이디어를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차별화의 큰 업적을 이룬 작은 마을의 성공이다.

무레크에 들어서면 우선 눈에 띄는 것이 현수막이다. 바이오에너지(Bioenergie)라는 문구 아래에 strom(가스), Warme(지역난방), Biodisel(바이오디젤)이라는 3가지 문구다. 무레크 마을의 특징을 한마디로 압축해 보여주는 문구다.

무레크는 어떤 마을?

무레크는 2015년 1월 1일부로 스티리아(Styria) 주로 편입된 마을로 인구라고 해봐야 고작 1597명(2014년 1월 1일 기준)에 불과한 세계적인 에너지 자립마을로 유명하다. 중부 유럽의 아주 평범한 농촌마을로 보이는 이 조그마한 마을의 면적은 38.72㎢, 인구 밀도는 41/㎢이다. 비엔나에서 기차로 3시간 30분 소요되는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무레크는 슬로베니아(Slovenia)국경에 위치한 스티리아의 남쪽에 있다. 이 마을의 웹사이트는 www.mureck.gv.at이다.

이 마을은 1511년에 처음 생겨났으며, 이후 4차례에 걸쳐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마을이름이 바뀌었다. 무레크라는 이름은 1500년도에 정착됐고, 무르(Mur)강이라는 뜻과 오래된 독일인(ecke)이라는 뜻이 합쳐진이름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친환경에너지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무레크에서는 ‘그린 에너지(Green Energy)’로 세계적 관심을 이끄는 마을로 우뚝 서게 됐다. 폐식용유와 유채를 활용해 만든 바이오디젤만을 판매하는 주요소가 1994년에 처음 생겨났다. 무레크는 마을 자체에서 생산하는 연료로 차량을 움직이고 지역난방도 해결한다. 완전한 에너지 독립마을이 된 셈이다. 무레크의 에너지 자립도는 무려 170%다. 쓰고도 남은 에너지 70%는 다른 곳에 판매해서 수익을 얻을 수 있어 경제적 자립에도 커다란 도움을 주고 있다.

또 무레크 마을은 유럽재생에너지정책을 이끌고 있는 유로솔라(EuroSolar)로부터 지난 2001년 ‘세계에너지 대상’, 2006년에는 ‘유럽태양에너지 대상’을 수상했고, 2007년도에는 First International Climate-Protection-Event상을 받으면서 100% 에너지독립마을로 우뚝 솟았다.

무레크 마을은 유럽재생에너지정책을 이끌고 있는 유로솔라(EuroSolar)로부터 지난 2001년 ‘세계에너지 대상’, 2006년에는 ‘유럽태양에너지 대상’을 수상했고, 2007년도에는 First International Climate-Protection-Event상을 받으면서 100% 에너지독립마을로 우뚝 솟았다.
무레크 마을은 유럽재생에너지정책을 이끌고 있는 유로솔라(EuroSolar)로부터 지난 2001년 ‘세계에너지 대상’, 2006년에는 ‘유럽태양에너지 대상’을 수상했고, 2007년도에는 First International Climate-Protection-Event상을 받았다.

3개의 작은회사가 마을의 견인차

농부들의 아이디어가 바이오 회사를 낳았다. 무레크에는 에너지 관련 기업이 3개나 있다. 작은 마을치고는 많은 에너지회사가 있는 셈이다.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 무레크 SEEG(SEEG Mureck)는 농부 530명이 멤버로 가입돼 운영되는 회사다. 여기서 생산되는 바이오디젤의 10%는 유채(Rapeseed)로부터, 나머지 90%는 폐식용유로부터 생산한다. 농부들은 이 바이오디젤 생산을 위해 유채농사를 짓고 있으며, 전량회사에서 사들여 생산원료로 사용한다. 그리고 유채의 일부는 고단백 가축용 배합사료 생산원료도로 사용되고 있다. 여기서 생산되는 바이오디젤은 승용차, 버스, 도로 및 철도에 의한 화물수송회사. 일반화물차, 주유소용으로 판매된다.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 무레크 SEEG(SEEG Mureck)는 농부 530명이 멤버로 가입돼 운영되는 회사다.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 무레크 SEEG(SEEG Mureck)는 농부 530명이 멤버로 가입돼 운영되는 회사다.

농부들의 아이디어가 바이오 회사를 낳았다. 무레크에는 에너지 관련 기업이 3개나 있다. 작은 마을치고는 많은 에너지회사가 있는 셈이다.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 무레크 SEEG(SEEG Mureck)는 농부 530명이 멤버로 가입돼 운영되는 회사다. 여기서 생산되는 바이오디젤의 10%는 유채(Rapeseed)로부터, 나머지 90%는 폐식용유로부터 생산한다. 농부들은 이 바이오디젤 생산을 위해 유채농사를 짓고 있으며, 전량회사에서 사들여 생산원료로 사용한다. 그리고 유채의 일부는 고단백 가축용 배합사료 생산원료도로 사용되고 있다. 여기서 생산되는 바이오디젤은 승용차, 버스, 도로 및 철도에 의한 화물수송회사. 일반화물차, 주유소용으로 판매된다.

무레크 SEEG사 설립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다. 이 회사는 마을에서 가장 먼저 설립됐는데 1985년이다. 이 공장에서는 옥수수를 생산하고 돼지를 사육하던 농부 3명이 맥주를 마시다가 나온 아이디어라고 한다. 3명 가운데 한 명인 카를 토터(karl Totter)라는 농부(현재 무레크 SEEG의 이사)는 “유채에서 바이오디젤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신문에서 보고 유채를 심기로 의기투합을 했다”고 말했다. 신문기사 하나가 마을 주민들의 삶과 마을생태를 완전히 바꾸게 해준 셈이다. 이들 3인은 바이오매스(Biomass)의 중요성을 알아가면서 주민 530명을 보아 22억원 상당의 기금을 마련해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

농부의 실력으로 바이오디젤 생산에 성공했을까? 아니다. 산학협업에 의한 팀워크가 일궈낸 성공이다. 무레크 인근에 그라츠대학이 있는데, 이 대학에서 바이오디젤을 연구하는 한 학자가 있었다. 마르틴 미텔바흐 그라츠대학 교수는 1985년부터 유채와 폐식용유로부터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폐식용유로부터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데 성공한 해는 1994년이다. 농부들의 아이디어,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의식, 전문기술을 가진 학자와 농부들의 자본 등이 합쳐져 이룩한 성공담이다.

이 회사는 유채와 폐식용유를 사용해 연간 1000만 리터의 바이오디젤을 생산해낸다. 직원 3명을 시작으로 한 이 회사는 현재는 2개의 자회사를 둔 ‘에너지 그룹’으로 성장했다. 3개의 기업에 근무하는 직원도 16명으로 늘어났고, 매출 또한 급성장을 보이고 있다. 2000년도 매출이 겨우 213만 유로(약 33억원)이었던 것이 지금은 무려 약 6배나 늘어났다. 이 회사는 연간 9000톤의 폐식용유를 공장연료로 사용하고, 연간 4만5000톤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또 바이오매스 플랜트인 CHP 회사에서는 그린 에너지를 생산한다. 청정에너지인 전기를 생산하는데, 이 회사의 지분은 SEEG와 2인의 농부가 갖고 있으며, 생산된 전기는 250명의 주민 농부의 가정에 공급되고, 무레크 전체 소비량의 85%를 담당한다. 전기생산량은 7.5메가와트(MW)다. 전기를 생산하는 연로로는 나무 칩과 톱밥 등이 주로 사용되므로 원가도 싼 편이다. 또 다른 자회사인 바이오가스 생산회사인 나베르메 무레크(Nahwarme Mureck)라는 회사도 있다.

회사의 운영방침 또한 민주적이다. 회사의 덩치는 매우 커졌지만 주요 의사결정은 시작 때와 변한 게 없다. ‘이제와 항상 처음과 같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초심을 잃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회사의 주인인 주민들은 매년 6월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새로 운 사업계획 등 회사와 관련 중요한 결정이 이뤄진다. 임기 4년인 사장도 주주들의 투표로 선출된다.

밖에서 벌어서 안을 살찌운다

SEEG의 주주들인 무레크 주민들은 사업이 궤도에 오르자 1998년 난방관련 회사인 나베르메(Nahwerme)를 세웠다. 이 회사가 사용하는 연료로는 주변에 버려지다시피 한 경제성 없는 잡목들이다. 이 나무를 불에 태워 물을 데우고, 데워진 물을 마을 전체에 설치한 파이프라인을 거쳐 각 가정과 학교에 보내진다. 이곳 주민의 90% 정도가 난방 걱정 없이 풍요를 느끼면서 지낸다고 한다. 이 나베르메가 자리를 잡자 2005년도에는 바이오 전력회사인 외코스트롬을 설립하고, 돼지분뇨 등을 이용해 생산된 전기를 오스트리아 전력공사에 판매해 수익을 얻는다. 이 회사에 주민 80여 명이 거침없이 투자했다.

주민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에너지회사가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마을의 에너지자립도가 높아지면서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됐다. 무레크 마을 전체에 필요한 에너지총량은 난방과 전기, 운송 연료를 모두 합해 9만 메가와트시(MWh)다. 이들 3개 회사가 생산하는 에너지는 모두 15만2000 MWh로 에너지 자립도가 무려 170%에 이른다. 물론 잉여에너지는 다른 지역에 판매해 상당한 수익을 올리면서 주민들의 경제적 여력도 좋아졌다. 이 마을은 과거 에너지를 외부에서 들여다 섰기 때문에 돈이 밖으로 나갔지만, 지금은 에너지가 밖으로 나갈수록 돈은 안으로 들어오는 부자마을로 변신 중에 있다.

특히 청정에너지를 자체 생산·판매·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경제적 삶은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친환경산업으로 자연보호활동도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셈이다. 난방부문에서만 석유 1500만 리터를 대체하는 효과를 내고 있으며, 앞서 언급했듯이 연간 4만5000톤의 이산화탄소 절감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무레크 마을 성공비결

▲주민들의 자발적 적극적 참여 ▲오스트리아 정부의 친환경정책 ▲주민들의 아이디어내기 경쟁 ▲폐기물 이용에 대한 주민들의 깊은 인식 ▲기술과 자본의 결합을 위한 산학협력 등 5가지 주요인이 결합해 일궈낸 것이 바로 무레크 마을의 친환경, 에너지 독립, 경제적 여유, 환경보호 등을 동시에 다목적으로 이룩할 수 있었다. 위 5가지를 종합해 대별하면 아래 3가지 포인트로 요약할 수 있다.

주민들의 의기투합

주민들의 자발적·적극적 참여는 얼핏 보면 무식한(?)농부들로 보였으나 신문기사 하나를 통해 얻은 아디이어에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의 의기투합의 산물이 성공의 첫걸음이 됐다. 이런 생각이 인근 대학의 과학자와 연결돼 마을에 공장을 설립하게 했다. 의지와 투지는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의 원동력이 됐다.

잘된 정책 하나가 돈을 벌게 한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정책은 있다. 그 정책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도가 없다면, 그 정책은 서류상에만 남아 있는 사문화된 정책에 불과하다. 오스트리아 정부의 친환경정책은 공무원들의 자리 지키기, 즉 전시 행정성향의 정책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주민들 실생활 속에서 실천가능한 정책의 개발이 주효했다. 행정당국은 기금마련의 용이성, 기술획득 기회에 다리 놓기, 지속적인 관심과 실수 줄이기 협조 등을 통한 민관협력의 전형적인 모델을 보여줬다. 권위를 내세우는 행정당국이 아니라 주민과 함께하는 겸손과 낮은 자세, 그리고 행정의 힘을 아낌없이 쏟아 붙는 노력 등이 합치된 ‘협업’이다. 과거 한국의 초대 대통령의 정치적 구호라고 할 수 있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와 같은 뜻이라고나 할까? ‘뭉친다’는 요즈음 ‘팀워크’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협업정신이 바로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여기서 행정당국의 ’권위만을 내세우는 자세‘는 ’흩어진다‘로 이어진다. 주민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분리는 통합과는 다른 길이지만, 이들 단어들이 상식적인 것이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그 뜻을 곰곰이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이디어가 실현되면 대박 ‘아이디어는 아이디어 일뿐’이라는 생각은 아이디어가 없는 분들의 생각일 수 있다. 아이디어가 모든 실현 가능한 일들의 출발점이다. 아이디어는 강제적 분위기속에서는 제대로 발현되지 않는다. 특히 공동체에서는 더욱 자유로운 분위기가 아이디어의 산실이 된다. 행정당국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만 한다면, 아이디어가 나올 수도 없고, 설령 아이디어가 있어도 표출하지 않기 때문에 묻혀버린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대박의 기회가 사라져 버린다는 뜻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말이 있듯이 사소한 분위기라도 잘 살려낼 수 있는 행정당국이 ‘분위기메이커’가 돼야 한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 모두 머릿속에서 끄집어내 테이블에 올려놓고 하나하나 따져봐야 한다. 브레인스토밍 방식이다. 선택과 집중이 이 때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설령 나쁜 것이 있다 해도 ‘나쁘다’고 절대 말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더욱 아이디어가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좋은 것을 집중적으로 검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되고, 그렇지 않은 것은 시간을 두고 더욱 더 검토해보자는 식의 과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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