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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 활동, 소중한 소통․나눔의 장…함께 하는 삶 살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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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 활동, 소중한 소통․나눔의 장…함께 하는 삶 살고파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2.09.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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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터뷰] 이병우 강남구 주민자치위원장연합회장

‘오빤 강남스타일~’ “두 유 노 BTS/Squid Game” 이전에 “두 유 노 강남스타일?” 열풍이 있었다. 이제 ‘강남’이라는 고유명사는 대한민국에선 말할 것도 없고 세계인들에게까지 알려진 유명한 지명이 됐다. 그 강남에서도 중심부라고 할 수 있는 압구정동,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는 제목의 시를 굳이 들추어내지 않더라도 그냥 그 이름자체로 강렬한 인상을 풍기는 그 동네의 주민자치, 주민자치위원회 더 나아가 강남구 연합회까지, 궁금한 강남의 주민자치 이야기를 이병우 강남구 주민자치위원장연합회장 겸 압구정동 주민자치위원장을 만나 들어봤다.

위원님들 간 화합과 단합과 소통을 통해 청취된 다양한 의견들을 존중하고 집약된 의견을 창출하여 지역발전 및 현안문제 해결을 위하여 모든 열정을 바쳐 희생. 헌신, 봉사하도록 하겠습니다. 한 분 한 분 마음을 잘 헤아리고 보듬고 모든 위원님들과 화기애애한 가족적인 분위기로 서로 마음과 마음을 합하여 하나 되는 주민자치위원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행정1번지 강남구 발전과 연합회 발전을 위해 열정과 열심을 다하겠습니다. 위원장님들 상호간 소통을 강화하고 각종 정보공유를 통해 우수사례를 각 동에 전파하고 배우고 적용하고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힘을 합해 서로 돕는 시스템을 만들겠습니다.

제가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많은 지지와 아낌없는 성원을 호소합니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신실한 일꾼이 되겠습니다. 연합회를 잘 이끌어가는 심부름꾼이 되겠습니다. 투철한 사명감과 강한 책임감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부지런한 머슴이 되겠습니다. 온갖 궂은 일은 마다않고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청지기가 되겠습니다. 모든 열심과 신명을 다 바쳐 잘 섬기겠습니다.

일꾼, 심부름꾼, 머슴, 청지기단어구사가 예사롭지 않다. 이병우 연합회장이 지난해 압구정동 주민자치위원장에 선임된 후 그리고 강남구 주민자치위원장연합회장에 출마할 때 올린 출사표이다. 수줍게 웃으며 말 보다는 글을 잘 쓰는데라고 말끝을 흐린 이유가 어느 정도 수긍이 됐다. ‘40년 간 은행원이라고 할 때 보통은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다라는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는데 오히려 이병우 회장은 고지식하지 못하다고 자평하며 기획파트에서 오래 일해서인지 문서 작성이 편하다는 얘길 덧붙였다.

 

은행원 40, 퇴직 후 비로소 보이는 것들

 

퇴직 후 10. 개인사업을 하고 있지만 확실히 직장 생활을 할 때에 비하면 시간적, 정신적으로 여유가 생긴 이 회장은 비로소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가족회의(?)를 거쳐 압구정동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 아파트 단지로 이사를 오게 된 것도 퇴직을 한두 해 앞둔 때였다.

강남에서, 특히 그 압구정동에서도 주민자치가? ‘뭔 이런 질문을?’이라고 웃어넘길 수도 있지만 실제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회장은 어떻게 주민자치와 인연을 맺게 됐을까?

압구정동으로 이사한 직후에 퇴직을 하게 되고 개인사업을 시작했는데 사무실은 서대문구 쪽에 있었어요. 많은 시간을 사무실 근처에서 보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지역 이웃들과 친해지고 주민자치위원으로 참여를 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몇 년 간 활동을 하다가 사업장을 정리하고 비로소 사는 동네인 압구정동으로 주무대(?)를 바꾸게 됐는데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마을 일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다른 위원장이나 협의회장들과 비교할 때 이병우 회장의 주민자치 경력은 그리 길지 않은 편이다. 주민자치위원이 되고 바로 위원장이 됐으니 오히려 초스피드로 위원장에 오른 셈이다. 이는 그의 남다른 소통력과 무관하지 않다. 주민자치위원들이 모인 단체 문자방, 혹은 강남구 각 동 위원장들이 모인 단체방에 그는 꽤나 인상적인 글귀의 정견발표문 등을 올려 깊은 인상을 남겼다.

 

부동산도시계획 박사지역 현안에 남다른 관심

이병우 연합회장은 부동산도시계획 분야 박사라는 이색 타이틀도 갖고 있다. 사실 이 전공은 주민자치, 마을사업 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분야이긴 하다. 특히 여러 해 전부터 이미 재건축 이슈가 뜨거운 압구정동에서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 회장은 재건축 조합 업무에도 관여한 경험이 있고 주민자치위원회에 합류하게 된 것도 함께 호흡을 맞추던 조합 관계자의 적극적 추천이 계기가 됐다.

막상 주민자치활동을 해보니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무엇보다 주민을 대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집니다.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동장과 협의하거나 구의원에게 협조를 구하고 때로 구청에 직접 얘기해야 할 때도 있고요. 그렇다고 보수를 받는 것도 아니고 순전히 명예직이어서 각별한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은 서울시에서 강남으로 묶이는 대표적인 지역인 강남구와 서초구만이 여전히 주민자치위원회로 남아있다는 현실이다. 즉 주민자치회 시범실시가 전혀 시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제도가 제대로 뒷받침 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민자치회 시범실시가 능사가 아니라는 것은 이 회장도 잘 알고 있다. 말이 시범사업이지 이에 대한 냉철한 평가 없이 제대로 된 관련 법 하나 없는 상태에서 주민자치회로의 전환이 무차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병우 회장은 일체의 사업예산이나 체계적 지원 없이 운영되는 주민자치위원회에 대한 갈증 때문에 주민자치회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구의회의 관련 조례 제정이 필수적인데 구의원들이 이에 대한 협의를 자꾸 미루고 있어 한시가 급한 이 회장 입장에서는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실제 이미 몇 년 전부터 시범사업을 추진하던 이전 연합회장들의 시도도 번번이 무위로 끝났었다.

이에 대해 그는 구의원들이 주민자치위원들을 라이벌로 생각해서 견제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라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의 말이 합리적 의심일 수 있는 것이 최창수 사이버한국외대 교수에 따르면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고 이를 해결하는 창구를 구의회에서 독점해야 하는데 이를 주민자치회와 나누는 것일 수 있기 때문에 의회의 견제심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위원회연합회 활동 통해 많이 배워이웃과 나누며 함께 가고파

 

주민자치위원이 되자마자 위원장이 되고 또 연합회장까지 하게 된 이 회장. 위원회든 연합회에서든 그는 활동을 하면 할수록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강남구 각 동 주민자치위원장 20명이 참여하고 있는 위원장연합회는 매월 정기모임을 갖고 있는데 참여율, 참여열기가 매우 높다고 한다. 친목과 함께 각 동의 지역 현안을 공유하는데 그 속에서 많은 정보도 배움도 얻는다고.

행정과 부딪칠 때보면 공무원들의 생각은 여전히 참 많이 경직돼 있는 것 같습니다. 자기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고요. 실제적으로 지역에서 들어오는 민원과 현안이 굉장히 광범위합니다. 공무원들은 민원을 두려워하고 과거와 비교하면 마인드도 많이 깨었고 예전보다 진일보한 측면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주민자치위원장은 자기 동 주민들을 대표하니까 동에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동주민센터, 구청과 협의해 잘 해결될 수 있도록 해야겠지요. 주민들이 원하는 걸 충족해주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고요.”

끝으로 그는 나눔과 베풂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병우 회장은 사랑의 절정은 나눔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은퇴자들은 돈으로도 나누지만 시간, 지식, 노하우, 열정 등을 나누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나누고 베풀면서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살아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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