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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 실질화 관건, 주민이 인정하는 공공의 동기 부여로 본질적 가치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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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 실질화 관건, 주민이 인정하는 공공의 동기 부여로 본질적 가치 높여야”
  • 문효근 기자
  • 승인 2021.08.18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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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직 회장, 원주시의회 자치분권특별위원회 세미나에서 주민자치 주제로 강연

한국형 주민자치의 설계 방안과 함께 향후 방향성에 대한 강의가 열려 주목을 모았다.

원주시의회 자치분권특별위원회는 지방자치부활 30주년을 맞아 자치분권시대 지방의회 발전 방향을 주제로 자치분권 세미나를 연속적으로 개최 중이다. 원주시의회 자치분권특별위원회와 원주투데이 신문사가 주최하고, 한국지방자치학회가 주관하는 이번 세미나는 지난해 12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에 따른 지방의회 발전방향 및 의회차원의 자치분권 실현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지난 7201차 세미나에 이어 817일 오후 2시부터는 원주시 농업기술센터 내 친환경농업종합센터 생명농업관에서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이 한국형 주민자치의 설계와 방향을 주제로 2차 세미나 첫 강연을 펼쳤다.

곽희운 원주시 의원(자치분권특별위원회 위원장)
곽희운 원주시 의원(자치분권특별위원회 위원장)
황기섭 원주시 의원(자치분권특별위원회 부위원장)
황기섭 원주시 의원(자치분권특별위원회 부위원장)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이번 세미나를 주최하는 원주시 자치분권틀별위원회 위원장인 곽희운 원주시 의원은 참석자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말과 함께 내빈을 소개했다공동 주최사인 원주투데이 오원집 대표, 황기섭 원주시 의원(자치분권특별위원회 부위원장), 전병선, 김정희, 최미옥, 조상숙, 유선자 원주시 의원 등이 자리했다.

이강모 원주시 주민자치협의회장
이강모 원주시 주민자치협의회장
조경숙 강원도 주민자치여성회의 상임회장
조경숙 강원도 주민자치여성회의 상임회장
원용대 원주시 주민자치협의회 사무총장(소초면 주민자치위원장)
원용대 원주시 주민자치협의회 사무총장(소초면 주민자치위원장)
이미윤 원주시 주민자치협의회 사무차장
이미윤 원주시 주민자치협의회 사무차장

더불어 이강모 원주시 주민자치협의회장, 조경숙 강원도 주민자치여성회의 상임회장원용대 원주시 주민자치협의회 사무총장(소초면 주민자치위원장), 이미윤 원주시 주민자치협의회 사무차장, 강필수 흥업면 주민자치위원장, 임은규 문막면 주민자치위원장, 원민영 반곡관설동 주민자치위원장, 진강식 명륜1동 주민자치위원장, 허경욱 일산동 주민자치위원장 등 원주시 주민자치협의회 임원과 다수의 주민자치위원장들이 함께 했다.

강필수 흥업면 주민자치위원장
강필수 흥업면 주민자치위원장
임은규 문막면 주민자치위원장
임은규 문막면 주민자치위원장
원민영 반곡관설동 주민자치위원장
원민영 반곡관설동 주민자치위원장
진강식 명륜1동 주민자치위원장
진강식 명륜1동 주민자치위원장
허경욱 일산동 주민자치위원장
허경욱 일산동 주민자치위원장

전상직 회장은 코로나19 악화로 사정이 어려움에도 세미나를 준비하신 원주시 의회 자치분권특별위원회에 감사드린다. 오늘 강의의 주제는 어떻게 하면 주민자치가 이 땅에 뿌리내려 성공할 수 있을지 그 설계 방안과 방향성에 관한 것이다. 1999년부터 주민자치 실질화를 위해 매진해 왔으니 어느덧 20년의 세월이 넘게 흘렀다. 그만큼 모든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진솔한 말씀을 전해드리겠다고 강연의 서두를 열었다.

본격적인 강연이 시작되었다. 전 회장은 주민, 공무원, 정치인 등이 주민자치를 잘 알지 못해 제대로 된 길을 제시하기 위해 2006년 사단법인 한국자치학회를 설립했다. 자문을 구하기 위해 여러 학자들을 찾아뵈었는데, ‘주민자치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만류하며 충고하셨다. 그때 제가 말씀 드린 것이 돈을 벌기 위해 정치에 도전하기 위해 명예를 위해 주민자치 한다면 하지 않는 것이 맞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에 오르고 민주주의를 완성시키기 위해서라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바쳐 주민자치에 전력하겠다라고 말씀 올린 기억이 난다. 그 당시 학자 분을 작년 모 학술대회에서 만났는데 주민자치를 위해 오랜 시간 헌신해 줘 감사하다고 말씀해 주신 점이 기억에 남는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서 주민자치는 주민들이 잘 먹고 잘 놀고 잘 살기 위한 일이다. 공무원의 일을 대신해 주는 것도 단순히 봉사 활동하는 것도 진짜 주민자치가 아니다. 잘 먹고 잘 놀고 잘 사는 것을 혼자 하면 개인자치고 공무원들이 하면 관치이며, 주민과 마을이 함께 하면 그게 주민자치다. 그런데 정작 주민들은 주민자치가 무엇인지 잘 모르고, 하려는 마음이 없는 경우도 많다. 주민자치는 23각 경기와 같다. 쉽지 않지만 서로 양보하고 발맞춰 간다면 아주 못할 일도 아니다라며 한국의 역사에는 주민자치가 없다고 단정짓고 주민자치 잘 되는 나라로 프랑스, 독일, 스위스, 일본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 역사에 주민자치가 정말 없었던 것일까? 아니다. 우리 조상들은 주민자치에 대한 선견지명이 있었다. 단지 일제가 멸살시켜 그 맥이 끊어진 것뿐이다. 일제는 이에 그치지 않고 읍면동을 식민지로 지배하고 통치하기 위해 면장 제도를 만들어 냈다고 설명했다.

전 회장은 또한 잠시 조선시대로 가보자. 중국의 여씨 향약은 종친 간 상부상조를 위한 규약이었다. 이것을 조선에서 받아들여 사족의 향안이 되었는데, 반상에 의거한 수직관계를 구축해 상민의 도덕적 교화에 목적을 두었다. 통제목적에서 수탈수단으로 변질되어 갔는데, 모든 규칙은 양반이 만들고 상민은 일방적으로 지켜야 했기 때문이었다. 조선 정부에서 이를 통합(상하합계)하려 했지만 실패했고 수령향약으로 변모했다. 수령이 친정하기 때문에 수령의 현명함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는 수령향약은 자치조직이 아니라 수령의 통치조직이었다. 결국 조선의 향약은 실패한 것이다라고 역사를 반추하며 다행스러운 것은 수령향약의 실패가 새로운 향촌자치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수령은 현청에서 업무를 보고 양반은 향교에서 공부하며 상민은 수령이나 양반 없이 상민끼리 함께 한 촌계가 그것이다. 이게 조선의 주민자치다. 향규, 상하합계, 수령향약 다 실패했지만 촌계는 성공했다. 그렇다면 조선 향약이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주민들끼리 수평적으로, 민주적으로 협력해 자치할 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

이어서 전상직 회장은 현대사에서 주민자치 경과를 설명하며 현재 읍면동과 통리는 관료행정으로 유지하고 있다. 민주화의 결정체는 주민자치다. 주민의 생활세계인 통리와 읍면동은 관료행정 보다 주민자치가 훨씬 바람직하며 이에 대해서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일본은 통리 단위에서 주민자치가 이뤄지는데 우리나라는 김대중 정권 시절 첫 단추를 잘못 채워 읍면동에 주민자치를 적용시키는 오류를 범했다라고 지적하며 우리나라 읍면동 규모는 일본이나 스위스의 경우 모두 자치단체로 규정시켜 놓았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는 읍면동을 자지단체화해 읍면동장은 직선하고 읍면동의회를 두는 자치단체 형태와 읍면동장이 임명되는 행정단체 형태가 있는데 후자는 읍면동이 행정계층이 되므로 주민자치회를 별도로 설치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읍면동과 주민자치회는 기관중복이 되고 기관대립이 된다. 또한 무보수 명예직인 주민자치회가 감당하기에 읍면동 면적은 너무 넓고 인구도 많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전 회장은 주민자치회의 설치 계층은 통리가 적합하다. 중복과 대립도 피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주민의 생활세계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면적이나 인구 규모면에서도 주민의 결정을 따르는 것이 합당하다고 보여 진다. 현재의 통리를 그대로 주민자치회 구역으로 규정해도 좋고 더 작게 나누거나 더 크게 통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하며 주민자치회 구조에서도 주민자치 기능의 중심은 통리계층에 두고 협치기능의 중심은 읍면동에 두는 이중구조로 설계해 자치와 협치가 따로 성립해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총평했다.

다음으로 전상직 회장은 주민자치가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성공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에 대해 주민자치회를 생활중심 조직으로 보느냐 과업중심 조직으로 보느냐의 문제라고 날카롭게 꼬집었다.

그는 행정안전부는 현재의 주민자치회를 과업중심으로 본다. 과업중심이 되려면 일감과 조직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주민자치회에 예산이나 각종 권한은 부재되어 있다. 과업중심을 강조하지만 실제는 아무것도 못하게 막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과업중심조직을 지향하지만 주민자치회에 권리와 행위능력은 지원하지 않는 부조리한 구조다. 생활중심으로 간다면 주민자치회에 사무국장이 배치되어 실무를 담당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따라서 주민자치 사업을 생활중심형은 사무국에서 기본임무로 수행하되 과업중심형 사업은 수임·수탁·수익사업 등 기본 외 사업으로 각 사업별 사업국을 별도로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더불어 국가가 법령, 자치단체가 조례로 임무를 부여할 경우는 수행할 수 있는 조건도 함께 제공해야 한다. 관건은 이때 제공하는 조건에 대해 주민자치회가 사전에 심의하고 동의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라고 못 박아 말했다.

한편 전 회장은 주민자치 관련 법제도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주민자치회 관련 법률은 주민이 주민자치회로 자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이며, 다음은 주민자치회가 주민의 자치를 촉발, 발전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민자치회가 주민회와 자치회로 바람직할 수 있도록 분권하는 것이다라고 전제한 뒤 그런데 행안부의 주민자치회 표준조례, 김영배 의원의 주민자치기본법, 한병도 의원의 지방자치법 개정안은 모두 주민자치회를 지역 주민으로 구성하지 않고 있다. 주권자인 회원 없는 주민자치회는 진정한 주민자치회가 아니고 따라서 주민자치도 불가능하다. 주민이 주민자치회를 구성하지 못하면 주민회가 아니고 관변단체 되는 것 아닌가. 또한 주민자치회 회원으로 구성되는 최고의결기관인 주민자치회 총회도 부재되어 있다. 최고의결기구인 총회가 없으면 입법권이 없고 결정권도 없는데 이러면 역시 자치가 불가능하다. 주민자치회 규약도 주민자치회 총회에서 재개정할 수 없는 실정이다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주민자치회가 마을과 주민을 대표하고 대변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전상직 회장은 이를 위해 주민자치회가 입법·인사·재정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더불어 주민자치회는 NGO(비정부)·NPO(비영리)·NFO(비사적) 조직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정부든 기업이든 시민단체든 절대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 대신 주민자치회가 주민자치의 동기인 이익·권력·명예동기를 주민에게 부여하고 숙성시키는 임무를 담당해야 한다. 지금처럼 추첨체로 주민자치위원을 뽑는 것은 주민자치의 동기 자체를 없애는 것이다라고 비판하며 예를 들어 보자. 콜라 1병이 1천원인데 빈병 2개를 반납하면 콜라 1병을 무료로 준다. 현재 5천원을 가지고 있다면 총 몇 병의 콜라를 마실 수 있을까? 핵심은 2병씩 반납한 후 남은 빈병 1개다. 이 빈병을 버릴 것인가 활용할 것인가가 주민자치의 근본 화두다. 방법은 간단하다. 가게에 1병을 외상으로 얻어 마신 후 원래 있던 빈병과 합쳐 빈병 2개로 1개를 받아 가게에 갚으면 된다. 함께 살아가는 유연성, 배려와 관용이 주민자치의 미덕인 것이다라고 알기 쉽게 설명했다.

끝으로 전상직 회장은 주민자치 부등식은 가치가 가격보다 높아야 한다는 가정 하에 성립된다. 경제·사회·심리·도덕적 가치를 통해 주민이 동의할 수 있는 공공의 동기를 부여해야 하는 것이다라며 주민자치는 개인차원의 주민이 집합차원의 마을로 눈뜨는 것이 우선 조건이다. 지역을 나의 마을로 승인하고, 주민을 이웃으로 승인하며, 생활관계를 나의 일로 승인하여야 비로소 주민자치가 이뤄진다. 또한 주민자치는 주민을 인격자로, 마을을 공동체로 만드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을에 존경할 수 있는 어른이 있어야 한다. 주민자치위원들이 마을의 진정한 어른, 멋있는 어른이 되어야 주민자치가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그렇게 될 수 있는 토대를 이곳 원주에서 만들어 주신다면 한국주민자치중앙회와 저 역시 언제든 달려와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의를 마무리 지었다.

 

사진 = 이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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