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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자발적 참여 ‘주민 중심’ 마을사업,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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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자발적 참여 ‘주민 중심’ 마을사업,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2.08.29 0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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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방자치학회 주민자치 기획세션-3] 김필두 박사 ‘주민자치회 마을사업론’

마을사업은 어떤 사업을 어떻게 기획해 어떤 재원으로 누가 주체가 되어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것인가? 그 성공전략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질문과 해답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022 한국지방자치학회 하계학술대회가 25~26일 전라북도 남원 스위트호텔에서 대전환의 시대 지방자치: 협력-균형-분권을 대주제로 열린 가운데 한국주민자치중앙회는 첫날 기획세션을 마련해 통리 단위 주민자치 모델 설계 및 운영 공익형 NGO로서 주민자치 옹호집단 리더십 연구 주민자치회 마을사업론 등을 다뤄 눈길을 모았다.

박경하 중앙대 명예교수가 사회를 맡은 3섹션에서는 김필두 전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이 주민자치회 마을사업론를 발표하고 이동일 한국주민자치강사회의 상임이사, 전은경 전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교수, 송화섭 전 중앙대 교수가 지정토론에 참여했다.

발제에서 김필두 박사는 먼저 마을과 마을사업에 대한 개념을 정리했다. 마을이란 동질성을 가진 사람들이 살기에 좋은 장소(동리)에 자연스럽게 모여서 만들어 진 주민공동체를 뜻하며, 마을사업은 주민들이 함께 마을에 필요한 일과 공동의 관심사를 찾아 주민 스스로 제안하고,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 사후관리 등 사업의 전 과정을 주민이 주도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마을사업의 범위는 아래 그림처럼 다양하게 펼쳐낼 수 있다.

발제에 따르면 마을사업의 출발점은 일본의 사례로는 마을만들기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는 마치즈쿠리’, 일본 최초의 마을사업인 도쿄 세다가야구를 들 수 있다. ‘마치즈쿠리는 지역력을 높이는 운동인데 여기서 지역력(地域力)’은 지역을 기반으로 지역주민이 민주적, 집단적인 활동을 통하여 주민상호간 서로 돕는 마음을 키우고 양호한 주거환경을 정비하는 활동이다. ‘도쿄 세다가야구는 일본에서 주민과 행정의 적절한 역할분담을 통한 최초의 마을만들기사업으로 지진, 화재에 취약한 '목조주택 개량사업'으로부터 출발했다. 1982년 세타가야구 마치즈쿠리 조례를 제정하고 구청 내에 전담부서를 설치했으며 1992년에는 '마치즈쿠리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우리나라의 초창기 마을만들기사업으로는 종로구 인사동 작은 가게 살리기 운동이다. 2002년 인사동 지구단위계획에서 6층짜리 모텔 신축 승인으로 12개의 직은 가게가 퇴출될 위기를 맞자 3만 명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서명하고 상인들과의 연석회의를 통해 인사동다움을 지켜내자는 데 합의했고 서울시는 5층으로 층수를 제한, 골목길 살리기, 합필금지, 1층 업종 제한 등을 주요 골자로 인사동 지구단위계획을 조정했다. 적극적인 주민참여를 통한 민관협력 도시계획 수립 사례이다.

김 박사에 따르면 서울시는 개발이 아닌 가꾸기로, 규제가 아닌 지원이라는 방식으로 주민참여를 통해 마을 만들기를 도시계획과 결합시켰다. 그는 한국의 마을 만들기 사업의 역사와 진행과정도 소개했다. 일본의 마치즈쿠리 사업을 벤치마킹, 관내 생활환경 개선 사업을 중심으로 진행된 한국의 마을만들기 사업 최초의 조례는 2004년 광주광역시 북구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조례이다. 이 조례는 마을 만들기에 대해 주민 스스로가 마을의 주인으로 거듭나고, 주민간에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어 주민들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지역공동체를 창조하기 위한 모든 활동이라고 정의했으며, ‘마을 만들기 주체를 관내에 있는 주민자치위원회, 비영리 직능·자생단체 등으로 마을 만들기를 시행하는 자발적 주민조직이라고 명시했다.

계속해서 김필두 박사는 마을사업(CB,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변천과정과 관련, 먼저 CB의 개념을 지역의 문제를 비즈니스를 활용해 해결하고 그 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사업,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경제활동을 통해 지역의 과제들을 해결-‘지역의, 지역에 의한, 지역을 위한 경제활동 등으로 설명했다. CB의 특징은 지역 공동체의 재생과 지역경제의 자립을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 대안, 중앙정부나 대기업에만 의존해온 지역개발 방식을 벗어나, 지역 안에서 생산과 분배가 이루어지고 이익이 지역으로 환원되도록 연결하는 것이다. CB는 사회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사회적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고 김 박사는 덧붙였다.

이어 김 박사는 마을사업의 발전방향, 성공전략에 대해 사람 중심-주민 중심/마을공동체 형성/자치역량 함양 제도 중심-조례규칙 정비/지원조직 설치/예산지원 사업 중심(위원+공무원)-마을주민의 특성을 반영한 사업 발굴/사업계획수립실행평가 등의 요소를 꼽았다. 지금까지의 방향이 사업 중심이었다면 향후에는 사람(공동체) 중심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지금까지 시민단체 중심으로 일반 주민이 소외된 운동형-기업형 사업이었다면 앞으로는 주민 중심의 협업형으로 진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람(공동체) 중심의 마을사업은 지역성’‘공동의 유대’‘사회적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추진되어야 지속성을 갖게 된다. 그리고 마을사업의 주체이자 대표적 주민협의체가 바로 주민자치회인 것이다. 마을사업의 주요 내용은 자치사업’‘협력사업’‘위탁사업으로 구성된다. 또 사업의 주요 유형으로는 지역산업형, 공유경제형, 지역교육형, 지역복지형, 문화역사형, 지역안전형, 생활정비형, 환경생태형, 다문화지원형 등 다양하다.

끝으로 김필두 박사는 마을사업의 추진절차를 마을사업계획수립-주민총회-행정협의-예산확보-사업시행-환류 등으로 소개하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발제 후 박경하 교수의 사회로 지정 토론이 진행됐다. 먼저 이동일 한국주민자치강사회의 상임이사는 주민자치 활동은 지역사회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데 참여함으로써 지역발전에 기여 하는 활동이다. 주민자치회가 주민의 대표조직으로서 미래비전적인 마을 발전계획 수립과 다수의 주민이 공감하는 마을사업을 발굴하고 함께 실행할 수 있도록 주민자치회의 역할과 위상을 강화하는데 주민자치회 분과 활동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먼저 마을자원 조사와 읍면동의 미래비전 수립을 위한 주민 욕구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 분과 구성의 핵심은 읍면동의 특성을 반영한 분과여야 한다. 마을 주민들 대상으로 주민 욕구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마을 의제를 수립하는 방법이 진정한 주민들이 원하는 마을 의제가 결정될 것이다. 둘째 주민들의 욕구 조사를 통해 알게 되는 읍면동의 해결과제는 분과 구성의 핵심이 된다. 주민자치회의 분과는 마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행조직이다. 마을 의제 실행은 지역의 주민들이 함께해야 한다, 적극적인 분과 홍보와 재능 있는 주민들을 모으는 일이 분과 활성화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라고 밝혔다.

속해서 분과 활성화를 위한 전략과 관련해 그는 지금 분과는 참여예산을 통한 마을의제를 해결하기 위한 역할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의제 발굴을 통해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분과 구성은 기본이다. 조례에 의한 주민자치회 권한과 기능은 협의업무, 수탁업무, 주민자치업무 등이 있다. 이러한 기능들이 분과 활동에서 충분히 논의되고 실행되어야 한다. 20회 주민자치박람회의 우수사례 특징은 주민자치회에서 주민자치센터를 수탁하고 공공시설 민간 위탁 운영 등 도시재생으로 조성된 공영주차장, 공동이용시설, 복합문화공간 등 기초생활 인프라를 운영 관리를 통하여 마을 기금이 조성되고 이를 통한 지속가능한 마을사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사례이다. 주민자치회와 연계한 사회적 협동조합을 설립하여 운영하는 등 주민들이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공공서비스를 직접 실행, 제공하는 주체로서 역할 수준을 높여나가고 있다. 주민자치회의 역량에 따라 마을의 정주의식이 바뀌고 살기 좋은 마을이 만들어질 것이다. 풀뿌리 민주주의 대표적 역량은 적극적 참여이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분과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주민자치회의 정착 및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으로 전은경 교수는 주민자치에 대한 일반론 즉 주민자치를 왜, 무엇을, 어떻게 등에 대한 이론이 어느 정도 갖추었다고 본다면 주민자치회가 지역발전을 위해 수행하는 주민자치사업에 대한 이론은 현재까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마을사업론이라는 제목을 보면서 실천영역에서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이론이 정리되어 있지 못한 상황에 대한 답을 담은 발표문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읽었다라며 일반적으로 ~()~() 수준만큼 이론적 체계를 갖추지는 못했지만 해당분야의 일정한 법칙이나 원리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는 것이다. 그 분야에서 사용되는 주요개념들을 설명해주며, 현상을 적정히 분류하고 체계화하여 상호연관성을 파악하도록 해주며 연구대상에 대한 기존지식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해주는 것이다. 마을사업론이 제 모습을 갖추려면 마을사업의 개념, 마을사업 변인, 마을사업 명제 등이 포괄되어 있어야 한다. 필자는 나름대로 주민자치사업의 개념, 역사, 유형, 성공요인, 추진절차 등을 담고 있어 이 분야의 현상을 파악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전 교수는 마을의 의미와 현재 주민자치의 단위인 읍면동은 어떻게 다르며, 마을사업과 주민자치사업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최근 근린단위에서 이루어지는 사업은 다양한 명칭이 사용되고 있어 용어(마을만들기, 마을공동체사업, 마을사업, 주민자치사업 등)들이 정리될 필요가 있다라며 주민자치사업 혹은 마을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을 시스템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공사업에서 자주 사용되는 논리모형을 적용하여 상황, 투입, 활동, 결과, 성과 등으로 분석하여 볼 수 있을 것이다. 주민자치사업이 추진되는 상황은 충분히 파악되고, 우선순위가 가려져서 사업화되어야 한다. 사업에 필요한 투입요소 즉 예산, 인력, 사업절차, 교육과 컨설팅 등도 적절한 수준으로 이루어져야 주민자치사업이 재대로 실행되어 성과를 낼 수 있다. 주민자치사업의 목적 달성은 실천 활동을 통해 도달한다, 의도한 결과와 성과도 설정되고 파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지정토론자인 송화섭 교수는 마을의 개념은 향촌에 어울린다. 향촌(鄕村)고향의 농촌이다. 농촌의 마을은 정주성, 공동체성, 평등민주성을 전제로 한다. 농촌은 농민들이 벼농사와 밭농사를 경작하는 농민공동체사회가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주민공동체는 농촌과 중소도시, 대도시까지 아우르는 주거공간 중심의 개념적 용어이다. 마을은 촌락 단위라고 한다면, 도시는 읍동과 그 하부 통리 조직을 주민공동체로 설정하고 있다. 촌락공동체는 농촌의 마을 단위라고 한다면, 주민공동체는 주거 중심을 마을 단위로 하고 있다. 농촌의 농민들은 기본적으로 생업이 농업이기에 주민들 간에 동질성, 평등성, 공동체성이 유지될 수 있다. 반면에 중소도시, 대도시의 주민공동체는 구성원들의 이동성, 이질성, 계급성,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공동체의 원리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따라서 주민공동체 논리를 농촌과 도시에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도 어렵고, 적용한다고 해서 성공하기도 쉽지 않다라며 주민자치회의 활동 방향과 성격이 애매모호하다. 주민자치위원회와 별도로 주민자치회 조직화가 행안부의 시행령으로 법제화되어 있다. 그런데 주민자치회가 현재 상향식이 아니라 하향식으로 조직 구성하도록 되어 실효성이 떨어진다. 실질적으로 중소도시와 대도시에서는 주민자치의 경험이 없기에 주민자치회를 결성하는 것도 쉽지 않다. 따라서 주민자치회의 마을사업론을 펼치자는 것은 우물에 가서 숭늉을 마시자는 격이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또 마을공동체사업은 주민전체가 참여하고 주민을 위한 주민을 위한 주민의 사업이어야 한다. 그리고 주민주도적 공동체적 사업으로 생산, 소득, 분배가 균형 있게 이뤄져야 마을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 최근 한국에서 마을기업과 사회적 협동조합이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마을기업과 사회적 협동조합, 마을만들기 사업이 주민공동체적인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주민공동체의 현실을 외면한 채 행정 편의주의적으로 마을사업이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마을사업의 모델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만들기사업, 마을기업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를 충분히 거친 뒤에 추진해도 좋은데 행정편의주의가 마을사업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라며 주민자치회가 어떠한 방향으로 조직되고 사업을 펼쳐야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발표자는 마을사업의 유형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는데, 문제는 농어촌과 중소도시, 대도시에서 실천가능하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마을사업이 성공하는 실질적 방안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현재 주민자치회의 활동과 방향에 대하여 입암리 향약을 실천 모델로 제시하고자 한다. 촌계의 활동 목적과 내용이 분명하고 공익적이고 공동체적이며, 향촌공동체의 질서와 운영에 피해를 까치는 자에게는 엄격한 징계를 가하고 있다. 향약의 규약은 사회적 합의이다. 합의를 어기는 자는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받는다. 향약 실천으로 마을사업이 얼마나 활성화되었는지를 입암리 마을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라며 주민자치회의 활동과 사업을 외국의 사례에서 모델을 찾기보다는 생활 속에 살아있는 입암리 향약과 실천운동을 주민자치의 원형질로 삼고 입암리 향약 연구에서 주민자치회의 미래지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주민자치를 촌계, 촌약에서 발견하고, 전통적인 향약운동이 현대사회에서 되살아날 수 있도록 신향약운동을 펼친다면 주민자치회 활동과 사업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은 주민자치사업에는 마을사업, 마을행사, 마을강좌 등이 있는데 이 3가지를 아직까지 잘 못 살려내고 있다. 주민자치는 주민들이 친교를 하고 나면 저절로 일이 생긴다. 행정서비스가 아닌 소셜서비스가 생겨난다. 주민자치도 서로간의 친목이 있어야 하고 재미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하 교수는 사업의 기능적인 내용들을 많이 얘기하시는데 이제는 정신만들기 사업, 즉 전통시대의 도덕성, 정신적 가치를 우선에 둬야한다고 본다. 주민들의 애향심을 촉발시키면 역사, 문화, 자연보호 등이 저절로 될 것이다. 정신적 가치를 먼저 내세우고 그 다음에 기능이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과 사람이 연결 안 되고 나열식, 백화점식 사업이 된다. 또 예산을 지원 받으면 사업을 하고 그렇지않으면 사업을 못한다? 이건 자치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사진=이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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