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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인 주민이 자치할 수 있게 돕는 중간지원조직 정체성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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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인 주민이 자치할 수 있게 돕는 중간지원조직 정체성 찾아야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1.11.05 1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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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한국지방자치학회 추계국제학술대회 주민자치 기획세션⑤
‘서울시 마을공동체사업에 관한 비판적 고찰’

서울시 마을공동체사업 10년의 성과에 대한 비판적 분석이 제기됐다.

지방자치 30, 주민자치 20년을 맞아 새로운 시대정신과 당면과제를 자치, 분권, 혁신의 차원에서 모색해 보는 2021년 한국지방자치학회 추계국제학술대회가 114일과 5일 양일간 제주특별자치도 새마을금고제주연수원에서 개최됐다. 한국주민자치중앙회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주민자치 기획세션을 열고 현장에서 축적해온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기반으로 주민자치 현안에 대한 진단과 대안을 제시하는 한편 구체적 방법론을 논의해 올바른 주민자치의 발전 방향과 지향점을 모색했다.

좌장을 맡은 박기관 교수
좌장을 맡은 박기관 교수

5일 다섯 번째 섹션에서는 서울시 마을공동체사업에 관한 비판적 고찰을 주제로 전은경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교수와 이은숙 박사가 발제에 나섰다. 좌장은 박기관 한국지방자치학회장(상지대 교수), 토론자로는 한부영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과 안홍찬 서울 동작구마을자치센터장, 이은희 강동구 주민자치위원이 함께 했다.

발표를 맡은 전은경 교수는 마을공동체를 둘러싸고 특히 서울시에서 논란이 많이 일어나고 있어서 이 분야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 어떤 상황이길래 이런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기회로, 특히 서울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이하 서마종)의 사업을 중심으로 분석했다라며 로직모형을 분석틀로 삼았다고 밝혔다.

먼저 서울시 마을공동체사업에 대한 배경설명으로 박원순 시장 핵심 정책으로 시작되어 10여년 역사 중간지원조직 서마종이 위탁운영 24개 자치구의 중간지원조직 설치 운영 중 목적은 이웃관계망 회복과 호혜적인 생활문제해결지원 간접지원(교육과 상담)과 직접지원(보조금) 병행 등이 언급됐다. 참고로 전 교수는 중간지원조직의 일반적 역할을 연결자 지원자 생태계조성자로 꼽았다.

발제에 따르면, 서마종은 2012년 서울시의 마을공동체 복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중간지원조직이다. 2012년 설립 이래 같은 조직이 위탁 운영해오고 있다. 사업의 목표는 1, 2차를 거치면서 수정 보완되고 있다. 자치구마을공동체 사업의 활성화, 찾동 사업 및 주민자치회 시범사업 실시 등이 그것이다. 목표는 마을공동체의 성장과 생활자치의 활성화, 전략과제는 연대와 협력 경험 축적, 일상의 민주주의 실현, 공동체 자원 확보 축적 촉진, 주민 중심 민관협력체제 구축 등이다. 예산은 2021년 현재 40억 정도이며 이 가운데 사업비가 50% 정도를 차지하고 직원은 48명이다.

전은경 교수는 자료의 한계성 때문에 서마종의 활동과 성과를 외부에서 제대로 분석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서마종의 지난 10년간의 활동을 종합해보면 생태계조성: 제도 및 정책개발, 사업개발, 교육, 연구, 홍보, 정보소통 등 지원자: 공모사업, 공간조성사업 연결자: 관관(서마종+자치구 등), 관민(중간지원조직+민간 활동가들) 등이다. 자체분석에 의한 10년 사업의 성과로는 사회적 자본의 축적, 사회문제해결모델 개발, 주민주권의 현실화, 서울마을센터 DNA 등이 거론됐다.

전은경 교수는 서마종의 긍정적 기여로 공동체 복원 필요성에 천착하고 이 문제를 도시발전의 핵심요소로 세팅하고 주민주도, 보텀-업 사회혁신 모델을 제공했으며 지역활동가들의 중간조직에 영입되어 마을활동들을 지원했으며 다양한 시도와 실패를 통한 성공의 씨앗을 만들었다는 점을 꼽았다.

반면 한계점으로는 (사회혁신) 정책 수단화 NGO 활동가의 대거 참여로 중간조직의 철학과 관점의 한계 초기단계 주민자치위원회 참여 배제로 마을 갈등 조장 직접 주민사업 진행(중간조직 역할보다 직접 사업 수행) 특정분야에 치중된 전문성(마을만들기 중심) 일상의 필요를 정부의 예산으로 주민이 해결하는 마을 만들기 사업에 치중 희망하는 몇 사람의 가벼운 제안으로 최소 규모 공동체 사업-더 큰 공동체로 연계되지 못한 점 외부 인적자원 의존형(활동가의 어공화) 마을공동체 사업의 재정 의존화, 행정화 등을 지적했다.

그리고 서마종의 발전방향과 관련해 전은경 교수는 시민사회와 공공 간의 중간자 역할 즉 중간지원조직의 정체성 회복이 가장 큰 관건이다. 주체를 주민으로 보고 그들이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어야 할 것이다. 다양한 마을공동체 사업 전체로 포괄성도 높여야 한다. 또 동주민자치회의 구심 역할(마을전체의 공동체), 마을과 주민 중심의 활동 지원체제 구축, 미래형 마을공동체 대안 제시 등도 필요해 보인다고 제시했다.

좌장을 맡은 박기관 교수는 행정학에서는 주로 시스템적 접근방식이 많은데 로직모형으로 분석한 것이 인상적이다. 주민자치는 공동체가 핵심이 되어야 하는데 중간지원조직, 활동가 중심으로 가는 방식 등에 대한 분석은 향후 서울시 마을공동체사업 발전모델에 정책적 시사점을 줄 수 있는 발표라고 언급했다.

토론자로 나선 한부영 박사는 서마종 사업의 평가적 연구는 매우 의미 있고 새로운 정부의 정책이슈가 사회적 논쟁의 중심에 있는 시점에서 마을공동체 사업에 대한 평가는 연구목적과 배경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서마종은 중간조직으로 주민참여를 의도적으로 조장하고 훈련하는 조력자 또는 촉진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데 주도자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자발적 참여를 통한 주인의식을 저해하는 부분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그는 현재까지 서마종이 마을공동체 발전을 위한 노력과 성과를 노하우로서 학습하고 공유한다면 서울시 마을공동체사업은 지역과 주민 속에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서마종은 마을공동체 사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면서 공동체의 도움이 필요한 소외계층이나 사회적 약자의 사회적 안전망으로 편입할 수 있는 마을 공동체 활동이 필요하다라며 공동체 단위를 동으로 가정할 때 지역 내에는 주민자치센터(사무소), 주민자치회(주민총회), 새마을운동 등 관변단체, 자생적 자치조직(발전위원회 등), 자원봉사조직 등 마을공동체의 주체가 대표성에 대한 갈등이 있는 경우가 많이 있으며 공동체의 동질성을 회복할 수 있는 희생과 소통, 융합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안홍찬 센터장은 학자적 관점과 실제 활동가의 관점이 이렇게 차이가 있구나를 실감했다. 시장이 바뀐 후 마을공동체사업에 변화가 많은 상황에서 답답함이 크다. 사실 이 자리 오기 전부터 고민을 많이 했다. 직접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서울시 전체의 활동 방향은 공유하고 있다고 보는데 서마종이 구 마자센터에 지침 내리거나 하는 것은 없다. 다들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관점을 바꿔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안 센터장은 서울시 마을공동체 정책의 특징으로 주민주도가 가장 중요한 대원칙 정책의 궁극적 목표를 달성 위해 관계형성’‘문제해결주안점을 다양한 방식의 사업으로 구현 광역()-기초(자치구)-동 단위까지 이어지는 지원체계구축 마을지향행정을 주요 원리로 주민 주도를 강력히 지지하고 결과보다 과정 지원 정책의 주요 추진방법으로 민관 거버넌스채택을 꼽았다.

이은희 주민자치위원은 그동안 깊이 있게 알지 못했던 서마종에 대해 알게 되었고, 서마종이 마을공동체만들기 사업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출범 당시 서마종은 마을만들기가 중심이 되는 마을공동체사업을 지원하는 중간조직이었지만 서울시가 시범실시를 하면서 주민자치회도 함께 지원해 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능과는 달리 마을공동체사업의 유형이나 정책, 기능, 사업 어디에서도 주민자치와의 연계점을 찾을 수 없었다라며 주민자치회의 활성화가 서마종 사업의 일부로 보이는데, 주민자치회의 존속과 활동이 마을공동체사업의 일부분이라면 주민자치회의 위상과 본질적인 의미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의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은희 위원은 또 강동구의 경우 마자센터가 중간지원조직로서 각 동에 지원관을 파견하여 주민자치회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 지원은 동주민자치회를 자치적으로 만드는 지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주민자치회의 의견을 묻는다고는 하나 주민자치위원들은 지원관에 의존하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을 진행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서부터 시행시기, 행정문서까지 모두를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라며 중간조직으로서 마자센터는 주민자치위원들을 위한 교육을 기획하고 교육을 실시하여 주민자치회의 역량을 키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 주민자치회가 주체적으로 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지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동발제자인 이은숙 박사는 서마종 사업의 양이 방대하고 그에 비해 노출된 자료는 거의 없어 연구가 힘들었다. 연도별 현황을 보면 예산규모와 사업비가 급격히 증가한 때가 있는데 이때 예산투입이 많이 되는 사업을 했다가 짧게 끝난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예산투입에 대한 사업의 결과를 찾기 어려웠다. 성과측정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은경 교수도 평가측정에 한계가 있다. 활동보고는 있는데 측정이 없는. 성과측정이 객관적으로 안 되어 있다. 조직모형에서 보면 활동이 곧 성과는 아니지 않나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이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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