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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주민자치, 정책-의사결정과정 참여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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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주민자치, 정책-의사결정과정 참여가 핵심”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0.09.14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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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터뷰] 윤병진 경상북도주민자치회 대표회장
주민자치 실질화, 진정한 주민자치의 실현은 아직 요원하다. 꼭 이뤄야 하는 만큼 그 과정이 쉽지 않고, 많은 이들의 꾸준한 노력과 땀, 지치지 않는 열정을 필요로 한다. 전국 곳곳, 보이지 않는 구석구석에서 주민자치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많다. ‘사람人터뷰’에서는 각 지역에서 주민자치를 일구는 리더들을 만나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전한다.

서른에 시의원에 처음 당선돼 시정 활동만 20년, 삽십 대에 시의회 의장을 거쳤고 이후 유네스코 산하기관인 IMACO(안동시세계탈연맹) 사무총장을 지냈다. 윤병진(60) 경상북도주민자치회 대표회장 얘기다. 

윤병진 대표회장은 이 녹록치 않은 이력으로만 언급될 사람은 아니다. 이제 막 세부조직을 만들어가고 있는 경상북도주민자치회의 얼굴이자 무게감이 남다른 리더다. 그는 안동시의회 의정활동과 IMACO 사무총장직을 수행한 뒤 고향이자 삶의 터전인 안동의 주민자치회가 제대로 운영되는지, 어떻게 굴러가는지 궁금해 무보수명예직인 주민자치위원에 직접 나섰다. 소위 더 높은 자리, 더 있어 보이는 자리를 마다하고 주민자치 활동에 관심을 가지면서 경북 대표회장에까지 올랐다. 경북은 현재 23개 시군구에 주민자치회를 설치하고 있는 과정에 있다. 안동, 경주, 경산 등 일부 지역에만 연합회가 만들어져 있고 다른 지역들은 한창 조직 중이다.

“주민자치란 무엇인가? 이 질문을 많이 받게 됩니다. 진짜 뭘까요? 이상적으로는 주민들이 잘 먹고 잘 놀고 잘 살게 하는 것이겠죠. 근데 여기 중요한 얘기가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자치단체 예산의 일부라도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 예산이란 정책을 돈으로 수치화시킨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예산배정 의사결정과정, 정책결정과정에 주민이 참여하는 것, 이게 안 되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무늬만 주민자치, 문화강좌에 그쳐선 안돼...정책결정과정 주도적 참여 중요”

윤병진 회장의 주민자치론은 간명했다. 지자체의 의사결정-정책결정과정에 주민이 참여하는 것이다.

“현재 주민자치 프로그램은 교양-오락-취미-문화 강좌들 위주로 돼 있고 지역주민들의 참여 속에 상당히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강좌들도 의미 있고 좋은데 이 차원에 그쳐선 안 되고 보다 본질적 방향, 즉, 주민이 지자체 정책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정도가 아니라 반드시 참여시켜야한다 식의 강제조항으로 제도화해야 합니다.”

이 같은 주민의 참여가 가능하려면 법적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주민자치제도가 현재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에 일부 조항으로 담기는 것이 아닌 별도 법률안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윤병진 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주민자치회가 법적 권한을 갖고 실질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아직 제도가 마련되지 않았더라도 민선 지자체장이 제대로된 민주주의 의식을 가지고, 주민자치회를 관변단체화 하는 것이 아닌 정책결정기구로 자리 잡게 하는 것, 그런 (의식을 가진) 단체장을 뽑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병진 회장은 민선 지자체장 시대에 꽃을 피워야할 주민자치제도가 오히려 답보상태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대통령부터 국회의원, 시도지사, 시장군수, 지방의원들이 오히려 주민자치제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

“역사상 시민들이 관료제를 극복하고 이겨본 적이 없습니다. 지방자치시대에 시민들이 일방적 관료체제를 잘 관리 감독 경영하라고 지자체장을 뽑아줬는데, 일단 선출되고 나면 이들이 관료들보다 더 관료화 되는 게 병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료적, 권위적이 되어 일반 시민 입장에서 생각 안하게 되는 것이죠. 민선 선량들이 주민, 시민 편에 서지 않고 공무원과 결탁해 관료제를 더욱 공고화 하고 있습니다.”

“지자체의 메트로시티화? 국내 타도시와 경쟁 아닌 세계적 경쟁력 가져야”

윤 회장은 지방자치, 분권에 대해서도 비판적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대의민주주의의 폐해를 보완하기 위해 주민 직접 참여를 제도화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데, 현재 중앙집권체제에서 지방자치제로 가는 길목, 분권화 되는 과정에서 지방에 나눠준 권리(분권)를 견제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 즉, 수평적 분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즉, 지방자치제 하에서 단체장과 지방의회만 권력을 독점하고 있고 이들을 견제할 수 있는 주민의 권리가 보장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윤병진 회장은 “현재의 주민자치회는 심하게 표현하면 단체장과 지방의회의 비위를 맞추는 사전선거조직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 상황에서 물론 주민자치 실질화를 위한 법, 제도 마련이 시급하지만 그게 안 되어 있더라도 “지자체장이 자기 철학을 가지고 주민참여 예산제도 같이 법이 있으나 잘 활용되지 않는 것들을 제대로 시행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최근의 지자체 통폐합 트렌드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방도시들이 통폐합을 통해 점점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이 같은 메트로시티화 경향은 신자유주의적 경제경쟁 속에서 수도권, 국내 타 도시와 경쟁하겠다는 논리”라며 “묻혀져 있는 가장 지방적인 것을 가지고 세계적 경쟁력을 키워야 하고, 자그마한 것이 가장 대중화될 수 있고 전문 영역 한 분야가 오대양육대주를 휩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우리 지역이 세계 속에서 어떻게 존재하고 자리할 것인가에 신경 써야 하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주민자치제도도 마찬가지다. 읍면동, 작은 단위에서 시작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읍-면-동장을 직접 뽑아야 하고 주민자치회는 그 안에서 지방의회 역할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주민자치위원, 참여자체도 의미 있지만 일반시민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 앞서나가야”

어려운 여건 속에서 주민자치제도 정착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자치위원들에게도 조언을 전했다. 

“일단 참여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지만 더 주문을 하자면 일반시민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 알아야 합니다. 이끌어주는 리더 역할이 중요하고, 왜 존재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고요. 정치제도에 대한 이해,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합니다.”

시의원과 의장, 시에 소재한 유네스코 산하기관 사무총장까지 오랫동안 안동 지역의 발전, 성장과 함께 해 온 윤병진 경북주민자치회 대표회장. 그의 둘째아들(윤종찬 의원) 또한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이 지역 시의원으로 당선돼 대를 이어 시정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어딜 가든 아는 분들과 자주 마주칩니다. 늘 행동을 조심하지만 요즘은 더 몸을 낮추게 됩니다. 평소에도 교통체증이라는 게 없고 이렇게 큰 강이 흐르는 참 살기 좋은 지역 안동인데, 주민자치를 통해 시민들의 삶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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