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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일본 주민자치가 주는 시사점은? 지역특성에 따른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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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일본 주민자치가 주는 시사점은? 지역특성에 따른 다양성!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3.09.19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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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형 주민자치 실질화 교육 연구] 3강 영국․일본의 주민자치조직의 운영 체계

종로형 주민자치구축을 <종로형 주민자치 실질화 교육 연구>3강을 맞으며 내실을 쌓아가고 있다.

3개월간의 일정으로 지난 4일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종로구가 주민자치의 현황과 환경 변화 분석 종로형 주민자치 모델 개발 종로형 주민자치 로드맵 제시를 위해 한국주민자치학회와 함께 기획, 진행하고 있다.

1주민자치의 개념과 원리, 조건’(전상직 한국주민자치학회장 강의), 2강 조선과 한국의 주민자치에 이어 18일 종로구청 12층에서 열린 3강은 홍형득 강원대 교수와 채원호 가톨릭대 교수의 영국과 일본의 주민자치를 주제로 강의가 실시됐다.

교육에 앞서 주임교수인 전상직 한국주민자치학회장 겸 중앙대 특임교수는 여러분들 뵈면 종로 주민자치가 한 단계 더 확실히 상승될 것이란 확신이 들어 기분이 좋다. 의견 중에 주민자치위원장실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이건 제가 20년 전부터 주장했을 때 여기에 동조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위원장실을 만든 데는 여러 군데 있다. 다만 종로는 아직 그렇게 안됐다라며 근데 위원장실, 공간을 요구하기보다 주민자치센터장을 위원장이 해야 한다. 지금처럼 동장이 하는 건 격이 맞지 않다. 여러분들은 행정에 내년부터 우리가 잘 운영할 테니 주민자치센터를 운영하게 해 달라. 우리가 맡아서 멋있게 운영 하겠다고 적극 요구하셔야 한다. 종로구 내 교육학 전공 한 분들을 뽑아 운영하면 지금보다 10배는 더 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민자치위원회, 주민들 역량만 잘 모아서 꿰어도 못할 일 없어

이어 전상직 회장은 전통시대엔 이웃과 교류를 안 하면 살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교류를 안 해도 잘 사는데 왜 교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오는 시대다. 요즘은 먹고 사는 것은 다 직장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하고 단지 노는 것 하나가 동네사람들과 하면 좋은 것이 됐다. 마을이 일터가 아닌 삶터나 놀이터가 되어야 하는데 가장 하기 쉬운 게 역시 놀이터이고 이런 쪽 수요는 아직 있다. 멋있게, 아름답게 사는 놀이 쪽으로 마을행사와 사업을 개발하면 충분히 주민자치위원들이 이전보다 주민자치를 더 멋있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의 주민자치위원회가 역량과 사업이 잘 안 맞는다는 의견도 있는데 지금의 주민자치위원회는 사업하는 조직이 아니다. 위원을 뽑아놓고 그들 중 간사가 회의연락 수준의 일만 할 수 있을 정도다. 사업을 할 수 있는 조직이 아니다. 그런데 주민들 중에는 사업할 수 있는 능력 있는 분들이 많다. 이분들 능력을 꿰어서 사업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이 주민자치위원회에 있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동네사람들 역량을 모아 사업 할 수 있게 꿸 수 있나, 이것만 할 수 있으면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못할 게 없다. 전세계에서 우리와 주민자치조직, 운영체계가 비슷한 곳이 영국과 일본이다. 스위스, 미국은 우리랑 많이 다르다. 오늘 강의가 많은 참고가 되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교육이 시작됐다. 먼저 홍형득 교수가 영국의 지방자치구조와 패리시의 설립 및 운영 체계에 대해 강의했다. 그는 지방자치의 개념과 주민자치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하며 지역주권주의, 보충성의 원칙 등 중요한 개념을 언급했다. 이어 영국의 지역구성과 다층적 자치구조를 설명했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그리고 북아일랜드 4지역이 유나이티드 킹덤(UK)’이라는 일종의 연합국체제를 이루고 있는 현실과 각 지역별로 다른 자치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는 점 등이 소개됐다. 아울러 지방정부로의 자치권 이양의 역사와 과정도 지역별로 간략히 설명됐다. 지방행정체제 개편과정과 패리시 관련 내용은 4개 지역 중 영토 면적으로는 50% 이상, 인구 비중으로는 80% 이상을 차지하는 잉글랜드를 중심으로 발표가 진행됐다.

발제에 따르면, 패리시(Parish)는 초기 기독교 교구의 구획 명칭으로 후에 행정업무 일부를 수행하는 주민자치체 역할 수행하게 됐다. 패리시는 15세기경부터 주민서비스 제공기관의 위치를 차지하게 됐으며 지방의 법질서 유지, 쾌적한 서비스 제공, 사회적 보호 등에 대한 업무를 주로 수행했으며 교회교구로서 사회적 서비스의 일부분 담당했다. 주민생활 밀착형 서비스 기능면에서 준자치단체적 성격을 지니게 됐다. 패리시는 지역에 따라 다양한 명칭으로 불렸으며 공식적으로 1894년 지방정부법에 처음 설립됐다.

 

영국 패리시, 기독교 교구로 출발해 준자치단체적 성격 지닌 주민자치체로

홍형득 교수는 전체 잉글랜드 면적의 90%에 달하는 지역(농촌 및 소도시)에 패리시가 설치됐으며, 전체 잉글랜드 인구 약 5300만 명 중에서 패리시 구역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은 약 1600만 명 정도로 집계됐다. 패리시의 인구 규모는 적게는 10명 이하에서 많게는 37000명까지 그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잉글랜드에 1만개, 웨일즈에 730, 스코틀랜드에 1200개 정도 존재한다. 농촌지역엔 대부분 패리시가 존재하며 대도시에는 존재하지 않으며 런던시에선 1935년부터 2007년까지 패리시 설립이 허용되지 않았다. 패리시가 없는 지역에선 주민자치를 위해 지역포럼(Local area forum)이 운영됐다. 패리시 위원은 원칙적으로 주민 선거를 하며, 규모가 큰 패리시는 공원, 레저공간, 공동체시설 등을 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표에 의하면 1972년 지방자치법은 인구 150명 이상인 패리시에 의회를 두도록 의무화했다. 의회 의원은 주민 직선으로 선출되며 최소 5인 이상 구성되도록 했다. 의장은 공동체 대표 기능을 수행하며 4년 임기의 무보수직이다. 흥미로운 건 중앙정부 산하기구라 할 수 있는 전국 주민자치협회(NALC, National Association of Local Councils), 1947년에 설립된, 카운티 지방자치단체 협의회(county associations)이며 패리시 등 주민자치회 발전을 위한 지원 기구다.

패리시 설립 과정과 지원과 관련해 홍 교수는 최근 15년 동안 270개 패리시가 설립됐으며 2010년대 지방정부조직 개편 시기에 대도시에 새로운 패리시가 만들어졌다. 재정과 관련해 패리시 자치구는 직접 과세권은 없으나 상급지자체가 부과한 주민세 수입 인구규모에 비례하여 주민세 일부를 받는다. 잉글랜드 8877개 패리시가 주민세 수입을 얻는다. 2022년 통계로는 전체 617.27백만 파운드(9872억원)(전체 주민세의 1.8%)가 패리시에 지원됐다. 또 패리시는 직원을 고용하고 자산이나 기금을 운용할 수 있다. 기부를 받거나 로터리를 운영할 수도 있다. 수입이 없는 패리시도 많으나 일부는 주차장과 같은 수익을 얻는 곳도 있다. 지방정부는 패리시에 일반적인 재정지원을 하진 않으나 구체적인 지역사업 계획을 기반으로 한 재정지원을 할 수 있다. 최근 흥미로운 변화로는 온라인 회의와 온라인 안건 제출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라고 짚었다.

패리시 설립 과정

끝으로 홍형득 교수는 시민들이 스스로 참여하여 의사결정하고 운영하는 시민단체나 주민조직이 많고 이들의 자치활동이 활발하다는 점, 튼튼한 비영리 시민조직이라는 점, 영국정부가 주민조직이 중요한 사회적 자원임을 인식, 적극 지원을 해준다는 점 등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부처별로도 여러 기금을 통해 주민단체들의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도시재생사업에 주민들의 활발한 참여가 돋보인다. 이는 풀뿌리주민자치 활동의 기반이 되고 패리시의 주민참여와 주민자치의 선순환이 이뤄진다고 평가했다.

 

이 시대에 왜 주민자치인가?

다음 2부 강연은 채원호 교수의 일본의 주민자치회였다. 채 교수는 일본의 주민자치조직 정내회(초나이카이)를 소개하기 전 이 시대에 왜 주민자치인가?’라는 화두를 던지며 주민자치의 중요성을 한 번 더 강조했다. 그는 먼저 사회경제적 환경변화, 저출산’ ‘재정절벽’ ‘양극화 심화’ ‘지방소멸’ ‘수도권 집중과 지역간 격차등을 짚었다.

이와 함께 채 교수는 보충성의 원리를 언급했다. 그는 1980년대 이후 복지국가 패러다임의 위기 속에 작은 정부론(Small Government)이 강조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정부재정의 과부하 상황 속에서 영국, 일본 등에서 큰 사회(Big Society) 담론에 주목하고 있다. 작은 정부·큰 사회 담론은 수직적 보충성 원리(근린기초광역중앙정부)와 수평적 보충성원리(自助互助共助公助)를 필연적으로 강조하게 된다고 설명하며 지역공동체에 대해 생각해볼 문제로 전래동화 심청전과 일본의 고전영화 ‘7인의 사무라이를 예로 들었다.

심청전에서 보면 어린 심청이를 동네 여인들이 동냥젖을 먹여가며 함께 키운다. ‘7인의 사무라이에서는 심지어 마을치안까지, 공권력이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 자체적으로 해결한다. 예전에 지역공동체에서 해결됐던 것을 지금은 시장에서 돈으로 서비스를 구매해 해결한다. 결혼식과 장례식이 대표적인 사례다. 복지는 국가가 담당한다. 지난 20세기엔 경제 성장을 기반으로 복지국가가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보충성의 원리가 자치분권의 원리로 다시 부각됐다. 지역공동체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못하는 것을 국가가 한다는, 많은 일들을 공동체가 해달라는 것이고 지역 문제를 잘 살펴달라는 것이다. 이러려면 주민자치조직의 권능이 커져야 한다. 권한과 능력이 있어야 이른바 효능감이 커지는 것이다. 그래서 주민자치위원회를 주민자치회로 바꾼 측면이 있는데 물론 그 만큼의 권한이 부여되고 능력이 생겼는가는 따져보아야 할 부분이긴 하다. 여기에 신자유주의의 폐해, 즉 불평등과 양극화 심화, 빈부격차 확대 등이 나타나면서 주민자치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주민자치는 활성화 되어야 한다, 권능을 강화해 지역공동체에서 청년, 노인문제 등을 공동체에서 잘 살펴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이 강해졌다고 강조했다.

 

일본 주민자치조직 정내회의 기능과 역할

다음으로 일본의 주민자치조직인 정내회(町內會, 초나이카이)’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강의에 따르면, 지역사회(community)일정한 지역적 범위 내에서 생활의 공동(地緣)을 계기로 형성되는 생활공동체이며 일본의 지역사회는 주민자치조직인 초나이카이(町内会)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전국 어느 지역에나 결성되어 있다고 할 정도로 초나이카이는 주민자치조직으로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주민 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지역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을 주민 스스로가 해결해나가는 구심점이 되고 있다.

초나이카이의 주요 기능은 주민간 교류와 친목을 도모하는 활동’ ‘환경미화활동’ ‘방범, 방재, 방화, 교통안전 지도 등 안전과 관련된 활동’ ‘지역주민을 위한 복지 기능’ ‘어린이 육성과 관련된 기능등이다. 초나이카이는 행정과 지역주민 사이의 중개역을 담당하며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행정으로부터의 전달사항을 주민에게 전달하고 주민의 요망사항을 행정에 요청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자체에서는 행정 인력 부족으로 초아니카이에 의뢰하는 업무가 꽤 있다. 지자체의 홍보물이나 물품의 배포이다. 그리고 각종 기금이나 기부금의 모금활동, 도로나 수로, 가로등, 쓰레기장 등의 공공시설에 대한 주민 요망사항 전달, 각종 지원위원 추천과 선출, 하천이나 도로, 공원 등의 청소와 환경정비, 방재/방범 대책, 고령자 지원, 어린이 보호·육성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초나이카이도 관심과 참여저조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채원호 교수는 1인 가구 증가, 그중에서도 독거고령자 증가에 따른 고독사 증가, 한부모 가정 및 장기간 경기침체로 인한 빈곤가정 증가 등 일본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가 삶의 현장인 지역사회에서 매우 현실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그렇지만 지역사회의 유대가 약해져 도움을 받지 못하는 고립된 개인이 증가하고 있다. 향후 본격적인 인구감소시대에 소규모 지자체의 인구감소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어 더욱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주민자치조직으로서 초아니카이의 과제는 더욱 커지고 있다라며 초나이카이 가입률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유대 약화, 개인주의화, 단독가구 증가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초나이카이에 가입하지 않는 세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단독세대나 맞벌이 가정, 집합주택이나 임대주택 거주자, 고령자만 있는 세대 등에서 가입률이 더 낮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정내회의 약화 속 새롭게 등장한 과제해결형 자치조직지역운영조직의 역할과 과제

이렇듯 초나이카이의 약화 속에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것이 지역운영조직이다. 채 교수는 이에 대해 “‘지역운영조직을 결성해 지역의 과제해결을 꾀하는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도시지역에서도 지역의 과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조직은 지역의 과제 해결을 실천실행하는 지역의 운영기능과 함께 스스로 생각하고 의사결정하는 지역의 자치기능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지역운영조직이 등장한 배경에는 지연조직으로서 초나이카이가 갖는 한계도 관련이 있다. 지금까지 초나이카이 활동을

주도하는 연령층은 중년 또는 고령자이고, 성별로는 남성이 많았기 때문에 여성이나 젊은이가 참여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다. 또한 초나이카이의 활동내용도 주민교류나 청소, 방범·방재활동에 한정되어 있다. 지역운영조직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해 다양한 발상으로 다양한 지역의 과제를 찾아내 해결할 수 있다. 나아가 조직형태도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과제별로 새로운 모임을 결성해 유연한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과제해결형 자치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지역운영조직의 과제에 대해 채원호 교수는 첫째 지역주민이 인구감소나 사회 환경의 변화에 대하여 위기감을 공유하고 있지 않은 점을 꼽을 수 있다. 종종 지역주민으로부터 아무런 곤란한 점이 없는데 왜 지역운영조직을 만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둘째 구체적인 과제해결을 위해 꼭 필요한 지역의 인재 부족이 문제가 되고 있다. 행정, 공민관, 사회복지협의회, 중간지원조직 등에 의한 적절한 지원이 불가결하다. 셋째 지역대표성 담보에 대해서는 지역 주민들로부터 반발이 존재한다. 지역 주민 대부분은 자치회초나이카이(町內會)가 여전히 지역대표성을 가지는 유일한 조직으로 이해하고 있다. 자치회와 병렬적으로 존재하는 지역운영조직에 대해서는 유사품에 불과하다는 부정적 인식이 존재한다. 기존의 전통적인 주민자치조직인 자치회초나이카이(町內會)와의 관계정립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채 교수는 주민자치회 vs 지방의회의 역할 모형 비교표를 제시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각 지역 특성에 맞게! 다양하게!

강의가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일본 주민자치조직 운영사례가 우리 주민자치에 주는 시사점 관련한 질문에 대해 채원호 교수는 한국은 선진국이 된 게 매우 최근의 일인데 비해 일본은 1980년대에 이미 선진국이었다. 지금은 한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3개국이 비등비등 경쟁을 하는 것 같지만 일본은 선진국이 된 역사가 꽤 길다. 그 만큼 지방 인프라 지원의 역사도 길다. 양극화에 대해 일본에서는 격차사회라는 표현을 쓰는 데 계층적 격차, 도시와 농촌, 남과 여, 대기업과 중소기업, 소기업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이 용어를 쓰고 있다. 한국의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가 제일 심하다. 일본의 격차는 훨씬 덜 하다. 일본은 이미 수십 년 전 선진국 중에서도 최우등생이었다. 다양한 격차나 고령화 저출산 문제에 대한 대응에 있어서도 앞서 쌓아놓은 자산이 있어서 한국보다 덜 심하다. 우리도 자랑스런 선진국이 됐으나 저출산, 균형발전의 문제에 대한 대응 역사가 짧고 대응 여력이 일천해 여기서 오는 문제가 크다. 저출산, 환경친화적 제도 구축에 미흡하다. 일본 등 선진국 사례를 다각적으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계속해서 종로구 주민자치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견해로 채 교수는 지역마다 다 사정이 달라서 구체적 솔루션을 드리긴 어렵지만 예컨대 마포구 창천동 같은 곳에선 양재, 낚시, 자동차정비 등 다양한 학교를 만들어 학교장을 두고 전문가인 주민들이 주민들을 재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 지역 은퇴자 중 봉사의지를 가진 능력자 분들을 데이터뱅크로 만들어 네트워킹을 하고 우리 동네 문제와 연결시키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종로구는 서울의 심장부에 있는 지역이라서 특색에 맞게 사업과 프로그램을 짜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일본 정내회와 지역운영조직의 차이에 관한 질의에는 조선시대 때 촌계와 목적계가 있었던 것처럼 지역운영조직은 특정한 목적을 위해 설립된 조직이다. 지연조직 vs 목적성을 가진 조직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 분야 전문가와 결합해 협업을 통해 주민자치회 조직이 그런 식으로 진화해 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세금을 많이 걷어 정부 서비스를 늘릴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그래서 다시 과거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일본 주민자치조직의 특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채 교수는 정내회는 특정 마을에 유일한 지연조직이고, 지역운영조직은 여러 개가 될 수 있다. 이 지역조직들을 우리 사고로는 획일적으로 보기 쉬운데 지역마다 되게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주민자치회 표준모델? 보급을 위해 필요하기도 하지만 각 지역의 특성이 다 달라서 다양성도 같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답변하며 교육을 마무리했다.

 

사진=문효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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