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6:55 (금)
“새마을회와 주민자치회, 목적 같아 가치․비전공유-협업 가능”[연구세미나73-②]
상태바
“새마을회와 주민자치회, 목적 같아 가치․비전공유-협업 가능”[연구세미나73-②]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3.07.19 14: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73회 새마을회와 주민자치회 조직의 비교에 관한 시론적 연구

새마을회와 주민자치회가 협력을 통해 주민과 연결되지 않는 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 주민조직으로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논의는 18일 열린 한국주민자치학회 제73회 연구세미나 새마을회와 주민자치회 조직의 비교에 관한 시론적 연구에서 제기됐다. 강인호 조선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 이번 세미나에서는 조성호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제를, 한도현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지정토론에 나서 활발한 토론을 펼쳤다.

 

읍면동 주민자치회 vs 시도/시군구 새마을회 혹은 중앙회? 비교 차원 적절한가?

 

조성호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발제 후 지정토론을 맡은 한도현 교수는 발제에서 많은 배움을 얻었지만 새마을회와 새마을운동중앙회의 관계는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주민자치회는 동, 면 단위에 설치되어 있다. 새마을회는 시,,구에 있다. 법적 기반에서 보면, 시의 새마을회와 동 자치회가 등가로 보인다. 주민자치회는 시나 구가 아니라 동별로 구성된다. 그에 비해 시 새마을회는 법인으로 시에 있고, 구와 동에는 새마을조직이 있다, 개별 조직들이 병렬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발제자가 분석한 새마을회는 새마을운동중앙회라는 전국 조직으로 보인다. 자치회에 적용해보자면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성남시/경기도를 넘어 그 위의 중앙 조직이므로 발제자가 주민자치회와 비교하여 주민자치회와의 통합 방안을 생각할 때의 비교 대상은 중앙 조직인 새마을운동중앙회가 아니라 시//구의 새마을회이거나 그 아래 단위인 읍면동의 새마을조직들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도현 교수는 새마을운동중앙회, 새마을회는 주민자치회와 달리 회원조직들로 구성된다.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시도 새마을회, 시군구 새마을회(지회)라는 라인과 5개의 회원단체 즉 새마을지도자 중앙협의회, 새마을부녀회 중앙연합회, 직장공장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 새마을문고 중앙회, 새마을금고중앙회라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이렇게 보면 주민자치회가 있는 읍면동에는 새마을지도자 읍면동 협의회, 새마을부녀회 읍면동 부녀회, 공장새마을운동 회원사(직장). 새마을문고 읍면동분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라며 주민자치회는 조례에 근거하여 읍면동에 설치되므로 조직이 한 개의 통합된 실체이지만 새마을회는 읍면동에서는 새마을회의 4개 회원단체 조직들이 있다. 그러므로 읍면동에서 자체적으로 운영되는 주민자치회와는 달리 시군구 아래의 읍면동에는 하나의 새마을회가 아니라 4개의 별도 단체들이 있기 때문에 발제에서 다룬 새마을회 즉 새마을운동중앙회 분석은 새로 조정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한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통합을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당사자들의 의견을 경청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또 통합했을 때 장점은 무엇일까에 대해서도 좀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발제자가 주민자치회의 통합 대상으로 분석한 새마을회는 이름은 새마을회인데 실제로는 전국단위의 새마을운동중앙회를 분석했기 때문에 원래 발제자가 의도한 읍면동 단위의 새마을회(가칭, 실제로는 없음)와 주민자치회를 결합하려는 기획은 다시 구성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새마을 조직는 주민자치회와는 조직의 구조, 규모, 내용 등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통합할 수 있을지, 통합하는 게 바람직할지 좀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읍면동의 단체들을 통합해 주민자치를 더 발전시켜야 한다는 발제자의 문제의식을 앞으로 더욱 발전시키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주민자치에 대해 좀 생각해보고 싶다. 주민자치회는 지금 읍면동에서 구체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하나의 현실조직이다. 그렇지만 정치학적 용어로서의 주민자치나 주민자치회는 반드시 현실속의 조직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지금 읍면동의 주민자치회는 그 권한이나 주민대표성, 구성방법 등에서 정치학적으로 자치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며 주민자치회의 주민총회도 개최방법이나 의결구조 등에서 주민자치와 주민 총의의 결집과는 거리가 있다. 주민의 1%50명이라는 하한선을 두어 주민총회의 정당성을 부여하려고 하고 있는데 이러한 조치 자체가 주민자치회의 자치가 지닌 의미를 매우 제한하는 것이라고 본다. 주민자치회 위원들도 주민들의 직접 투표에 의해 선발되지 않는다. 주민자치회의 구성방법, 총회의 의결정족수, 자치회의 권한 등을 보면 생활민주주의, 주민자치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몇 천 명- 몇 만 명의 읍면동에서 주민자치와 주민자치회를 이야기할 때, 정치학적으로 무엇을 자치로 정의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자치라는 말을 어느 정도 까지 쓸 수 있을지, 개념정의와 관련하여 좀 더 깊이 있게 논의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새마을회와 주민자치회를 결합하여 주민자치를 발전시켜보려는 노력의 의미가 약화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두 조직 비전과 사업 거의 일치, 힘을 합친다면

 

끝으로 한도현 교수는 자치를 실현하기 위해 통리 단위의 주민총회를 설치하자는 제안은 매우 신선하다. 회장단을 주민들의 직접 선거로 선출한다는 것도 매우 혁신적인 안이다. 그런데 자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가운데 의회나 행정의 영향이 매우 큰데 의회는 시군구 단위, 행정은 읍면동이라는 단위에 두고, 그 하위에 통리 단위의 총회를 두었을 때 주민들의 자치는 어떤 의미인지, 그 총회에서 무엇을 의결할 수 있는지 총회의 권한 등을 좀 더 세부적으로 논의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능하다면, 시군구라는 행정단위를 없애고 읍면동에 의회와 지자체(지방정부)를 두면 주민 자치의 수준이 더 높아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상상도 해 본다고 덧붙였다.

박경하 중앙대 명예교수는 예전 향약이 새마을운동을 거쳐 지금까지 이어져내려오는 것을 사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주민자치, 새마을운동 활동에 이 향약의 정신을 옮기는 게 필요한 것 같다. 새마을회는 그간 열심히 해왔는데 지금은 비전을 못 가지고 있다. 지금의 주민자치회는 그 단계도 아닌 것 같다. 주민자치회와 새마을회의 공통점은 둘 다 행안부 소속이라는 것 정도라고 할까. 새마을회는 국내에서의 활동이 예전같이 안 되고 있고 ODA 원조 쪽으로 가고 있으나 주민자치 쪽과 연결시켜 비전을 확실히 만들 필요가 있을 것 같다라며 두 조직의 비전이 거의 일치하고 사업도 70~80%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을 잘 조정해 나가면 힘을 합쳐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여기서 주민자치는 현행 시범실시 주민자치회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고 전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입암마을 향약과 같은 주민자치를 말하는 것이다. 일단 오늘 발제로 연결의 첫 단추는 낀 것 같아 고마운 마음으로 잘 들었다고 말했다.

윤왕희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교수는 외형적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두 조직은 완전히 반대 성격의 조직과 운영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새마을회는 관이 이니셔티브를 쥐고 주민이 참여했다면, 우리가 지향하는 이상으로서의 주민자치회를 상정한다면 이것은 주민이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어 집단적 주민의 역량이 중요한 조직이다. 이렇다면 두 조직이 정반대의 운영 원리를 가지고 있다. 현 단계에서 두 조직이 비교대상이 된다는 것 자체가 현 단계 주민자치회의 한계를 역설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라며 기구-단체 중심의 사고가 문제인 것 같다. 자칫 몸집 불리기로 갈 수 있는데 이것 보다는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반대로 갈 수 있어 위험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교수는 새마을회가 자발적 전통을 크게 향상시켰다면 지금까지도 잘 이어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조선시대 향약의 전통이 강하게 있었는데 일제강점기에 단절? 혹은 이후에 단절? 의문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주민자치회가 제대로 서지 못하는 것은 자발적 참여문화가 주민 속에서 발현되지 못하고 있어서 일 것이다. 새마을회를 긍정적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고 현실에 안 맞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주민자치회가 자발적 주민 참여를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 일 것이다. ‘마을 사업을 위해 어떤 조직이 더 효율적일까?’라는 식으로 보면 우리가 이상으로 생각하는 주민자치와 더 멀어질 수 있지 않을까. 주민자치는 새마을운동 사업 보다 훨씬 더 넓은 개념이고 방향성의 문제이다. 더 포괄성이 큰 논의를 해야 한다. ‘지금의 관 주도 주민자치회를 조금만 고쳐서 쓰면 된다로 귀결 될까 우려된다. 다른 조직과 합쳐서 몸집 불리기? 그간 해왔던 논의와 정반대방향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현장의 소리 먼저 들어야

이홍상 방화2동 주민자치회장은 “1978년부터 5~6년간 새마을운동을 해본 경험이 있다. 새마을회와 주민자치회가 잘 융합해 마을을 발전하는 방향으로 잘 이끌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희 숭실대 연구교수는 새마을회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다가 연구세미나에서 많이 배우고 있고 긍정적 부분도 많이 발견하게 된다. 궁금한 것은 왜 새마을회 vs 주민자치회 비교 연구가 출현하게 되었는지, 왜 통합, 협치에 대한 얘기가 나올까 이다. 두 개의 조직상태, 특성이 달라 통합은 어렵고 협치로 가야하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왜 거버넌스를? 주민자치가 안 되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인가? 설치이념이 유사하고 서로 얻어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거 인정하나 통리단위 주민자치회의 필요성은 연구 지향성, 즉 결론이 다분히 이론적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장기 논의까지 하는 것은 보완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현장과 접촉해야 구체적 내용이 나올 것 같다. 현실적 부분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필두 건국대 겸임교수는 주민자치위원회 초창기부터 함께 했던 분들이 곧 마을조직 분들이다. 원래 처음부터 같이 했던 분들이고 주민자치회는 다양한 단체들이 함께하는 협의체이기 때문에 통합이라는 말은 맞지 않는 것 같다. 또 주민자치회는 읍면동 차원의 일이라 새마을회와 비교하려면 읍면동 차원 즉 새마을지도자회나 부녀회 정도가 차원이 맞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전상직 한국주민자치학회장은 조선시대 향약과 새마을운동은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운 자산이다. 실질적으로 그것을 온고이지신해서 쓸 만한 연구 없었다는 게 아쉬웠다. 조성호 박사님이 흔쾌히 나서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라며 조선 향약, 새마을운동도, 주민자치도 새장 안에 갇힌 새, 즉 새장 안의 민주주의라는 생각이다. 제가 보기에 조선 촌계가 정부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영역에서 민주와 자치를 잘 했던 것 같다. 새마을운동은 행정이 더 촘촘히 지배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동기부여를 했을까, 지금은 행정이 더 촘촘히 빨리 지배가 가능한 데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주민도 자치도 없는 현재의 주민자치회 조직을 전면 개혁하지 않고는 주민자치가 전혀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주민자치회든 새마을이든 엄연히 역사를 관통하며 현재에 이르렀기에 이 현실에서 어떻게 지평 만들 것인가, 작업이 쉽지는 않다고 짚었다.

이어 전상직 회장은 매슬로의 5단계 욕구로 보면 새마을운동은 생리, 안전 욕구에 대한 호소에 응했다고 할 수 있고 지금은 생리, 안전 욕구를 넘어 뭔가 다른 것, 사회, 존경, 자아실현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어프로치가 있어야 하는데 행안부에서는 이런 점을 전혀 고려안하는 것 같다. 매슬로의 제자들이 인지, 심미, 자아초월 욕구 3개를 더 보태 8단계를 만들었는데 이를 잘 분석해보면 뭔가 방향이 나오지 않을까라며 새마을회, 자유총연맹, 바르게살기운동본부보다 못한 비전을 가지고 하라는 게 지금의 주민자치회다. 이제는 주민들의 소구점을 잘 파악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정치, 경제, 명예적 욕구 등을 복합적으로 충족할 수 있는 전인적, 전사회적 시스템 설계가 요청되어 매우 어려운 작업이지만 최선을 다해 해보고자 한다. 많은 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새 시대 만들 수 있는 가치 전환, 비교의 접점 찾을 수 있어

좌장을 맡은 강인호 교수는 오늘 주제 접하면서 새로운 창조를 위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오늘 토론이 바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토론이라고 본다. 위 캔 두 댓(We can do that) 새마을정신과 연결시킬 수 있는 게 주민자치인 것 같다. 비교의 접점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주제는 새 시대를 만들 수 있는 가치 전환이라고 본다. 목적이 같으면 가치, 비전 공유가 가능하고 콜라보도 가능할 것이다. 전인미답의 길을 가는 발제였기에 소명의식을 가지고 연구를 더욱 정교화하시길 바란다. 보통 사회과학은 WhatWhy에 포커스를 두고 How가 없다. How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 너무나 뜻 깊은 자리였던 거 같다고 밝혔다.

조성호 연구위원은 역사는 정반합으로 발전하고 주민자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주민자치회와 새마을회는 도입배경은 달랐지만 주민복리라는 목적은 같다. 아쉽게도 두 조직 모두 뿌리가 없는 것 같다. 특히 새마을회는 이동개발위원회와 주민총회를 없애면서 퇴보해왔다. 주민자치회도 뿌리가 없는 조직이다. 둘 다 주민과 연결 안 되는 그들만의 리그라고 볼 수 있는데 협치 하면 두 조직 다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새마을회와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가 만나서 합의해 시범사업을 하면 될 것이다. 지금 주민들이 뭘 원하는지 분석 없이는 주민자치회가 성공할 수 없다는 지적에 공감하다고 피력했다.

전영평 대구대 명예교수는 최근 2주간 중앙아프리카를 다녀왔다. 진짜 원시마을 같은 모습이었는데 주민자치회가 존재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마을에 부녀회, 청년회, 마을회가 존재하고 공동체 규범, 행동원칙도 있다. 그에 비해 한국의 주민자치는 한국은 형해만 남은 듯하다는 의견을 유튜브를 통해 제시하기도 했다.

사진=문효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공공성(公共性)’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연구세미나95]
  • 문산면 주민자치회, 주민 지혜와 협의로 마을 발전 이끈다
  • 제주 금악마을 향약 개정을 통해 보는 주민자치와 성평등의 가치
  • 격동기 지식인은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연구세미나94]
  • 사동 주민자치회, '행복한 끼'로 복지사각지대 해소 나서
  • 남해군 주민자치협의회, 여수 세계 섬 박람회 홍보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