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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건 ‘사람’...구성원 선발이 조직 성패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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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건 ‘사람’...구성원 선발이 조직 성패 좌우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1.09.24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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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터뷰] 여성용 대전광역시 유성구 주민자치협의회장(온천1동 주민자치회장)

잘 되는 곳은 다 이유가 있다! 대덕연구단지와 충남대학교, 카이스트, 한밭대학교를 품고 있는 ‘교육1번지’ 유성구는 ‘신도시’‘젊은 도시’의 이미지가 강하다. 특히 대전에서 주민자치가 활성화 되어 있는 지역으로도 알려져 있다. 마침 구 주민자치협의회 회장단이 바뀌어 새 얼굴들을 만나기 위해 대전을 찾았다. 신임 여성용 협의회장과 허광윤 정책위원장 겸 사무국장을 포부를 들어봤다.

좀 더 체계적으로 제대로 운영해보려고 하니까 할 일이 많네요. 7월에 임기 시작했는데 협의회장 되자마자 바로 운영세칙부터 만들었습니다. 일반 주민자치회 운영하는 것처럼 협의회도 딱딱 절차에 맞게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여성용 온천1동 주민자치회장, 유성구 주민자치협의회장 2년 임기를 시작한지는 3개월째지만 주민자치위원장 2년을 거쳐 주민자치회장 3년차다. 특이한 건 주민자치회 시범실시 12년을 거쳐 이제 2기에 접어들었다는 것. 그 사이 마음고생이 무척이나 심했던 눈치다.

 

갑작스런 주민자치회 시범실시...추첨제 위원 선발로 시행착오수업료 톡톡

 

말도 못하게 힘들었습니다.” 이 한 문장 속에 그간의 고충이 다 녹아 있다. ‘동정 자문회의수준을 벗어나기 힘들었던 주민자치위원회에서, 형식상 주민의 참여와 권한을 확장시킨 주민자치회로의 전환에 여성용 회장도 내심 기대를 걸었다.

가장 어려운 문제로 다가왔던 건 일괄 추첨제를 통한 위원 선발이었다. ‘기회균등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에 더 없이 적합한 방식일 수 있으나 막상 선발된 구성원들로 조직을 운영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이었다. 인원도 위원회 시절 25명에서 2배 가까이 늘었다. 그 사연을 일일이 다 말할 수는 없으나 지난 2년 간 정말 힘겹게 조직을 운영하고 사업을 진행해왔다고.

제도나 규칙, 방식에 문제점이 발견되었다면 이를 보완하는 방법을 적극 찾아야 할 터. 더구나 조직의 가장 큰 자원인 사람을 뽑는 문제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렇다고 조례나 절차를 무시할 수는 없으니 조례나 세칙 개정을 통해 방법을 찾고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 여성용 회장이 협의회장이 되자마자 운영세칙부터 제정한 것은 이런 이유다.

대전 유성구는 다행히 위원 선발 방식에 있어서 각 지역의 특성을 존중해주고 분위기입니다. 물론 여전히 행정안전부 표준조례 조항을 기준으로 하려는 관성은 있습니다만, 온천1동의 경우 1기 때 일괄 추첨제로 하던 것을 선정위원회선발 등으로 방식을 열어놓았습니다.”

시범실시 1기 때 이전에 열정을 갖고 임하던 위원들이 대거 탈락한 자리에 새로운 구성원들이 진입했다. 여 회장은 마을과 주민을 위해 일한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오셔야 하는데 일부 뭔가 대단한 이권이라도 있는 줄 알고 들어온 분들도 있었다. 막상 들어와 보니 일은 많이 하는데 대가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중간에 도태된 분들도 꽤 있다라며 제일 중요시 여기는 게 구성원들이다. 사람 구성이 잘 못되면 그 조직은 볼 것도 없다. 어떤 사업을 해도 어렵다고 말했다.

 

운영세칙으로 제도 보완...주민참여 이끌어내는 게 관건

 

2기 주민자치위원회 구성에는 신중의 신중을 기했다. 1회에 한해 연임이 가능한 위원 규정에 따라 본인이 희망할 경우 한 번 더 연임할 수 있도록 했으나 참여율이 저조했거나 기타 위원의 본분을 다하지 못한 위원들에 대해서는 연임을 할 수 없도록 세칙에 따로 규정을 정해 명시했다. 위원을 선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시간을 내서 참여할 수 있는가 여부이다. 혹시라도 주민자치에 대해 잘 모르면 배우면 되고 같이 재미있게 일을 하다보면 임원도 할 수 있고 회장도 할 수 있다는 게 여성용 회장의 생각이다.

“2기 위원은 총 33명인데, 평일 낮 회의에도 32명이 참석할 정도로 열성적이고 적극적입니다. 다들 어찌나 열심히 하시는지 한 분 한 분 업고 다니고 싶을 정도로 감사한 마음입니다. 분과회의에서 알아서 아이디어도 내고 서로 도와가며 자발적으로 일을 합니다. 33명이 한목소리는 못 내도 한마음이라고 할까요? 생각은 다르더라도 서로 이해하고 포용하면서 결국 생각도 모아지더라고요.”

한마음 한뜻의 팀워크로 치러낸 올해 주민총회는 각별히 큰 보람으로 남는다. 이전 총회에선 주로 임원들이 움직였다면 이번 총회는 위원들이 발 벗고 나서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맞춤 홍보 티셔츠를 10일간 입고, 차량 스티커를 붙이고 동네 여기저기를 다니며 주민들에게 총회와 투표를 알리기도 했다. 그 결과 투표율도 크게 늘었고 무엇보다 현장투표율이 58%나 됐다.

“1년 중 가장 큰 사업이 주민자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주민총회입니다. 그 다음으로 큰 행사가 마을 축제인데 코로나 때문에 못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올해는 분과위 제안대로 비대면 축제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축제분과위에 젊은 분들이 많아 좋은 아이디어가 정말 많습니다. 이번엔 머리 싸매고 서프라이즈로 준비 중입니다.”

가운데가 여성용 회장, 오른쪽이 권종민 온천1동 주민자치회 담당 주무관, 왼쪽이 서경애 주민자치회 간사
가운데가 여성용 회장, 오른쪽이 권종민 온천1동 주민자치회 담당 주무관, 왼쪽이 서경애 주민자치회 간사

주민에게 필요한 의제 더 발굴 위해 지역단체들과 협의체 구성

 

주민들의 요구에 더욱 부응하는 주민자치회가 되기 위해 여성용 회장은 4개 행정동 관내에 있는 여러 지역단체들과의 협의체 구성에도 공을 들였다. 이들과 협약을 맺어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요구가 뭔지 구석구석에서 파악해 더 많은 의제를 발굴하기 위해서다.

협의회에서의 활동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협의회의 역할을 “11개 동 주민자치(위원)회의 대변자라고 표현했다. 1개동 주민자치회에서 구나 시에 개별적으로 요구하기 힘든 것들을 모아 협의회에서 대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예컨대 주민자치위원들이 사업을 하다보면 다치는 경우도 종종 생겨요. 2년 전엔 부녀회장이 화상을 입어 개인 상해보험으로 치료를 했었고요. 작년엔 김장봉사 중에 한 위원이 허리를 다쳐서 치료비용이 크게 들었어요. 지역을 위해 활동하는데 시나 구에서 상해보험을 들어줄 수 없나? 하는 생각을 하다가 인천 쪽 사례를 알게 됐어요. 조례에 단체 상해보험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더라고요. 회장들이 줌으로 회의를 해서 한 명 한 명 동의를 받아 시장, 구청장, 의회 의장과 협의를 했어요. 구에서 전체적으로 상해보험을 들어주기로 했습니다.”

온천1동은 물론 수시로 다른 동네를 다니며 좋은 사업 아이디어도 얻고 벤치마킹도 한다는 여성용 협의회장. 그렇기에 오늘도 위원들에게 현장교육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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