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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_충남 민선6기 동네자치 추진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 “우리는 여러 가지 변화의 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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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_충남 민선6기 동네자치 추진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 “우리는 여러 가지 변화의 틀이 필요하다”
  • 안희정 충청남도지사
  • 승인 2014.10.1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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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작은 불씨 함께 만들기
주민자치는 국가 발전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전환기
안희정 충청남도지사.
안희정 충청남도지사.

뭔가 우리 대한민국엔 변화가 필요하다. 관이 주도해서 대통령, 국회의원, 도지사, 시장, 공무원들만으로는 현재 나타나고 있는 문제들을 다 풀 수 없고, 이미 한계에 봉착해 있다. 그래서 이 문제들을 푸는데 있어 그동안 많은 대통령과 선출직 공직자들이 당선되자마자 제일 먼저 했던 것이 공직자 개혁, 부정부패 일소, 규제 완화다. 그렇게 하면 일이 잘돼야 하는데, 그것만 갖고서는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

여하튼 가족구성원이 함께 참여를 해줘야 한다. 국가도 작게 보면 가족이다. 한 가정의 살림은 가족 모두가 함께 해야 한다. 빨래와 청소를 어머니만 하라고 하면 안 된다. 시간이 지나면 어머니도 연로해진다. 그 관계도 모르고 청소 등 뒷바라지 모두를 어머니께 하라고 하면 못한다. 아버지께도 “우리는 가만히 있을 테니 다 먹여 살려라”고 하면 안 된다. 아버지 혼자 벌어서는 식구를 다 먹여 살리지 못한다.

이런 우리 가정처럼 국가라는 가정도 그렇다. 그렇게 해선 안 된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나를 대통령, 국회의원, 도지사로 뽑아주면 다 해주겠다”고 하는데, 그래선 안 된다.

공무원을 시키려면 세금을 더 내야한다
그래서 본인 스스로도 제어를 하는 것이 “나쁜 것은 제가 다 해 낼게요”라는 말을 안 하려고 한다. 그렇게 말하면 사람들은 좋아하고 박수도 쳐주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함께 같이 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가족으로 치면, 각자 자기 방을 정리하고 살면 된다. 아이들도 자기방 청소하고, 책상도 치우고, 벗어 놓은 양말을 세탁기에 넣으면 된다. 그렇지 않고 곳곳에 쳐 박아두면 일하는 사람을 쓰거나, 어머니가 허리 구부리고 다 주우러 다녀야 한다. 이래선 청소도 잘 안 된다.

그래서 주민자치는 국가 발전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전환기라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워낙 오랫동안 임금님의 나라에서 살았고, 우리 백성들은 임금님의 땅에서 잠시 농사짓는 사람이라고 교육을 받아왔다. 지금, 그 임금님은 없어졌지만 나라를 운영하는 사람이 다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인에게 책임지는 것에 헌신하라고 하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헌신하겠지만, 그러나 그것 같고도 안 풀린다. 좀 더 자율과 자치역량을 최대한 키워야 한다.

예를 들면, 우리는 동네 조합장, 이장, 읍·면장이 중앙조합원, 읍·면사무소, 시·군청에 가서 다른 마을보다 얼른 더 돈을 따오길 바란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로 정부 돈을 갖고 할 일인지 아닌지 생각을 해봐야 한다. 그 돈은 남의 돈이 아니라, 우리가 벌어서 세금으로 낸 돈이다. 내 돈처럼 생각해야 한다. 이 돈을 우리가 세금으로 처리해서 공무원을 둬서 일을 시키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우리 스스로가 일을 처리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는 뭐든 공무원을 시켜 처리하고 싶어 하는데, 공무원을 시키려면 세금을 더 많이 내야한다.

사람 살기 좋은 동네 만들자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각 마을별로 여러 가지 현안들에 대해서 뭔가 틀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한 예로 '우리 지역이 발전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한다. 지역이 발전을 하기 위해선 뭐가 필요하냐고 물으면 “기업을 유치해 달라”고 한다. 그래서 장래가 촉망되고 좋은 기업들, 일자리 수주도 높고, 봉급도 많고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기업을 유치하려고 하면, 그 기업 사장들이 말하길 “직원들이 안 가려고 한다. 또 사람도 구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서울을 떠나 여기선 살기 어렵냐고 물으면 “정주여건이 안 좋다”고 말한다.

정주여건이 안 좋은 단골메뉴로 의료, 교육, 교통, 생활환경 등을 꼽는다. 정주여건의 가장 핵심은 ‘사람 살기 좋은 동네’로 가장 큰 경쟁력은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이다. 곳곳에 쓰레기가 널려 있고, 썩은 시냇물이 흐르는 동네를 누가 좋아하겠는가.

따라서 기업하기 가장 좋은 도시는 보조금을 많이 주는 것보다 내가 살기 좋은 곳이다. 또 타지 사람이 국도를 따라서 드라이브를 하다 “우리나라에 이런 동네도 있어? 와 정말 예쁘다”할 정도로 만들어 살면 된다. 그런데 그게 엄청난 시설이 필요할까? 그렇지 않다. 우리가 외국여행을 하다 선진국이다 싶은 것은 '자연환경과 생태적 가치’다. 우리는 이런 것을 삶의 환경 속에서 못 가꾸고 있다.

그래서 좋은 정주여건을 만드는 것은 ‘깨끗하고 예쁜 마을만들기’다. 우리는 1970년대에도 깨끗하고 예쁜 마을만들기를 했었다. 천마표 시멘트 두어 포대 갖다 주고 벽돌을 만들라고 하면, 동네 사람들이 냇물에서 모래를 퍼 채질해서 공터에 쌓고 양성시켜 벽돌을 만들었다. 지금 시멘트 몇 포대 갖다 준다고 해서 사람들이 그렇게 하나? 아니다. 실제로 우리 마을에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가 생각해보면, 굉장히 다른 차원이다.

청중들이 경청을 하고 있다.
청중들이 경청을 하고 있다.
청중들이 경청을 하고 있다.
청중들이 경청을 하고 있다.

지금 우리 삶에 무엇인가 빠져 있다
이 문제를 풀어보려고 김대중 대통령부터 노무현·이명박 대통령, 그리고 생활권역형 지원정책을 펴고 있는 박근혜 정부까지 다양한 사업으로 적게는 20억원, 많게는 100~150억원까지 줬다. 그러나 그 사업이 실제적으로 우리 마을공간을 내실 있게 만든 것 같지는 같다. 정보화마을도 컴퓨터가 낡아지니까 아무도 안 쓴다.

이는 지금 무엇인가 빠져 있다는 것이다. 이 뭔가 빠져 있는 것이 무엇이냐는 거다. 핵심은 스스로 뿌리를 뻗어야 한다. 스스로 뿌리를 뻗지 않으면, 비료를 준다고 해도 절대로 나무가 잘 자라지 못한다. 생 땅인 산에다 뿌리박고 있는 나무를 우리 밭에다 키우면 그 어떤 식물작물보다 튼튼히 잘 자란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물량문제는 아닌 것 같다.

우리 사회가 발전하려면, 우리 내부에 자위적인 마을공동체를 통한 내적 구성력이 높아져야 한다. 또 마을 사람들이 모여 “이장은 뭐하는가? 그것도 못 따오고. 이장 바꿔”라는 수준의 논의가 아니라, “야! 우리가 무엇하러 그것에 손을 내미느냐. 우리가 할 것있으면 하자”라는 수준의 논의를 할 수 있는 마을모임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역량을 만들어야 우리 사회가 발전한다. 그리고 이렇게 노력할 때가 되면 당연히 지원이 온다. 그런데 돈을 먼저 확보해놓고 하려고 하면 아무런 일도 안 만들어진다.

우리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도 보면 지붕 씌우고, 상품권과 주차장 만들고, 천장에다 디스플레이로 전자쇼를 해준다고 해서 시장이 살던가? 여기엔 핵심적인 뭔가가 빠져 있다. 그것은 바로 시장상인들이 단결해서 “우리 시장은 우리가 한번 살려보자”라는 내부적인 그 뭔가가 빠져 있다. 그것을 우리는 좀 더 합의를 하거나 노력을 하기 위한 내부적인 질서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런 것을 주민자치 활동을 통해서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핵심은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청중들이 경청을 하고 있다.
청중들이 경청을 하고 있다.

자치모임을 만들어 뭔가를 만들어보자
그런데 자기도 먹고 살기 바빠 죽겠는데, 누가 마을 일을 할 것이냐다. 봉급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설령 알아준다 해도 힘들어 죽겠는데 누가하겠는가? 마을 사람들에게 걸핏하면 욕먹기 십상이고, 따라주지도 않는데, 이것을 누가 할 것인가?

이 문제는 쉬운 것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이 문제를 ‘참 어려운 전제다’라고 생각하자. 그리고 삶을 살아가면서 ‘어떤 방식으로 지역사회와 마을 속에서 살아갈 것인가’를 스스로 생각해보자. 그러면 이것이 현명하며, 개인과 우리 모두의 이익에 부합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어떤 분이 트위터에서 “어떻게 출발해야 되는지, 또 지역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과 깨어 있는 시민으로 활동할 수 있는 방법을 도지사가 좀 알려 달라”고 하더라. 이에 트위터에선 많은 것을 말할 수가 없어서 “우리 생활의 필요성을 갖고 만납시다”고 했다. 부모님을 모시고 산다면 부모님을 어떻게 하면 잘 모실 수 있을지, 또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어떻게 하면 서로 힘을 모아서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지 논의해보자고 했다.

이처럼 구체적인 자기 생활의 필요성을 갖고,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은 자기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는 사람들과 모임을 만들어 서로 품앗이하면서 돕고 살아가보자. 이렇게 해서 자치모임을 출발점으로 그 뭔가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또 여러분이 중소기업인들에게 “농공단지에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할까”라고 물어봐라. 기업인 입장에서 같이 한번 상의를 해봐라. 공무원이나 정치하는 사람들 믿어선 답이 안 나온다. 이는 공무원이나 정치인들을 폄하해서가 아니라 자기 주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업을 가진 사람들이 현장에서 더 느끼는 법이다. 그런 분들이 각자의 공간에서 각자의 제안들을 만들어 줬으면 한다.

이런 점에서 대토론회에 참석한 우리 당진시의 김홍장 시장과 충남도의 김갑연 국장, 그리고 우리 공직자들은 여러분의 목소리에 최대한 귀를 기울이려 노력하고, 또 그런 분들이 있다면 ‘어떻게 하면 그분들을 위해 심부름을 잘 할까?’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대토론회를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작은 불씨들을 우리 한번 같이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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