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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대담] 김영종 서울시 종로구청장-열린대담 “주민이 행복한 주민자치 정책 적극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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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대담] 김영종 서울시 종로구청장-열린대담 “주민이 행복한 주민자치 정책 적극 지원”
  • 박 철
  • 승인 2014.10.10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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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주민자치 필요성 및 중요성은.
주민자치의 목표는 마을현안을 주민 스스로 해결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계획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다. 주민 스스로가 마을 일에 주체가 돼 구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내가 사는 마을 일을 결정하고 추진했을 때 주민의 만족도는 높아지고, 살고 싶은 동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 예로 마을 곳곳에 흉물스럽게 방치돼있던 쓰레기 1200톤을 치우고, 48개소에 도시텃밭을 조성해 주민이 직접 작물을 기르고 수확하는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주민은 직접 도시텃밭을 가꾸는 과정에서 건강한 먹거리의 소중함과 땅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수확된 작물은 어려운 이웃과 같이 나눠 더불어 살기 좋은 마을공동체 조성에 앞장서는 등, 주민은 스스로 주민자치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이웃과 함께 하는 공동체가치 회복

Q 2014년 종로구 주민자치 주요정책은.
각 지역의 특성을 잘 아는 주민이 직접 참여해 마을 현안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참여형 정책이 중요하다. 이런 참여형 정책의 대표적 사례로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작년에 처음 실시했다. 이 제도는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 시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주민자치모델 중 하나로 예산편성과정에 주민을 참여시켜 주민에게 예산의 사용처를 찾고 결정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지난해에 총 15억원의 예산을 주민참여예산위원들이 투표를 통해 공정하게 쪽방촌상담소 리모델링, 초등학교 통학로 개선, 도로포장 등 27개 사업에 적게는 200만원부터 많게는 5억원까지 주민이 필요로 하는 지역현안사업에 배분하는 등 지방재정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 및 효율성을 제고하고, 재정민주주의 이념을 구현하고 있다.

지역 주민과 예술인의 재능기부를 통한 나눔공연인 돗자리 음악회는 누구나 자신의 집 가까운 곳에서 이웃들과 즐겁게 어울리면서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주민 참여형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형기획사를 통한 행사를 지양하고, 소박하면서도 흥겨운 소규모 문화공연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구성해 주민 간 소통과 화합의 시간을 마련해오고 있다. 올해에도 가회동을 시작으로 17개 동에서 돗자리 음악회가 진행될 계획이며, 다채로운 지역공동체 공연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지원할 것이다.

또 공유도시 종로만들기의 일환으로 함께 나눠 쓰는 공유사업을 곳곳에서 추진하고 있다. 공유도시란 물건, 공간 등 유무형 서비스를 독점적 소유가 아닌 공유의 형식으로 여럿이 함께 사용함으로써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주민편의를 증진하고 지역 내 공동체를 활성화시키는 도시를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서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는 우리 동네 공구상점과 공유서가를 운영하고 있다. 평소에 구입하기 부담스러운 전동드릴과 같은 생활공구를 무료로 대여하며, 공유서가는 본인이 기증할 도서목록과 책꽂이 분양을 신청해 최대 1년까지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창신제3동에서는 꿈나무 영유아 장난감 나눔터를 운영해 유아들이 있는 가정의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기부와 교환을 할 수 있는 나눔의 장으로 최대 10일 동안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아울러 모든 동에서 강당이나 회의실을 낮 시간이나 저녁, 혹은 주말에도 개방해 주민에게 모임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공유사업은 단순히 물건, 공간을 공유하고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의 과정을 통해 인간관계를 회복하고, 이웃과 함께 하는 공동체가치를 회복하게 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은행 옥상 쉼터 도시텃밭 개장식이다.
우리은행 옥상 쉼터 도시텃밭 개장식이다.
창신1동 도시텃밭 감자수확이다.
창신1동 도시텃밭 감자수확이다.
종로 생명숲 어린이집 개원식이다.
종로 생명숲 어린이집 개원식이다.

돗자리 음악회, 동장께 맡겨 달라 요구하라

Q ‘돗자리 음악회’ 같은 경우 작년엔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주관했다. 주민자치위원들이 각 단체에 소속된 분들이다. 그러나 올해는 문화과에서 주민자치위원회가 아닌, 동으로 내려 보내다보니 일부 동에서는 혼란스러워 한다. 돗자리 음악회는 우수사례 발표회와 연계돼 있다. 주민자치위원회로 직접 주면 어떤가?
돗자리 음악회는 주민 간에 협력해야 하는 것이지 누가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협의회장께서 주민자치위원장들과 협의해서 동장에게 ‘우리가 잘해볼 것이니 맡겨 달라’고 요구하라. 동장에게 주민이 하도록 다 주라고 했다. 그것이 바로 스스로 자치역량을 키워나가는 것이라 본다.

자치는 동별 특성을 살려야 한다

Q 주민자치 활성화를 위해 주민자치위원장 해외연수, 자치회관 프로그램 종목별로 발표대회 매달실시, 자치회관 강사교육, 종로구의 주민자치정책 로드맵 작성, 엄마학과 어른학 강좌를 실시하는 것은 어떤가?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예산이 동반되는 것은 고민해서 차차하도록 하겠다. 문제는 구청에서 예를 들어 ‘이 사업 한번 해 보십쇼’하고 거꾸로 돈을 주면, 동마다 다르다고 말한다. 알았다 하고 그냥 돈을 받아서 ‘이것을 우리 동에 맞게 어떻게 할까?’하고 검토, 판단해서 알아서 해야 자치다.

구청에서 돈을 주면 각 동마다 똑같다. 구청에서 돈을 줄 때는 그냥 줄 수가 없어서 이름을 붙여서 준다. 이 동은 이 이름 붙여서 돈을 주고, 저 동은 다른 이름을 붙여서 주면 “왜 우리는 그 이름의 돈은 안 주냐”고 한다. 예를 들어 구청에서 창신1동에 돈을 주면, 창신2동에서 시비를 걸면 안 된다. 그래야 자치가 되는 것이지 똑 같이 하면 무슨 자치인가? 왜 저기는 500만원 주고, 우리는 100만원 주느냐 하면 할 말이 없다.

물론, 함께 할 것과 동네별로 수요가 같은 것은 같아야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그 지역의 특성 때문에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어디는 주고, 어디는 안 준다고 해서 돈을 주면 또 똑같다. 똑같다는 것이 나쁠 것은 없지만, 그러다보면 일회성으로 끝나고, 지속성이 없다. 다른 동네와 똑같이 했으니까 다른 동네에서 하면 하는 거고, 예산이 없어서 안 한다면, 이것은 자치가 아니다.

풀뿌리자치 활성화 위해 최선 다할 터

Q 향후 ‘종로형 주민자치’ 발전방향 및 비전은.
지역사회의 현안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주민자치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역량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구는 주민자치위원의 교육 참여를 조례로 명문화해 ‘주민자치아카데미’를 개설, 교육대상을 세분화하고, 주민자치위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시행하고 있다. 이런 교육을 통해 내실 있는 주민자치위원회 운영과 자치사업 수행능력을 키울 수 있게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우리 구는 토박이가 많아서 마을 어르신들을 중심으로 주민자치위원들이 구성되고 있다. 다양한 계층이 참여해야 주민의 다양한 의견을 대변할 수 있다. 주민자치위원은 정치적 성향과 이익을 앞세우기보다는 주민대표로서 주민의 의사를 수렴하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기 때문에 마을 주민이 함께 의논하고, 함께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현재 행정안전부에서는 ‘지방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 주민화합 및 지역발전에 관한 사항, 위임·위탁사무 처리에 관한 사항과 관련해 역촌동과 성동구 마장동 등에서 주민자치회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향후 운영성과를 기반으로 중앙정부안이 나오면 이를 기반으로 조례 개정을 면밀히 검토해 풀뿌리자치의 활성화와 민주적 참여의식 고양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등 주민이 행복해지는 주민자치 정책이 있다면 적극 지원하도록 하겠다.

작은 것부터 천천히, 그러나 제대로

Q 구청장로서의 구정철학은.
본인은 건축가이면서 도시행정 전문가다. 건축은 다양한 사람들의 삶이 어우러지는 분야다. 한옥에 살던 사람이 양옥으로 이사를 가면 생활양식이 바뀌고, 길을 내고 다리를 놓으면 사람들의 삶이 바뀐다. 다른 길로 가던 사람들이 그 길을 가게 될 것이니까. 그러므로 함부로 바꿔서는 안 되고, 늘 신중해야 한다. 그 길을 가는 사람들이 억지로 가는 게 아니라 편안하고 재미있게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 건축은 어느 학문 못지않게 철저히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학문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을 만들기 때문이다. 단지 기술적인 차원만이 아닌, 사람들이 편안하게 살며, 좋아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며, 모든 일에 장인정신이 필요하다. 행정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우리 구 전체를 보면서, 작은 것도 섬세하게 챙기고, 모든 일에 ‘작은 것부터 천천히, 그러나 제대로’라는 마음으로 모든 사업에 상품이 아닌, 장인정신의 혼이 깃든 작품을 만들어 몇백년이 지나도 가치가 빛나는 명품도시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혜화동 한옥청사 준공식 및 통합청사 개청식이다.
혜화동 한옥청사 준공식 및 통합청사 개청식이다.
창신1동 주민자치위원회 도배 장판 교체작업을 마쳤다.
창신1동 주민자치위원회 도배 장판 교체작업을 마쳤다.
도시재생 지원센터 개소식이다.
도시재생 지원센터 개소식이다.

주민과 공감하는 소통도시 만들겠다

Q 주민께 드리는 인사말씀.
민선6기 구정은 주민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구정책에 반영 될 수 있도록 주민과의 적극적인 소통, 그리고 주민과 함께하는 열린 구정을 만들어 주민과 공감하는 소통도시를 만들겠다. 종로의 실질적인 주인은 바로 주민이다. 주민이 구정에 직·간접적으로 적극 참여해 사람살기 좋은 동네를 만드는데 함께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기회를 마련할 것이다.

주민께 부탁드릴 것은 ‘이웃 간의 서로 인사’다.민-관의 소통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웃 간에 서로가 소통하는 것이다. 인사를 통해 하나의 마음으로 마을공동체를 형성하고, 마을일을 함께 풀어가며, 또 각종 범죄 등 사회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도시에서 가장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다.

끝으로, 주민과 함께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만났던 주민의 여러 의견들, 격려와 칭찬은 물론, 따끔한 비판과 섭섭해 했던 모든 의견 또한 잘 간직하고 있다. 이런 주민의 마음들을 민선6기 구정을 펼치는데 귀중한 거름으로 삼겠다.

주민의 리더답게 앞장서서 나가 달라

Q 주민자치위원께 드리는 인사말씀.
앞서 말했듯이 주민자치의 핵심은 참여에 있으며, 관이 모든 일을 주도적으로 해나가는 20세기 사고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역사와 세계적인 추세에서 보더라도 이제는 민-관이 상호 협력해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주고, 앞서가는 부분은 뒤에서 밀어주는 등 ‘수평적 열린 관계’가 필요하다. 앞으로도 더욱 더 단합된 마을공동체를 형성해 주민의 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 마을일을 스스로 해결해 나아가 주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도록 주민의 리더답게 앞장서서 나가 줄 것을 당부 드린다. 또 우리 구에서도 주민자치 발전을 위해서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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