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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향약의 시대적 양상이 현 대한민국 주민자치에 주는 시사점은?[연구세미나46-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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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향약의 시대적 양상이 현 대한민국 주민자치에 주는 시사점은?[연구세미나46-②]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2.11.28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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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회 유승상 박사 ‘양개도 『중국향약제도』 탐색’

중국 향약의 역사와 시대상황에 따른 양상 속에서 오늘날 우리 주민자치에 비쳐볼 수 있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이 같은 물음에 대한 해답을 모색하는 작업이 지난 15양개도 중국향약제도탐색를 주제로 개최된 한국주민자치학회 제46회 주민자치 연구세미나에서 이뤄졌다. 유승상 박사의 발제가 끝난 후 채진원 한국주민자치학회 학술부회장의 사회로 본격적인 토론이 진행됐다.

먼저 박경하 향약연구원장은 저자가 사회학 전공자라 사회과학적 접근방법론을 활용해 개념화를 잘 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단점은 천년의 역사적 배경을 깊이 보지 않고 자료들만 가지고 본 측면, 그리고 평가에 있어 주관이 강한 면이 있는 것 같다. 향약은 주례에서부터 나와 3천년전부터 만들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책 내용 중 향촌 조직 규모는 상당히 큰 도움이 됐다. 5가 작통, 25호가 하나의 통 단위라 할 수 있는데 전통과 연결시켜 향촌 규모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다. , 여씨향약 내용의 특징을 기가 막히게 잘 잡아내고 있는 것 같다라며 저자는 농민자치 시각에서 향약을 칭찬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국가 단위의 향약 보다는 우리나라 촌계와 같은 농민들 간 자생적인 농민자치를 연구해야 맞는 것 같다. 이 촌계는 여씨향약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있었던 것이다. 혹시 기존 자치조직을 인용하고 있는지 궁금했는데 말단 기층조직 관련 얘기는 없는 것 같다. 도서관에서 책만 보고 직접 필드워크는 안하지 않았나 싶다. 일본학자 중에도 중국 향촌사회 연구자들이 있어서 향약에 주목하고 연구도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조선 연구 학자들도 향약을 연구했고. 일본 학자들이 이를 어떻게 했는지 같이 비교하면 좋을 것 같다. 넓혀서 보면 비교연구가 될 것 같다고 제안했다.

이에 유승상 박사는 발제를 준비하다보니 이 책 내용에 경도되어 해석하기에 급급했던 것 같다. 비판까지 할 여유는 없었던 것 같다. 기층조직에 관한 연구 관련해서는 이 분의 저작을 보면 당시 농촌사회 분석을 많이 했다. 향약 연구를 하게 된 것은 국민당 지방자치정책의 현실적 오류, 온갖 폐단이 곳곳에 속출하는 것을 보고 농촌건설 대안을 위해 전통 연구에서 돌파구를 찾고 향약 연구를 하게 된 것 같다. 그 당시 상황을 직접 경험하면서 파악했고 그 경험 하에서 연구를 했다고 본다고 답했다.

송화섭 전 중앙대 교수는 중국 향약에 대한 연구 발표 잘 들었고 공부도 많이 했다. 다만 궁금한 것은 향약의 4대 강령 중 예속상교가 가장 졸렬하고 환난상휼이 가장 뛰어나다고 한 부분이다. 그렇다면 과실상규, 덕업상권은? 강령에 대해 등급 평가를 적용한 것인지, 그 평가의 기준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또 향약이 보갑 중심이라고 했고 사창과 사학은 이를 보좌하는 형태라고 했는데 이런 것들이 어떻게 향촌사회에 적용됐고 실제로 실천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었는지도 궁금하다. 사창은 빈민구제책으로 환곡과 유사하며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곳곳에 건립되고 실제 시행됐다. 이는 재지세력 가운데 경제력 있는 이들이 이자 증식, 재산 증식을 시키는 데 활용되기도 했던 것으로 안다. 4대 강령 중에선 환난상휼에 해당되는데 혹시 중국에서는 이 4대 강령에 어떤 등급을 뒀는지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이와 관련해 유승상 박사는 오해의 여지가 있는 부분인데, 예속상교에 대해 졸렬이라 한 것은 이 강령 자체가 졸렬하다는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해 설명한 부분이 가장 부족하다는 뜻이다. 반면 환난상률은 체계적이고 분량이 많다는 의미이다. 이는 환난상휼을 향약의 정수로 보는 것이고 이 때문에 비중이 크다 할 수 있다라며 사창은 주자가 만든 것으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많이 주었다. 주자 고향에 가뭄이 들어 지방관에게 빨리 곡식을 내어 백성들을 구제하라고 했는데 지방관이 모른 체하며 돌보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주자가 방안을 내 실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상직 한국주민자치학회장은 저자가 강령들을 다 관찰하고 난 뒤에 예속상교 가장 부족하다, 환난상휼이 가장 좋다고 했던 의미는 주자만해도 향약의 대상을 사대부로 봤고 왕양명은 주민으로 봐서 대상이 다른 상황이라 주자는 아무리 강조해도 사대부에겐 예속상교를 강조해서 예가 바로 서야 향약이 제대로 된다는 주장에서 그렇게 한 것 같다. 반면 왕양명은 직접 통치해서 직접 효과를 내야 하니까 향약을 아주 구체적으로 만들었던 것 같다. 중국 전체적으로 농촌을 부흥시키기 위한 향약으로는 주자증손향약이 이런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본다. 근데 대상이 달랐다, 일반 백성이 아니었다. 만약 백성이 주가 된다면 촌계가 곧 환난상휼이고, 율곡의 경우도 예속상교는 민을 해칠 가능성이 있으니 양민을 한 후에 향약을 시행하자고 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유승상 박사는 여씨향약의 대상 사대부만은 아니었고 향촌 전체였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상직 회장은 여씨향약은 집성촌의 주민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주자 증손향약은 다분히 사대부 중심으로 간 것 같다. 사대부를 중심에 두면 반드시 예를 얘기하고, 민을 중심에 두면 실질적인 환난상휼이 중심이 될 것이다. 이걸 파악해야 할 것 같다고 부연설명 했다.

김기덕 건국대 교수는 흥미롭게 잘 들었다. 박경하 교수님이 저자가 사회학자라 해서 명쾌하게 개념화가 되었다고 하셨는데 사회학자라고 다 이렇게 명쾌하게 하지는 않는 것 같다. 양개도 이 분이 훌륭했던 것 같다. 정밀하게 자료를 비교분석 한 뒤에 자기 나름의 평가를 명쾌하게 했다. 나를 포함해 많은 학자들이 자기주장이 없고 명쾌하지 않은 것 같다. 다들 비겁해서 주장이 없는데 비해 저자는 굉장히 훌륭한 것 같다. 긍정적, 부정적 평가를 다 하면서 설명도 명확하다. 이래야 논쟁이 나온다. 특히 주자를 비판한 다음에 보완한 부분이 이 책의 백미인 것 같다라며 궁금한 것은 학은 이미 소학이 되었고, 보갑은 자위가 되었고, 사창은 식량을 조절하여 합작을 제창하는 방면이면 재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향약은 민중을 교육하고 정신을 진작시키는 방면이면 또한 재생하여 가히 쓸 수 있으리라라고 했는데 이게 맞는가 하는 것이다라고 질의했다.

이에 유승상 박사는 사학은 이미 학교로 되었고 보갑도 경찰 등 조직으로 되었고 사창도 그렇고, 그렇다면 사창, 향약도 다시 재생시킬 수 있지 않겠는가라는 바람을 담은 것 같다라며 이 분이 연구는 했지만 현 시대에 적합하게 수용하는 측면은 또 다른 차원인 것 같다. 이 책을 알아주시니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상직 회장은 주자 시대만 해도 지방은 방치해놓는 수준이었을 것이다. ‘알아서 먹고 살아라하는 식으로 국가에서 필요한 것만 챙기고 나머지는 맡기는 방치 속에서 주민자치가 성립됐다고 할 수 있다. 나중에는 주민자치 할 수 있는 것을 국가가 다 끌어가 주민자치가 설 자리가 없어졌다. 여기서 저자는 향약이 정신적인 의미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파악한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결국 국가와 향(마을)과의 관계에서 국가가 안정되면 될수록 향을 구체적으로 통치하게 되고 불안정 될수록 향을 방치하게 되어 자치는 이럴 때 더 잘 된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모순도 해결해야 할 것 같다고 제시했다.

김기덕 교수는 저자가 결론적으로 자치성결합성을 언급했는데 이것으로 현 중국사회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제시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한다고 의문을 표했다.

이와 관련해 전상직 회장은 자치성과 협치성(결합성)은 전체 속에서 부분으로 주민자치 관계망으로 국가와 사회가 있어서 독립적 위치, 상호연관 된 위치에도 있다는 것을 잘 설명했는데 이것을 중국에서 어떻게 실현하려 했는지는 나와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유승상 박사는 당시 농촌에 대한 수많은 문제 제기가 있었다. 저자도 향촌에 직접 가서 조사를 굉장히 정밀하게 했고 방안의 일환으로 향약을 연구했다. 농촌 건설에서 제시한 방법이 어떤 게 있었는지는 더 조사해봐야 알 것 같다고 답했다.

전은경 주민자치교육원장은 저는 좀 더 큰 시각에서 봐라 봤다. 저자는 1930년대 중국의 농촌발전, 농촌계몽과 관련된 대표적인 인물인 것 같다. 중국이 산업화되기 이전엔 농촌의 비율이 7,80% 되었을 것 같은데 이에 어떻게 하면 농촌 발전시킬 수 있을까 하는 시각에서 저자도 이 연구를 한 것 같다. 향약이 농촌 발전에 있어 주는 시사점이 뭘까라는 차원에서. 향약이 작동되는 컨텍스트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으니 텍스트를 해석하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컨텍스트에 대한 정보가 분명히 제공되면 빨리 이해될 것 같다. 굉장히 오래전부터 1930년대까지 다루고 있기에 특히 필요한 것 같다. 부족한 게 농촌자치 향약이라고 하면, 굉장히 강력한 국가라는 제도와의 관계가 어떤지에 대한 내용이 누락된 것 같다. 또 우리는 기존 향약이 적용됐던 세상과 너무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향약이 주는 시사점은 뭘까? 정신을 본받아야 할까 아니면 제도적 함의가 있을까?”라고 질의했다.

유승상 박사는 저자는 지방자치를 실시하면서 나타난 폐단을 보고 향약을 연구했다. 국가적 방식이 아닌 인민자치에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향약을 통해 당시 시대 모순을 극복하고자 향약을 시대적으로 연구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상직 회장은 오늘 발제를 들으면서 농촌 사회, 정책, 조직 조사 등등 모두 우리의 연구 주제와 관련이 있다. 이렇게 전념해 연구했다는 점에서 저자가 부럽기도 하다. 우리 조상들도 이 고민을 다 했을 텐데 찾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라며 또 저자는 향약을 설명하면서 사대부와 평민의 역할, 관계도 설명했는데 마치 지금 현재 우리나라 현상에도 관료, 정치인, 시민운동가가 주민자치에 개입하는 현상을 지적해주는 것 같다. 주민자치를 정치적 활용하면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 회장은 사대부나 수령의 영향력 행사와 관련해서는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를 예전부터 지적해준 것 같다. 또 향약이 현 단위가 아닌 향 단위에서 시행됐다는 것, 향은 지금의 통리보다 면적은 큰데 인구적으로는 비슷하다. 또 현처럼 관리가 파견된 지역이 아니었다. 이는 지금의 읍면동은 주민자치 구역이 아니다라는 걸 시사하는 것 같기도 하다. 또 인민 vs 관부, 주민이 함께 만드는 규약이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지금도 안 지켜지고 있다. , 강박적 참가가 아니었다는 것. 회를 만들어서 본인이 찬성하면 자발적 참여, 아니면 참여하지 않아도 되는 여유는 줘야 자치회이지, 강제적으로 하면 자치회가 아닌 것 같다. 근데 우린 이런 게 없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여씨향약에 대한 양개도 학자의 통찰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평했다.

김기덕 교수는 학자들도 아직 입체적 분석이 안 되어 있는 것 같다. 분석-설명-제시가 제대로 돼 있으면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쉽게 전달된다. 그런데 읍면동 책자를 보면서 복잡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 과연 주민들에게 전달이 될까 싶다. 이런 점들도 더 노력해야 한다. 눈에 이미지로 그려질 정도로 명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달이 안 되고 힘들다고 지적했다.

채진원 교수는 양개도의 이 저서는 아직 번역 소개되지 않아 인용, 출처에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대중화에 애로가 있을 것 같다. 번역되어 소개되면 좋을 것 같다. 주민자치의 자생성을 억압하는 향약의 관치적 측면에 대해 여러 학자들도 비교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사진=이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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