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6:55 (금)
“탈중앙화․주체성․운영자 없는 자율조직…메타버스와 주민자치의 공통점”[연구세미나50-②]
상태바
“탈중앙화․주체성․운영자 없는 자율조직…메타버스와 주민자치의 공통점”[연구세미나50-②]
  • 월간 주민자치
  • 승인 2022.12.29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50회 김기덕 교수 ‘메타버스 세상과 주민자치 전략’

메타버스와 주민자치의 연결 혹은 적용에 대한 열띤 토론이 지난 27메타버스 세상과 주민자치 전략을 주제로 개최된 한국주민자치학회 제50회 주민자치 연구세미나에서 펼쳐졌다, 김기덕 전 건국대학교 교수가 발제를 맡았으며 지정 토론자로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겸 동국대 석좌교수와 전준현 한성대학교 교수가 참여했다.

김기덕 교수의 메타버스 세상과 주민자치 전략발표 후 먼저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이 지정 토론에 나섰다. 김창호 교수는 “‘4차산업혁명 중 메타버스는 어느 지점에 와 있는가, 메타버스와 민주주의, 주민자치화의 맥락적 관계 형성될 수 있을까가 주요 쟁점이라 할 수 있는데 발제자께서는 낙관적 기대를 하셨는데 저는 꼭 그렇지는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미디어의 발전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김창호 교수는 “2000년대 들어서 인터넷, 소셜네트워크, 소셜미디어에 이어 최근에는 AI 알고리즘에 의한 타겟티드 미디어가 대세다. 개개인의 기호에 맞게 큐레이션 해서 제공하는데 뉴스서비스 단계를 넘어서 온갖 상업적 형태 서비스에도 다 적용된다. 그렇다면 2022년 이후 사회는 어떻게 전개되고 있을까? AI와 블록체인 기술에 의해 중앙의 지시명령사회에서 균형 평등사회로 가고 있으며 개인의 주체성 강조, 탈중앙화, 분권화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문화에서는 대중참여형 문화의 확산, NFT, 경제에서는 디지털 경제, 데이터 경제(AI), 가상화폐, NFT, 그리고 이와 함께 시민참여와 디지털 직접민주주의가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서 DAO, 즉 탈중앙화된 자율조직(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네트워크 사회운동은 시공간을 초월하고 비용이 절감되며 사회운동 참여기회가 확대된다. 네트워크화된 공중(netwoked public)이 되는 것이다. 또 동원 통로, 엔진의 역할로서 기존의 정치동원 대신 이슈 중심으로 재편된다. 전 지구적 주체성이 강화되어 탈중심, 개방화, 쌍방향 동류집단이 창출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메타버스의 미디어 조건과 관련해 김창호 교수는 미디어와 메타버스 결합의 수준과 형식에 대해 단순 가상현실+메타버스, 혹은 소셜미디어+메타버스, 블록체인 기술과 결합된 메타버스 등을 언급했다. 아울러 대답해야 할 질문들로서는 어느 수준의 메타버스를 얘기하는가 고민해봐야 한다. 과연 메타버스가 공동체일 수 있나?’ 하는 의문도 생긴다. 발제에서는 이를 긍정적으로 봤으나 의문을 제기해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 또 공동체 속 AI, 블록체인 기술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과연 이 메타버스 공동체는 진화할 수 있을까? 이는 굉장히 중요한 철학적 질문이다. 인간의 인풋을 통해 성장하는 것인지 혹은 스스로 자율적으로 진화하는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그건 다른 차원이 된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메타버스의 정치적 조건에 대해 김창호 교수는 기술발전에 따라 주체가 달라진다. 인터넷망이 깔리면서 새로운 정치적 자원들이 참여하기 시작했다. 지역주의에 영향 받지 않은 첫 세대들일 것이고 당시 엘리트집단이 모였다. 인터넷으로 정치적 참여를 했고 노무현 현상을 만들어냈다. 패션, 요리커뮤니티 등에서도 정치적 목소리를 냈다. 그렇다면 정치적 주체는 누구인가? 정치적 지향성은? 주민자치와도 결합할 수 있을까? 우선 이런 질문들만 먼저 드린다라며 소셜 미디어로 형성된 시민들은 새로운 영리한 군중인가 아니면 강제된 자율인가? 메아리방 효과, 여론의 양극화, 적대적 공존이라는 부정적 현상도 있다. 메타버스는 민주주의에, 주민자치에 어떤 정치적 과제를 제시하나? 그리고 메타버스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이게 썩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창호 교수는 핵심 질문은 민주적 의사결정에 메타버스는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나? 인간적 편견을 넘어설 수 있나? 블록체인 시대에 거버넌스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탈중앙화 시대에 왜 다시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할까? 예컨대 코인 관리자들은 오류 넘어서는 새로운 거버넌스 필요하지 않나? 코인도 인간화폐 역사 과정에서 거쳤던 수많은 문제들을 다시 거치고 있다. DAO,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완전한 민주주의 보장이 가능할까? 인간사 수많은 과정들을 동시에 거치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론 덜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평했다.

이에 대해 발제자인 김기덕 교수는 타겟티드 미디어는 맞춤 단계인데 어찌 보면 이 같은 기존 플랫폼의 맞춤 단계에 만족을 못해서 메타버스가 나온 것이다. 자기 스스로 자신에게 맞추는 것으로 바뀌는. 로블록스나 당근마켓도 같은 선상의 얘기가 될 것이라며 미디어1.0, 2.0이 되면서 변화의 중심에 이용자가 있다. AI가 왜 있어? 이는 콘텍스트 때문이다. 빅데이터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이해하면 된다. 어떻게 보면 한 개인의 콘텍스트가 더 어렵다. 내 생각을 나도 모르기 때문이다. 지금 나오는 건 낮은 수준이고 더 진화되어야 한다. 메타버스는 콘텍스트 구현 때문에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김기덕 교수는 지금의 블록체인은 사람이 하니까 사고가 생기는 것이다. 결국 사람이 문제다. 사람이 할 일을 코드가 하게 만들어야 하고 이용자들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 지금은 전부 블록체인 기술로 이뤄지고 있다. DAO, 탈중앙화된 자율조직은 중개자가 없는 것이고 비트코인도 같은 개념이다라며 이러한 변화들이 곧 일상이 되고 상식이 된다. 지금은 부정부패, 사기, 영리한 대중 등이 마구 혼재되어 있다. 새로운 세계로 갈 때는 더 허점과 혼란이 많다. 그럼에도 새 시대를 봐야 한다. 기술의 목표도 결국은 인문학의 목표와 같다. 더 좋은 삶과 사람을 위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두 번째 지정토론자인 전준현 한성대 교수가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흔히 메타버스라고 하면 기술을 먼저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발제에서처럼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것은 어떤 동인에 의해 메타버스가 출현했으며 왜 그것을 필요로 하는가?’이다. 기술은 점점 쉽게 일반화되어야 하고 사람들이 필요로 할 때 생존하고 발전되어 왔다. 그런 기술은 시간이 지나며 사람들의 삶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하나의 생활이 되어 있곤 한다. 이런 과정들을 너무 잘 정리해주셔서 제 연구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서두를 꺼냈다.

이어 전준현 교수는 발제에서 메타버스 세상에서 우리가 어떤 전략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메타버스를 하나의 게임처럼 간주하거나 자신과는 관련이 없는 하나의 현상처럼 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메타버스는 단순히 젊은이들이 즐기는 하나의 콘텐츠이거나 젊은이들을 이해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메타버스는 이미 우리의 삶에 생각보다 폭넓게 활용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많은 사람과 영역에서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주요 기술들이 다음 그림과 같이 메타버스 세계와 현실세계의 경계를 허물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 오픈된 마음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메타버스는 디지털 세상이다. 디지털은 두 가지 방법으로 만들어 질 수 있다. 하나는 현실의 아날로그 물체를 스캔이나 모방을 통해 디지털로 변환하는 방법과 사람의 의지에 의해 디지털로 만들어 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제작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가상의 공간에 구현할 수 있다. 이미 게임은 사람들의 니즈를 파악하여 만들어져 왔고, 이제는 각 개인이 자신의 취향에 맞게 게임을 개발하여 서로 즐기고 있습니다. 이것은 매슬로의 5단계 욕구와도 깊은 연관이 있을 수 있다. 현실에서 자아실현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가상의 공간에서는 그것을 압축할 수 있다. 따라서 게임이 많은 사람들의 자아실현 욕구를 채워준 것과 같이 메타버스는 게임을 넘어선 만족감을 줄 수 있다. 그렇기에 많은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이 메타버스 개발에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결국 메타버스 세상은 기술로의 접근이 아닌 인문학적인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라며 그런데 어떤 이는 현실과 메타버스를 구분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워 하거나 메타버스 안에서 다른 이용자들에 대한 범죄 부분도 게임에서처럼 반드시 겪게 될 것이라 생각된다. 이에 현실과 같은 제도나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어떤 준비를 우리가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이에 김기덕 교수는 양자역학 기술이 더 들어가 기술이 엄청 더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그런 만큼 문제가 더 많이 생길 수도 있다. 산업혁명 때문에 선진국과 후진국이 나눠진 것처럼 디지털혁명에 의해 세상은 더 양극화되고 있다. 메타버스로 인해 세계는 더욱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 개인, 국가, 지역적 불평등으로 갈 것인가 아닌가, 이게 고민의 핵심이다. 안갈 수도 있다. 개인정체성을 드러내는 사회로 가기 때문에 불평등 개념도 바뀔 수 있다. 실제 로블록스를 보면 세계화 된 것 같으면서도 로컬화 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런 점들이 불평등 심화로? 아닐 수도 있다고 답했다.

박경하 중앙대 명예교수는 변화, 발전에 있어서 진정한 동인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의미 있는 화두가 될 수 있다. 이 대목에서 시민들의 자치의식 결여는 시민의 문제인가, 제도의 문제인가?’를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김경호 한국주민자치중앙회 연수원장은 주민자치 전략과의 연결에 있어서 메타버스는 기존 주민자치의 주 활동 연령대가 50대 이상인 것을 고려해봤을 때 그분들 대상으로 메타버스는 한계가 있을 것 아닐까. 젊은 층들에게는 적용이 가능하겠지만 기성세대에게는 거리감, 괴리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창균 한국지방자치연구원장은 탈중앙화라는 방향성에서 메타버스와 주민자치는 일맥상통한다. 앞으로 메타버스 시대가 온다고 하면 주민자치 측면에서는 같은 방향성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민자치의 최소단위를 계속 논의하고 있고 이게 핵심과제인데 이 문제는 메타버스 시대에는 희석이 되면서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직접민주주의 수단 속에서 메타버스 세상이 오면 당연히 변화가 클 것 같다. 전국민 대상으로 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수요자 중심의 의견수렴으로 운영상태가 더 좋아질 것 같아서 긍정적 방향이 될 것 같다. 다만 과연 이 메타버스 세상에서 이를 공동체로 볼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이 또한 어떤 형태로든 운영자가 있게 마련이고 이는 중앙화의 새 형태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기덕 교수는 나이 50에 메타버스가 어렵지 않나 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3차 산업혁명을 보면 IT기기, 인터넷 등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으로 다 활용이 가능하다. 웬만하면 다 가능하다. 기술은 쉬워야 보편화로 간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가 그렇게 가면 가는 거다. 얼마든지 적용을 다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김창호 교수는 미디어의 발전은 세계 공동체의 불평등 해소, 사람이 잘 살 수 있는 세계로 만들어 갈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 그 흐름과 별개로 메타버스와 주민자치, 과연 이 사이에 상호친화성이 있을까?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주민자치 운동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미디어 수단이 될 수 있을까?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대신 블록체인 기반 DAO가 오히려 주민자치와 좀 더 친화적인 논점을 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소셜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마음속 익명성으로 다수의 참여가 아니라 자기의 지적소유권을 명확히 하는 것, 내 컴퓨터를 통해 나의 지적소유권의 발신지 보장 즉 책임성이 강화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담론 속에는 새로운 거버넌스가 필요한 것 아닐까 라는 논의도 있다고 밝혔다.

전준현 교수도 조 바이든 선거캠프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한 것은 MZ세대 이후 세대에게 다가가기 위해 필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젊은 친구들은 온라인 세계가 더 친숙한 것이다. 어쩔 수 없이 그들과 친숙해지고 싶은 이들이 거기에 접속해야하는 시대다. 탈중앙화는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활동하고 의견이 합치되는 사람들이 모여서 활동하는 게임 속 길들에서 이미 구현되고 있다. 다만 이게 탈중앙화? 어디에 방점을 두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각각의 중앙을 벗어나 자기 이익이 합치된 사람들끼리의 의견들로 움직이게 될 거라는 생각이다라고 의견을 개진했다.

전상직 한국자치학회장은 도시라는 개념을 잡을 때 모여 사는 집적의 이익이 분산의 이익보다 클 때 집적해서 함께 하는 것일 것이다. 그런데 도시에 모여 삶으로 인해 잃어버리는 게 너무 크고 부작용이 크다면? 메타버스와 주민자치의 연결, 상상은 불가능할까? 혼자 사는 것보다 이웃주민과 같이 사는 게 도움 되어야 하는데 예컨대 아파트 거주자들은 같이 사는 것보다 혼자가 더 낫고 편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웃과 교재, 교류를 안 해도 얼마든지 재밌는 게 많다. 가상현실 공간은 인간 소외를 만들 수도, 더욱 밀접한 관계를 만들 수도 있다. 근본적 성찰과 정리가 필요하다. 사람의 로직으로 일하는 것과 기계의 로직은 다르다. 메타버스화 하면 많은 저항이 있을 수 있고 융통성도 떨어진다. 이런 점들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기덕 교수는 기술은 인간을 위한 것이다. 인간 삶과 사회를 풍요롭게 하기위해 나온 것이다. 직접적 동인은 인류의 염원이 담겼고 기술을 받았고 이에 사회가 변해가니, 그 기술이 왜 나왔고 무엇을 지향하는지 생각하자는 것이 오늘의 요체이다. 주민자치와 관련해 총론적으로라도 고민해보자고 제안했다.

사진=문효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공공성(公共性)’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연구세미나95]
  • 문산면 주민자치회, 주민 지혜와 협의로 마을 발전 이끈다
  • 제주 금악마을 향약 개정을 통해 보는 주민자치와 성평등의 가치
  • 격동기 지식인은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연구세미나94]
  • 사동 주민자치회, '행복한 끼'로 복지사각지대 해소 나서
  • 남해군 주민자치협의회, 여수 세계 섬 박람회 홍보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