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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회 위상 강화․위원 의식 전환 여전히 중요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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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회 위상 강화․위원 의식 전환 여전히 중요한 과제”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1.10.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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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터뷰] 김선길 서울 광진구 주민자치협의회장

차분한 말투 속에 단단한 심지와 결연한 의지가 엿보인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란 이런 것이다를 몸소 보여주고 있는 김선길 서울 광진구 주민자치협의회장 얘기다. 구의3동 주민자치회와 구 협의회를 이끌고 이는 그는 여러모로 쉽지 않은 상황과 환경 속에서 하나하나 장애물을 돌파해가며 더욱 탄탄한 조직을 만들어가고 있다.

과도기이다 보니 솔직히 힘도 들고 책임감도 무겁지만 더 열심히 해서 광진구 각 동의 주민자치가 더 활성화 되고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되었으면 합니다.”

김선길 협의회장이 과도기라고 표현한 것은 광진구 역시 주민자치회 시범사업 한 가운데에 있기 때문이다. 15개 동 중 5개가 주민자치회로 전환됐고 내년에는 더 확대될 예정이다.

 

시범동 안착에 최선...시행착오어려움 앞으로는 덜 겪었으면

 

그는 앞으로 시범사업을 시작하는 동에서 주민자치회가 안착할 수 있도록 협의회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먼저 시작한 5개 동은 어려움이 많았다. 앞으로 추진하는 다른 동들은 이전 동들처럼 어려움을 겪지 않고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힘껏 돕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물론 가장 큰 고충은 첫 시범사업 시작과 함께 찾아온 코로나19였다. 모든 이들에게 찾아온 똑같은 어려움이었다 해도 주민자치 현장에서 체감한 고충은 또 달랐다. 김선길 회장은 열심히 하고자 하는 의지, 해야 할 일들도 많았는데 활동을 못하다보니까 침체된 부분들이 생기고 사업도 보류 되고 주민 참여도 줄고 또 사업을 강하게 홍보하기도 어렵고... 참 힘든 면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조근 조근 차분한 어투였지만 그 간의 고충과 마음고생이 절로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그런 속에서 김 회장에게 크게 다가왔던 건 주민자치회의 위상과 주민자치회원의 역량 강화이다. 어찌 보면 전가의 보도처럼 새로울 게 없는 말일 수도 있지만 김 회장에게는 남다르게 느껴진 부분이다.

시범사업을 하면서 주민자치위원들의 역량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아직 부족한 부분들이 있어서요. 또 공무원과의 소통이나 협조 부분에서도 아쉬운 점이 있었죠. 일부 동에서는 주민자치회와 동장과의 협조가 안 되는 부분들이 있었고요. 그 무엇보다 자치위원들의 의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위원들의 역량, 공무원들과의 소통과 함께 주민자치회의 위상 강화는 여전히 중요한 숙제다. “주민자치회에 대한 공무원들의 약간의 견제심리랄까요? 그런 것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소통을 통해 서로 오해가 있었던 부분은 풀어나갔고요. 아무래도 주민자치회가 다른 직능단체, 자생단체들에 비해 늦게 출발한 조직이고 구조적으로 미비한 부분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래도 이전보다는 그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대표기구로서의 위상 확립을 위해 더 노력해야할 부분들은 여전히 많죠.”

주민자치회 위상과 관련해 역시 가장 기본적인 건 법제화의 문제다. 김선길 회장도 가장 큰 문제, 가장 선결되어야 할 사항은 주민자치회 관련법이 제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게 안 되다 보니 과도기적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다. 정치권에서 당리당략이나 자신들이 편리한 대로 처리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중간지원조직과의 관계 정립도 과제 예산을 주민자치회에 준다면...”

 

주민자치회 시범사업에서 중요하게 지적될 사항 중 또 하나는 중간지원조직과의 관계 정립이다. 김 회장은 협조가 잘 안되고 갈등도 있었다. 중간지원조직이 주민자치회를 보좌하고 도와줘야할 입장인데 리드하려는 게 많이 보였다. 회장이 된 뒤로 중간조직과의 관계 정립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이제 주민자치회에 앞서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 부분은 없어졌다. 우선 주민자치회 의견을 청취하고 회장에게 승인을 받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자치회 시범동에 파견된 주민자치지원관의 역할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는 초기 단계라 시행착오가 없을 수는 없겠지만 지원관을 파견할 때 각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역할 등을 잘 파악해서 그에 적합한 인력 지원이 이뤄졌어야 하는데... 제 역할을 못하거나 회장단과의 갈등이 생기는 등의 문제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지금 같은 상황이면 아예 구에서 관리하고 지원관에게 갈 예산을 주민자치회에 배정해 간사 활동지원비를 현실화 하면 어떨까 합니다. 지금 간사들은 최저임금에 훨씬 못 미치는 처우를 받고 있습니다. 이를 현실화 해 좀 더 실력 있는 간사를 뽑아 일을 한다면 주민자치회를 활성화하고 안착시키는데 더 빠른 길이 될 것 같습니다.”

 

코로나블루 극복 위한 온라인축제 보람... 분과위 활동도 활발

 

개인사업을 하는 김선길 회장이 주민자치와 인연을 맺은 건 10년 전이다. 그 이전에도 마을일에 관심을 갖고 다른 직능단체, 자생단체 쪽에서 활동을 하다 자연스럽게 주민자치회와 연결이 됐다. 다른 활동도 마찬가지지만 주민자치활동에서 가장 필요한 건 관심이다. 그는 어떻게 보면 자기 시간을 따로 내야 하고 봉사마인드도 있어야 하는데 특히 젊은이들 중에 활동하려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어 걱정이라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래도 그가 주민자치회장을 맡고 있는 구의3동은 주민들의 참여가 꽤 활발한 편이다. 지난 번 주민자치위원 추첨 선발에 50대 이상의 경우 9: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김 회장은 구 다른 지역에 비해서도 주민들의 호응이 높고 열정적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광진구 최초로 실시한 코로나블루 극복 온라인축제는 특히 기억에 남는다. 10개 팀의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코로나19로 활동에 여러 제약이 있지만 분과위원회 활동도 꽤 활성화되어 있다. 5개 분과에 총 85명의 위원이 소속되어 있다. 분과위원은 수시로 모집하고 있어 관심이 있는 주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자치분과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주민 설문조사를 2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복지분과에서는 독거 어르신들을 위한 치유 요리, 찾아가는 생일프로그램 등을 마련했다. 그리고 생활환경분과에서는 꽃가꾸기 등 환경미화와 청결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런가 하면 홍보 분과에서는 동 소식지인 따르릉 구삼마을 이야기를 창간해 격월로 발간하고 있다.

 

따르릉 구삼마을 이야기주민 손으로 직접 만드는 훈훈한 소식지

광진구의회와의 정기 간담회 모습. 사진=광진구의회
광진구의회와의 정기 간담회 모습. 사진=광진구의회

구의3동 주민자치회 소식지 따르릉 구삼마을 이야기는 올해 새로 창간된 따끈따끈한 소식지이다. 발행부수는 총 3천부이다. 김 회장은 광진구청에서 매월 발행하는 아차산메아리의 인기를 위협하고 있다며 환하게 웃는다.

지난 4월 첫 선을 보인 따르릉 구삼마을 이야기는 총 8면으로 제작된다. “오로지 주민들에 포커스를 맞춘 주민들을 위한 소식지이죠. 기획부터 기사 작성까지 모두 주민들이 만들어 주민자치위원들이 가가호호 방문해 배포까지 직접 합니다.”

첫 발행 후 주민들의 반응이 좋아 더욱 힘을 내 만들고 있다. 아무래도 전문가들이 아니다 보니 기획부터 취재, 기사작성까지 그리 녹록치는 않다. 8면이 그리 많지 않은 지면 같지만 막상 만들려고 보면 1페이지 1페이지 채우는 게 만만치 않다. 실제 김선길 회장은 이번 호 제작에 딱 1페이지가 비었는데 기획이 쉽지 않다며 지면 구성 아이디어를 구하기도 했다.

창간호를 보니 주민자치회 활동과 정보, 사람 냄새 나는 인터뷰와 흥미기획까지 빼곡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깔끔하고 세련된 편집디자인은 따르릉 구삼마을 이야기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협의회장 임기 중에 신경 쓰고 싶은 부분 중에는 적극적인 홍보도 포함되어 있다. 각 주민자치회에서 사업을 열심히 하는데 홍보가 부족하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주민들 피부에 와 닿는 사업을 펼치는 것과 함께 이를 열심히 알리는 것, 둘 다 중요한 부분이다.

광진구의회와의 간담회도 정례화 시켰다. 이를 분기별로 실시함으로써 주민자치 관련해 의원들이 잘 모르는 부분이나 어려운 부분, 협조 사항 등을 공유할 예정이다. 실제 913일 첫 간담회에서는 조례 부분이나 간사 활동지원비 현실화 등을 논의했다.

여전히 개선하고 고쳐야 할 부분이 많지만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고 성장하고 있다고 봅니다.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고 주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향으로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많이 응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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