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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철 청미래재단 이사장 “직접민주주의 민회와 마을공화국 건설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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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철 청미래재단 이사장 “직접민주주의 민회와 마을공화국 건설할 때”
  • 박 철 기자
  • 승인 2020.01.08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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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❷ 직접민주제+공화제 필요 제기
임진철 청미래재단 이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박 철 기자
임진철 청미래재단 이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박 철 기자

2019년 12월 3일 열린 국제심포지엄 ‘분과세션1’에서 임진철 이사장은 ‘직접민주주의 민회와 마을공화국운동, 시민정치’를 발제했다. 그는 현재 보수-진보 진영으로 양분된 광장의 목소리를 일상화·상설화·제도화되는 직접민주주의 밑거름, 또 각기 세력의 정체성과 주장을 인정하면서 상호 견제와 균형의 공화주의 정치의 토양으로 만들어 전국 곳곳에 마을공화국을 만들자고 주장했다. 이에 기자는 임진철 이사장의 제안이 현재 소수의 기득권이 주도하는 한국의 변형된 민주주의 위기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직접민주주의의 일상화·상설화가 제도화되길 바란다.   <편집자 주>

개벽시대, 대한민국의 화두다. 화두를 넘어서서 하나의 흐름으로 우리 앞에 와 있다. 현대 민주주의의시점을 1688년 영국의 명예혁명 또는 1918년 남성 보통선거권 확립으로 본다. 또 누군가는 여성 보통선거권이 실현된 때,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아직까지 이상적인 민주주의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보기도 한다.

한국 민주주의는 박근혜 정권의 민주화 역주행을 막으며 2016년 촛불시민혁명을 통해 피어났다. 이는 세계 유례에 없는 직접민주주의 참여정치의 전범을 보여줬다. 그런데 한국은 격심한 양극화의 그늘로 헬조선 신양반제 사회가 돼 버린 지 오래 됐다. 앞으로 기후 변화 위기와 저성장 위기, 그리고 양극화 위기라는 삼중고 속에서 가난한 대중들에게 닥쳐올 고통을 떠올리면 마음이 심란해진다. 그래서 당분간 절필하겠다는 지인들도 생겨나고 있다.

여성학자 정희진은 2019년 10월 23일자 한겨레신문 칼럼에서 “좌우는 없고 위아래는 확실한 새로운 신분 사회가 온다”고 했다. 학벌, 자산, 젠더 문제에 있어서 진보와 보수 앨리트(강남우파와 강남좌파) 간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3대 기득권의 심화와 헬조선 신양반제 사회 도래

어쩌다가 한국의 산업화와 민주화 30년은 그 의도와는 무관하게 좌우 기득권이 지배 약탈하는 사회를 만들었는가? 현재 한국 사회의 기득권은 중앙과 지역 간 불평등을 낳고 있는 수도권 기득권, 자산 불평등을 낳고 있는 부동산 기득권, 신양반제 사회의 소득 불평등을 낳고 있는 고임금 노동자와 철밥통 공무원의 정규직 기득권이 3대 기득권을 형성하고 있다.

2017년 기준 상위 10% 집단(토지와 자산 중심의 1% 강남우파 집단과 상위소득 중심의 9% 강남좌파 집단)이 전체 소득의 50.7%를 차지하고 있으며(홍민기, 한국노동연구원 월간<노동리뷰> 2019년 2월호), 이는 문재인 정권에서도 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정치학자 채진원 교수는 한국의 정당들은 “좌우 기득권을 과다 대표하는 10% 대표체계”라고 지적한다. 민주화 30년 한국 민주주의는 상위소득 1% 산업화 세력과 차상위 소득 9%의 민주화 세력이 좌우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하층 서민 대중을 지배·약탈하는 과두제 민주주의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한국의 정당은 조직화된 상층자본(전경련등 재벌)과 상층노동(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조직노동)을 과대 대표하고, 나머지 비조직화된 중소 하청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을 과소 대표하는 정치체계다.

벼랑 끝 생활고로 가족이 집단 자살하고, 노인과 청년들이 굶어죽고 투신자살하는 상황이 10위권 세계 경제대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일자리 일거리가 점차 줄어들고 평균수명은 높아져가는 제4차 산업혁명장수 시대에서 이런 상황이 자기 문제로 곧 돌아온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잘 모르고 방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탈주하려면 ‘10:90의 헬조선 신양반제 사회’에서 ‘40:60의유연안정성 공평 사회’로 급진적으로 이동하는 직접민주주의 시민정치 행동을 조직해 나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광장의 목소리를 일상화 상설화 제도화시키는 직접민주주의로

지금은 여의도(서초동)와 광화문에서 따로 따로 광장에 모여 자기네 주장만 일방적으로 외치는 방식의 ‘보이스 데모크라시’(voicedemocracy)형태로 분출되고 있다. 그런데 각 집회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서초동 검찰 개혁 집회는 소위 문빠 등 더블어민주당 진영의 대중과검찰 개혁을 갈망하는 대중이 섞여있고, 광화문 조국아웃집회의 경우는 우리공화당 태극기부대, 극우기독교 세력, 자유한국당 진영 사람들과 조국의 위선과 가치 농단에 분노한 무당층 대중이 섞여 있었음을 볼 수 있었다.

광장민주주의는 보이스 데모크라시와 아고라 데모크라시(AgoraDemocracy)로 나뉜다. 아고라 데모크라시는 한 장소에서 찬반 양측이 협박·조롱하지 않고 극단적 주장은 배제하는 가운데 합리적 토론을 통해 절충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런 아고라 민주주의는 광장의 목소리를 일상화·상설화·제도화되는 직접민주주의 밑거름이 될 것이고, 또 각기 세력의 정체성과 주장을 인정하면서도 어느 특정 세력의 독식을 인정하지 않는 상호 견제와 균형의 공화주의 정치의 토양이 될 것이다.

앞으로 한국의 광장민주주의(Voice & Agora Democracy)는 직접민주주의와 공화주의의 밑거름과 토양이 되면서, 그동안 정치의 주체가 되지 못했던 90%의 서민 대중은 강남 좌·우파에 휘둘리지 않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며 정치 세력화해 나갈 것이다. 이들은 공정과 정의의 관점에서 강남우파와 강남좌파 세력들을 갈라치고, 그들의 기득권을 혁파하며, 10:90의 헬조선 신양반제 사회를 40:60의 유연안정성 공평 사회로 전환하는 정치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공화주의 정치와 시민정치로

앞으로 천하삼분지계의 제3정치세력으로 등장하는 비기득권 서민 대중 중심의 진보주의 정치세력(개벽파)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이 세력은 국민발안제, 국민소환, 국민투표제와3500개 읍·면·동 주민자치(마을정부, 마을의회, 마을기금)와 기본소득제 정책을 기반으로 하는 직접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를 융합하는 시민정치를 추구하고 실천해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또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이 통과되면 제도적 조건으로 인해 상당한 탄력도 받게 될 것이다. 이 연동형비례대표제는 제3정당의 안정적 정착을 가능하게 할뿐만 아니라 협치와 연정의 정치를 가능케 한다. 이는 극렬한 정치 갈등을 야기하는 승자독식 정치와 상대방을 악마화하는 증오상업주의 정치를 마감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한국 정치는 기존의 기득권을 누려왔던 강남우파 보수주의 세력 정당과 강남좌파 자유주의 세력 정당, 그리고 비기득권의 서민대중 기반의 진보주의 세력 정당이 천하삼분지계를 이루며, 상호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의거한 공화주의정치를 해나갈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특정세력(계급)이 다른 세력이나 계급을 분쇄타도 하는 피 흘리는 혁명정치를 할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역사를 통해서 공화주의에 토대를 두지 않은 극우파시즘국가나 극좌 공산국가들이 저지른 전체주의적 패악을 잘 봐왔기 때문이다.

한국 정치는 제 계급계층 간의 ‘세력 균형’과 입법, 사법, 행정 간의 ‘제도 균형’을 이중적으로 이루는 ‘공화주의 정치’와 직접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를 융합하는 ‘시민정치’로 나가야 한다. 그래야 한국의 미래가 밝을 것이고 세계 최고의 민주주의 선진국이 될 것이다.

마을공화국 지구연방 건설

한국의 촛불혁명뿐만 아니라 세계 혁명도 마을(마을공화국)혁명으로 완성된다. 마을공화국은 휴먼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하드웨어의 총체다.

휴먼웨어는 사상의식문화와 공동체를, 소프트웨어는 마을정부·마을의회·마을기금 등과 같은 제도와 시스템을, 그리고 하드웨어는 마을의산과 강 등 자연과 사회문화적 유산과 이를 기반으로 한 부동산 및 마을기업 등을 의미한다.

마을공화국은 비록 풀뿌리 단위지만 구성원들이 개벽의 세계관과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마을적 실천을 하는 지구마을의식을 가질 때 생명력을 갖는다. 그렇지 않고 제도와 시스템으로만 접근하는 마을공화국은 국가의 행정하부 단위로 전락되거나 국가주의에 포획돼 버리게 된다. 그러면 국가주의에 포획되지 않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정치인류의 모습은 어떨까?

그 새로운 정치인류의 모습은 ‘마을공화국의 주민’이자 ‘마을연방 민주공화국의 국민’이며, ‘마을공화국 지구연방의 시민’이라는 3중적 정체성을 가진 존재일 것이다.

오랫동안 우리는 소중화 사대주의에 이어 해방 후 친일파들의 한국사회 주류로의 안착으로 인한 식민의식과 미군정 이후 미국 유학 엘리트들의 ‘지배받는 지배자’ 의식에 길들여져 왔다. 학문과 사상이론 담론의 식민성은 민주주의운동조차도 서구민주주의의 잣대에 기대어 왔다. 이제 한국의 시민사회와 지식계는 기나긴 식민의식의 동굴에서 빠져나와 ‘나’와 ‘우리’의 주체성을 깨달아 우리 민족이 가진 위대한 유산을 온고이지신, 법고창신하여 세계에 기여할 때가 왔다.

우리 민족의 조상들이 했던 고구려의 동맹과 부여의 영고, 예의 무천에서 보듯, 우리에게 낮에는 정치토론하고, 밤에는 춤추고 노래했던 정치축제의 DNA가 녹아 있다. 우리 민족의 영성이 녹아든 춤과 노래로 세계인을 신바람으로 몰아넣는 BTS(방탄소년단)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닌 것이다. 마을마다 골목마다 노래방이 있듯, 동네 풍류밴드와 마을영화제를 기반으로 한 ‘마을민주주의 정치축제가 있는 마을공화국’을 전국방방곡곡에 만들자!

그리하면 적어도 온-오프 민주주의 혁명과 시민정치, 그리고 문화예술 방면에서 우리는 세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촛불민주주의 혁명을 꽃 피워 ‘마을공화국 지구연방’ 건설을 통한 세계혁명을 꿈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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