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6:55 (금)
[기획연재_대한민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한 주민자치와 지역공동체 - ①희망찬 내일을 위한 사회운동과 미래정책 대안] "지역공동체 활성화 통한 주민자치 구현하자"
상태바
[기획연재_대한민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한 주민자치와 지역공동체 - ①희망찬 내일을 위한 사회운동과 미래정책 대안] "지역공동체 활성화 통한 주민자치 구현하자"
  • 전대욱·최인수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수석연구원
  • 승인 2016.01.26 14: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금 해야 할 것은 구조화된 희망 없는 사회를 바꾸는 것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현 한국사회는 주민자치 및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한국형 주민자치회와 지역공동체조직에 대한 국민적 합의와 각 조직들 간의 협치를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을지 ▲국가와 지역발전, 그리고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주민자치회와 마을단위 공동체조직들은 어떤 공공(생활)서비스를 공급하면 될지에 대해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현 한국사회는 주민자치 및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한국형 주민자치회와 지역공동체조직에 대한 국민적 합의와 각 조직들 간의 협치를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을지 ▲국가와 지역발전, 그리고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주민자치회와 마을단위 공동체조직들은 어떤 공공(생활)서비스를 공급하면 될지에 대해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이에 본지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한 주민자치와 지역공동체’를 주제로 주민자치를 통한 각 영역(분야)의 미래정책 대안에 대한 목소리를 듣고자 기획연재를 마련했다. 이번 호는 그 첫번째로 ‘희망찬 대한민국을 위한 사회운동과 미래정책 대안’이다.


최근 한국사회의 화두는 단연코 ‘행복’이다.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해왔지만 지속되는 경제위기와 대형재난 등 안전문제, 고령화와 상대적 빈곤 등으로 국민들의 불안감은 날로 커져만 가고, 한참 열심히 성장을 일구어낸 몇 십년 전에 비해서 생활수준은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그 때가 더 행복했던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에 대해 요즘은 무슨 일이 벌어졌다고 하면 덜컥 현재 통장에 얼마의 잔고가 있는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디서 또 어떻게 돈을 빌려와야 될지, 나중에 얼마를 갚아야 될지를 먼저 고민하고 마는 사회가 돼버렸다. 과거에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주고받음으로써 모든 것이 해결될 수도 있었던 일이 요즘에는 모든 것이 돈으로 측정되는 사회, 인간미라고는 요만큼도 없어진 현실이 됐고, 심지어는 안부나 덕담조차도 “부자되세요”라는 돈과 연관된 말로 대체되고 말았다.

이런 현실에서 경제가 더이상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되기 시작하면서 일자리가 늘지 않게 되자, 심지어는 청년들 사이에서 ‘헬조선’(필자 주 :‘지옥(hell)+조선’의 합성어로 지옥같은 한국의 현실을 풍자)이나 ‘흙수저’(영어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다는 영어의 ‘은수저(silver spoon)’를 빗대어 풍자하는 말)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한국에서는 더 이상 희망이 없고, 구조화된 사회 속에서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음을 자조하고 있다.


개인의지로는 바꿀 수 없는 사회시스템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국민 삶의 질 지표’중에서 ‘사회적 관계망’을 측정하는 하위지표 중의 하나에 해당하는 자살률은 10만명당 28.5명으로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비교가능한 60개국 중 압도적인 1위에 해당한다. 또 OECD에서 발표하는 ‘행복지수(BLI: Better Life Index)’조사에서 비교대상 36개국 중 한국은 2014년 25위, 2015년 27위를 기록했으며, 특히 이 조사 중 ‘주관적인 삶의 만족도’항목에서 한국인은 10점 만점에 5.8점을 매겨 36개국 중 29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공동체의식과 관련된 ‘사회적 연계지표’ 항목은 ‘어려울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을 의미하는데, 이 항목에서 비교대상 36개국의 평균이 88%인데 반해 한국인은 평균 72%로 응답함으로써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와 유사한 지표로 통계청의 ‘국민 삶의질 지표’중 지역사회 소속감을 나타내는 지표도 2014년 64%에서 2015년 62.5%로 점차 하락하고 있다.

이쯤이면 확실히 저성장시대를 맞아 고도화된 사회경제 하에서 국민 개개인은 스스로의 의지와 노력을 통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고 있는 사실을 부정하기란 어렵다. 무엇인가를 하려고 해도 개인과 사회의 격차는 너무 커지고 말았고, 개인은 늘 거대사회의 흐름 속에서 의지할 곳을 잃어버리고 만다는 사실은 이미 통계수치를 뛰어넘어 우리들의 마음속에 깊이 각인되고 말았다.

이런 현실을 감안한다면 무엇보다도 국민행복은 삶의 어떤 위기가 다가온다 하더라도 개인의 의지와 노력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삶의 질을 높이며, 안정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회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확실히 현재의 사회시스템은 개인의 의지로 거대한 시장과 사회를 어떻게 바꿀 수 없을뿐더러, 한 세대를 풍미했다 하더라도 거대한 시장이나 사회의 흐름이 바뀔 때마다 개인은 늘 정리돼야 할 대상으로 취급당하거나, 이에 저항하지 못하고 쓸쓸히 퇴물이 되어버리는 객체가 돼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젊은 사람들이나 나이든 분들이나 할 것 없이 우리나라의 모든 지역의 모든 세대들에게 공통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어른들의 우리속에 사육되는 젊은이의 꿈

젊은 친구들의 경우를 보면, 정말 안타깝기 그지 없을 뿐더러 어쩌다가 우리가 이렇게 됐는지를 스스로 반성하게 한다. 필자들이 유년시절과 학창시절을 보냈던 70~80년대의 고도성장기에는 구경조차 할 수 없었던 좋은 물건들과 풍족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오늘날의 초·중·고등학생들은 오히려 덜 행복한 것 같다.

학생들에게 “좋은 환경에서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너희들이 왜 행복하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이들은 바로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시간이 없어서 불행하다”라는 대답이 튀어나온다. 어린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배운다고 하지 않았던가, 지금의 어린학생들은 과연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루에 몇 시간이나 할 수 있는지?

‘삶의 성취’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의지를 갖고, 이를 극복하면서 생기는 자신감이 쌓이고 쌓이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요즘의 젊은이들은 부모님의 의지외에 자신의 의지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얼마나 가질 수 있는지, 아니면 오히려 사회질서에 편입돼 어른들이 원하는 직장에 다니기를 평생 강요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청년들이 취업할 곳이 없다고 하니까 ‘눈이 높다’고 한다. 문화적으로 훨씬 더 풍부하고 세련된 요즘의 청년들을 기성세대가 경험했던 산업사회의 패러다임 속에 가두고, 자신들이 꿈꾸는 삶을 포기할 수 밖에 없도록 지역의 조그만 공장으로 몰아가는 것이 과연 청년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인가?

삶의 행복은 이런 성취와 자기 의지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 한국사회에서 기성세대들이 느끼는 ‘바람직함’ 속에는 젊은 친구들의 ‘야성’이 전혀 개입될 여지가 없다. 동물원 우리 속에서 사육되는 젊은이들이 어떻게 행복할 수 있을까? 본인들의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전혀 물어보지도 않고, 하고 싶어하는 것들을 하면서도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정책이란 전혀 없으면서, 눈높이를 낮춰 아무데나 취직해서 인간대접을 받던 못 받던 대충 돈이나 벌고, 결혼해서 애나 낳는 기계처럼 취급되는 이 현실에서 젊은이들이 꿀 수 있는 꿈은 무엇일까?


로또만이 인생의 희망으로 전락한 한국사회

나이든 분들이나 기성세대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인생을 열심히 일하면서 보냈던 초로의 은퇴자가 자신이 은퇴 후에 꿈꾸던 일을 과연 얼마나 지속할 수 있는지. 하고 싶은 일은커녕 당장 은퇴후 얇아진 지갑과 나빠진 건강으로 언제 노인 빈곤층으로 추락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개인의 행복을 찾는 것 따위는 사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30~40대의 중년들도 삶이 무엇인지 참으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나마 한창때라 소득도 어느 정도 있지만, 저축이란 꿈도 꾸지 못하고, 자고 일어나면 올라가는 집값과 전세보증금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다. 2013년 말 1000조원을 돌파한 대한민국의 가계부채 규모는 어느새 국가 1년예산 규모의 3배가 넘는 1200조원에 육박했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을 마련하고, 그 위에서 잠을 자고 있는 것이다. 오직 로또만이 인생의 희망이라는 공식이 이미 한국사회에 만연해 있다.

이를 헬조선이라고 표현한다면, 이렇게 거대해진 사회 앞에서 개미보다도 작아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다만 갈수록 커지는 기업과 시장, 갈수록 거대해지는 사회 속에서 개인의 존재란 작은 개미와도 같이 변하고 마는 세상에서 살고 있으면서, 개인이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이 소용이 있겠냐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개인은 거대해진 시장을 바라보는 거대한 국가시스템 속에서 GDP를 높이거나 아이를 낳는 생산수단으로 대상화 됐고, 그저 희망이라고는 돈을 많이버는 것 외에는 없다. 돈을 많이 벌게 돼도 그저 그 돈을 사람들에게 과시하려는 목적으로 쓰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무엇을 하려고 하면 ‘저 사람은 정치적인 야심이 있다’고 생각할 뿐이다.

그래서 자신의 직업에 충실해서 돈을 많이 벌어서, 다시 돈으로 자신의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래서 개인은 점차로 더 개인주의적으로 변하게 되고 만다. 사회를 바꾸는 것은 잘나고 훌륭한 정치인들이 알아서 하면 되고, 정치적으로 개인이 한 표를 행사한다 하더라도 사회적인 변화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할 것은 연대와 협력

이 헬조선의 사회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잘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명백하다. 최근 이십여 년의 시간을 겪으면서, 아무리 재능이 넘치는 사람이 있어도, 아무리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한 순간에 몰아닥친 경제위기 앞에서 우리는 직장을 잃고 개인의 재능이나 노력과 무관하게 사회 속에서 내던져진 아픔을 경험해 왔다.

너무 빠른 사회의 변화속에서 즐거움은 잠시뿐 이었고, 곧 천덕꾸러기 신세로 뒤처지는 것을 경험해 왔다. 우리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해야할 것은 바로 이런 경험을 다음 세대는 하지 않도록 지금의 문제투성이인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세상은 수많은 동질화된 대중을 동일한 프레임으로 나누고, 동일한 시장에서 소비하는 객체로 머물게 만들었지만, 이런 잘못된 흐름에 순종하고 스스로 자살하는 것으로 삶을 마무리하는 것과 같은 행태는 이제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이런 잘못된 흐름에 대한 저항과 대응, 그리고 적응이다. 저항은 개미보다 작아진 개인들이라 하더라도 서로 뭉칠 때 가능하다. 또 사회속에서 내던져져 자살밖에 남지 않은 사람들끼리라 하더라도 서로 연대하고 협력할 때, 새로운 창조의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 이런 점은, 단지 저항이 반대를 위한 반대에서 벗어나 새로운 해결점을 모색하고 새로운 사회를 향한 삶의 돌파구를 만들어 냄으로써, 잘못된 흐름에 대응하고 적응하는 원동력이 된다. 연대와 협력의 힘은 한국사회에 어떠한 변화의 흐름이 닥친다고 하더라도, 개개인을 이에 순종하는 객체가 아니라, 그 흐름을 바꿔나가는 주인공이 되게하고, 이런 위기를 우리 모두에 대한 행복의 기회로 만들어줄 것이다.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주민자치운동

그리고 이런 ‘연대와 협력’은 개인들간의 큰 네트워크를 만들게 함으로써 거대해진 시장이나 국가, 그리고 개미같은 개인 사이의 간극을 메꿔줌으로써 개개인의 의지들을 모아 거대사회를 바꾸는 중간다리의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또 연대와 협력은 지역적으로 혹은 사람들간의 관계망을 중심으로 형성되기에 국가경영이나 정책에 있어서 지역공동체의 활성화를 통한 풀뿌리 주민자치를 구현하는 것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원래 개인의 삶이 흔들릴 때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정신이야말로 국가나 사회가 해결해 주지 못하는 개개인의 삶의 의지를 높이고, 사회관계망(혹은 안전망)을 통해 지원하는 등 공생하는 사회의 기본적인 작동원리 였다. 오늘날 시장과 국가의 거대화는 이런 지역공동체의 해체와 무관하지 않고, 국가에 대한 관심보다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때 우리는 진정한 주민자치가 되고, 개미보다 작아진 개인을 삶의 주인공으로 환원시키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여기서, 외부적으로 어떤 변화나 위기가 닥쳐도 개미같은 작은 힘들이 모여서 위기에 대응하고 변화에 적응하려는 것을 우리는 우리 사회가 갖춰야 할 ‘회복력(resilience)’이라고 부른다. 이런 회복력의 개념은 심리학이나 국가 혹은 지역사회의 재난안전 분야에서 최근 몇년간 국제적으로 화두가된 개념이다. 개개인의 삶이 피동적으로 끌려가지 않고, 작은 힘들을 모으고 연대하려는 노력을 우리는 ‘사회운동(social movement)’라고 부른다.

개인이 모인 사회적 연대의 힘은 조그만 운동의 힘을 통해 더 큰 사회와 국가로 확산되고, 이런 혁신적인 움직임들은 국가정책과 사회를 바꾸는 원동력이 된다. 그리고 우리는 특히, 이런 사회운동 중에서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풀뿌리주민자치운동에 대해서 주목하고자 한다. 지역민들이 기반이 된 풀뿌리 주민자치로부터 시작되는 조그만 사회운동들은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의 다양한 정책들을 바꾸어나가는 단초가 될 것이다.


행복한 한국사회를 만들기 위한 시도들

이 연재물은 한국에서 회복력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사회운동 중에서 주민자치와 지역공동체의 활성화에 관한 다양한 사례를 논하기 위해 기획됐다. 앞으로 1년여 간 풀뿌리 주민자치의 구현을 위해 지역공동체의 활성화와 회복력 제고에 관한 다양한 사례를 연재할 계획이다. 예컨대 ▲최근 임대료 상승으로 원주민이 쫓겨나며 사회문제로 불거지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이에 대응하기 위한 지역공동체 자산소유의 일환으로 볼 수 있는 공동체주택 및 공동체 토지신탁운동 ▲협동조합이나 지역공동체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민간의 자발적인 공동체 기금과 재단의 설립 ▲흉물이 된 도시건축물이나 인프라를 주민들이 스스로 창조적인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려는 주민참여형 도시재생운동 ▲마을민주주의 실현과 주민 주도의 동네 단위 마을계획 수립과정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저감을 위한 에너지자립 마을만들기 ▲농어촌의 6차 산업화와 공동체경제로서의 마을기업 ▲재난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공동체회복운동 ▲전통시장 살리기와 상인자치·주민자치의 조화 ▲지역밀착형 사회적경제 기업 만들기(사회적경제의 지역화전략) ▲주민이 만들어가는 소셜프랜차이즈와 생협운동 ▲식량의 탈자본화와 로컬푸드 운동 등 각각의 사례가 하나씩 다뤄질 계획이다.

이런 사례들은 보다시피 단순히 주민들을 봉사활동에 참여시키는 수준에서의 운동은 아니다. 지역에 불어닥친 사회경제적인 어려움을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주민들의 자발적, 자조적인 노력들로서, 이 모든 운동은 실질적으로 주민생활권 내에서 주민들이 직접 소유하는 공유재의 확보노력과 관계가 있다.

201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엘리너 오스트롬(E. Ostrom)을 비롯한 많은 학자들은 “공유재의 회복이야말로 주민들을 유기적인 관계망으로 엮어주고, 나아가 지역을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어주는 중요한 기제”라고 말하고 있으며, 지역사회의 회복력을 높이는 실질적인 방안은 바로 주민 공동소유의 자산들을 확보해나가는 전략임을 주지시킨 바 있다. 즉, 지역공동체의 해체 원인은 시장경제가 거대화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삶에 밀착한 공유재가 없어지고, 따라서 공유재를 공동으로 관리하던 주민관계망과 거버넌스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된 데에 기인한다.

주민들이 공동으로 소유한 자산, 이것은 주민들이 이에 밀착하여 삶을 영위해야 하므로 싫든 좋든간에 이를 공유하는 주민들 간의 규범과 신뢰를 형성하게 하고, 사람들이 생활을 지속하기 위해 이를 아끼고 보존하며, 나아가 이런 생활방식을 지속시키는 과정 속에서 사람들이 지역에 대해서 느끼는 자부심 등 주민으로서의 공통분모이자 지역에 대한 애착인 ‘지역 정체성’을 형성하게 한다는 점에서 지역공동체의 회복력을 증진시키는 중요한 장치가 된다.

우리 필자들은 앞으로 (이런 각각의 사례를 통해)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었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주민공동의 무엇인가를 만들어 냈는가를 주의 깊게 살펴 볼 것이다. 이런 노력은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보다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중요한 시도며, 이런 혁신적인 사례들을 통해 우리가 꿈꾸는 국가정책을 유도하는 것은 물론, 우리가 지향하는 미래의 풀뿌리 주민자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도 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공공성(公共性)’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연구세미나95]
  • 문산면 주민자치회, 주민 지혜와 협의로 마을 발전 이끈다
  • 제주 금악마을 향약 개정을 통해 보는 주민자치와 성평등의 가치
  • 격동기 지식인은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연구세미나94]
  • 사동 주민자치회, '행복한 끼'로 복지사각지대 해소 나서
  • 남해군 주민자치협의회, 여수 세계 섬 박람회 홍보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