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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부의 확고한 구축·설계 없이는 우리도 국가도 세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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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부의 확고한 구축·설계 없이는 우리도 국가도 세계도 없다”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3.07.19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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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송재복 '한국지방정부론'

한국지방자치나 지방행정이 보여 온 문제점들을 진단, 분석하면서 한국지방정부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신간이 발간되었다.

송재복 전 호원대 교수의 <한국지방정부론>(2023.7, 윤성사)1991년 지방자치 실시 이후 지방정부의 입법권, 조직권, 재정권 등이 아직도 중앙정부의 예속적, 종속적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이에 대한 개혁방향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미래의 한국지방정부가 지향해야 개혁 모델로서 강한 지방정부를 규정하고 그 실현조건을 제시하고 있어 정치, 행정 및 관련 분야에 정책적 시사점을 던져준다.

또한 기존 연구와는 달리 국가론의 차원에서 국가(정부)의 개념을 설정하여 권한과 권력을 가진 행위자로서 지방정부를 분석하고, 관련 이론소개와 함께 한국의 17개 시도 및 243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역사적 자료와 제도 분석을 시도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송재복 교수는 책의 서론에서 지방정부의 성격과 제도적인 측면을 설명한다. 지방정부를 이해하기 위해서 국가(정부)의 개념 및 지방정부란 어떤 의미이며, 왜 지방정부가 중요하고 필요한가, 그리고 지방정부의 활동과 기능 및 그와 관련된 중앙정부와의 관계는 어떠한가, 지방정부와 지방분권, 지방자치와의 관계문제, 지방정부의 구성과 지방정부간의 관계, 그리고 지방정부와 주민간의 관계 등등의 지방정부 관련 다양한 이론을 소개하고 그에 따른 한국의 실태적 측면을 진단하며 분석한다.

다음으로 지방정부가 하는 일(관리) 중심으로, 현존하는 지방정부가 어떠한 제도 속에서 기능하고 활동하는지, 한국지방정부가 수행하는 다양한 활동을 관리적 측면에서 그것의 운영제도를 파악하고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행정활동을 분석하며 개혁방안을 제시한다. 주요 구성부문은 지방정부의 행정기능과 관련하여 기획, 정책, 조직, 인사, 재정 분야를 중심으로 이론소개를 하고, 한국지방정부에서 나타나는 실태, 사례분석 및 관련 개혁방안을 제안한다. 지방정부가 하는 관리적 측면은 다양하기 때문에 기획과 정책분야는 주로 지방정부의 특징적인 측면에 초점을 두어 설명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조직과 인사 및 재정부문은 정부의 통계를 활용한 보다 구체적인 분석을 하고 개혁방안을 제시한다.

또한 지방정부가 수행하는 일과 관련하여 사례부문도 포함하고 있다. 여기서 한국의 지방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보는 시각이나 지방정부의 상황, 여건 등에 따라 도시재생, 사회적 경제, 거버넌스 등 다양하며 우선순위가 다를 수 있다. 저자는 시급성, 중요성에 초점을 두어 우선적인 당면과제나 이슈로서 4개 주제(분권형 지역균형발전, 인구소멸, 4차산업혁명 시대의 지방정부, 지방정부의 세계화 등)를 설정하여 지방정부의 문제해결능력 차원에서 그것의 대응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끝으로 송 교수가 본 책에서 다룬 핵심 내용은 한국지방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안한 부문이다. 앞에서 분석한 한국지방정부가 가진 문제점이나 한계, 특징적 요소들을 토대로 한국지방정부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을 강한 지방정부이라고 명명하고 그렇게 되기 위한 조건들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송 교수는 왜 한국의 지방정부가 강한 지방정부가 되어야 하는가를 규명하고, 한국지방정부의 개혁 모델로서 강한 지방정부가 되기 위한 조건을 크게 3가지 차원에서 반영하여 제시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한국지방자치 실태에서 나타난 한국지방정부가 가진 제도와 운영상의 문제를 극복하는 차원, 미래의 지방정부가 갖춰야 할 문제해결 능력의 차원, 민주적 지방정부가 지향할 과제 차원이다.

강한 지방정부가 되기 위한 3가지 조건의 보다 구체적 요인을 보면, 먼저 한국지방정부의 제도와 운영문제를 극복하는 조건(한국지방정부의 제약요인 극복)으로서 중앙정부의 지방정부에 대한 인식전환, 먹이사슬구조의 지역정치구조 타파, 정책중심의 선거와 탈포퓰리즘 추구, 권력의 사유화 방지 등이다.

미래의 지방정부가 갖추어야 할 능력조건(지방정부대응능력강화)으로는 지방정부의 활동능력강화, 지방정부의 전문성 확보, 지방의회의 전문성 및 타협과 협상기술의 확보, 지방공무원의 능력강화, 선출직간의 갈등해소 요인이 제시된다.

민주적 지방정부가 지향해야 할 과제조건(민주적인 지방정부의 재설계)으로는 분권제도의 개혁과 분권형 개헌추진, 지방선거제도의 개혁, 시장주의적 민주정부의 운영, 지방정부선출직의 책임성확보, 지방자치활력을 위한 좋은 제도선택 요인이 거론된다.

송 교수는 지방정부를 국가주의 입장에서 중앙정부의 하위단위로 취급되는 것에 반대한다. 지방정부는 지역주민의 삶을 관장하며 직접적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국가의 한 구성부문이지만 또한 그것의 토대라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자율성을 가진 지방정부가 주민의 삶의 질 증진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장이 보장되어야 하며, 이를 통한 지역민주주의가 발전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거듭 말한다. “우리의 삶을 규정하며 이끌어가는 지방정부가 착근되지 못하면서 중앙정부, 국가의 문제에 집중하는 것은 사상누각이다. 지방정부의 확고한 구축과 설계 없이는 우리도 없고, 국가도, 세계도 없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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