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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마음․소통․성장 있는 경험 중요…과정 속에 목적도 있다”[연구세미나44-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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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마음․소통․성장 있는 경험 중요…과정 속에 목적도 있다”[연구세미나44-②]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2.10.28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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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회 박준영 교수 ‘존 듀이의 사회적 지성과 주민자치’

존 듀이의 상호의존, 연속성, 변화의 원리와 함께 소통과 경험의 참 의미를 찾는 과정이 펼쳐졌다. 이 같은 내용은 한국주민자치학회가 지난 26일 개최한 존 듀이의 사회적 지성과 주민자치를 주제로 한 제44회 주민자치 연구세미나에서 활발히 논의됐다.

박준영 경성대 명예교수의 발제가 끝난 후 사회를 맡은 채진원 한국주민자치학회 학술부회장의 진행으로 본격적인 토론이 진행됐다. 채진원 교수는 오늘 발제에서 주민자치에 적용할 수 있는 원리들, 사회적 지성의 개념, 주민자치회에서 어떤 활동을 해야 할 것인가를 가 아니라 어떻게의 관점으로 잘 설명해주신 것 같다. 관점을 바꾸면 미성숙개념도 변화될 수 있다는 것, 특히 성장의 관점에 관심을 갖게 됐다. 발전을 뜻하는 단어에는 그로잉업(Growing-Up)’디벨롭먼트(Development)’가 있는데 이 차이를 존 듀이는 어떻게 바라봤을까 라는 궁금증도 생긴다고 서두를 꺼냈다.

박경하 향약연구원장은 정리를 참 잘해주신 것 같다. 듀이는 지행합일을 외친 철학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지성 철학의 특징으로 상호작용, 연속성, 변화의 원리를 소개하고 여기에 맞춰 주민자치에 적용을 해주신 점에서 특히 감명을 받았다. 사회 공동체, 주민자치 생활공동체는 소통과 봉사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 혹시 듀이 사상 중에도 이타성에 대한 얘기가 있는지 궁금하다. 또 하나, ‘돈화라는 개념을 심오한 한국적 철학의 바탕 위에서 제시하셨는데 이 사상을 확대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궁금증과 소감을 밝혔다.

박상규 경기도 주민자치회 대표회장은 어려운 듀이의 사상에 대해 알게 돼 감사하다. 듀이 사상을 주민자치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 특히 실험중심 철학의 경우, 우리나라 주민자치에서 특히 취약한 부분인 것 같다. 지금까지 주민자치는 이론적으론 성숙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떻게 접목해야 활성화될 수 있는지, 한국 실정에 맞는 주민자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우리나라 주민자치가 한층 업그레이드 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새마을운동의 경우도 그렇지만 관의 도움이 없었으면 잘되지 않았을 것이고, 주민자치 역시 시작에 있어서는 관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인데 듀이 철학에 비추어 주민자치를 어떻게 활성화 시킬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듀이, 소통서 상대방에 대한 지식-시공간적 집중 중시...우리 선조의 DNA는 화합

 

이에 대해 박준영 교수는 듀이는 소통을 대단히 중시했다. 상대방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일단 알아야만 소통이 시작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시간적 순서가 뒤틀리면 소통이 안 된다고 봤다. 우선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를 알아야 하고, 시간적-공간적으로 그 대상에 집중해 봐야만 소통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라며 봉사와 관련해 예컨대 대통령은 최고의 머슴을 뽑는 것이고, 지자체장은 작은 머슴을 뽑는 것이라고 본다. 주민들이 힘이 세다고 보고 관에 있는 사람을 약자로 보며 이들과 싸우지 말고 달래서 가는? 대인다운 주민자치로 나아가는 게 좋지 않나 해서 듀이의 철학을 강조했다고 답했다.

이어 박 교수는 “1392년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으로 조선이 건국됐는데 조선은 권력의 정통성을 위해 공자 철학을 재해석한 주희의 성리학을 정치이념으로 삼았다. 그 이전에 우리 백성들은 주로 도교, 불교와 더 가까웠다. 조선시대 이후 유교, 기독교가 엄청난 영향을 미치며 우리 국민들을 자유롭게 했다는 생각도 있는데 이는 아니다. 이전 고려시대의 노장 철학, 불교 사상이 훨씬 더 자유로웠다. 그 전 홍익인간, 그 전의 ()’의 개념은 쌀미, 입구가 합쳐진 글자인 만큼 화합이 되려면 일단 경제적인 협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경제-사회적 관계 속에 화가 있는 것이고 이는 곧 정치경제, 사회적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한 조화이다. 우리 선조의 DNA가 화합인 것 같다. 이런 바탕으로 돈화를 주창하게 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봉수 신촌동 주민자치회장은 두 부분에서 감명을 받았다. 나와 타자와의 상호작용에서 열린 마음, 주체성과 주인의식을 가지고 초대한다는 개념과 주민자치회의 프로그램이 과거의 경험을 반영해 미래의 경험과 성장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체험활동 프로그램도 개인과 사회의 연속성이라는 측면이 있는데 공익과 사익이 충돌할 때 어떤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라고 질의했다.

임중범 향약연구원 연구원도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새삼 절감하게 된다. 경험과 실용주의를 강조하셨고 경험이 주요 쟁점이 되는데 개인적 의견은 존 듀이의 경험주의와 제가 생각하는 경험주의의 차이는 시간의 오차 즉 시행착오가 상당히 클 것이라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경험주의가 경험이 있는 자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지도하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민자치 교육 역시 위원회에만 맡기지 말고 교육기관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미성숙 교육에 대한 방안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인지구조의 변화, 성장 없으면 진정한 경험 아냐...주민자치 체험프로그램도 잘 설계해야

 

이와 관련해 박준영 교수는 주민자치의 구체적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제가 잘 모를 수 있다. 다만 제가 말씀드린 체험활동 프로그램에서의 경험은 '트라이 & 언더고잉(try & undergoing)' 즉 도전하고 극복해내는 것이다. 주민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나서 인지구조에 변화가 일어나야 진정한 경험이 되는 것이다. 프로그램 참여 전과 후에 아무런 인지구조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경험이 아닌 것이다. 그러니 경험만 하면 다 되는 것인가? 전혀 아니다. 반드시 성장이라는 결과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프래그머티즘(Pragmatism)’의 핵심이다. 결과가 없으면 교육도 없는 것이다. 전통적 경험과 다른 것이 바로 이 점이다. 그러므로 체험프로그램을 대단히 세밀한 주의를 기울여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계속해서 박 교수는 사익 vs 공익은 우선순위를 가지고 철학사에서 싸운다. 실은 저도 잘 모른다(웃음). 개인주의 철학자들도 개인주의 안에 사회를 다 감싸고 있고 사회주의 철학자들도 개인을 다 감싸고 있다. 탁월한 이론에는 개인과 사회가 동시에 다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교육의 문제, 굉장히 중요한 말씀이다. 주민자치의 세부적인 교육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듀이가 제시한 교육의 방향은 주민자치 중심 교육이다. 교육을 시키는 개념이 아니고 주민 중심의 교육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방법론이다. 교육기관을 만드는 게 좋은지 아닌지 구체적 방향은 모르지만 지금 당면한 문제는 이 것 저 것 가릴 거 없이 교육을 하는 것 그 자체가 급한 것 같다. 그렇게 하다보면 개선점이 나오지 않을까. 시급한 건 교육 그 자체를 하는 것 같다. 주민자치가 아사 직전이라 일단 방법 관계없이 빨리 시작하자. 자원봉사도 받고 등등이라고 말했다.

백영춘 한국주민자치중앙회 수석부회장은 존 듀이에 대해 알게 되는 계기가 됐다. 3가지 팩터인 연속성, 상호작용, 변화의 원리에 있어서 상호작용을 하는 관계 속에서 새로운 것이 탄생한다는 점에 공감한다. 주민자치를 왜 하는지, 어디에서 가치를 찾아야 하는지 그 부분에 있어서도 함께 해서 보완, 보충, 시너지가 되고 또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하는 것이라고 본다라며 소통을 하다보면 오픈마인드를 갖는다는 그 자체가 인간으로서 쉽지 않고 정답을 정해놓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고 특히 나이가 많고 지위가 높아질수록 이런 분들이 많아진다. 듀이적 관점에서 어떤 상호작용을 통해 서열주의, 권위주의가 파괴되고 함께하는 상호작용이 더 잘 이뤄질 수 있을까. 리더도 끌고 가는 게 아니라 뒤에서 밀어주고 함께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이렇게 될 수 있을까 궁금하다라고 질의했다.

이에 박준영 교수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듀이도 상당히 고민을 많이 했다. 상호작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성이다. 지금 우리나라 기업들의 투명성 정도, 그와 관련된 기술 수준은 매우 높다. 아마 미래시대에는 그런 기업이 뜰 것이다. 듀이는 민주주의에 있어서 어떤 집단의 상호간 투명성, 집단 간의 투명성을 중요하게 봤다. 왜 미국에서는 기부금이 많이 모이는가. 그 쓰임새를 1원 한 장 투명하게 밝히고 있어 기부금이 늘게 된 것이다. 우리 사회는 주민들 간에 은근히 불신이 많아 이의 해소가 시급한 사항이다. 투명성을 통해 믿음을 줘야 하지 않나, 그럼 상호작용이 잘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투명성에 호소하는 게 상호작용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건 투명성...예술작품도 소통되어야 진정한 예술

김기덕 중앙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듀이 철학은 덜 심각하면서 편안하지만 주목을 별로 안했던 철학이었던 것 같다. 오늘 듣고 보니 지방자치와 상당히 맞겠다는 생각이 든다. 발제문에 소개된 반성적 사고와 사회적 지성의 과정에 대한 표를 보면 듀이의 표를 재조정하셨는데 그 이유가 궁금하다. 어떤 관점에서 그렇게 하셨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돈화와 관련해서 화합이라는 것은 듣기와 말하기로 귀결된다고 본다. 소통은 듣기 않는 것 때문에 문제이고, 말을 못하니까 문제인데, 말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게 현대적으로 굉장히 중요하다. 국민통합의 핵심인 것 같다. 말하고 싶은 사람, 안 듣는 사람들. 돈화는 좀 더 넓히면서 얘기하면 설득력이 더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박준영 교수는 듀이는 반성적 사고의 5단계만 제시했는데 전 6단계로 했다. 돈화에 대한 매우 귀중한 말씀, 참고가 많이 됐다. 중국의 경우 등소평 전에는, ‘필서체 시대에서 인쇄매체 시대를 안 받아들인 게 엄청나게 발전을 더디게 한 요소였다고 본다. 등소평이 나오면서 흑묘백묘론등을 비롯해 필서체 시대를 버리고 인쇄매체 시대를 받아들인 게 중국이 저렇게 갑자기 발전한 계기가 된 것 같다. 더 무서운 건 현재 우리보다 더 앞서가 있다는 것이다. 전자매체 시대에 중국이 빨리 적응했다. 우리나라가 전자매체 기술은 더 발달해 있는데 왜 안 될까. 그건 과학적 사고, 철학적 정신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기술 발전도 가져오고 엄청난 역할을 한다. 우리민족은 노자 철학을 더 업그레이드 해왔고 민중들이 지배층보다 더 지혜로웠던 것 같다. 서민들이 장자 철학을 우리 것처럼 활용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전상직 회장은 좋은 가르침을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예전 공부할 때 윌리암 제임스는 주관성 실용주의, 듀이는 도구적 실용주의라고 배웠고 제임스는 개인적 차원, 듀이는 사회적 차원의 길을 열어준 것 같았는데 양쪽에 대해 주관적 vs 도구적 실용주의 사이에 변화가 무엇이고 이렇게 넘어간 계기가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 개인 간 상호침투 할 때 침투해도 아프지 않은 관계에서 사회적 관계의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고 하는데 서로 상호침투 시 울림과 떨림이 오면 훨씬 더 나은 관계가 될 것 같은데 혹시 듀이 철학에도 이런 내용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듀이에게서 가장 인상적 말 한마디는 우리는 경험에서 배우는 게 아니라 경험을 통한 반성에서 배운다는 것과 교육은 잘 살기 위해서가 아닌 교육 자체가 인생이다라는 얘기다. 주민자치에 이 부분을 도입해보려 했는데 쉽지는 않다. 윌리암 제임스의 주관적 실용주의도 좋은데 이상하게 다른 의미로 전달되는 게 있어서 맥락이 많이 다른 거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준영 교수는 개인적으론 윌리암 제임스의 프래그마티즘은 심리학적 접근이어서 주관적 실용주의로 불렸던 것 같다. 너무 개인의 심리적 상황에만 국한시켜 실용주의를 전개했다고 할까. 이걸 보고 듀이는 심리학적으로 개인에만 치중하면 사회 전체의 변화, 즉 당시 칼 마르크스의 새 철학이 확 들어오는데 이 거대한 걸 프로이드 식으로만 해결하면 되겠나 하면서 마르크스 비판하면서 객관적 실용주의로 넘어간 것 같다라며 그리고 듀이는 사회적 합의, 영혼의 떨림까지 가려면 예술을 해야 한다고 하며 상호작용, 연속성을 많이 얘기 했다. 내가 예술작품과 소통하지 않는 건 예술작품이 아니다 라고. 영혼의 떨림은 예술을 끌어와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듀이의 이러한 점들로 인해 비트겐슈타인의 분석철학에서 모호하다고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다시 독일에서는 인간은 언어분석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권위는 있어야 하지만 권위주의는 없애야...전통도 전부 없애면 안돼

 

김기덕 교수는 우리가 주민자치를 평가할 때 성과 평가를 뭘 가지고 할 것인가? 정치적으로 구현 했는가 했을 때 못하니까 실망하고 그러는 건 너무 성과위주 평가 아닐까 생각한다. 주민들의 성숙도를 깊숙이 항목화 하거나 찾아서 약간만 올라도 역사의 평가를 받는 거 아니냐 해야지 기존 식의 평가도 해야겠지만 성과도 성숙이라는 용어로 자세히 해볼 필요 있지 않나 생각한다.이 지역과 공동체에 맞는 열린 마음, 나도 변화했다는 사람 수가 늘어난다면 주민자치의 엄청난 성과가 아닐까. 첫술에 많이 바뀌는 것이 아니기에, 주민자치의 목적이 성숙한 시민의 주민의식 고양이라면 이것이 넓어지고 커지면서 제도도 바뀌고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한다. 추상적인 용어 같지만 성숙코드에 좀 더 맞추면 어떨까 싶다고 제안했다

전상직 회장은 우리는 자원이 상당히 유한하고 대대로 정주하면서 살면서 유한한 자원을 활용하는 경험을 축적하는 구조이고 권위주의가 바람직하게 작동한 면이 있는데, 미국은 토크빌 등의 연구에서 보면 자원이 상당히 무한했던 것 같다. 그래서 뭐든지 하면 되고 경험이 개방돼 있달까. 다양한 경험이 서로 병립 축적 발전될 수 있는 계기 있었는데 우리나라 주민자치는 전통사회가 가지고 있는 이성주의, 권위주의 요소들이 상당히 많고 새로 경험할 수 있는 것에 관한 인식, 경험, 포용력이 상당히 낮아 여기에 딜레마가 많았던 것 같다. 앞으로 좋은 가르침 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박준영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듀이는 학습자 중심으로 인지구조의 변화, 성장이 있어야만 경험이 된다. 권위 아닌 권위주의를 없애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았던 것 같다. 교사가 교사라는 직위로 아이들을 가르치려 할 때 이게 권위주의가 되는 것이고, 교사가 권위를 가지고 열심히 공부한 걸 가르치는 건 좋다고 본다. 권위 있는 교사가 되어야지 권위주의 교사는 안 된다는 인식. 권위주의는 성장의 한계를 가져온다. , 권위주의를 없애려다 권위까지 없애면 질서가 없고 성장에 저해가 된다. 연속성도 그렇다. 전통을 전부 없애면 안 된다. 어르신들을 걸어 다니는 도서관이라고 한다. 권위는 얼마든지 괜찮다. 만약 나이 많은 사람이 권위가 있고, 젊은 사람이 권위주의가 있을 경우 젊은이가 더 늙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덕 교수도 성숙에 권위가 필요하다. 주민자치위원이나 행정이나 가슴이 따라오게 만드는 건 무엇일까? 민주주의의 성숙한 모습을 표현하는 권위일 것이다. 민주주의 주민자치에 대한 성숙의 권위 말이다. 냉철한 투쟁, 저항도 해야겠지만 따뜻한 시도를 보여주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권위와 성숙, 민주주의를 올바로 하기 위해 주민자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니까 이와 관련된 다양한 성숙의 모습, 행동 등 이런 면으로 감동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걸 개발하고 따뜻하게 접근하는 노력을 동시에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전상직 회장은 민주주의 교육을 하면서 수행성이 빠져 있다. 권리만 얘기하고 수행성이 빠져 있다. 현대의 해체주의적 경향인 건지 민주주의 사상이 점점 자기책임을 하지 않고 뻔뻔해진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이런 현상이 많이 보인다. 가르치려고만 하고 자기 인격은 돌아보지 않고. 지금 방향을 못 잡고 있는 것을 동네에서 살려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채진원 교수는 토론 서두에 언급한대로 외생적 발전론이라고 할 수 있는 디벨롭먼트’ vs 자생적 내성적 발전론이라 할 수 있는 그로잉업차이를 어떻게 보시는지? 그리고 마음의 3가지 형태로 말씀하신 텅빈 마음공허한 정신은 불교식 도교적 마음으로 볼 수 있고 닫힌 마음은 주자학-성리학적 마음, 양명학의 심즉리(心卽理) 등과 듀이의 열린 마음은 어떻게 다른 것인가? 도구적 실용주의는 오해하기 딱 좋은 말인 것 같다. 목적을 잃은 게 아니냐는 공격이 들어올 수도 있다. 목적 그 자체를 추구하는 텔로스(telos)의 문제에 대해 듀이는 어떤 견해인지 궁금하다라고 질의했다.

 

듀이의 도구적 실용주의, 목적 포기한 게 아니고 과정 중에 목적 있다고 봐

 

이에 박준영 교수는 듀이는 발달, 발전의 개념은 자칫 연속성이 결여될 우려가 있다고 해서 성장을 생장으로 쓰자고 했을 정도다. 찰스 다윈의 영향으로 성장을 동식물의 경우와 같은 개념으로 사회에 적용했고 그래서 비판도 받았다. 과학적 아이디어를 사회에 그대로 적용한 셈인데 인간의 사회적 문제도 단절되지 말고 연속적으로 가자고 계속 주장했다. 그리고 불교의 무아, 노자의 무위 등은 서양철학에 비해 엄청나게 심오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듀이의 텅빈 마음은 나이브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정도의 얕은 생각이 서양 철학이고(웃음) 이는 동양 철학과는 천지 차이라 할 수 있다. 오죽하면 아인스타인도 미래사회의 종교는 불교라고 했겠는가. 개인적으로 대중적 파급과 별개로 가장 완벽한 철학적 체계를 가지고 있는 게 불교라고 본다고 답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듀이 철학은 이 세계는 본질이 없다 관계로 되어 있다라는 것이고 공자는 이 세계는 본질이 있다고 봤는데 그 깊이는 동양철학에 비할 바가 아닌 것 같다. 궁상각치우에서 궁속에 이미 도레미파솔라시도가 다 들어 있다. 서양을 뛰어 넘을 정도로 예술성을 가지고 있고 그걸 지금 BTS가 증명하고 있다고 본다(웃음). 우리나라의 유교, 퇴계, 율곡 사상 등은 소수의 지배계층끼리 공유한 것이고 대중의 뿌리는 없다. 서민들 사이에선 노장 사상과 불교 철학이 셌다. 그리고 양명학은 서양의 실용주의와는 전혀 다르다. 듀이의 실용주의가 서양의 이성중심의 철학체계에서 미국이 나아갈 바를 제시했다면, 양명학은 중국 유학이 서양의 과학기술을 들여와 변형시킨 철학이라며 듀이의 도구주의는 텔로스를 포기한 게 아니고 과정 중에 목적이 있다. 프로세스 자체가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기덕 교수는 연속성을 많이 강조하셨는데, 연속성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점핑, 이벤트, 축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느낌을 탁 주는 게 필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준영 교수는 사르트르와 보봐르가 비연속적 성장 얘기를 했다. 듀이의 실험학교는 엘리트보다 노력형, 천재들 중심이 아니다. 천재들 사이에선 비연속적 성장이 있지만 듀이는 연속성을 강조했다. 실존주의는 비연속성을 얘기했지만 듀이는 이를 철학으로 삼지 않는다. 점핑하는 것조차 연속선상에서 본다고 말했다.

 

비연속적 성장은 없어...점핑도 연속선상에서

 

김기덕 교수는 연속성이 꾸준하지만 지루한 측면이 있다. 현대의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등을 활용해 성숙의 계기를 주는 교육프로그램에도 재미요소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연속성, 논리는 좋으나 고민거리라고 언급했다.

전상직 회장도 이 내용이 과제인 것 같다. 주민자치가 성숙하려면 필요충분조건이 있어야 하고 연속적이어야 한다. 비연속적이면 도저히 발전을 못할 것 같은데 그 사이에 단절은 아닌 것 같은데 길은 못 찾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봉수 회장도 연속성 vs 점핑, 현장에서 과정에서의 연속적 인풋은 필요하다 생각한다. 여기에 고민이 있고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있다. 그런데 결과에서는 점핑이 가능하지 않을까. 연속적 인풋과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 것 같다고 의견을 보탰다.

백영춘 부회장은 상호작용, 연속성, 변화의 원리. 인간존중 입장에서 인간이 평등하다고 본다면 이 사이클을 끊임없이 유지하고 무한반복해야 하는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박준영 교수는 이와 관련해 온 더 고잉이 안된 거 아닐까. 듀이는 하나의 산을 오르면 또 다른 산이 보이고 올라가면 또 산이 보인다. 더 이상 올라갈 산이 없으면 죽음이다라고 까지 얘기했다고 답했다.

사진=이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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