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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주민자치 1번지’ 종로구가 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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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주민자치 1번지’ 종로구가 일낸다!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3.09.05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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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형 주민자치 실질화 교육 연구’ 3개월 대장정 4일 첫발
전상직 특임교수 비롯 국내 최고 전문가 강의 및 현장 조사․분석 실시

대한민국 정치 1번지종로구가 주민자치 1번지가 되기 위한 중요한 대장정에 나섰다. 4일 종로구청 12층에서는 박병석 종로구 주민자치위원장회장협의회장, 정재호 구의원을 비롯한 50여명의 교육생들이 참여한 종로형 주민자치 실질화 교육 연구프로그램이 3개월의 대장성을 시작했다.

종로구가 주민자치의 현황과 환경 변화 분석 종로형 주민자치 모델 개발 종로형 주민자치 로드맵 제시를 위해 한국주민자치학회와 함께 야심차게 기획한 이번 프로그램은 전상직 한국주민자치학회장 겸 중앙대 특임교수를 필두로 한 국내 최고 전문가들의 강의와 교육생들의 현장 조사 및 분석이 함께 이루어진다.

 

종로형 주민자치 실질화 교육 연구개강! 전문강의+현장조사 결합

 

프로그램은 11월 중순까지 3개월 간 매주 월요일 오후 3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되며 주민자치의 개념과 원리’ ‘조선-한국의 주민자치’ ‘영국-일본의 주민자치’ ‘행정-정치-사회와 주민자치’ ‘공동주택의 주민자치회’ ‘주민자치회 조직-사업-지원조직’ ‘주민자치제도 설계’ ‘주민자치법령’ ‘주민자치회 지원정책등의 강의와 함께 교육생들이 조를 구성해 종로구 권역별 현장조사와 발표를 진행하며 종합분석과 종로형 주민자치 로드맵 제시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개강 첫날인 4일에는 전상직 특임교수의 주민자치의 개념과 원리, 조건에 대한 강의가 진행됐다. 전상직 교수는 대한민국 정치 1번지 종로가 주민자치 1번지가 됐으면 좋겠는데 현실은 번지수가 저 뒤에 밀려 있다. 그러나 한번만 마음 잘 먹고 나서면 금방 대한민국에서 1등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다. 가장 먼저 주민자치를 반듯하게 세워야 한다라며 그렇다면 주민자치, 왜 해야 하나? 사람은 품위 있는 사회에서 품위 있는 삶을 살 권리가 있다. 그럼 품위 있는 사회란? 제도가 사람을 모욕하지 않는 사회이다. 그런데 한국의 읍면동은 아직 식민지다. 민주화가 전혀 안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서두를 꺼냈다.

전 교수는 구청장, 구의원, 국회의원 다 주민들이 직접 뽑는데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동장은? 지방자치 30년에 단체자치, 행정은 정말 많이 달라졌다. 그런데 주민자치는, 종로구 주민자치회 시범실시를 시작하고 20년이 넘게 흘렀는데 달라진 게 없다. 왜냐? 단체자치는 권한, 예산, 인력이 다 있는 반면, 주민자치회에는 법도 예산도 없고 위원들이 봉사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구조다. 일손도 없고 심지어 주민자치위원들이 아무 일도 안 해도 된다. 주민자치에 대해서는 의회, 주민, 관료, 학자들 다 모른다. 그럼 이 현실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 거냐? 우리 주민 스스로 알아서 해나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그는 주민역량을 합치면 공무원보다 크다. 그런데 주민의 역량이 공공으로 발휘되지 못하고 개인 여가, 취미활동으로 소진되고 있다. 주민자치의 지형을 보면, 정치나 행정, 시민단체, 시장으로 불가능한 일을 주민자치가 할 수 있다. 주민자치는 주민이 연대해서 하는 것인데, ‘보조성의 원리차원에서 본다면, 주민자치회장이 할 수 있는 일을 공무원이 하면 안 된다. ‘공동선즉 같이 잘 사는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전상직 교수는 한국 주민자치의 현실을 설명하며 행정안전부의 표준조례 왜곡에 대해 지적했다. 한마디로 주민 없는 주민자치회라는 것이다. , 주민자치라면 회원이 있어야 하고 회칙을 회원들이 정하고 회장을 직선하고 회비를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주민자치회는 회칙제정, 회장선출, 회비징수 등 할 수 있는 게 없다. 이와 관련해 전 교수는 만약 주민자치회장을 직선한다면? 민간이 권력을 가지는 걸 권력자들은 껄끄러워한다. 이번 국회에서도 주민자치회법은 통과가 안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고 밝혔다.

행안부의 표준조례 왜곡에 대해 전상직 교수는 주민자치회의 설치, 운영을 외부기관에 맡길 수 있게 한 조항도 있다. 이런 것들에 대해 여기 계신 주민자치위원님들이 알아야 성공할 수 있는 주민자치회 설계가 가능하다. 주민들이 다 할 수 있는 일을 왜 외부기관에 위탁을 시키는 건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종로에서만이라도 하던 거 하지 말고 재밌는 일, 동네 전체가 좋은 일 해보자

 

그는 잘 먹고 잘 살고 잘 노는 것이 주민자치인데 이를 개인이 하면 개인자치, 공무원이 하면 관료행정, 시민단체가 하면 시민운동, 주민이 함께 할 때 주민자치가 되는 것이다. 주민자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그런데 현 주민자치회 구조를 보면 일할 사람이 없다. 뭔가 주민을 위한 사업을 하려면 사무국과 사업국이 따로 있어야 하는데 간사 한명 달랑 있다. 근데 이 간사도 일꾼으로 들어온 게 아니라 주민자치위원 중에서 뽑은 것이다. 사업하라고 선발한 인력이 아니다. 현 주민자치회는 사업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조직이 아니다. 주민자치회 설계가 엄청나게 잘못되어 있다. 일이 잘 될 수가 없는 구조, 모순된 조직이라고 짚었다.

그렇다면 주민자치회가 할 일, 역할은 무엇일까? 전상직 교수는 크게 사회적 자본 형성’ ‘사회서비스 공급’ ‘주민목소리 대변등을 꼽았다. 그는 행사를 기획할 때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직능단체 회장, 임원들이 모여서 하는 정월대보름 윷놀이? 이걸 아이들의 놀이판으로 만들어주고 동네 대학생 언니오빠들이 진행하게 하면 온가족이 다 모일 수 있다. 또 동네에 재능 있는 분들이 정말 많다. 이 분들에게 부탁만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주민들이 잘 지내는 일은 만들면 무궁무진하다. 몰라서 못하는 것이고 비용도 별로 안 든다. 당장 주민자치센터를 지금처럼 동장이 맡아서 운영하면 주민들이 좋아할 만한 흥미로운 강좌 기획을 하지 못한다. 읍면동장은 행정가, 공무원이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주민자치위원장이 결단을 해야 한다. 여러분과 제가 해야할 일은, 제발 우리 종로에서만이라도 옛날처럼 하던 거 하지 말고 잘못된 제도 때문에 제대로 못했던 거 하지 말고 이런 거 다 뛰어넘어 재밌는 일을 재밌게 하면서 동네 전체가 좋은 일을 모색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1부 강의가 끝날 무렵 갑자기 정문헌 종로구청장이 교육장을 찾았다. 그는 전상직 회장님은 우리나라 주민자치가 어떻게 되면 활성화, 실질화 될 수 있는가에 대해 깊이 있게, 거의 평생을 투자해 연구하신 분이다. 여러분들과 함께 주민자치에 대한 실질적인 얘기를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방자치, 주민자치는 정말 쉽지 않다. 우리는 조선시대부터 중앙집권제 전통 속에서 살아왔다. 폐해도 있었지만 그런 체제였기에 발전이 가능했던 면도 있긴 하다. 그러나 지방자치는 어렵다. 우리가 안 해본 것이기 떄문이다. 그리고 지금은 중앙집권의 시대가 아니다. 소단위로 갈 수밖에 없다. 시대가 확확 변해가는데 우리는 이해를 못하고 있다. 우리 구의 자치가 성공해야 21세기 4차 산업혁명시대 흐름에 우리 동네부터 따라갈 수 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지방자치를 제대로 할 수 있나. ‘시도할 건 시도해보고 할 건 해보자그런 맥락에서, 우리 종로구에서 모델을 만들고 싶어서 여러 분들을 이렇게 한 자리에 모셨다, 브레인스토밍도 함께 해보시고 남은 시간 교육 잘 받으시고 유익한 시간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멋있는 주민자치회, 멋있는 동네, 멋있는 어른동네가 품위 있게 되는 일

 

다시 교육이 재개됐다. 전상직 교수는 주민자치회의 역할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일본 사례를 보면 주민들간의 소통/친목50% 이상을 차지했고 이어 주거환경의 유지’ ‘마을문제에 대응등이 꼽혔다. 그는 주민자치위원장이 제대로 일을 하려면 세대주 이름은 다 알아야 한다. 이러려면 통 정도가 주민자치를 하기에 가능한 규모다. 세대주 약 150? 이름 다 알 수 있고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규모라며 일본 주민자치회는 제일 작은 규모가 세대주 50, 큰 곳이 800명 정도다. 근데 우리나라 행안부는 통을 내놓지 않으려 한다. 통장은 직선을 해도 단체장, 지방의원, 국회의원 등이 위협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 주민자치회를 통 단위로 만들어 운영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읍면동은 협의회형 주민자치회로 해서 이중구조로 만들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전상직 교수는 우리는 주민자치가 잘 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아직 배우지 못했다. 그런데 공부를 안해도 주민자치는 할 수 있다. 여러분 개개인이 다 자치능력을 가지고 있다. 여러분 모두 지금까지 자신의 문제는 스스로 다 풀고 잘 살아오셨다. 개인자치에 성공한 분들이다. 잘 먹고 잘 살고 잘 놀며 살아오신 분들이다. 조금만 생각을 더 하면 그 방법을 모를 리 없다. 지금까지는 각자 살아오는데 바빠서 같이 잘 사는 문제를 등한시한 측면이 있다. 이제는 다들 먹고 사는데 문제가 없으니까 혼자 잘사는 것 말고 같이 하는 것을 해보자. 우리 동네 센터, 골목이 어떻게 돌아가고 이웃 간 잘 지내는 방법을 같이 걱정해보자는 것이다. 동네마다 확실한 한 분만 있으면 안 될 리가 없다라며 미증유의 일을 종로가 한번 만들어보자. 구청장님께 부탁을 드렸고 결단을 내리셔서 오늘 이 자리가 마련됐다. 멋있는 주민자치회를 만들어보자, 이는 곧 멋있는 동네를 만드는 것이고, 여기 계신 분들 모두 누구나 존경하는 멋있는 어른이 되자는 것이다. 내가 품위 있는 삶을 살고 이웃도 그렇게 만들고 그래서 우리 동네가 품위 있게 되는 일, 그게 바로 주민자치다. 관심을 갖고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다. 그렇게 해주시기라 믿는다라고 힘주어 말하면 강의를 끝냈다.

 

사진=문효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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