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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역량 높아야 관치 줄어...경력단절 여성들 많이 참여해 능력발휘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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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역량 높아야 관치 줄어...경력단절 여성들 많이 참여해 능력발휘 했으면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1.10.29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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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터뷰] 박정귀 용인시 유림동 주민자치위원장

‘주민들의 활발한 참여’. 박정귀 위원장이 용인 유림동 주민자치위원장을 맡은 4년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은 생각이다. 주민들이 북적이는 주민자치센터를 만드는 것, 더 많은 주민들이 함께 하는 사업과 행사를 하는 것. 그리고 여기에 하나를 더하자면, 앞으로도 주민자치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인구 100만의 특례시. 급격한 발전을 이룬 만큼 인구도 빠르게 늘어난 도시 용인. 그중에서도 처인구는, 대규모 택지개발로 아파트 숲을 이루고 있는 나머지 2개 구(수지구, 기흥구)와 사뭇 다른 분위기의 도농복합지역이다. 서울 기준으로 용인 중에서도 더 깊숙한(?) 곳에 자리한 처인구 유림동 주민자치센터에서 박정귀 주민자치위원장과 만났다. 유림동 주민자치위원장 4년차, 그 사이 박 위원장은 처인구 주민자치연합회장을 맡아 이끌었고 용인시 주민자치협의회 사무총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용인 토박이는 아니고요. 10여 년 전 사업차 오게 됐습니다. 마을번영회, 체육회 활동을 하다가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거쳐 주민자치회와 인연을 맺은 지는 6년 정도입니다.”

외지인에 상대적으로 주민자치 경력이 짧은 그가 빠르게 위원장이 되고 한 차례 연임을 거쳐 어느새 임기 마무리시점에 와 있다.

 

위원장 4, 주민자치센터 운영 활성화...수익 생기면 주민환원사업으로 돌려

 

지난 4년을 돌이켜보면 그래도 주민자치위원회가 발전하고 성장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 위원장을 맡았을 때 유림동은 용인시 31개 읍면동 중 주민자치센터가 가장 침체된 곳 중 하나였어요. 회원 수도 작고 자연히 재정도 안돌아가고... 주변에 손을 벌려야 하는 상황이었죠. 그런데 6개월 만에 수익구조를 완전히 바꿔놨어요. 회원 300명을 800명까지 만드는데 8개월이 걸렸죠. 수익이 생기면 이를 주민환원사업으로 돌렸어요. 기업 운영 하듯이 과감히 했고 1년에 10~12가지 사업을 했던 것 같아요. 2년 연속 우수사례에도 선정됐고요.”

단결력이 남다른 주민자치위원들과 합심해 열심히 한 결과다. 박정귀 위원장은 지난 4년 간 분과장 중심 체제 구축에도 각별히 공을 들였다. 분과별로 일을 나누고 책임을 부여하는 위임 체제로 만들어 위원장 혼자서 다 해야 하는 상황을 확실히 변화시켰다.

안타까운 점은 새로운 임기가 시작된 작년 초부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계획했던 사업과 행사들을 제대로 추진할 수 없었던 부분이다. 주민자치센터를 활성화 시키고 주민자치위원들과 팀워크를 맞춰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려던 시점이라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고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 코로나19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놓치지 않고 찾아서 했다. 비대면으로 외부에서 할 수 있는 방역, 청소, 환경 위주의 활동과 꼭 해야 할 사업, 예컨대 매달 독거어르신 20-30가구에게 밑반찬을 만들어 전달하는 일은 중단 없이 수행했다.

 

주민자치위원 역량 중요...능력 있어야 주민 편에서 행정과 대적(?) 가능

 

시스템 구축에 이어 그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주민자치위원들의 역량이다. 시스템을 움직이는 건 결국 사람이기 때문에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중시한다.

주민자치위원들이 마을을 변화시키는데 주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늘 변함이 없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는 더더욱 마을의 생활자치 관련 부분을 주민자치회가 담당해야 하기 때문에 작은 부분에서부터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기에 서류 작성부터 시작해 1분 스피치 등 교육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 대목에서 주민자치위원회 인력운영에 대해 현장에서 느낀 생생한 고충도 빼놓지 않았다.

점점 위원들 찾기가 어렵습니다. 하려는 분들이 많이 없습니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여전히 봉사단체라는 인식이 꽤 남아있지만 명실상부 주민을 대표하고 대변하는 조직입니다. 제대로 일을 하려면 기획, 실행능력을 갖춘 인력들이 많이 필요하죠. 위원들의 역량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행정에 의존하게 되고 관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위원 역량이 있어야 주민 편에 서서 행정과 싸워야할 때 대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재정도 권한도 없는 지금 같은 구조로는 능력 있는 위원들 확보가 어렵습니다. 합당한 보상이 있도록 해야죠.”

주민자치회 시범실시와 함께 전국 여러 지역에서 시행했거나 진행 중인 주민자치지원관제도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경기도에서도 도입하려 했으나 용인시 주민자치협의회에서는 도입에 반대했다고. ‘시에서 급여를 받는데 주민 편에 설까?’ 당연히 관치가 될 거라는 게 박 위원장의 견해다.

박 위원장은 담당관을 보내줄 게 아니라 그 예산으로 주민자치회가 사무국장을 뽑아 쓸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래야 주민자치회에도 노하우가 쌓이게 된다고 강조했다. ‘여성 인력의 적극적 활용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경력단절 여성분들 중에 일 잘할 수 있는 능력 있는 분들이 정말 많다. 이 분들이 더 많이 참여해서 주민자치를 위해 능력발휘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주민총회서 주민자치회장 직선해야...읍면동장 직선제도 선행돼야

 

결국 진정한 주민자치 실현을 위한 목표와 이상은 주민자치회장 및 읍면동장 직선제. 박정귀 위원장은 주민총회에서 주민들이 직접 주민자치회장을 뽑아야 한다. 그 전에 읍면동장 직선제부터 선행되어야 한다. 주민자치회장-읍면동장이 러닝메이트로 같이 가는 방법도 있다. 행정은 동장이 담당하고 생활, 복지, 안전 등은 주민자치회장이 총괄하는 이원시스템으로. 결국은 주민자치회장이 기초의원 역할을 하는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법제화가 되어야 가능하고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 전에 과도기, 중간단계로 인력과 시스템을 갖출 수 있게 실질적 지원이 먼저 되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현재와 미래의 주민자치위원과 위원장들을 위한 현장경험이 녹아 있는 실질적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지금은 센터 운영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앞으로 센터의 수익이 생긴다면 주민들을 위한 환원사업을 적극적으로 많이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기획을 잘 짜고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서 주민들 피부에 와 닿는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었으면 합니다. , 행정이나 다른 자생단체들과의 소통과 협력도 중요할 것 같고요.”

유림동 주민자치위원장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또 다른 기대감도 있다. 다음 위원장과 위원들이 더 잘 해나갈 것이라는 믿음, 그리고 고문으로서 할 역할이 있을 것이라는 마음. 박 위원장은 위원장을 그만두더라도 2년 간 고문을 맡게 된다. 새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모여서 주민자치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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