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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에서 '평화특별자치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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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에서 '평화특별자치도'로
  • 월간 주민자치
  • 승인 2022.04.1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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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최문순 강원도지사

문순C, 완판남이라는 친근한 별명으로 더 유명한 최문순 강원도지사.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위해 직접 감자 등 지역 농산물 판매에 나서 완판 신화를 썼지만, 사실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최 지사의 도정(道政) 11년간 이뤄진 강원도 발전상이다. 특히 주민자치 분야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최 지사 임기 동안 강원도 주민자치회가 출범했고 주민자치대상 신설, 주민자치박람회 개최, 주민자치 교육 강화 등 다양한 정책이 시행됐다.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은 311일 강원도청에서 최문순 지사와 만나 강원도 주민자치 현황과 주민자치 실질화 과제 등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한상철 강원도 주민자치원로회의 상임회장과 조경숙 강원도 주민자치여성회의 상임회장이 함께 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사진=강원도청.
최문순 강원도지사. 사진=강원도청.

Q: 도지사님, 지난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로 월간 <주민자치> 독자 여러분들과 지면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독자 여러분! 만나 뵙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새해 희망을 기원하면서도 코로나19 위기가 2년 넘게 지속되고 있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도민의 생명과 안전이 여전히 위협받고 있고 지역경제의 어려움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일상의 상실로 겪는 아픔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를 견디고 계신 도민 여러분과 독자 여러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도민 한 분 한 분의 생활이 완전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지역경제가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충심으로 기원합니다.

월간 <주민자치>2011년 창간 이후 현재까지 주민자치 정책 행정 실무 전문지로 현장의 소리를 대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지역 자치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독자와의 소통을 통해 더욱 발전해 나가는 언론이 되길 기대합니다. 강원도 역시 도민을 위한 행정을 실천하는 지방정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인간의 존엄구현 위한 도정 운영

Q: 2011년부터 도지사로 재임하시며 올해 임기 마지막 해를 맞았습니다. 소회를 밝혀주신다면?

지난 11년간 저의 정치 철학인 인간의 존엄을 강원도정이 추구해야 하는 최종 목표이자 가치로 정하고, 강원도민 모두가 존엄하고 존중받는 도정 운영을 실천해 나가고자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사람이 최우선이므로 도민 한 분 한 분을 성별, 지역, 계층, 빈부, 연령에 차별 없이 모두 귀하게 존중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인간의 존엄실현을 위해 일자리와 복지, 교육, 문화 등 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소외되고 고통 받는 이웃이 없도록 정성을 다해 살피고 지원해 왔습니다.

또한 강원도가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한반도 허리에 위치한 강원도는 분단으로 인해 세계 유일의 분단도()가 됐고 그로 인해 변방으로 남아 철도, 도로, 항만, 공항 같은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소홀했습니다. 다행히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교통망이 개선되고 인구가 늘고 경제상황도 좋아져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25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고용률도 전국 꼴찌에서 5위로 올랐습니다. 강원도라고 하면 분단, 휴전선, 산골짜기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이러한 분단체제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극복하는 것이 본질적인 과제라 생각하며 도정을 이끌어 왔습니다.

2022 평창평화포럼 개최식에 참석한 최문순 강원도지사. 사진=강원도청.
2022 평창평화포럼 개최식에 참석한 최문순 강원도지사. 사진=강원도청.

Q: 임기 중 2018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레고랜드 유치 등 많은 성과를 이루셨습니다.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와 아쉬움이 남는 점은 무엇입니까?

민선 5~7기 임기 동안 도정을 이끌어오면서 많은 일들을 도민과 함께 해냈습니다. 여러 일들이 기억에 남지만 단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강원도는 한국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입니다. 전쟁 당시 인구 비례 사망자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았고, 분단이 되면서는 변방으로 전락했습니다. 이러한 지정학적정서적 조건을 극복해보고자 시도한 것이 평창 동계올림픽입니다. 과거의 전쟁터를 평화의 무대로 바꿔보자는 뜻으로 도민과 자원봉사자는 물론 전 국민이 하나 되어 평창 동계올림픽을 역대 최고의 대회로 치러냈습니다.

또한 평창 동계올림픽은 남북평화의 마중물이 되었습니다.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이 참여함으로써 경색된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남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계기가 되어 강원도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견인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동계올림픽으로 그간 부족했던 사회간접자본(SOC)이 대거 확보된 점도 고무적입니다. 동계올림픽을 통해 철도, 고속도로 등 도내 교통망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 우량기업들이 유치되고 있고 이를 통해 지역에 새로운 일자리들이 만들어져 강원 경제의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습니다. 강원도 역사상 처음으로 국비 8조원 시대를 본격적으로 여는 성과도 있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남북관계를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시에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굉장히 역동적으로 진행되어 남북 정상회담이 3차례, 역사상 최초로 북미회담도 2차례나 성사되었습니다. 당시 금강산 관광 재개나 개성공단 또는 남북교류사업 등 구체적인 성과를 이끌어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직까지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SOC 확충-남북평화 견인

하지만 강원도 차원의 남북교류협력사업은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제정치에 영향을 받지 않고 지역에서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코로나 방역과 산불방재 같은 소규모 남북교류사업은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을 남북이 공동개최해 대한민국과 강원도가 다시 평화와 번영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레고랜드는 현재 공사를 마치고 시범 운영 중이며 오는 55일 어린이날에 맞춰 개장합니다. 레고랜드는 상업적 테마파크이면서 북유럽의 사회적 가치를 반영했습니다. 특히 레고랜드는 강원도가 공영방식으로 땅을 제공하고 기업이 장비와 시설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지어져 공공의 가치를 구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익을 많이 남기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를 지향하는 만큼 레고랜드 개장으로 가족 단위 방문객이 연간 200만 명 이상일 것으로 기대합니다. 9,000여 명에 이르는 고용창출과 연간 5,900억 원 이상의 생산유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지역 대학과 연계해 1,450명 안팎의 인력 채용을 준비하는 한편, 지역 농수산물 공급체계를 구축해 가급적 지역 업체 참여를 확대함으로써 지역이 상생하는 협력모델로 삼으려고 합니다.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왼쪽)과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주민자치를 주제로 대담을 나누는 모습. 사진=여수령 기자.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왼쪽)과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주민자치를 주제로 대담을 나누는 모습. 사진=여수령 기자.

Q: 남은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도정 과제를 꼽아 주신다면?

무엇보다도 코로나19로부터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에 행정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올해 도정 목표를 방역과 경제회복에 맞추어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도민들의 어려움과 불편이 해소되지 않아 매우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현재 강원도는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방역을 지원할 인력과 예산을 최대한 확대하고 동시에 도 전역의 병의원들이 함께 참여하여 도민을 안전하게 지키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도민 여러분께서도 그간 협조해주셨던 것처럼 일상회복을 위한 3차 백신접종, 방역패스 등의 조치를 잘 따라주신다면 머지않아 일상회복으로 가는 길이 열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그간 진행해 온 첨단산업을 안착시켜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도록 주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도에서는 액화수소, 수열 에너지, 정밀의료와 원격의료, 양자기술 등 기업 이전에 필수적인 최첨단 기술의 R&D역량을 갖추기 위해 수년간 노력해왔고 올해는 가시적인 성과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드론 택시는 곧 시제기를 생산하고 양산 체제를 갖추게 될 것입니다. 메타버스도 새로운 시대 조류입니다. 새로운 산업으로 발전될 수 있도록 고도화시켜 나가겠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디지털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해 도민 한 분 한 분에 대한 행정서비스와 경제 활동 전반 즉 소비 활동과 생산-판매 활동을 아우르는 통합 디지털 솔루션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잘 준비하겠습니다.

최근 영월~삼척 고속도로 건설 발표로 우리 도 주요 SOC의 골격이 완성됨에 따라 물류비용 등이 감소되고 기업 신설-이전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용문~홍천 철도 즉 홍천선 철도는 건설을 최대한 앞당기도록 준비하겠습니다. 레고랜드 개장, 알펜시아 매각을 비롯한 과제들도 차질 없이 완료하겠습니다.

또한 강원도가 다시 한 번 평화와 번영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겠습니다. 강원도는 지난 110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IOC) 회의에서 20241월에 열리는 동계청소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습니다.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은 유럽 이외의 대륙에서는 최초로 열리는 동계청소년올림픽으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우리 강원도에 대한 IOC의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특히 이번 대회는 그동안 도시명을 사용하도록 한 IOC의 원칙을 깨고 강원이라는 광역 명칭을 처음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더욱 의미가 큽니다. 강원도를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남북이 동계청소년올림픽을 공동개최 한다면 남강원도북강원도로 나눠진 분단의 현실과 통일의 염원을 국제사회에 알릴 기회가 될 것입니다. 세계 유일의 분단 도()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평화와 공존의 가치를 미래 주인인 청소년을 통해 세계에 전달하고, 궁극적으로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를 알릴 수 있을 것입니다. ‘경쟁 없는 올림픽’, ‘평등 올림픽’, ‘평화 올림픽, ‘미래 올림픽을 지향하는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이 남북 공동 개최로 치러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강원평화특별자치도특별법 제정과 낙후한 접경지역 발전을 위한 접경지역지원특별법조기 개정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습니다. 평화특별자치도는 평화자치를 두 축으로 특별한 지위를 부여받아 평화와 경제가 선순환되는 통일시범지대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대내적으로 규제 완화를 통한 투자 활성화와 자연생태자원 보존, 대외적으로는 남북협력을 통한 점진적 통일 방안 마련과 동북아지역 공동 번영을 꾀하는 것으로 특별법 제정에 집중하겠습니다.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 성공 기틀 마련

Q: 대선이 끝나고 이제 곧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차기 정부 그리고 새 도정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강원도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중심적인 역할을 완벽히 해냈고 많은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자신감이 생겼고 분단지역에서 평화지역으로, 변방과 변두리에서 번영의 지역으로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이런 변화를 이어가고 남북관계와 강원도가 처한 현실에 대해 진취적인 의지를 가지고 도정을 이끌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저 또한 남은 임기 동안 과제들을 잘 정리하고 동시에 새로운 집행부에 넘겨줄 과제들도 잘 정리하겠습니다.

Q: 도지사님 임기 중 강원도 주민자치회 출범, 강원도 주민자치대상 신설, 주민자치위원 교육 강화 등 주민자치가 많은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주민자치에 대한 도지사님의 정책 기조와 방향은 무엇입니까?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대부분 지방자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지방자치가 민주주의의 바탕이기 때문입니다.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고 국가의 모든 일은 국민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입니다.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 되어 국가의 일을 결정하려면 먼저 우리 지역의 일부터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일찍이 주민자치를 우리 도가 추구해야 할 도정 핵심목표로 인식하고 주민자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특히 주민자치 실질화의 핵심을 무엇보다 사람에 있다고 보고 주민자치를 실질적으로 해나갈 사람을 키우기 위한 교육에 집중했습니다. 또 주민자치 실질화를 위한 새로운 해법을 찾기 위한 주민자치 토론회를 개최하고, 주민자치 선진지 방문을 통해 우수사례를 몸소 체험하도록 했습니다. 이와 함께 강원도 주민자치대상을 신설, 주민자치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전파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강원도 주민자치회는 2013년에 처음 창립되어 올해 9년이 되었습니다. 주요사업으로는 시군 주민자치위원 역량 강화 교육, 주민자치위원들과 함께 한해 사업에 대한 정리와 계획을 세우는 전략 세미나와 워크숍 개최, 18개 시군에서 선정된 우수한 동아리들의 경연대회인 강원도 우수동아리 경연대회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도에서는 시군의 우수한 주민자치(위원)회를 선정하는 주민자치대상을 통해 주민자치(위원)회의 자율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고, 올 하반기에는 제2회 주민자치박람회를 개최하여 강원도의 주인인 도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행정과 지역사회 간 협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주민자치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우리 도에서도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Q: 지난해 말 지방자치법이 전부 개정되며 주민자치회 관련 조항이 삭제되었고, 주민자치회는 8년째 행정안전부의 시범사업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명확한 주민자치 관련법과 제도가 갖춰지지 않고 있는 셈인데요, 강원도 주민자치가 발전하기 위해 선결되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주민자치가 도입된 지 20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주민자치는 자치가 아닌 관치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 이유는 주민자치회의 권한과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최근 개정된 지방자치법에서 주민자치회 관련 조항이 삭제되어 법 개정 취지가 약해졌습니다. 주민자치의 최일선 현장인 시군에서는 주민자치회에 대한 지원을 위해 법률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건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성공적인 지방자치 실현 및 발전을 위해서는 주민자치회에 대한 법률적 근거가 갖춰져야 합니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해 2013년부터 주민자치회 시범실시를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우리 도는 2021년 태백시, 속초시, 정선군이 주민자치회 시범실시에 참여하고 현재 33개의 주민자치회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질적 주민자치 실현을 위해서는 주민자치회에 실질적인 권한이 주어지고, 그 권한을 실행할 수 있는 주민총회를 통해 우리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결정할 때 비로소 주민자치회의 역할이 커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지방자치의 핵심인 주민자치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상황이고, 이로 인해 주민자치회가 말뿐인 지방자치의 대표적 사례가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주민자치회가 법률적 근거를 갖추어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될 수 있도록 법률 제정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강원도 역시 주민자치회에 대한 법률적 근거가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지역의 소리를 듣기 위해 주민참여 예산을 확대실시하는 등 강원도 주민자치 확산을 위해 행정재정적으로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Q: 현재 국회에 주민자치회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되어 있습니다. 주민자치의 중요성과 의미, 주민자치회법 제정에 대한 견해를 밝혀주십시오.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29조는 주민자치회의 설치 시기, 구성, 재정 등 주민자치회의 설치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따로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특별법에서 위임한 하위 법령이 없어 현재는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민자치회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마을공동체이자 지역공동체입니다. 예전의 촌락공동체는 치안, 복지, 혼사, 장례 등 모든 문제를 마을 사람들이 서로 도와가며 해결해 나갔지만, 오늘날은 이러한 문제를 시장이 해결하거나 공공영역이 커져 국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가 치안, 복지서비스 등 모든 서비스를 촘촘히 지원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민자치회 활성화가 효율적인 답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많은 분들이 지방자치단체가 있는데 주민자치회가 꼭 필요한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계실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주민들이 직접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을 선출해 구성하지만, 대의민주주의로만 지방자치를 실현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직접민주주의의 한 형태인 주민자치 활성화가 꼭 병행 실시되어야 합니다.

주민이 발굴하고 제안한 사업이 실제 주민총회에서 투표로 결정되고 그 결과가 주민자치회를 통해 실행되는 과정을 경험함으로써 명실상부한 공동체가 될 수 있습니다. 주민자치회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법률적 근거가 조속히 마련되기를 희망합니다.

레고랜드 개장 유관기관 대테러 합동훈련을 지휘하는 최문순 강원도지사. 사진=강원도청.
레고랜드 개장 유관기관 대테러 합동훈련을 지휘하는 최문순 강원도지사. 사진=강원도청.

Q: 최근 일부 지역에서 읍면동장 직선 혹은 시민추천제가 시행되는 등 읍면동 민주화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읍면동 민주화를 앞당길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최근 전국에서 읍면동장을 주민추천과 개방형 공모를 통해 선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주민이 직접 신청자를 심사하고 적임자를 추천하여 자치단체장이 이를 반영하여 임명하거나, 혹은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춘 민간 전문 인력이 읍면동장에 임명되는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주민추천제와 개방형 공모 방식 모두 지역의 문제와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전문지식과 경험을 통해 지역의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어 행정적으로 우수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읍면동장은 주민자치 이외에도 행정, 복지, 도시재생 등 여러 업무를 수행하는 행정사무를 총괄하는 자리라서 혹여 행정 경험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 읍면동장을 지역주민들이 직접 선출하기 때문에 선거로 인한 과열 경쟁 및 학연, 지연으로 인한 마찰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그러나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부각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개선하여 효율적인 방향으로 추진한다면 실질적인 주민자치가 실현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 도에서도 이러한 제도가 도입되고 내실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시군과 함께 적극적으로 노력해보겠습니다.

Q: 어려운 여건에서도 헌신하는 강원도 주민자치위원들께 드리는 메시지, 당부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강원도 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어주시는 주민자치위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정된 예산과 제도로 더 많은 지원을 못하는 현실에 더해 코로나19 상황으로 어려움과 고충이 더한 상황이라 도지사로서 죄송한 마음입니다. 지난 2년간 주민참여 활동에 제약이 많은 상황에서도 주민자치를 위해 노력해주시는 주민자치위원님들께 도민들을 대표하여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현재 우리 강원도에는 98개의 주민자치위원회와 33개의 주민자치회, 124개의 주민자치센터가 등록되어 있지만 지역적으로 춘천, 원주, 강릉에 집중되어 있고 주민자치회, 주민자치센터가 설치되지 않은 시군도 있습니다. 주민자치(위원)회 및 주민자치센터가 설치되지 않은 이유는 위원회에 대한 필요성과 인식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향후 미설치 시군에 주민자치회가 구성될 수 있도록 도에서도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의 주민자치는 읍면동의 권한이 강화되고 사무 이관에 따른 업무 비율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주민들이 직접 마을 계획을 수립하고 주민총회를 거쳐 이를 실행함으로써 지역의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시기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에는 실질적인 주민대표기구인 주민자치회가 많이 설치되고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우리 도에서도 행정재정적으로 적극 지원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 한상철 강원도 주민자치원로회의 상임회장, 조경숙 강원도 주민자치여성회의 상임회장이 대담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 한상철 강원도 주민자치원로회의 상임회장, 조경숙 강원도 주민자치여성회의 상임회장이 대담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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