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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회 차원의 특색있는 사업 제대로 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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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회 차원의 특색있는 사업 제대로 하고파”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1.12.21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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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터뷰_ 영등포구 주민자치회장협의회 이상수 회장 & 이섬숙 부회장

서울 서남부를 대표하는 영등포구는 서울에서도 유난히 스펙트럼이 넓은 지역이다. 영등포구 주민자치회장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이상수 회장과 이섬숙 부회장도 여러 면에서 뚜렷한 대조를 이루는 듯 보인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주민자치에 대한 진심은 닮은 구석이 많은 공통분모다. 신길3동 주민자치위원회와 여의동 주민자치회를 이끄는 두 사람을 함께 만났다.

 

오랜 만입니다. 건강히 잘 지내시죠?”

영등포구 주민자치회장협의회 이상수 회장과 이섬숙 부회장이 대면만남에서 반색을 표한다. 그도 그럴 것이 두 사람은 지난 6월 영등포구 협의회 회장단에 올랐지만 팬데믹 상황에서 모임이나 활동을 갖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상수 회장과 이섬숙 부회장은 여러모로 대비되는 면이 많다. 남성과 여성이라는 성별구분이 차이를 넘어선 차별로 인식되는 시대는 지났지만 주민자치위원장/회장 가운데 여성 위원장(회장)의 수는 여전히 적다. 당장 영등포구 18개 동 회장(위원장) 중 여성은 여의동 이섬숙 회장이 유일하다.

 

신길3동과 여의동-남성과 여성-위원회와 주민자치회

 

또 이상수 회장의 신길3동은 여전히 주민자치위원회로 내년 1월 주민자치회로 전환된다. 반면 여의동은 2년 전 영등포구 5개 시범동에 포함되어 이미 주민자치회 시범실시 중이다.

이상수 회장은 앞서 5개 시범동에 이어 신길3동을 비롯한 7개동이 주민자치회로 전환될 예정이다. 아무래도 시범실시이다 보니까 나머지 동들은 관망을 하고 있었다. 신길3동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위원회 활동도 보람을 느끼며 잘 해 왔지만 위원회는 별도의 사업 예산이 따로 없었다.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나름 중요한 역할들을 해왔지만 시범동들의 운영을 보면서 주민자치회 시범실시에 대해 고려하게 되었다. 전환 관련한 이슈를 월례회의에 상정해 위원들의 의견을 모아 추진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계속해서 이상수 회장은 무엇보다 마을 의제나 사업을 발굴해 계획을 수립하고 예산을 신청하고 사업예산을 받아 진행하는 일련의 과정들에서 권리, 책임, 의무 등 삼박자가 맞춰지고 성공에 대한 성취감 같은 것이 좋아보였다고 덧붙였다.

주민자치회 시범사업에 대해서는 이섬숙 회장이 선경험자다. 여의동은 이미 2년 전 주민자치회로 전환되었고 이 회장은 제 1대 주민자치회장에 올랐다. 지난 2년은 그야말로 변화의 시기였다. 처음 실시된 주민자치회의 다채로운 경험과 시행착오를 이섬숙 회장은 온몸으로 겪어냈기 때문이다. 특히 이 회장은 주민자치위원회 시절 간사 경험도 있기에 그 변화상에 더욱 민감하다.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민자치회로 전환되면서 나타나는 변화는 무척 큽니다. 물론 다 긍정적인 면만 있다고 할 순 없습니다. 위원회가 동장 산하의 자문기구 성격, 주민센터 운영관리 역할의 측면이 강했다면 주민자치회는 명실상부 주민의 대표기구로서의 위상이 부여되긴 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관치적 요소가 남아있다는 게 함정이지만요. 동장의 성향에 따라 좌지우지 된다거나 각 동에 파견된 주민자치지원관 역량의 문제점도 있고요. 교육을 하면서 자꾸 여의동에 맞지 않는 내용을 얘기한다든지 지원관 역량이 위원들 눈높이에 한참 못 미치는 경우도 많아서 과연 실효성 있는 제도인가 의구심을 가질 때가 많았습니다.”

 

주민자치회 시범실시의 이상과 현실

 

지난 6월 이상수 회장이 영등포구 협의회장에 당선된 후 협의회 차원의 활동은 아직 본격화되진 않았다. 각 동 주민자치(위원)회를 챙겨야 하는 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 데다 팬데믹 상황이 해소되지 않아 가뜩이나 마음이 바쁜 상황에서 발목이 묶였다. 협의회장 선거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예정보다 늦춰진 상태였다. 그렇다 해도 구 협의회장의 무게가 가벼워진 것은 아니다.

이상수 회장은 협의회 부회장을 2년 하면서 협의회 활동을 함께 하고 지켜보며 여러 가지 개선할 점들을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각 동 주민자치(위원)회도 그렇고 협의회도 동이나 구의 지침대로 피동적으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 명목상 주민 대표기구라 하면서도 실제적으로 그렇지 못한 위상도 바로 잡고 싶었다. 구청 하부조직도 아닌데 실상은 그렇지 못한. 구청의 지침이나 회의자료들을 그대로 읽어주는 것으로 회의가 형식적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어서 우리 주관대로 할 수 있게 건의할 사항들은 제대로 건의하고 그렇게 바로잡아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영등포구 18개동 중 유일한 여성 주민자치회장인 이섬숙 회장은 서울시 주민자치여성회의 상임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흔히 주민자치와 여성을 얘기할 때 여성 특유의 섬세한 리더십이나 어머니 리더십이 자주 언급된다. 마을 구석구석을 살피고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소통해야 하는 주민자치회장의 역할은 흡사 어머니의 손길과 닮아 있기도 하다. 그런가하면 때로 단호한 추진력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이섬숙 회장은 바로 이 다면성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특별히 여성이라서 힘든 건 없습니다. 다만 많은 여성들이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회장은 남성들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앞으로 여성 회장들이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당장 영등포구 18개동에 여성 회장이 저 한명이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놀라시더라고요.”

 

주민자치위원의 자격...참 봉사란 무엇인가

 

이상수 회장과 이섬숙 부회장은 협의회 역할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이상수 회장은 구의 각 동 마다 차이가 많다. 신길3동의 경우 마땅한 공간이 없어서 오프라인 행사를 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각 동네 상황에 따라 축제가 없는 곳, 축제를 하기 어려운 곳도 있다. 물론 여러 해 잘 유지해오고 있는 유명한 동네 축제들도 꽤 있다. 내년에는 특색 있는 활동을 발굴해 협의회 주관으로 행사를 개최하려고 한다. 각 동 회장들부터 똘똘 뭉쳐 협의회 차원의 활동을 잘 개발해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섬숙 회장도 협의회에서 하면 파급효과가 확실히 다를 것이다. 우선 각 동에서 다 참여를 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더욱 의미 있고 영향력 있는 사업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협의회 차원에서 고유의 사업과 행사를 정례화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주민자치회 조례 개정에도 관심을 기울일 예정이다. “관에서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기준을 명확히 하면서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히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일찍이 마을 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했던 이상수 회장은 20년 전 주민자치위원회가 처음 출범할 때부터 인연을 맺어왔다. “보람은 느꼈어도 특별히 힘든 건 못 느껴봤다는 그는 주민자치위원의 역할을 얘기하면서 진정한 봉사’ ‘참 봉사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 대목에서 주민자치회는 주민 대표기구이지 봉사조직이 아니다라는 언급이 나올 법하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럼에도 이 회장의 말은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그는 주민자치위원은 무보수 명예직이다. 월례회의, 분과위원회 회의 등 최소 월 2회 이상의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 시간이 꽤 필요하고 아이디어도 많이 내야 한다. 임원이나 간사는 월 3,4차례 이상 시간을 내야하고 책임도 따른다. 분과위원회에서 사업을 발굴하지 못하면 도태된다. 젊은 분들이 위원에 선정된 후 회의에 한 번도 못나와 얼굴 한 번도 못보고 임기가 끝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민자치위원은 기본적으로 진정한 봉사, 참 봉사가 무엇인지 이해해야만 참여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마을사업도 봉사다. 지역주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다. 봉사마인드가 무조건 장착되어야 한다. 내 시간을 내서 무보수로 하기에 봉사라는 것이다. 마을을 위해 희생할 각오와 다짐이 있어야 명랑한 봉사가 되고 위원들끼리 화합도 되지 않을까라며 환하게 웃었다.

 

사진 = 김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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